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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이 모자라!

핀 율 가구에 진심인 아트컬렉터의 아파트

On July 20, 2021

“가방 사지 마세요. 작품 사세요!” 핀 율의 가구를 사랑하고 아트 컬렉팅을 즐기는 전수영 씨의 예술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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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센추리 모던 시기를 이끌어간 북유럽 가구의 거장. ‘핀 율’의 가구에 진심인 전수영 씨가 핀 율 리딩 체어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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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색채의 컬렉션이 돋보이는 거실. 왼쪽 벽면의 대형 캔버스는 네마야 니콜리치(Nemanja Nikolic)의 작품, 정면의 원형 액자는 카우스의 원화, 연속으로 걸린 3개의 액자는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판화이다.

화려한 색채의 컬렉션이 돋보이는 거실. 왼쪽 벽면의 대형 캔버스는 네마야 니콜리치(Nemanja Nikolic)의 작품, 정면의 원형 액자는 카우스의 원화, 연속으로 걸린 3개의 액자는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판화이다.


집이 ‘나와 같구나!’ 생각해요. 취향과 내 상태가 반영되더라고요.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고, 장난감이 온 집 안을 차지했는데, 어느덧 아이들이 커가면서 내 자리를 찾게 되고, 작품들도 갖추게 되었어요. 집은 지금 저의 모습을 보여줘요.
 

최만린 작가의 조각 작품을 천연 트라버틴 석재로 받침을 만들어서 전시했다.

최만린 작가의 조각 작품을 천연 트라버틴 석재로 받침을 만들어서 전시했다.

최만린 작가의 조각 작품을 천연 트라버틴 석재로 받침을 만들어서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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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과 거실 사이에 가벽을 설치하고 아치로 된 입구를 만들었다. 투박한 양문형 냉장고 대신 슬림한 원 도어 냉장고를 선택했다. 냉장고 여러 개를 깔끔하게 쓰기 위해 붙박이장을 맞춤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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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한쪽을 차지한 핀 율의 패널 시스템은 1953년 처음 소개된 후 2013년 리프로덕트 제품으로 재생산됐다. 나무의 수종과 컬러가 다양할 뿐 아니라 패브릭을 조합할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이 특징.

거실 한쪽을 차지한 핀 율의 패널 시스템은 1953년 처음 소개된 후 2013년 리프로덕트 제품으로 재생산됐다. 나무의 수종과 컬러가 다양할 뿐 아니라 패브릭을 조합할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이 특징.

전위예술의 선구자 김구림 작가의 팬인 전수영 씨의 컬렉션.

전위예술의 선구자 김구림 작가의 팬인 전수영 씨의 컬렉션.

전위예술의 선구자 김구림 작가의 팬인 전수영 씨의 컬렉션.

전수영 씨는 딸아이와 함께 뉴욕에 있는 케니 샤프의 작업실에서 작가를 직접 만나 여행용 캐리어에 그림과 사인을 받았다.

전수영 씨는 딸아이와 함께 뉴욕에 있는 케니 샤프의 작업실에서 작가를 직접 만나 여행용 캐리어에 그림과 사인을 받았다.

전수영 씨는 딸아이와 함께 뉴욕에 있는 케니 샤프의 작업실에서 작가를 직접 만나 여행용 캐리어에 그림과 사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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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입구에서 바라본 거실 뷰. 오래 기른 식물과 화사한 블라인드로 공간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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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뒷벽과 창가에 건 그림은 모두 함미나 작가의 작품들. 유년 시절을 바닷가에서 보낸 작가는 안경을 벗고 바라본 흐릿한 풍경과 일렁임을 표현한다.

침대 뒷벽과 창가에 건 그림은 모두 함미나 작가의 작품들. 유년 시절을 바닷가에서 보낸 작가는 안경을 벗고 바라본 흐릿한 풍경과 일렁임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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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벽이 모자랄 땐 적당한 자리를 찾을 때까지 작품을 벽에 기대어두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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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맞은편엔 스팍스 에디션 포스터와 아르텍 스툴을 세트로 매치했다.

