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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대담한 아트 컬렉팅 #4

콜렉터 부부의 아트 토이

On August 0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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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세계 미술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아트페어가 취소되며 작가들의 발이 묶여 주춤하던 사이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경매가 활성화되고, NFT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작품이 본격적으로 거래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뉴욕 크리스티 온라인 경매에서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의 NFT 콜라주 작품이 6930만 달러, 우리 돈 약 783억원에 팔리며 미술시장을 넘어 경제 분야의 이슈로 떠올랐다. 우리나라 미술계도 들썩였다. 작가 마리킴의 작품이 국내 첫 NFT 미술품 경매를 통해 약 6억원에 거래되었으며,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의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배나 늘었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주식이나 부동산 관련 뉴스에나 나오던 ‘신고가’라는 단어가 미술품 시장에 연이어 등장하고, RM을 비롯한 톱스타들이 아트페어에 등장해 컬렉터임을 자처하니 여러모로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 트렌드에 민감하고, 소비를 통해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는 MZ세대들이 특히 미술계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솔직히 이 모든 관심의 핵심은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이 작품 사면 오를까?’ 하는 기대감이 크다. 그러니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 세대를 겨냥해 작품에 공동 투자하고 재판매해 수익금을 나누는 공동구매 플랫폼도 여럿 등장하고 있다. 반면 한편에선 여러 전문가들이 여전히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아트 쇼핑에 우려를 내보인다. 지금 미술시장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을까? 아트 컬렉팅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일찌감치 아트 컬렉팅에 눈을 떠 예술을 향유하고 소유하는 기쁨을 누려온 이들을 만나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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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씨는 오스틴 리(Austin Lee), 노재명 씨는 애런 존슨(Aaron Johnson)의 그림을 들고서.

박소현 씨는 오스틴 리(Austin Lee), 노재명 씨는 애런 존슨(Aaron Johnson)의 그림을 들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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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만 80여 점. 판화는 수백 점을 보유하고 있는 부부는 집 근처에 수장고를 만들어 작품을 보관한다.

원화만 80여 점. 판화는 수백 점을 보유하고 있는 부부는 집 근처에 수장고를 만들어 작품을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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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원픽 갤러리 페레즈 프로젝트 소속 작가 애드 미놀리티(Ad Minoliti)의 작품.

연애 시절 노재명 씨는 박소현 씨를 만날 때마다 스누피 피규어와 베어브릭를 선물했다. 박소현 씨는 매번 작고 귀여운 것을 손에 쥐어주는 그와, 그의 베어브릭에게 빠져들었다. 함께하면 재미가 두 배라고 하지 않던가? 결혼 후 노재명 씨의 컬렉팅은 박소현 씨라는 날개를 달고 속도가 붙었다. 결혼 후엔 아트페어 시기에 맞춰 여행을 다니고 작가, 갤러리, 컬렉터들에 대한 정보를 함께 탐색했다. 부부는 5년 전부터 예술 작품으로까지 관심의 영역을 넓혀 80여 점의 원화를 수집하게 됐다. 판화는 수백 장이라 셀 수도 없다고. 카우스(KAWS)의 오랜 팬으로서 스트리트아트, 팝아트에 관심이 높은 부부의 컬렉션에서는 특유의 개성과 에너지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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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고의 그림은 그때그때 바꿔가며 전시한다. 미키마우스를 겹겹이 표현한 정면의 작품은 부부가 꾸준히 컬렉팅한 저크페이스(Jerkface) 캔버스. 오른편 그림은 도자기처럼 인물을 매끈하게 표현하는 최지원 작가의 작품.

수장고의 그림은 그때그때 바꿔가며 전시한다. 미키마우스를 겹겹이 표현한 정면의 작품은 부부가 꾸준히 컬렉팅한 저크페이스(Jerkface) 캔버스. 오른편 그림은 도자기처럼 인물을 매끈하게 표현하는 최지원 작가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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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로 변해가는 인간을 표현한 데이비드 알트메이드(David Altmejd)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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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브릭 1000%의 일부는 거실에 진열해두고 있다. 스누피 시리즈와 안나수이 등의 디자이너 에디션과 함께한 부부.

