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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살 첫 리모델링 도전, 남산맨션 세컨드 하우스

On August 20, 2021

남산맨션에 자리한 이 세컨드 하우스는 조금 특별하다. 마흔 살을 맞아 독립 선언, 첫 리모델링에 도전한 구연숙 씨의 모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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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한쪽에 둔 임스 스토리지 유닛은 구연숙 씨의 보물 창고다. 유럽에서 사온 빈티지 글라스와 각종 소품을 진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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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연숙 씨 부부는 기념일마다 서로에게 주로 가구를 선물한다. 임스 라운지체어는 5년 전 크리스마스 때 남편에게 받은 선물이다.

구연숙 씨 부부는 기념일마다 서로에게 주로 가구를 선물한다. 임스 라운지체어는 5년 전 크리스마스 때 남편에게 받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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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게 자란 셀리움 화분 옆 벤치 모양의 가구가 고양이 화장실이다. 스튜디오 스테이에서 직접 디자인했다.

화려하게 자란 셀리움 화분 옆 벤치 모양의 가구가 고양이 화장실이다. 스튜디오 스테이에서 직접 디자인했다.


익숙한 집에서 하루를 보내다 보면 큰 재미도, 그렇다고 크게 지루할 것도 없었는데요.
새로운 공간을 준비해서 하나 둘씩 세팅을 하니 느낌이 새로워요.
걱정은 아주 조금, 설렘이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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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으로 펼쳐진 푸른 산을 바라보며 활기찬 에너지를 얻는다. 조명은 베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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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가구와 예쁜 소품들을 꾸준히 모아온 이 집의 주인 구연숙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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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츠한센의 테이블과 세븐 체어, 칼한센앤선 체어로 연출한 거실과 다이닝 공간.

현관 쪽에 놓인 붙박이장의 옆면을 활용해 선반을 달았다.

현관 쪽에 놓인 붙박이장의 옆면을 활용해 선반을 달았다.

현관 쪽에 놓인 붙박이장의 옆면을 활용해 선반을 달았다.

사는 곳을 새롭게, 삶을 다르게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쿡쿡 찔린다. 살아지는 대로 사느라 지루한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다 보면 한 발짝 뗄 힘도 안 날 때가 있다. 맛집을 찾아갈 땐 모르는 먼 길도 두렵지 않았는데. 역시 목적을 상기하며 몸과 마음을 움직여야 걸음도 씩씩해지고 발자국을 남기게 되나 보다. 구연숙 씨는 생각하는 대로 삶을 움직이고자 자신만의 공간을 마련한 사례다. 그녀는 올해로 마흔 살이 됐고, 남편과 만난 지는 20년이 됐다. 한동안 건강이 나빠져 몇 차례 수술을 하고, 회복을 하면서 쉬는 동안엔 CF 감독인 남편의 일을 도우며 잔잔한 일상을 보내왔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큰 재미도, 큰 지루함도 없이 일과 쉼을 이어가던 구연숙 씨 부부는 코로나19 팬더믹을 겪으며 서로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고.

“워낙 어렸을 때 만나서 어느새 인생의 절반을 함께 보냈어요. 앞으로의 삶은 어떻게 될까? 마흔이면 충분히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는 나이인데,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각자 독립된 공간을 가져보자고 결론을 내렸어요.”

구연숙 씨는 본가와 가까운 한남동 남산맨션을 세컨드 하우스로 결정하며 독립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남산 자락에 위치한 옛 관광호텔을 아파트로 개조한 남산맨션은 집집마다 구조가 조금씩 다른 독특한 주거 공간으로 알려졌다. 로비와 복도에서 옛 호텔의 정취를 느낄 수 있으며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전망을 자랑한다. 이곳만의 낭만을 즐기며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들이 여럿 살고 있다. 구연숙 씨도 그랬다. 창밖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에 마음을 빼앗겼고, 이곳에서의 새로운 사계절을 꿈꾸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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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리스 상판은 바이브레이션 가공법을 적용했다. 미세한 굴곡 처리로 눈부시지 않고 은은한 빛이 감돈다. 별도로 열처리를 해 물이 스며들지 않는다.

스테인리스 상판은 바이브레이션 가공법을 적용했다. 미세한 굴곡 처리로 눈부시지 않고 은은한 빛이 감돈다. 별도로 열처리를 해 물이 스며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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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각형의 타일이 잘리는 부분 없이 사용되도록 계획한 홈 바.

정사각형의 타일이 잘리는 부분 없이 사용되도록 계획한 홈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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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씩 모으며 꾸준히 사용해온 디자이너 가구들을 배치해 안정감이 느껴지는 거실. 여러 브랜드와 디자이너의 가구를 경험해온 구연숙 씨는 아르네 야콥센이 표현하는 곡선과 간결함을 좋아한다.

하나 둘씩 모으며 꾸준히 사용해온 디자이너 가구들을 배치해 안정감이 느껴지는 거실. 여러 브랜드와 디자이너의 가구를 경험해온 구연숙 씨는 아르네 야콥센이 표현하는 곡선과 간결함을 좋아한다.