침대 뒷벽과 창가에 건 그림은 모두 함미나 작가의 작품들. 유년 시절을 바닷가에서 보낸 작가는 안경을 벗고 바라본 흐릿한 풍경과 일렁임을 표현한다.

침대 뒷벽과 창가에 건 그림은 모두 함미나 작가의 작품들. 유년 시절을 바닷가에서 보낸 작가는 안경을 벗고 바라본 흐릿한 풍경과 일렁임을 표현한다.

침대 뒷벽과 창가에 건 그림은 모두 함미나 작가의 작품들. 유년 시절을 바닷가에서 보낸 작가는 안경을 벗고 바라본 흐릿한 풍경과 일렁임을 표현한다.

벽마다 작품이 걸려 있고, 거실에 핀 율의 월 시스템이 있는 아파트라니! 무슨 일을 하시나요? 올해 아홉 살과 여섯 살인 두 딸의 엄마이고, 블라인드를 제작하는 회사 ‘뤼미에르’의 실장으로 있어요. 남편은 IT 회사원이고요. 핀 율 가구를 좋아해서 언젠가 제가 사는 곳을 ‘스몰 핀 율 하우스’로 만드는 게 꿈이에요.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도 하나 둘 모아왔는데 이제는 벽이 모자라네요.

그림 이야기를 먼저 해볼까요? 작품 수집에는 언제부터 관심을 가지셨나요?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좋아하고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어요. 그림을 보러 갤러리도 자주 다녔고요. 제가 스무 살 때 일본 작가인 쿠사마 야요이의 전시가 우리나라에서 열렸어요.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이 너무 갖고 싶었는데 당시에 판화 작품만 해도 1500만원이었어요. 스무 살의 저에겐 너무 부담스러운 가격이었죠. 결국 사지 못하고, 그 뒤로도 갤러리를 줄곧 다니다가 작은 작품들부터 모으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몇 년 전 세계 미술시장에 대한 강의를 들었는데 글쎄 그때 그 쿠사마 야요이의 판화가 15억원이 되었다는 거! 작품과 작가들의 스토리를 알아가고 영감을 받는 것 자체도 좋지만, 투자적인 면에도 관심을 두고 있어요.

어떤 그림을 모으고 계세요? 제가 컬렉팅한 작품들은 전부 다른 시기에 샀는데, 집에 모아두고 보니 서로 비슷한 느낌이 있어요. 가만 보니 김참새 작가의 회화, 카우스 등 색채의 대비가 선명한 작품들이 많네요.

침실 뒷벽이랑 주방에 걸린 게 모두 한 작가님의 작품이죠? 함미나 작가의 작품이 12점 있어요. 전시에서 작품을 접하고, 바로 갤러리스트에게 남아 있는 작품을 다 달라고 했습니다. 솔직히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소장하는 건 일종의 모험이에요. 작가가 일찌감치 활동을 중단하면 작품의 가치도 사라져버리니까요. 함미나 작가님의 그림들이 아름답기도 했지만 작품 활동에 대한 열의가 있다고 들어서 저도 과감하게 결정을 내렸죠. 노란색 벽지로 되어 있는 침실에도 잘 어울리고, 주방 가벽에도 배치해봤는데 어디서나 존재감이 확실해요.

아트 컬렉팅을 하면 얻게 되는 좋은 점이 또 있나요?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아이들 때문에 집에 그림을 못 둔다, 또는 인테리어를 제대로 못 하고 산다는 말을 많이들 해요. 아이들이 자유롭게 지낼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귀한 건 귀하게 대할 줄도 알아야 하잖아요. 소재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도 언젠가 배워야 하고요. 저는 “이건 엄마가 아끼는 거고 작품이야, 손은 안 댔으면 좋겠어!” 정도로 말만 했어요. 작품을 작품으로 대하도록 알려주기만 해도 아이들은 충분히 이해할 거예요. 작품이 가까이 있으니 확실히 예술을 편하게 느끼나 봐요. 밖에 나가서도 아는 작품을 발견하면 “카우스다”, “김참새야!”라면서 먼저 알아보고 반가워해요. 아트페어를 다니면서 아이와 추억도 많이 쌓았고요.

