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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테토의 아트스페이스

장마리아 작가가 전하는 위로의 색깔들

On June 15, 2022

회화 작가에게 색은 필수 불가결한 운명처럼 강렬한 것이다. 10년 전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던 작가에게 색은 운명을 넘어선 위로와 구원의 도구가 되었다. 장마리아 작가가 전하는 위로의 색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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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리아(1981~)

장마리아(1981~)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졸업. 캔버스 위에 흙을 그대로 바른 것 같은 물성을 표현한 ‘In Between’, ‘Spring Series’ 연작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직접 제작한 캔버스에 젤스톤을 두텁게 쌓아 올린 다음 작가만의 조형 언어로 새로운 주제와 소재를 탐구해가는 장마리아 작가는 2009년 미국 뉴욕의 클리메이트(Climate) 갤러리를 시작으로 세오갤러리, 인사아트센터, 뉴욕 미라보 프레스, 가나아트 사운즈, 프린트베이커리 등 국내외 유수의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젤스톤과 글루를 섞어 캔버스에 올려 굳히면 완성되는 작가만의 텍스쳐.

젤스톤과 글루를 섞어 캔버스에 올려 굳히면 완성되는 작가만의 텍스쳐.

젤스톤과 글루를 섞어 캔버스에 올려 굳히면 완성되는 작가만의 텍스쳐.

작가는 다양한 색의 패브릭으로 캔버스를 제작해 젤스톤의 컬러와 매치해 작업한다.

작가는 다양한 색의 패브릭으로 캔버스를 제작해 젤스톤의 컬러와 매치해 작업한다.

작가는 다양한 색의 패브릭으로 캔버스를 제작해 젤스톤의 컬러와 매치해 작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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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아뜰리에에 자리한 작업실에서 대화를 나누는 마크 테토와 장마리아 작가.

장흥 아뜰리에에 자리한 작업실에서 대화를 나누는 마크 테토와 장마리아 작가.

나를 찾아가는 여정

요즘 가장 돋보이는 여성 회화 작가를 찾으라면 장마리아라는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2020년 가나아트 사운즈에서 개최한 개인전에서 호평을 받으며 주목받은 작가, 캔버스에 화사한 컬러와 과감한 터치를 펼치는 ‘In Between’, ‘Spring Series’가 주요작으로 ‘셀럽이 애정하는 화가’, ‘명품 브랜드가 사랑하는 작가’라는 타이틀을 부여받으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장마리아 작가는 데뷔 후 팝아트풍의 작업을 전개하다 30대 초반 한쪽 눈의 시력을 잃으면서 작업이 자연스럽게 어두워졌던 시절의 이야기를 꺼냈다. 자신의 세상으로 침잠해가던 작가와 침체된 작업에 생기를 불어넣은 것은 바로 ‘색’이었다고. 어둠 아래에 깔려 있던 색을 끄집어내면서 그녀는 자신만의 언어를 비로소 찾게 되었다고 말한다. 가나아트 평창에서 6월에 시작하는 개인전의 주제를 ‘물들이다’로 정하게 된 것도 동일한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어릴 때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이던 설렘 가득한 기억에서 출발한 주제의 작업들로 오랜 팬데믹에 지친 이들에게 밝은 에너지를 전할 예정.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싸인 작가의 작업실을 마크 테토가 찾았다. 작업실을 채운 다채로운 색깔 속에서 두 사람은 색이 전하는 긍정의 에너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저를 객관화시키고 아이디어를 얻어요.
 자연의 색채나 계절의 바뀜, 그런 계절 사이에 느껴지는 감정들…
 그런 것들도 작업에 많은 영향을 줍니다.

젤스톤의 텍스처가 아름다운 작가의 작업대.

젤스톤의 텍스처가 아름다운 작가의 작업대.

젤스톤의 텍스처가 아름다운 작가의 작업대.

작업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마크 테토와 장마리아 작가.

작업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마크 테토와 장마리아 작가.

작업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마크 테토와 장마리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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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작업실에 나와서 붓을 들어야 작업이 잘 풀린다는 장마리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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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스톤 위에 수많은 덧칠을 거듭해야 작품이 완성된다.

M 어릴 때부터 미술에 재능이 많으셨다고 들었어요. 

워낙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고요. 패션에도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어릴 때는 패션이란 게 옷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예쁜 색이나 디자인을 믹스 매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대학을 진학할 때도 패션 관련 학과가 없어서 섬유미술과에 입학했는데, 첫 수업 시간에 재봉틀에 바늘을 끼우고 실 꽂는 거 배우고 나서 ‘아 이게 아니었구나’ 깨달았죠(웃음).

M 본격적으로 작가로 활동하면서는 어떤 스타일의 작품을 주로 선보였나요? 
데뷔 초기에는 제 스타일을 만들려고 다양한 노력을 했어요. 제가 졸업할 당시엔 팝아트가 인기였는데, 빨리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에 팝아트풍을 따라 한 적도 있어요. 또 제가 아프리카를 동경해서 케냐에서 몇 달 지낸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받은 아프리카의 영향으로 흙이나 토속적인 소재를 사용하거나, 얼굴을 컬러풀하게 표현한 작품도 그렸어요. 얼굴을 그리기도 하고, 흙으로 얼굴을 만들기도 하고, 만든 얼굴을 쌓고 무너뜨리거나 관객이 제 얼굴에 선을 그리는 퍼포먼스 아트를 시도하기도 하고요.


