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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빈티지에 진심인 편!

비투프로젝트 권용식 대표의 빈티지 가구 콜렉팅

On July 19, 2021

전화 한 통이면 빈티지를 주문할 수 있는 시대. 노르웨이에서부터 북아프리카까지 직접 트럭을 운전하며 가구를 컬렉션한 권용식 대표의 디자인 가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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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 리펠트의 어드저스터블 플로어 램프가 빛을 발하는 비투프로젝트의 2층 공간. 의자는 데니시 모던 디자인을 이끈 디자이너 카레 클린트가 디자인한 사파리 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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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층에 이미경 작가의 작품과 한스 호브와 팔레 페테르센이 디자인한 사이드보드가 어우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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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도르 달리가 코코 샤넬에게 선물한 것으로 알려진 코코 샤넬 커피 테이블. 보리수를 묶어놓은 듯한 다리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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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폴센의 가장 대표적인 조명 중 하나인 아티초크 조명. 비투프로젝트에 전시된 제품은 오리지널 빈티지로, 구리로 마감해 고급스러우면서 따뜻한 느낌이 난다.

빈티지 가구에 진심인 남자

대학로 작은 골목 주택가에 비투프로젝트라는 복합문화공간이 있다. 1층은 카페, 지하와 2층은 갤러리와 클래스를 여는 공간으로 빈티지 가구 컬렉터 권용식 대표가 운영하는 공간이다. 1층 카페에 놓을 가구를 구하려고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가 빈티지 컬렉팅을 시작했다는 권용식 대표는, 지난 10년간 아내 변재희 공동대표와 유럽과 북아프리카를 돌며 400여 개의 빈티지 숍을 방문하고 제품 수백 점을 컬렉션했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전화번호와 지도 한 장에 의지해 직접 트럭을 운전하고 유럽 전역을 돌았다는 부부다.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 클릭 몇 번으로 빈티지 가구를 구입할 수 있어요. 그런데 전 마켓이나 빈티지 숍을 가보지 않고 물건을 고를 수가 없더라고요. 많이 보고 경험해봐야 취향과 안목이 생겨서 소비자에게 좋은 물건을 제안할 수 있는데, 요즘은 소비자의 취향을 따라가려는 것처럼 보여서 안타깝기도 하죠. 직접 현장을 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역의 문화도 습득하게 되니 가구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빈티지 가구를 향한 애정이 없었다면 시작도 못 했을 일. 지난 10년 동안 1년의 절반은 한국에서, 나머지 절반은 유럽에서 보내는 두 집 살림을 해왔다는 부부는 코로나19 때문에 1년 넘게 국내에서만 지냈더니 몸살이 날 지경이라고.

백신 접종을 마치고 유럽 빈티지 숍을 둘러볼 그날만을 기다리던 권용식 대표는 코로나19로 한국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사이에 지난 10년의 빈티지 컬렉션 여정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 하고 싶은 말도, 담고 싶은 가구도 많았지만 89개의 빈티지 가구를 엄선해 디자인 히스토리와 컬렉팅 중 생긴 에피소드를 함께 담았다. 그의 책 《MY DEAR VINTAGE》 속 생생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마치 유럽으로 디자인 여행을 떠나온 것만 같다. 권용식 대표를 만나 오리지널 빈티지 가구에 대한 좀 더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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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스 오 묄레르의 확장형 다이닝 테이블과 아르네 호프만드 올센의 다이닝 체어, 베르판 펀 펜던트 조명을 세팅한 지하 1층 갤러리.


처음 빈티지 가구를 컬렉션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선 중고 가구를 파는 거냐는
반응이었어요. 하지만 저는 취향대로 나만의 색깔이 담긴 컬렉션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저 팔기 위해 가구를 들였다면 평범한 가구 유통과 다를 게 없었겠죠. 빈티지 가구의 매력을 발견하는게 재미있어서 지금까지 왔고, 많은 분에게 아름다운 가구를 소개할 수 있었어요.
 

권용식 대표는 올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후 다시 빈티지 가구를 찾아 여행을 떠날 기대에 차 있다.

권용식 대표는 올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후 다시 빈티지 가구를 찾아 여행을 떠날 기대에 차 있다.

권용식 대표는 올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후 다시 빈티지 가구를 찾아 여행을 떠날 기대에 차 있다.

지난 10년간 10만km를 달려 400여개 빈티지 숍에서 찾은 컬렉션의 여정을 담은 권용식 대표의 《MY DEAR VINTAGE》.

지난 10년간 10만km를 달려 400여개 빈티지 숍에서 찾은 컬렉션의 여정을 담은 권용식 대표의 《MY DEAR VINTAGE》.

지난 10년간 10만km를 달려 400여개 빈티지 숍에서 찾은 컬렉션의 여정을 담은 권용식 대표의 《MY DEAR VINTAGE》.

빨간색이 매력적인 라운지체어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카를로 몰리노의 제품.

