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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HOUSE

15평 반지층 공간의 컬러풀한 변신

On May 24, 2021

잿빛 런던에서 탈출하고 싶었던 4인 가족의 보금자리. “No Grey”를 외친 부부는 어둡고 축축했던 15평 반지층 공간을 생기 넘치는 컬러와 예측 불허의 요소들로 가득 채웠다. 눈을 뜬 순간부터 잠들 때까지 지루할 틈 없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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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가 직접 디자인한 핑크색 벤치와 민트 그린색의 넓은 테이블로 완성시킨 안락한 가족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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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없이 색감과 가구만으로 공간이 나뉘고 연결되는 재미있는 오픈 플랜 구조다.

벽 없이 색감과 가구만으로 공간이 나뉘고 연결되는 재미있는 오픈 플랜 구조다.

다용도실 문을 통해 바라본 거실. 거울에 비친 왜곡된 공간이 하나의 예술작품같다.

다용도실 문을 통해 바라본 거실. 거울에 비친 왜곡된 공간이 하나의 예술작품같다.

다용도실 문을 통해 바라본 거실. 거울에 비친 왜곡된 공간이 하나의 예술작품같다.

우중충한 반지층 연립주택 리노베이션

완벽한 미장센의 영화 세트장이라면 모를까, ‘모텔 하우스(Mo-tel House)’는 1800년대 지어진 낡은 연립주택이라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모던하며 생기가 넘친다. 이곳이 과연 런던인가? 트로피컬한 색감과 가구들이 장난감 블록처럼 빈틈없이 짜 맞춰진 공간은 확실히 전형적인 가정집 느낌은 아니다. 온라인 패션 렌털 서비스 온 론(On Loan)을 운영하는 탬신 치슬렛(Tamsin Chislett)은 몇 해 전 런던 중부 이즐링턴에 남편과 어린 두 아들과 함께 살기 위한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그렇지 않아도 우중충한 런던에서 집만큼은 잿빛으로부터의 탈출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가족의 바람과 달리 15평짜리 반지층 공간은 어둡고 축축하며 비좁기까지 해 획기적인 변화가 절실했고, 런던을 베이스로 활동하는 건축설계사무소 오피스 에스&앰(Office S&M)에 리노베이션을 의뢰했다.

우선 작은 방과 부엌, 화장실로 쪼개져 있던 공간을 하나로 터 온 가족을 위한 거대 다이닝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아이디어에 초점을 맞추고, 내부 벽을 없앤 후 탁 트인 오픈 플랜으로 개조가 진행됐다. 그렇게 탄생한 공간의 특징은 경계 없는 자유로움.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각각의 요소가 한눈에 들어와 시각적으로 개운하다. “기존의 음울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실내에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돌아요. 온 가족이 여기 모여서 먹고, 마시고, 놀다 보면 복잡한 런던 생활에서 숨통이 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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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의 핵심인 다이닝 테이블. 마치 나무 상자 같은 벤치의 위아래는 수납공간이기도 하다.

이 집의 핵심인 다이닝 테이블. 마치 나무 상자 같은 벤치의 위아래는 수납공간이기도 하다.

대담한 컬러 팔레트가 주는 행복감

핑크빛 난간에서부터 네이비 블루 계단과 다용도실, 옐로 레일, 튀르쿠아즈 색 싱크대, 그리고 피스타치오 그린으로 칠한 천장까지 온화하면서도 대담한 컬러 팔레트. 이 집은 공간을 지배하는 온화한 파스텔 색감이 인테리어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빨간색 문 손잡이, 코발트블루의 라디에이터, 샛노란 조명 스위치 등 그냥 지나치기 쉬운 하드웨어도 마찬가지. 작은 디테일까지도 컬러감을 꼼꼼하게 챙겨 완성도가 업그레이드됐다.

“일상에서 매 순간 마주하는 이 집의 자유로운 컬러들이 우리를 기쁘게 해줍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비자발적으로 집에만 머물러야 하는 시기에 제대로 진가를 발휘하더군요.” 미니멀한 구조에 자칫 심심할 뻔했던 집 안 곳곳에서는 자연스럽게 행복한 에너지가 흘러나온다. “지루하지 않게” 그리고 “No Grey”라는 탬신과 맥스 부부의 의견을 환상적으로 실현시킨 오피스 에스&앰은 2013년 설립된 건축설계사무소로, 그리 길지 않은 활동 기간에도 실험적인 디자인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진지하거나 무뚝뚝하지 않으며 예상치 못한 컬러와 재미를 추구하는데, 대중의 반응이 꽤 열성적이다. 2017년 작업했던 런던의 2층짜리 렌트 하우스인 살멘 하우스(Salmen House)의 경우 은은한 핑크와 민트색 그린이 감도는 외관 덕에 SNS에서 핫플레이스로 등극했을 정도.