덴마크 사람들은 첫 월급으로 의자를 산다”라는 문구를 접하면서 디자인 가구에 대해 처음으로 눈을 떴어요. 생활과 먼 이야기 같았는데, 가까이 두고 자주 사용하는 만큼 마음에 드는 것으로 구매하고 오래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은 조명이나 소품부터 시작해보세요. 어디에 놓아도 어울릴 만한 디자인을 고르면 두고두고 쓰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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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욱 작가의 작품 ‘카르마’의 판화 버전을 창가에 걸었다. 새로운 집에 주는 특별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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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에는 고양이 두 마리가 사는데 그중 한 마리는 침대 이불 속에 숨어 있다. 천장에 설치한 에어컨이 도드라져 보이지 않도록 단차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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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에는 고양이 두 마리가 사는데 그중 한 마리는 침대 이불 속에 숨어 있다. 천장에 설치한 에어컨이 도드라져 보이지 않도록 단차를 만들었다.

이 집에는 고양이 두 마리가 사는데 그중 한 마리는 침대 이불 속에 숨어 있다. 천장에 설치한 에어컨이 도드라져 보이지 않도록 단차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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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 현관을 바라본 모습. 왼쪽 벽에서 시작된 하얀 붙박이장이 현관까지 연결돼 수납공간이 넉넉하다. 대형 아일랜드가 출입구의 어수선한 부분들을 가려준다.

거실에서 현관을 바라본 모습. 왼쪽 벽에서 시작된 하얀 붙박이장이 현관까지 연결돼 수납공간이 넉넉하다. 대형 아일랜드가 출입구의 어수선한 부분들을 가려준다.

대리석으로 욕실 세면대와 상판을 일체형으로 제작했다. 간접조명을 매입한 시원스러운 거울장을 더해 호텔처럼 우아한 분위기다.

대리석으로 욕실 세면대와 상판을 일체형으로 제작했다. 간접조명을 매입한 시원스러운 거울장을 더해 호텔처럼 우아한 분위기다.

대리석으로 욕실 세면대와 상판을 일체형으로 제작했다. 간접조명을 매입한 시원스러운 거울장을 더해 호텔처럼 우아한 분위기다.

존재감, 존재 이유가 명확한 나만의 아일랜드

오래된 관광호텔다운 고풍스러운 로비를 지나고 엘리베이터로 이동한 후 카펫이 깔린 어두운 복도를 지나 문 앞에 도착했다. 방 하나, 욕실 하나로 이루어진 21평 아파트라면 나머지는 거실, 주방이 전부겠지 싶었는데. 문을 열자마자 떡 하니 놓인 대형 아일랜드에 눈이 번쩍 뜨인다.

“문을 열었을 때 아일랜드가 먼저 보이니, 실제 레지던스 호텔에 온 것 같죠? 현관에서 거실이 한눈에 들어오는 게 집주인으로선 여러모로 부담이 되는데, 아일랜드가 시야를 적당히 가려줍니다. 대형 아일랜드가 주방 가구이자 수납장 역할을 하며 순환하는 동선을 만들어주죠.”

남산맨션을 리모델링한 경험이 있었던 스튜디오 스테이의 고정석, 홍정희 소장 부부가 먼저 대형 아일랜드 디자인을 제시했다. 수납을 충분히 확보하고 현관에서 거실이 곧장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집주인의 니즈를 충족시키긴 해도 다소 파격적인 디자인이다. 하지만 집주인은 1970년대에 지어진 남산맨션을 택하고 미드센추리 모던 가구를 즐기는 이가 아닌가! 과감한 제안을 덥석 받아들인 구연숙 씨 덕에 20평대 아파트의 한계를 뛰어넘은 새로운 평면이 세상에 나왔다.

공간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우드, 화이트 톤의 마감재를 활용해 미니멀한 무드로 단장했다. 침실의 크기를 기존보다 줄이고 좁은 주방을 확장해 냉장고를 빌트인하고, 고양이들의 화장실을 벤치 형태로 제작하는 등 가리고 싶었던 부분을 디자인으로 승화했다. 편안하게 정돈된 공간에 구연숙 씨의 애정 어린 가구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잡아갔다. 오래되어 표면이 그윽하게 태닝된 의자들이 놓이고, 침실에는 늘 고양이들과 함께하는 캣 타워가 세워졌다.

구연숙 씨는 명상과 다도를 하고, 도자기와 터프팅을 배워보기도 하면서 차츰차츰 몸과 생각을 움직이는 매일이 설렌다. 해가 저물 땐 언제나 임스 라운지체어에 앉아 창가의 햇살, 그 옆에 놓인 달항아리 그림을 바라보면서 하루의 긴장을 푼다. 이렇게 나의 자리를 찾아가나 보다.

남산맨션에 자리한 이 세컨드 하우스는 조금 특별하다. 마흔 살을 맞아 독립 선언, 첫 리모델링에 도전한 구연숙 씨의 모험기.

CREDIT INFO

기획
김의미 기자
사진
김덕창
디자인·시공
스튜디오 스테이(www.staygrou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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