베어브릭 1000%의 일부는 거실에 진열해두고 있다. 스누피 시리즈와 안나수이 등의 디자이너 에디션과 함께한 부부.

컬렉터들이 열광하는 ‘아트 토이’는 일반 장난감이나 피규어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각자가 정의하는 아트 토이가 조금씩 다른 듯해요.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가 만든 것’이라는 분들도 있고, 오래전에 출시된 피규어나 장난감들도 희소하면 아트 토이가 된다는 의견도 있고요. 저는 작가를 특정할 수 있다면 아트 토이라고 생각해요. 작가가 자신의 작품 세계를 토대로 토이를 만들었다면 아트 토이인 거죠. 요즘은 작가들이 페인터, 조각가, 설치미술가로 뚜렷하게 자신을 정의하기보다는, 한 작가가 여러 가지 형태의 작품 활동을 하는 추세니까요. 아트 토이로 처음 작품 활동을 시작해서 페인팅을 선보이고, 반대로 페인팅에서 아트 토이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고요.

아트 토이 작가로는 누가 대표적인가요? 카우스가 가장 많이 알려졌죠. 카우스는 원래 벽화를 그리는 스트리트아트에서 시작해 아트 토이, 회화까지 작품 세계를 확장했고 최근까지 유니클로, 디올, 나이키 등과 협업해 대중적인 인지도까지 상승했어요. 앞서 아트 토이를 처음 선보인 마이클 라우를 비롯해 여러 작가들이 있지만 카우스가 역대급이죠.

카우스의 아트 토이도 가격이 천차만별이죠? 옥션에서 억대에 거래되기도 하는데, 50만원대에 구할 수 있는 새 상품도 있고요. 카우스는 처음엔 토이를 에디션(한정판)으로 발매했는데, 지금은 오픈 에디션으로 제품을 계속 생산하면서 가끔씩 고가의 특별 에디션을 발매해요. 초창기에 나온 에디션들은 사이즈가 좀 더 커요. 저희는 비교적 일찍 컬렉팅을 시작해서 한정판 제품을 모았는데, 그때 당시에도 프리미엄을 주고 구했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피노키오를 예로 들면, 지금은 시장에서 15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귀한 에디션들은 옥션에서 억대에 팔려요. 이제는 가격도 문제지만, 정교하게 만든 가품이 많다 보니 수집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져요. 초보라면 믿을 만한 숍에서 구입하는 걸 추천해요.

베어브릭도 아트 토이로서 가치가 높나요? 베어브릭은 일본 메디콤토이에서 나오는데 대부분 한정된 기간 동안만 발매하고 대량으로 생산하지 않아요. 바스키아, 앤디 워홀 같은 아티스트나 가리모쿠, 스누피 등과도 다채롭게 협업하다 보니 한번 빠져들면 계속 욕심이 나요. 사이즈는 7cm인 100%를 기준으로 400%, 1000%가 주로 나오는데 저는 1000%만 따지면 70개 정도 모았어요. 당시엔 정가가 40만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해요. 정말 이제는 더는 둘 곳이 없어서 최대한 자제하고 있습니다. 국내 공식 매장인 킨키로봇에서 1000% 베어브릭을 산다면 보통 정가가 70만~80만원이고 협업한 아티스트와 소재에 따라서 훨씬 높은 가격에 출시되는데, 인기가 높은 디자인은 프리미엄이 붙어서 재거래되죠.

가장 최근에 구매한 아트 토이는 뭔가요? 지금 비행기를 타고 오는 중인데, 인도네시아 태생의 작가 로비 드위 안토노(Roby Dwi Antono)의 피규어와 그림을 어렵게 구했어요. 요즘 너무 핫한 작가인데 뉴욕에서 친하게 지내던 갤러리를 통해 손에 넣었습니다.

