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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HOUSE

은퇴한 커플을 위해, 오래된 집 리모델링

On July 02, 2021

매년 영국 런던에서 개최되는 새로운 건축 어워드 ‘Don’t Move, Improve!’는 지금 런던의 주거 디자인 트렌드를 알아볼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올해 200여 개 출품작 중 우승을 차지한 하우스 리캐스트는 은퇴한 커플을 위해 공간을 편리하게 재구성한 동시에 집의 소재와 제작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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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이 하나밖에 없던 주방에 유리로 된 문 2개를 설치해 정원과 이어지도록 리모델링했다.

창문이 하나밖에 없던 주방에 유리로 된 문 2개를 설치해 정원과 이어지도록 리모델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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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를 둥글게 만든 푸른색 난간이 아치형 창문과 조화를 이룬다. 빅토리안 양식에서 모티프를 얻어 난간 문양을 디자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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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가구와 아일랜드 테이블의 상판, 계단은 모두 콘크리트로 만들었다. 싱크대 상부장 대신 매립형 선반을 설치하고 아일랜드 테이블에 수납장을 만들었다.

주방 가구와 아일랜드 테이블의 상판, 계단은 모두 콘크리트로 만들었다. 싱크대 상부장 대신 매립형 선반을 설치하고 아일랜드 테이블에 수납장을 만들었다.

아치형 창문과 어울리도록 아일랜드 테이블에도 곡선 요소를 넣었다.

아치형 창문과 어울리도록 아일랜드 테이블에도 곡선 요소를 넣었다.

아치형 창문과 어울리도록 아일랜드 테이블에도 곡선 요소를 넣었다.

진화하는 런던의 리노베이션 트렌드

도심의 주택 가격이 치솟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런던 또한 오래전부터 도심 집중화 현상을 겪고 있는 전 세계 대표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한때는 버거운 도시 생활을 접고 전원으로 떠나는 것이 트렌드였지만, 최근에는 도시에 뿌리를 내리고 자란 이들이 삶의 터전을 벗어나지 않고 도시에 오래도록 머물기 위한 방법으로 옛 주택의 개조를 선택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의 공통된 취지는 시대의 흔적을 보존하며 오래된 건물을 지키는 동시에 런던이라는 도시가 급변하는 시대에 고립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 실제로 이런 움직임은 집을 옮기지 않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시키는, ‘Don’t Move, Improve!ʼ라는 새로운 건축 어워드로 엿볼 수 있다. 런던의 오래된 주택을 개량해 사용하는 것을 독려하기 위한 이 어워드는 올해로 11회째를 맞이했다.

그리고 런던의 진화하는 리노베이션 트렌드를 견인한다고 평가받는다. 2021년에는 색, 패턴, 질감을 다양하게 활용한 재미있고 장난기 넘치는 집들이 출품작으로 등장했다. 이번 행사에서 최종 우승을 거머쥔 곳은 스튜디오 벤 앨런(Studio Ben Allen)의 하우스 리캐스트(House Recast). 독창적인 200여 개의 작품들 사이에서 ‘집이 어떻게 보이고, 느껴질 수 있는지에 대한 경계를 허물었다’는 극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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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주황색으로 조색한 콘크리트로 싱크대 상판과 싱크볼을 만들었다. 콘크리트 특유의 매트한 질감이 원목 소재의 하부장과 어우러진다.

밝은 주황색으로 조색한 콘크리트로 싱크대 상판과 싱크볼을 만들었다. 콘크리트 특유의 매트한 질감이 원목 소재의 하부장과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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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과 연결된 거실에 아치형 문이 있는 벽을 세워 공간을 분리했다.

주방과 연결된 거실에 아치형 문이 있는 벽을 세워 공간을 분리했다.

침실이 자리한 2층의 복도. 스테인드 글라스 장식이 있는 유리창을 그대로 살려 옛 공간이 지닌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침실이 자리한 2층의 복도. 스테인드 글라스 장식이 있는 유리창을 그대로 살려 옛 공간이 지닌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침실이 자리한 2층의 복도. 스테인드 글라스 장식이 있는 유리창을 그대로 살려 옛 공간이 지닌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작은 마당과 연결되는 주방에는 유리로 된 문을 설치했다. 덕분에 햇볕이 주방 깊숙이 들어온다.

작은 마당과 연결되는 주방에는 유리로 된 문을 설치했다. 덕분에 햇볕이 주방 깊숙이 들어온다.

작은 마당과 연결되는 주방에는 유리로 된 문을 설치했다. 덕분에 햇볕이 주방 깊숙이 들어온다.