M 요즘의 작업하고는 차이가 많은데, 작가님의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저는 처음부터 솔직하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어요. 제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작업을 해왔죠. 그러다가 2010년 정도에 저 스스로를 전업작가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어요. 그때 아까 말씀드렸던 얼굴을 주제로 작업했던 자화상 시리즈를 하면서 저만의 작업을 찾는 과정을 오래 가졌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봄에 벚꽃을 보는데 마음이 너무 이상한 거예요. 갑자기 컬러를 많이 쓰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런데 오랫동안 회색 시멘트 작업을 많이 했던 터라 색을 전면으로 드러내는 데 시간이 좀 걸리긴 했어요. 그때 시작한 게 스프링 시리즈였고, 가나아트 사운즈에서 전시하고 반응이 좋았어요.


M ‘스프링 시리즈’ 이전에 작가님의 만족을 위해 작업하신 작품들은 어떤 스타일이에요? 
형태는 지금하고 좀 비슷하죠. 하지만 무채색을 많이 썼어요. 드로잉 위에 회색 파라핀을 덮으면 좀 뿌옇게 보여요. 거기에 제가 뾰족한 도구로 얼굴 그린 곳을 긁어내는 작업들이었죠. 제가 회색조로 작업하게 된 건 갑자기 한쪽 눈이 안 보이게 되면서부터예요. 30대 초반이었고, 저에게는 어둡고 절망적인 시기였죠. 그때는 색을 쓰고 싶어도 써지지가 않더라고요. 세상이 뿌옇게 보이니까 그런 것을 설명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M 색깔들은 어떻게 고르는 거예요? 
때마다 제 마음에 들어오는 색이 있어요. 작년엔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핑크색이 갑자기 쓰고 싶어지더니, 그 후에는 보라색이 좋아지고요. 그리고 저는 제 작품들을 벽에 걸었을 때 예쁜 색의 조합들을 찾는 걸 좋아해요. 한가지 색으로 작품이 굳어지는 것도 싫고, 그때그때 하고 싶은 것들이 캔버스에 담기더라고요. 오랫동안 어두운 작품을 만들다가 갑자기 화사한 색이 쓰고 싶어졌는데, 밝은 작품이 저도 같이 밝게 해준다는 것을 알았어요. 아마 제 마음이 살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림을 그리는 일 역시 제가 살려고 하는 거죠. 내가 표현해야 될 게 너무 많고 하고 싶은 게 많기 때문에 그릴 수밖에 없게 되거든요. 그런데 그리다 보면 저 역시 제 작업에 영향을 주고받게 되는 거죠.


M 독특한 텍스처를 보면 어떤 소재를 사용하실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어릴 때 부모님하고 미술관을 많이 다녔는데요. 옛날 유화 작품을 보면 꾸덕꾸덕한 오일 페인트 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두껍게 그린 것들이 많았어요. 저는 그런 그림들이 너무 좋았는데 지금의 제 작품에도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처음에는 거칠고 꾸덕한 느낌을 연출하기 위해서 시멘트를 사용했는데 운송할 때 잘 깨져서 지금은 젤스톤을 사용하고 있어요. 그 재료에 풀이나 물감을 섞어서 저만의 텍스처를 표현하는 거죠. 젤스톤은 던져도 안 깨지고요.


M 많은 아티스트들이 그림을 그리고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서 마음을 비운다고 하는데 작가님에게도 그런 작업이 명상적인 효과가 있나요? 
제 작업은 비우는 것과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저는 솔직하고 하고 싶은 것을 거침없이 하는 성향이에요. 참거나 비워내는 쪽은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말로 표현하지 못하면 행위로 표현하겠다라는 마음이 강하죠.


M 어릴 때 미국에서도 살았는데, 그런 경험들이 작업에 어떤 영향을 주었어요? 
작업하던 초반엔 미국적인 것과 한국적인 것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게 힘들었던 것 같아요. 한국적인 것을 해야 한다는 강박도 있었고, 주변에서도 외국에서 성공하려면 한국적인 것을 하라고 조언도 많이 들었죠. 그런데 억지로 되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양쪽에서 살았고, 그런 경험을 통해 저만의 새로운 문화가 나오게 된다고 생각하고 ‘마리아 문화’를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죠.


M 여러 단계를 거쳐 작가님의 작업이 진화해온 것 같은데, 앞으로 좀 더 실험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나요? 
지금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조형물을 한 번 해보려고 해요. 그동안 벽에 걸려 있는 작업을 많이 했으니까 이제는 서 있는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퍼포먼스 아트도 좀 더 해보고 싶고요. 공간 속에서 펼칠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은 생각이 요즘 많이 들어요. 제가 새로운 걸 해보려고 하면 주변에서 많이 말렸는데, 저는 항상 제 마음이 가는 대로 해왔어요(웃음). 이번에도 반대가 좀 있었지만 해보고 아니면 다음에 더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도전합니다.


밝은 색의 작업은 저를 위해 시작했지만,
 사람들도 제 작품을 보면서 좀 희망적이고 밝은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Mark Tetto

마크 테토는 JTBC〈비정상회담〉의 훈남 패널로 이름을 알렸다. 한국 생활 12년 차, 북촌의 한옥 마을에 거주하며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매일 누리고 있다. 경복궁 명예 수문장을 역임하고, 한국 공예품과 문화재에 관심이 많은 그는 한국을 사랑하는 외국인 중 한 명. 매달〈리빙센스〉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을 만나 그들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고 있다.

회화 작가에게 색은 필수 불가결한 운명처럼 강렬한 것이다. 10년 전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던 작가에게 색은 운명을 넘어선 위로와 구원의 도구가 되었다. 장마리아 작가가 전하는 위로의 색깔들.

CREDIT INFO

에디터
심효진
사진
김덕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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