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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그림덕후가 꾸며낸 공간?

건축가 오정혁 대표가 그림으로 꾸민 복층집

On June 23, 2021

스스로를 그림 덕후라고 말하는 건축가의 집은 어떤 공간일까? 층고가 높은 복층 집을 곳곳마다 개성 있는 그림으로 장식한 건축가 오정혁 대표의 신혼집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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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작업실로 이어지는 복도에는 그가 가장 처음 구입한 엑스맨 판화를 놓았다. 가로로 긴 낮은 형태의 작품이라 층고가 낮은 공간에서도 잘 어울린다. David Leroi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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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아키텍츠를 운영하는 건축가 오정혁 대표와 백인백 브랜드 썸백(@ssomebbag_kr)의 대표이자 가방디자이너인 윤다연 씨. 인테리어에서 포인트를 강조하는 남편과 모던한 것을 선호하는 아내가 만나 조화로운 공간을 완성했다.

SE아키텍츠를 운영하는 건축가 오정혁 대표는 스스로를 그림 덕후라고 말한다. 그림을 따로 배운 적은 없지만 어릴 때부터 곧잘 그렸고, 미술관을 찾는 것을 취미로 삼을 만큼 그림을 보는 것도 좋아했으며, 경제력이 생긴 20대 후반부터는 좋은 그림을 하나 둘 사 모으기 시작했다고. 공간을 설계하고 인테리어 디자인을 할 때도 꼭 그곳에 맞는 그림을 추천한다. 자신의 결혼을 축하하는 셀프 선물로 신혼집에 걸어둘 그림 네 점부터 구입했다는 그. 각별한 그림 사랑이 담긴 신혼집이 궁금해졌다.  

서울 옥션에서 구입한 닥설랍의 커플.  100호 사이즈의 컬러풀한 그림이 층고가 높아 허전할 수 있는 거실 벽에 포인트가 됐다.

서울 옥션에서 구입한 닥설랍의 커플. 100호 사이즈의 컬러풀한 그림이 층고가 높아 허전할 수 있는 거실 벽에 포인트가 됐다.

서울 옥션에서 구입한 닥설랍의 커플. 100호 사이즈의 컬러풀한 그림이 층고가 높아 허전할 수 있는 거실 벽에 포인트가 됐다.

남편이 그림 덕후라면 아내는 가방 덕후다. 가방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하나 둘 구입한 가방들과 직접 디자인한 가방들이 방 하나를 차지하고 있다.

남편이 그림 덕후라면 아내는 가방 덕후다. 가방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하나 둘 구입한 가방들과 직접 디자인한 가방들이 방 하나를 차지하고 있다.

남편이 그림 덕후라면 아내는 가방 덕후다. 가방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하나 둘 구입한 가방들과 직접 디자인한 가방들이 방 하나를 차지하고 있다.

작업실 한쪽에서 키치한 포인트가 되어주는 베어브릭 피규어들.

작업실 한쪽에서 키치한 포인트가 되어주는 베어브릭 피규어들.

작업실 한쪽에서 키치한 포인트가 되어주는 베어브릭 피규어들.

신혼집 소개를 좀 해주세요. 다연 처음부터 신혼집으로 염두에 두고 찾은 집은 아니에요. 남편과 만나기 전 제가 혼자 살 집을 알아보던 중 층고가 높은 복층인 데다 호텔식의 고급스럽고 편리한 구조에 반해 선택한 곳이죠. 정혁 아파트에 신혼집을 꾸리고 싶진 않았어요. 저희의 스타일과 맞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마침 아내가 살던 이 공간에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아서 신혼집으로 정했어요.