빨간색이 매력적인 라운지체어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카를로 몰리노의 제품.

빨간색이 매력적인 라운지체어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카를로 몰리노의 제품.

《MY DEAR VINTAGE》라는 책은 어떻게 세상에 태어나게 됐나요? 지난 10년 동안 빈티지 가구를 컬렉팅하면서 쌓아둔 이야기와 사진이 많았어요. 한 3~4년 전부터 책이든 뭐든 컬렉팅한 시간을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요. 그동안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컬렉팅한 제품들의 사진과 얽힌 이야기들을 올려놨는데, 그 방대한 자료를 잘 정리해서 남겨보고 싶었거든요. 지난 10년간 겪었던 일들을 공유하며 빈티지 가구에 대한 다양한 내용을 소개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작업이었죠.

이 책을 통해 어떤 가구들을 소개하고 싶으셨어요? 그동안 컬렉팅한 것들 중 89개만 엄선해서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정보만 전달하자는 생각으로 지역별로 디자이너들을 선별했고, 나무, 플라스틱, 철 등 다양한 소재로 제작한 아이템을 넣었어요.

요즘 빈티지 가구의 인기가 매우 높지만, 정확히 어떤 제품을 오리지널 빈티지라고 불러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사실 가구마다 특성이 달라서 어떤 하나의 기준으로만 판단할 수는 없어요. 오랜 시간 동안 가구를 다룬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죠. 하지만 보통 오리지널 빈티지, 리프로덕트, 레플리카 정도로 구분을 할 수 있는데요, 제가 생각하는 오리지널 빈티지는 디자이너의 디자인과 가구 장인의 수작업이 결합된 제품이에요. 시기로 치면 미드센추리 시대,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1970년 정도까지 생산된 것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 이후 시기에도 오리지널 제작 방식이 유지되는 경우도 있어요.

특정 시기로 구분하는 이유는 무엇이에요? 에그 체어를 예로 들어볼게요. 덴마크의 디자이너이자 건축가인 아르네 야콥센이 디자인하고 프리츠 한센에서 제작한 가구입니다. 1958년 처음 만들어진 에그 체어는 폴리스티렌 스티로폼으로 몸체를 만들고 가죽을 씌워서 완성했어요. 이음새 없는 통가죽에 스티치만 넣은 마감으로 1200번의 손바느질로 만들어진 명품이고요. 그런데 많은 가구 회사가 더 빨리, 더 많이 가구를 제작하기 위해 기계를 도입했고 프리츠 한센도 마찬가지였죠. 1980년대 이후에 만들어진 에그 체어는 장인의 손바느질이 아닌 공장에서 기계로 마감한 것들이에요. 기계로 손쉽게 만들기 위해서는 의자의 형태도 달라질 수밖에 없고요. 소재와 디테일의 퀄리티가 점점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1960년대 제작된 에그 체어가 중고 시장에 나오면 오리지널 빈티지라고 보지만, 2000년도에 제작돼 중고 시장에 나온 제품은 리프로덕트 제품의 중고라고 판단해요. 지금도 프리츠 한센 매장에서 똑같은 디자인의 새 제품을 구입할 수 있으니까요.

오리지널 빈티지와 리프로덕트 제품은 그렇게 구별하는 거군요. 오리지널 빈티지를 시장에서 만나는 건 하늘의 별 따기예요. 사람들이 잘 모른다고 종종 리프로덕트 제품을 오리지널 빈티지라고 말하면서 비싸게 판매하는 경우도 있으니 조심해야 하고요. 레플리카는 디자인을 복제한 가품이라서 제품으로서 가치를 두지 않아요. 가끔 빈티지와 앤티크 가구를 혼동하는 경우도 있는데, 앤티크 가구는 귀족의 맞춤 정장 같은 제품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디자이너가 중심이 아니라 어떤 가문이나 귀족의 취향에 맞춰서 제작되는 가구였죠.

컬렉팅한 것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오리지널 빈티지 가구는 무엇이에요? 아르네 야콥센의 시리즈 세븐 프로토타입(본격적인 상품화에 앞서 성능을 검증하고 개선하기 위해 핵심 기능만 넣어 제작한 기본 모델)의 퍼스트 에디션을 특히 아끼고 있어요. 비록 너무 오래되고 가죽이 삭아서 앉을 수는 없지만 가죽에 손으로 한땀 한땀 꿰맨 흔적이 남아 있고, 의자의 다리 부분도 디자인이 독특해요. 아마 다시는 구할 수 없는 제품일 거예요.

