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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대 집의 미래

숲속 아웃포스트 라이프부터 조립식 캐빈까지

On June 07, 2021

팬데믹 시대가 지속되면서 사람들은 자발적 고립에 익숙해져 가는 듯하다. 외딴 숲속에 자신만의 전초기지를 만드는 아웃포스트 라이프를 즐기는가 하면 언제든 이동이 가능한 조립식 캐빈(cabin)에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낸다. 전 세계 어디든 집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주거 대안, 캐빈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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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친화형 숙소 겟어웨이 캐빈에는 온전한 휴식을 위해 Wi-Fi가 없으며, 스마트폰을 숨길 수 있는 금고박스를 마련해둔다.

자연 친화형 숙소 겟어웨이 캐빈에는 온전한 휴식을 위해 Wi-Fi가 없으며, 스마트폰을 숨길 수 있는 금고박스를 마련해둔다.

별안간 삶의 터전을 숲으로 옮긴 한 사내를 떠올린다. 매사추세츠 콩코드의 집을 떠나 월든이라는 이름의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생활하며 엄격한 자급자족을 실현한 시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다. 열렬한 미니멀리스트였고, 혁명적 채식주의자였으며, 무엇보다 시대를 앞서간 ‘언택트 라이퍼ʼ였던 그는 저서 《월든》에 이렇게 썼다. “내가 숲속으로 들어간 이유는 깨어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였다.” 자신과 마주하기 위해 기꺼이 자연으로 나아간 소로의 월든 시기는 포스트 팬데믹 세계를 살아내야 할 우리에게 ‘예견된 미래’처럼 느껴지곤 한다.

전 세계 미래학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코로나19 이후의 라이프스타일이 급격한 탈중심화, 자급자족 경제, 친환경주의로 이행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이는 재택근무와 모바일 비즈니스 확대로 인해 급격히 빠른 속도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서버비아(Surburbia, 도시 교외의 생활 방식)를 외치는 이들은 인구 과밀의 도시에서 열악한 주거 환경 버티기를 포기했고, 대신 교외의 넓고 쾌적한 집에서 이따금 텃밭을 가꾸며 오롯한 자신의 생활을 영유하고자 한다.

미국 부동산업계의 한 통계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예년 대비 20% 이상의 미국인이 아파트가 아닌 교외의 주택으로 이사를 결정했거나 예정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행업계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자연으로의 도피를 독려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 보인다. ‘그들 각자의 월든’을 위한 궁극의 행선지는 오지의 리조트나 캠프 사이트를 넘어 기상천외하고 매력적인 최첨단 서비스와 공간 디자인에까지 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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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고립을 위한 아웃포스트

클릭 세 번이면 나만의 테크프리 은신처를 마련할 수 있다. 단, 자연 친화형 숙소 플랫폼 겟어웨이(Getaway)를 경유해야 한다. 장소와 캐빈의 유형을 고른 뒤, 원하는 날짜를 정하면 끝. 이때 장소의 선택지 대부분은 깊은 숲속이다. 캐빈이 정상적으로 예약됐다면 겟어웨이가 이용자에게 정확한 주소를 발송한다. 그럼 이제 예약된 장소를 찾아가 나만의 오롯한 시간을 보낼 일만 남는다. 깨끗한 리넨이 깔린 침대와 친환경 어메니티가 준비된 말쑥한 캐빈에서 불편한 점이라면 딱 하나, 인터넷 불가. 휴대전화나 노트북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깊고 푸른 숲의 속살을 오래도록 보고 느끼고 만지는 시간을 가져보라는 다분히 고의적인 지침에 따라야 한다. getaway.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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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디자인의 핸드크래프트 캐빈

숲과 호수가 지천인 노르웨이는 오랜 세월 고유의 산장과 오두막 문화를 발전시켜왔다. 건축 스튜디오 사운더스 아키텍처(Saunders architecture)는 그 유산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캐빈, XS미니후스를 공개했다. 이미 노르웨이 하르당에르피오르를 지나 캐나다까지 이동 가능한 목재 캐빈을 선보여 주목받았던 사운더스 아키텍처는 근작 XS미니후스를 통해 12개의 요소로 분리 및 조립이 가능한 이동형 캐빈의 미래를 완성했다. 뾰족한 화살표 모양의 테라스와 군더더기 없이 모던하게 설계된 주거 공간으로 이뤄진 이 구조물엔 어딘가 은은한 온기가 감도는데, 수제 공정으로 마감한 목재를 사용했기 때문. 그 덕에 피오르는 물론이고 세계의 어느 외딴곳에 가져다 놓아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saunders.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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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사이클링 조립식 컨테이너 주택, C-홈

코르텐 스틸(cor-ten steel) 소재의 숲속 오두막이 뉴욕 허드슨에 등장했다. MoMA를 비롯한 유수의 미술관에서 기발한 컨테이너 작품을 선보여온 건축 스튜디오 로테크(LOT-EK)가 뉴욕 새로운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낸 조립식 레지던스. 2~6개의 컨테이너를 쌓아 올린 모듈 주거 공간 c-홈은 거실과 주방, 다이닝 룸, 대형 드레스 룸, 채광 좋은 앞마당까지 알차게 겸비한다. 별장, 오피스, 작업실, 창고, 나아가 영구적인 주택으로 사용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주택의 모습을 갖춘 것. 지속 가능성을 위해 태양열 온수 장치와 그린 루프톱을 설치했으며, 내부는 오픈 플랜 구조로 좁은 공간을 최대한 넓어 보이게 디자인했다. lot-ek.com/c-Home-HUD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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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으로 배달되는 우리 집

서울과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SF_SO는 카고 드론을 활용한 모바일 캐빈 배달 서비스를 제안한다. 숙소를 통째로 옮겨준다는 아이디어도 놀랍지만, 이 서비스에 조금 더 솔깃해지는 것은 장소와 공간의 제약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전용 앱을 통해 이동형 캐빈의 사용 기간을 예약하는 방식인데, 이때 캐빈이 배달될 장소가 주변에 별다른 지형지물이 없어 주소를 특정하기 힘든 곳이어도 무방하다. 그저 앱 지도상에 점만 찍을 수 있다면, 드론이 발을 내릴 장소만 확보되어 있다면, 그게 숲속이든 망망대해 외딴 섬이든 상관이 없다는 얘기다. sf-so.com

팬데믹 시대가 지속되면서 사람들은 자발적 고립에 익숙해져 가는 듯하다. 외딴 숲속에 자신만의 전초기지를 만드는 아웃포스트 라이프를 즐기는가 하면 언제든 이동이 가능한 조립식 캐빈(cabin)에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낸다. 전 세계 어디든 집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주거 대안, 캐빈에 대하여.

CREDIT INFO

기획
유미정 기자
진행
최은희(프리랜서)
사진
Getaway, sf-so, Bent Ren Synnev g/Saunders Architecture, Aundre Larrow/LOT-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