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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트렌드를 이끄는 4명의 90년대 생 작가

On December 10, 2021

1990년대 생이 가구 디자인계를 잠식하고 있다. 트렌드를 이끄는 작가이자 소비자로, 과거 어느 세대보다 선명한 가치관과 자의식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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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강영민 작가, 이채영 작가, 스튜디오 차차, 김하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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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스튜디오 차차의 사이드 테이블, 강영민 작가의 체어, 이채영 작가의 공예작업, 김하늘 작가의 체어

(왼쪽부터) 스튜디오 차차의 사이드 테이블, 강영민 작가의 체어, 이채영 작가의 공예작업, 김하늘 작가의 체어

1990년대에 태어난 이들을 정의하려는 사회의 노력은 2018년부터 시작됐다. 작가 임홍택의 저서 《90년생이 온다》를 시작으로 지난 4년간 제목에 ‘90년 생’을 붙여 출간된 책만 30여 권. 전례가 없는 일이다. IMF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 국제금융 위기 때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들, 복잡하고 어려운 자기 기준이 있는 사람들. 이들에 대한 정의는 제각각이나 일맥상통하는 한 가지는 ‘관습대로 살지 않는다’는 것이다. 관습은 중력처럼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사람을 묶는 투명한 끈과 같다. 1990년대 생은 관습에 반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지 않는다.

이는 1990년대에 태어난 가구 작가들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다. 이들에게 ‘불편한 가구’, ‘효용성 없는 방식’, ‘디테일이 떨어진다’는 비판은 의미가 없다. 이들은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선택하고 공을 들이며 사랑을 아끼지 않는다. 그리하여 처음 보는 형태와 물성을 지닌 가구들이 탄생한다. 폐마스크를 녹여 만든 의자(김하늘 작가), 공작새처럼 화려한 빛깔의 유리 테이블(스튜디오 차차), 왕좌를 연상케 하는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의자(강영민 작가), 구불구불한 곡면으로 이루어진 기능 불명의 테이블(이채영 작가), 패딩으로 만든 가구(연진영 작가), 자리에 앉아 산세를 감상할 수 있는 공예품(전아현 작가), 철과 돌로만 만든 서가(이시산 작가), 선으로 만든 조명과 벤치(정그림 작가)….

이전 세대와 달리 용맹하게 설치예술과 가구 디자인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는 1990년대 생 가구 작가들은 세계적 디자인 갤러리와 글로벌 브랜드로부터 무수한 협업 제의를 받고 있다. 2021년 밀라노가구박람회에선 강영민, 연진영, 차신실 작가가 각각 로사나 올란디 갤러리, 디올과 협업하고 〈알코바〉의 전시에 아티스트로 참여했다. BBC와 뉴욕타임스는 폐마스크로 가구를 만드는 김하늘 작가의 작업을 대서특필했다. 90년대 생 디자이너들은 무엇이 다를까? 어떻게 생각하고, 왜 이런 작업을 전개할까? 스튜디오에서 만난 90년대 생 작가들은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디자인계의 마스터피스 대신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배우 신세경의 브이로그, 형처럼 따르는 동년배 작가와 좋아하는 패션 디자이너들에게서 자극을 얻는다. 유명 갤러리 오너에게 잘 보이기보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세계 사이의 간극에서 자기 표현 방식을 걱정하며, 디지털 블록체인에도 긍정적이다. 국내 2세대 디자이너이자 해외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았던 산업디자이너 이석우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우리 세대는 서구에 대한 무한한 동경이 있었죠. 해외 문물을 비판 없이 받아들였어요. 그건 곧 콤플렉스가 있다는 뜻이기도 했죠. 그게 사람을 부자연스럽게 만들어요. 앞으로 디자인 업계를 이끌 젊은 세대들에겐 그게 없습니다. 온전히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건 콤플렉스가 없다는 거죠.” 콤플렉스 없는 플레이어, 1990년대에 태어난 디자이너들은 현재의 파도다.

1990년대 생이 가구 디자인계를 잠식하고 있다. 트렌드를 이끄는 작가이자 소비자로, 과거 어느 세대보다 선명한 가치관과 자의식을 지니고 있다.

CREDIT INFO

에디터
박민정
포토그래퍼
전세훈(슈퍼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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