스몰 핀 율 하우스를 꿈꾸게 된 이야기도 궁금해요. 핀 율의 가구는 언제부터 좋아하셨어요? 북유럽 가구의 색감과 디자인을 20대 때부터 좋아했어요. 결정적으로 핀 율에 빠져든 건 2012년 대림미술관에서 열렸던 <핀 율 탄생 100주년전> 전시를 보고 나서였죠. 핀 율 가구가 한국적인 고가구, 달항아리, 병풍과 함께 놓여 있었는데 그 조합이 참 새롭고, 근사했어요. 이렇게도 어우러질 수 있구나! 그때부터 ‘핀 율 아니면 안 산다’를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제일 먼저 리딩 체어를 구매했고, 거실 한쪽 벽을 채운 핀 율의 FJ 패널 시스템은 10년 가까이 벼르다 작년에 설치했어요. 패널 시스템이 들어온 날 집 안에 나무 향기가 쫙 퍼지는데 너무 행복했어요. 핀 율 펠리컨 체어는 맞춤 제작해서 이제 곧 바다를 건너올 예정이에요.

핀 율의 가구가 왜 특별한가요? 기능적으로 디테일이 뛰어나면서도 감성적인 형태를 지녔어요. 리딩 체어를 유용하게 쓰는 중인데 이름값을 해요. 앞으로 앉아도 편하지만 뒤돌아 앉아서 등받이를 받침대 삼아 기대어 책을 읽을 때도 좋아요. 삶을 편하게 만드는 작은 디테일에 감동하게 돼요.

인테리어의 디테일을 살릴 팁을 알려주세요. 블라인드를 고객들에게 제안하면서 얻게 된 아이디어나 창문을 보다 아름답게 연출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속 커튼과 블라인드의 조합을 추천해요. 보통 가정에서는 속 커튼과 암막 커튼 역할을 하는 겉 커튼을 함께 맞추는데 살다 보면 사실 거의 속 커튼만 치고 지내시죠? 빛을 가리는 기능은 블라인드로 해결하고, 속 커튼을 쓰면 창가를 화사하게 연출할 수 있어요. 또 커튼의 가운데를 기준으로 좌우로 나누는데 꼭 그럴 필요가 있나요? 커튼을 한 장으로 만들면 한쪽으로 깔끔하게 몰아두거나 해가 들어오는 부분만 가리기도 편해요.

컬렉터의 삶, 추천하나요? 완전요! 가방 사지 마세요. 작품 사세요! 작품은 남잖아요, 가방은 유행이 계속 바뀌고, 젊은 작가들이 날개를 펼 수 있도록 응원하는 뜻깊은 일이기도 하고요. 1년 내내 세계의 아트페어를 다니면서 작품을 만나고 소개하는 멋진 삶을 제 딸이 살았으면 하고 저도 그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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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방 침대의 뒷벽은 김구림 작가, 김참새 작가의 작품으로 꾸몄는데 작품을 보호하기 위해 투명 아크릴 액자를 씌웠다. 커튼 너머로는 수납장을 배치해 공간을 구분했다.

아이방 침대의 뒷벽은 김구림 작가, 김참새 작가의 작품으로 꾸몄는데 작품을 보호하기 위해 투명 아크릴 액자를 씌웠다. 커튼 너머로는 수납장을 배치해 공간을 구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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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 한쪽에는 카우스의 판화와 빈티지 조명으로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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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모양의 오브제는 김참새 작가의 작품.

자동차 모양의 오브제는 김참새 작가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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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에 비친 그림은 강준석 작가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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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가벽에 작은 크기의 액자들을 리듬감 있게 배치했다. 테이블은 르마블, 의자는 핀 율 리딩 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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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와 테이블 사이엔 황선영 작가의 회화 작품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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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 율 선반에 선물 받은 정승혜 작가의 작품을 올려두었다.

“가방 사지 마세요. 작품 사세요!” 핀 율의 가구를 사랑하고 아트 컬렉팅을 즐기는 전수영 씨의 예술 예찬.

CREDIT INFO

기획
김의미 기자
사진
김덕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