콘크리트의 한계를 넘어

집주인인 러셀과 알란은 런던 북쪽에 위치한 빅토리안 양식의 주택을 개조하고자 벤 앨런(Ben Allen)의 건축사무소를 찾았다. “30년 동안 이곳에 살았어요. 크게 개의치는 않았지만 지붕은 새고 주방은 비좁고… 집에 대한 몇 가지 고민은 있었죠. 이는 19세기에 지어진 오래된 빅토리안 양식 건축물의 흔한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2개의 화장실과 주방의 개조를 의뢰한 러셀과 알란에게 건축가 벤 앨런은 ‘오프사이트(Off-site)’ 방식의 리모델링을 권유했다. 오프사이트란 건물의 요소를 외부에서 제작한 뒤 퍼즐처럼 기존의 건축물에 조립하는 방식으로, 시공 속도가 빠르고 효율적인 게 특징이다. 지금껏 소규모 주택에는 도입하지 않던 방식인 만큼, 건축가에게도 이번 프로젝트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기존 집의 특징인 빅토리안 양식의 벽돌 장식을 살리고 싶었는데, 이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재료로 콘크리트만 한 게 없었죠. 하지만 콘크리트 건축 구조물은 단시간 안에 현장에서 완성하는 게 어려워요.” 벤 앨런과 그의 디자인 팀은 현장이 아닌 곳에서 염료를 섞어 색을 낸 콘크리트로 계단, 싱크대, 바닥, 의자, 욕조, 세면대 등을 제작했고, 이를 현장으로 가져와 기존 골조에 조립하는 방식으로 4일 만에 리모델링을 끝냈다. 시공 시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콘크리트의 단점을 최소화하면서도, 재료가 지닌 장점을 살린 오프사이트 방식으로 독창적인 공간이 탄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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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에 지어진 건물에 콘크리트로 외벽을 보강했다. 기둥과 벽은 외부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퍼즐처럼 맞춰 넣었다.

건물 외벽에 사용한 초록색과 주황색 콘크리트를 집 안에도 들여 집의 안팎이 연결되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매트한 질감의 콘크리트 소재가 햇볕을 부드럽게 반사시켜 집이 한층 화사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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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 대신 초록색 염료를 섞어 색을 낸 콘크리트로 시공한 욕실. 바닥과 벽, 욕조와 세면대 모두 외부에서 조각조각 만들어 현장에서 이어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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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는 과거에 사용한 벽난로, 원목마루, 스테인드글라스 장식이 된 유리창 등을 남겼다.

거실에는 과거에 사용한 벽난로, 원목마루, 스테인드글라스 장식이 된 유리창 등을 남겼다.

계단을 올라오자마자 보이는 2층 복도에는 작은 서재 공간을 만들었다.

계단을 올라오자마자 보이는 2층 복도에는 작은 서재 공간을 만들었다.

계단을 올라오자마자 보이는 2층 복도에는 작은 서재 공간을 만들었다.

동선이 매끄러운 집의 여정

하우스 리캐스트의 모든 공간은 쓰임새와 개성 있는 디자인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루버를 적용한 아치형 천장 또한 하우스 리캐스트를 돋보이게 만드는 요소다. 중세 유럽의 건축물에서 기원한 루버는 작은 탑이나 돔형 건물에 채광창으로 선호되던 방식이다. 높은 층고, 아치형 천장 그리고 루버의 조합은 조명 없이도 집 안에 화사한 분위기를 더하며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낳았다. 이와 더불어 제한된 곳 안에서 새로운 공간을 만들기 위해 메자닌 층을 두었다.

잘 설계된 메자닌은 빛의 경로를 방해하지 않고 모든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 힘을 싣는다. “이 집을 디자인할 때, 집에서 주로 활동하는 공간뿐 아니라 사용하지 않는 공간에도 집중했습니다. ‘연결’은 이번 프로젝트의 주제 중 하나였어요. 유선형 계단에서 이어지는 주방, 주방에서 순차적으로 연결되는 다이닝 룸, 거실 그리고 정원까지. 실내외 구분 없이 매끄럽게 연결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벤 앨런은 이렇듯 다양한 시도와 과정을 ‘하나의 여행이었다’라고 덧붙인다. 하우스 리캐스트의 ‘Don’t Move, Improve!ʼ 심사평 또한 벤 앨런이 의도한 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공간적으로 매우 복잡하지만 일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건물을 통과하는 공간들의 연결이 건축학적으로 매우 잘 작동한다는 평이 뒤를 이었다.

이사가 아닌 개선을 택한 러셀과 알란은 독창적인 형태로 다시 태어난 그들의 집에 더 큰 애정을 느끼게 됐다. 개방적이지만 집이라는 아늑함은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공간에서 매일 아침을 맞이하는 게 즐겁다. “늘 신경 쓰였던 주방을 가장 좋아하게 됐습니다. 이전까지는 좁은 창문이 하나 있었을 뿐이었죠. 아침 저녁으로 주방과 식사 공간으로 내려앉는 햇살을 만끽하고, 아름답게 빛나는 정원을 바라보며 요리합니다.”

매년 영국 런던에서 개최되는 새로운 건축 어워드 ‘Don’t Move, Improve!’는 지금 런던의 주거 디자인 트렌드를 알아볼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올해 200여 개 출품작 중 우승을 차지한 하우스 리캐스트는 은퇴한 커플을 위해 공간을 편리하게 재구성한 동시에 집의 소재와 제작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CREDIT INFO

기획
유미정 기자
진행
김수현 (프리랜서)
사진
French+T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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