계단 아래쪽 자투리 공간을 수납공간으로 만들었다. 온화한 색감과 그래픽 라인이 경쾌하다.

계단 아래쪽 자투리 공간을 수납공간으로 만들었다. 온화한 색감과 그래픽 라인이 경쾌하다.

계단 아래쪽 자투리 공간을 수납공간으로 만들었다. 온화한 색감과 그래픽 라인이 경쾌하다.

일상에 즐거움을 주는 화장실의 문틀, 창문, 거울이 이루는 프레임 속 프레임.

일상에 즐거움을 주는 화장실의 문틀, 창문, 거울이 이루는 프레임 속 프레임.

일상에 즐거움을 주는 화장실의 문틀, 창문, 거울이 이루는 프레임 속 프레임.

반지층의 부족한 일광은 전략적인 조명 설계로 극복했다.
태양광처럼 여러 방향에서 빛이 들어오게 했는데 계절과 기분에 따라 빛의 레벨과 컬러를 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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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들어서면 얇은 기둥 하나가 계단과 거실 쪽 공간을 구분 짓는다.

입구에 들어서면 얇은 기둥 하나가 계단과 거실 쪽 공간을 구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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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하부장의 상판은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스마일 플라스틱(Smile Plastics).

욕실 하부장의 상판은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스마일 플라스틱(Smile Plastics).

듀럭스(Dulux)의 ‘웰빙 그린ʼ 페인트를 칠한 천장과 나무 바닥의 조화.

듀럭스(Dulux)의 ‘웰빙 그린ʼ 페인트를 칠한 천장과 나무 바닥의 조화.

듀럭스(Dulux)의 ‘웰빙 그린ʼ 페인트를 칠한 천장과 나무 바닥의 조화.

쓰레기를 활용한 세상에 둘도 없는 집

“건축가가 가구들까지 직접 디자인했다는 것이 더욱 특별하죠.” 가정집이 마치 하나의 콘셉트 아래 계획된 완벽한 영화 세트장처럼 느껴지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 완구 제작자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건축가 카트리나 스튜어트(Catrina Stewart)가 디자인한 가구들의 매력은 단연 숨겨진 재치와 다기능. 벽의 여백에 배치한 금색의 아치형 거울들은 그 자체가 오브제이면서, 또 거울에 비친 왜곡된 공간이 시각적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덕분에 리노베이션 기간 중 태어난 마르시(Marcie)와 세 살 터울의 형 모(Mo)에게는 이 집이 창의력을 자극하는 최고의 놀이터다. 한편, 담대한 미감 속에는 다름 아닌 ‘친환경’이라는 가치가 숨어 있는데, 욕실에 시공된 블랙 & 화이트로 마블링을 이루는 럭셔리한 상판은 진짜 대리석이 아니라 버려진 우유병을 녹여서 재활용한 플라스틱이고, 다용도실의 마감재와 조명을 씌운 갓도 마찬가지다. 주방 조리대 상판은 대리석과 석회암을 세밀하게 쇄석하고 시멘트와 혼합해 만든 테라초 제품이다.

오피스 에스&앰이 월 단위 패션 렌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이언트 탬신 치슬렛의 회사 철학을 고스란히 집에도 녹여낸 결과는 놀라울 따름이다. 누군가는 이 집을 ‘쓰레기를 재활용한 집’이라고도 표현하나, 이토록 감각적인 집을 보고 이를 먼저 알아채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No Grey”에서 시작된 예측 불허의 공간은 세상에 둘도 없는, 지루할 틈 없는 집으로 재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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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화한 분위기가 감도는 부엌. 팬트리로 통하는 문에도 둥근 거울을 달아 문을 열 때마다 반짝인다.

잿빛 런던에서 탈출하고 싶었던 4인 가족의 보금자리. “No Grey”를 외친 부부는 어둡고 축축했던 15평 반지층 공간을 생기 넘치는 컬러와 예측 불허의 요소들로 가득 채웠다. 눈을 뜬 순간부터 잠들 때까지 지루할 틈 없는 집.

CREDIT INFO

기획
유미정기자
진행
함희선(프리랜서)
사진
French + T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