토이를 주로 모으다가 작품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셨는데요. 어떤 경로로 모으고 있나요? 저희는 갤러리, 옥션, 아트페어까지 모든 경로를 다 활용해요. 애초에 미국에서 공부를 하면서 컬렉팅을 시작했고, 뉴욕 생활을 아내와 같이했었어요. 그땐 옥션에 함께 가기도 했고요. 코로나19 이전에는 1년에 두 번 이상은 아트페어를 다니면서 작가와 갤러리들과 접촉했고, 지금도 해외 온라인 옥션을 꾸준히 보고 있어요. 유럽의 작은 경매 회사들까지도요. 요즘 저희가 가장 꽂힌 갤러리는 독일의 ‘페레즈 갤러리’입니다. 스타일이 잘 맞아서요. 때론 핫한 작가의 작품을 구하기 위해서 갤러리에 장문의 편지를 보내기도 해요.

어떤 편지를요? 갤러리는 낯선 컬렉터에게 소속 작가의 작품을 바로 보여주지 않거든요. 그쪽에서 저에게 어떤 컬렉션을 가지고 있는지 먼저 물어요. 처음에는 그게 기분이 나빴는데, 지금은 영문 이메일을 세 장씩 써서 어필합니다. 편지 마지막에는 ‘이번이 아니어도 괜찮다. 다음을 부탁한다. 그리고 30대 초반이라 우리는 젊다. 앞으로 50년은 더 컬렉팅을 할 테니 우리 관계를 잘 만들어보자!’ 이런 식으로요.

‘내돈내산’ 인데 정성이 대단하네요. 이렇게 열심히 모으게 된 이유가 있나요? 어렸을 때부터 우표를 모았고, 중학교 때는 농구화와 NBA 관련 아이템을 수집했어요. 고등학교 때까지도 쇼핑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회의감이 밀려왔어요. 쇼핑을 안 할 순 없고, 좀 더 오래 남을 만한 걸 모아보자는 생각을 하던 때에 카우스와 아트 토이를 알게 되었던 거예요. 아트페어에 다니며 새로운 작품을 만나고 작가와 소통하는 등 모든 과정도 흥미롭고, 원하는 작품을 데려왔을 땐 정말 기분이 좋아요. 저희 생활의 일부가 된 것 같아요.

컬렉팅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그런 마력이 있나 봐요? 컬렉팅의 끝이 아트 같아요. 명품이나 자동차도 몇 천, 몇 억을 들이면 결국 손에 넣을 수 있잖아요. 아트는 좋은 작품이면 가격이 끝도 없이 오르고, 가격대가 낮아도 인기가 많으면 당장 손에 넣을 수 없어 몇 년을 기다리기도 해요. 맘에 드는 작품을 발견하면, 다음은 없을 거라는 생각에 컬렉션이 계속 늘어가고, 이젠 돌아갈 길이 없어요(웃음).

컬렉터로서 꾸는 꿈이 있나요? 당장은 작품을 걸고 감상할 더 넓은 공간을 찾고 있어요. 오래 기다려서 어렵게 구한 작품을 받으면 너무나 행복한데, 그걸 당장 걸 데가 없어서 다시 쌓아두게 되는 게 아쉬워요. 궁극적으로는 더 좋은 컬렉터가 돼서 저희가 소장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작은 공간을 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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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목하는 작가 코테 에스크리바(Cote escriva)의 아트 토이 컬렉션.

최근 주목하는 작가 코테 에스크리바(Cote escriva)의 아트 토이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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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스트리트아티스트 히브루 브랜틀리(Hebru Brantley)의 캔버스와 더불어 아트 토이를 함께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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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한쪽 벽을 꽉 채운 토이 진열장은 맞춤 제작했다. 카우스 외에도 케니 샤프, 그라플렉스 토이가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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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과의 협업으로 출시된 한정판 카우스 토이. 발매 당시 디올 매장에서 직접 구입했다.

CREDIT INFO

기획
심효진, 김의미 기자
사진
김덕창, 이지아, 정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