이미 한 사람의 취향이 녹아든 공간에 다른 이의 스타일을 가미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다연 서로 취향을 존중하고 의견을 맞춰 나가서인지 어렵지는 않았어요. 저 혼자 2년 정도 살았기 때문에 이 집에 질리던 참이었는데, 남편의 가구와 그림들이 더해지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져서 오히려 더 만족스러워요. 정혁 이 집을 처음 봤을 때 참 하얗다 싶었어요. 화이트가 대부분이고 채도 낮은 그레이가 빈 공간을 채우는 정도였죠. 컬러를 좀 채워야겠다 싶었는데, 과하지 않으면서도 저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할 수 있도록 그림을 활용하기로 했어요. 제가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그림들, 이 집을 위해 새로 구입한 그림들을 배치하니 컬러가 꽉 차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다행히 아내도 좋아해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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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은 남편과 아내의 작업실로 꾸몄다. 천장이 낮지만 아래층이 훤히 보이는 큰 창이 있어 답답하지 않다.

2층은 남편과 아내의 작업실로 꾸몄다. 천장이 낮지만 아래층이 훤히 보이는 큰 창이 있어 답답하지 않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바라본 전경. 작업실로 쓰고 있는 2층과 1층의 주방이 함께 보인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바라본 전경. 작업실로 쓰고 있는 2층과 1층의 주방이 함께 보인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바라본 전경. 작업실로 쓰고 있는 2층과 1층의 주방이 함께 보인다.

2층 화장실. 층고가 낮고 좁은 공간이지만 건식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포스터를 바닥에 두어 포인트를 줬다.

2층 화장실. 층고가 낮고 좁은 공간이지만 건식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포스터를 바닥에 두어 포인트를 줬다.

2층 화장실. 층고가 낮고 좁은 공간이지만 건식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포스터를 바닥에 두어 포인트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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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옆 다이닝 공간에는 Stephan Skorski의 ‘a Fine Sunday’를 걸었다. 가로로 긴 사이즈라 식탁 옆 벽면이 구도가 맞을 것 같아 걸었는데, 골드 프레임의 식탁 조명과도 컬러감이 조화로워 만족스럽다.

주방 옆 다이닝 공간에는 Stephan Skorski의 ‘a Fine Sunday’를 걸었다. 가로로 긴 사이즈라 식탁 옆 벽면이 구도가 맞을 것 같아 걸었는데, 골드 프레임의 식탁 조명과도 컬러감이 조화로워 만족스럽다.

대리석으로 시공된 욕실은 부부의 취향에 딱 맞는 공간.

대리석으로 시공된 욕실은 부부의 취향에 딱 맞는 공간.

대리석으로 시공된 욕실은 부부의 취향에 딱 맞는 공간.

데드 스페이스에도 아기자기한 소품을 두어 생동감을 더했다.

데드 스페이스에도 아기자기한 소품을 두어 생동감을 더했다.

데드 스페이스에도 아기자기한 소품을 두어 생동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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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에 들어서면 보이는 벽면에 강태구몬 작가의 그림을 걸었다. 컬러가 눈에 띄는 그림은 오히려 공간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펜슬로 그린 듯한 그림을 걸었는데 센스 있는 선택이 됐다.

미완성의 테라스. 과거 호주에서 셰프로도 일했던 오정혁 대표는 지인들을 초대해 식사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공간을 좀 더 꾸며서 바비큐 파티를 열 생각이다.

미완성의 테라스. 과거 호주에서 셰프로도 일했던 오정혁 대표는 지인들을 초대해 식사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공간을 좀 더 꾸며서 바비큐 파티를 열 생각이다.

미완성의 테라스. 과거 호주에서 셰프로도 일했던 오정혁 대표는 지인들을 초대해 식사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공간을 좀 더 꾸며서 바비큐 파티를 열 생각이다.

그림이 신혼집의 인테리어 콘셉트가 된 셈이네요. 그림들은 어떤 기준으로 골랐나요? 정혁 새로 구입한 그림들은 아내가 디자이너로서 일하는 데 영감을 줄 수 있는 것으로 골랐어요. 가방을 든 인물이 그려진 닥설랍의 커플이나 구찌의 지난 컬렉션과 닮은 강태구몬의 MOSQUITO 등을 선택한 이유죠. 나머지 작품들은 제가 가지고 있는 것들 중에서 여기저기 배치해보고 가장 잘 어울리는 그림들만 걸었고요. 다연 남편이 그림을 가지고 왔을 때 각각의 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여기저기 옮겨봤어요. 위치에 따라 분위기가 정말 많이 다르더라고요. 공간마다 어울리는 그림이 따로 있다는 걸 알았죠.