컬렉터로 살아가는 삶의 매력이 있다면요? 저희 아버지께서 1970년대 후반 중동 건설 현장을 오가면서 일하셨는데, 한국에 올 때마다 카시오 시계, 파카 만년필, 소니 워크맨 등 새로운 물건들을 선물로 사오셨어요. 그 덕에 다른 친구들보다 새로운 문물을 일찍 접할 수 있었어요. 그때부터 해외 문화에 관심이 생겼고, 기회가 생기면 여행도 다니고 물건도 수집하기 시작했고요. 그러다가 이 공간을 만나고 멋진 가구로 채우고 싶어 공부하다 보니 이 세계가 그렇게 재미있더라고요. 좋은 가구를 만나기 위해서는 여행을 떠나야 했고, 그 길에서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는 게 정말 좋았어요.

최근에 관심이 가는 디자인이나 브랜드가 있으세요? 늘 더 새롭고, 남들과 다른 것들을 찾아보게 되는데요. 최근엔 이탈리아 디자인에 관심이 가요. 이탈리아인들은 태어날 때부터 예술성을 타고나는 것 같아요. 그냥 일반적인 계단의 일자형 손잡이도 직선으로 끝나는 법이 없고 한 번 정도는 꺾어서 멋을 살리잖아요. 그런 한 끗 차이도 비용이 발생하게 될 텐데, 그걸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살더라고요.

빈티지 가구를 살 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우선 오리지널 빈티지 가구는 구하기가 힘들고 가격이 비싼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본인의 취향을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해요. 조금 마음의 여유를 두고 나와 인연이 닿는 가구를 기다리는 것도 좋은 방법 같아요. 구입은 주로 저처럼 컬렉터를 통하거나 해외 직구를 통해 구입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직구를 하면 한국에 도착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중간에 파손이 될 수 있는 위험이 있죠. 그리고 사용하다 문제가 생겼을 때 AS가 어렵기도 하고요. 조금은 비싸더라도 믿을 수 있는 루트로 구입하는 게 가장 나은 선택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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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빈티지와 리프로덕트의 차이

오리지널 디자인이 여러 사정으로 제조사나 제작 공정이 바뀌면서 리프로덕트 제품으로 생산되는 경우가 많다. 사진 속 PK22 라운지체어는 덴마크의 디자이너 폴 키에르홀름의 작품으로 출시되자마자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1957년 세계 최고의 디자인 페어인 밀라노 트리엔날레에서 그랑프리를 기록한 제품이다. 폴 키에르홀름이 사망할 때까지 모든 디자인은 E, 콜드 크리스텐센에서 제작했고 1982년부터는 프리츠 한센에서 생산했다. 오리지널 빈티지 제품과 프리츠 한센에서 만든 리프로덕트 제품은 모델마다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리프로덕트 제품을 날렵함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PK22의 모든 제품은 의자 아랫 부분에 음각으로 로고를 새겨 제작사를 구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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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디자이너의 새로운 디자인을 찾아내는 재미

덴마크 디자이너 뵈르게 모겐센은 데니시 모던의 심플한 개념을 만든 주인공이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의 가구를 추구했는데, 그중 하나가 스포크백 소파다. 소파의 옆 부분, 팔걸이에 해당하는 왼쪽 날개가 가죽 끈으로 연결돼 위치를 조절할 수 있다. 편안하게 몸을 감싸주면서 옆 부분을 다양한 각도로 펼칠 수 있도록 디자인해 1963년 첫 생산 이후 큰 인기를 끌었고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됐다.


덴마크 가구에서 만나는 부메랑 형태의 다리

권용식 대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디자이너들의 제품 중에 유려한 아름다움을 지닌 가구를 찾아내는 데 재능이 있다. 스벤 마센의 티크 데스크도 그중 하나다. 스벤 마센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디자이너지만 티크와 로즈우드를 사용해 유기적인 실루엣과 섬세한 디테일 등 덴마크 디자인의 현대적인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1960년대 이후 호주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진 스벤 마센의 가구에서는 부메랑 형태의 다리 등 특유의 독특한 디자인이 반영되어 있어 특별하다. 앞면에 8개의 서랍과 뒷면에 책꽂이와 잠금이 가능한 수납공간이 있는 데다 부메랑 형태의 독특한 다리가 책상을 가볍고 날렵하게 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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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디자인

아르네 보데르는 덴마크 건축가이자 가구 디자이너로 핀 율에게서 디자인을 배웠다. 그의 디자인은 독창적이고 유행을 따르지 않아 일관적인 매력이 있었지만 뵈르게 모겐센이나 아르네 야콥센과 같은 동시대의 디자이너들만큼 널리 알려지지는 못했다. 그는 주로 로즈우드와 티크를 소재로 가구를 제작했는데 이 데스크는 앞면의 간결한 서랍디자인과 뒷면의 수납공간 매력적이다.

전화 한 통이면 빈티지를 주문할 수 있는 시대. 노르웨이에서부터 북아프리카까지 직접 트럭을 운전하며 가구를 컬렉션한 권용식 대표의 디자인 가구 이야기.

CREDIT INFO

기획
심효진 기자
사진
김덕창
참고서적
《MY DEAR VINTAGE》(몽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