대표님이 작업한 공간에는 그림으로 포인트를 준 사례가 많더라고요. 공간에 그림을 들이는 이유가 있나요? 정혁 그림으로 포인트를 주면 확실히 공간의 분위기가 유니크해져요. 자신이 선택한 그림을 걸어두는 것만으로도 내 공간이라는 애착이 생기죠. 저는 도면을 그리기 전에는 꼭 미술관을 방문해서 영감을 얻고 컬러를 차용하는 편인데요. 그 때문인지 그림을 걸기에 적당한 공간이 만들어지더라고요. 그래서 클라이언트에게도 늘 그림을 추천해요.

그림을 구입하는 것이 가구를 구입하는 것보다 더 어렵게 느껴지기도 해요. 정혁 저는 오히려 반대라고 생각해요. 그림은 이곳저곳 옮겨 다니면서 배치할 수 있지만, 덩어리 큰 가구들은 그렇지 못하잖아요. 분위기를 바꾸거나 색다른 공간을 만들려면 가구보다는 그림이 더 효과적일 수 있어요. 게다가 비싼 작품만이 공간을 근사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거든요. 저렴하지만 훌륭한 그림이 얼마든지 많아요. 요즘에는 포스터나 아트 프린팅 제품도 다양하게 나와 있어서 초보들도 그림 인테리어를 가볍게 시도해보기 좋습니다.

공간에 그림을 거는 것이 쉽지 않던데요. 큰 그림일 경우 더더욱이요.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요? 정혁 공간을 평면적으로 보면 단순하게 그림을 나열해서 걸게되요. 저는 공간을 입체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데요. 그래서 각 공간마다 어울리는 신을 상상해요. 마주 보는 벽에 컬러감이 비슷한 그림을 사이즈가 다르게 건다거나, 벽 전체를 하나의 캔버스로 생각해서 그림과 가구, 소품을 유기적으로 배치하는 식이에요. 그림 주변에 가구를 둘 때는 그림에 있는 포인트 컬러와 가구의 컬러를 맞춰요. 다만 그림 바로 밑에 가구를 두는 것은 피하는데요, 그림의 시야를 가릴 수 있고, 그림보다 폭이 좁은 가구는 언밸런스해 보일 수 있어서요. 그럴 때는 그림을 옆으로 살짝 비껴서 걸죠.

남편 덕분에 그림 부자가 된 다연 씨의 소감도 궁금한데요. 다연 남편이 그림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가 있다고 했는데, 정말 그런 것 같더라고요. 원래 제가 살던 공간인데도 전에 없던 생기가 느껴지는 것 같고, 저 스스로도 그림을 보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게 돼요. 그림을 보면서 과감하고 다양한 컬러 매칭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니 앞으로 제 작업물에도 변화가 있을 것 같아요.

두 분에게 집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다연 제게 영감을 주는 공간이죠. 이렇게 바뀐 분위기에서 느끼는 생동감과 에너지로 작업물의 결과가 달라지잖아요. 거실 한가운데 위치한 다이닝 테이블에서 남편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데, 늘 좋은 아이디어를 얻어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가 돼요. 정혁 집은 저를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담고 있으니까요. 이제는 아내와 취향을 공유하면서 점점 재미 있는 변화를 맞게 될 듯해요.

스스로를 그림 덕후라고 말하는 건축가의 집은 어떤 공간일까? 층고가 높은 복층 집을 곳곳마다 개성 있는 그림으로 장식한 건축가 오정혁 대표의 신혼집을 찾았다.

CREDIT INFO

기획
한정은 기자
사진
김덕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