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인스타그램 네이버포스트 카카오 스토리 유튜브 네이버TV캐스트 블로그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SPECIAL

힙한 로컬 브랜드 #3

양질의 먹거리를 팔아요, 앵강마켓 in 남해

On April 02, 2021

이선혜, 김균환 씨 부부는 7년 전 서울을 떠나 경남 남해에 터전을 잡았다. 남해는 도시에서는 만난 적 없는 양질의 먹거리가 자생하는 고을. 뺨에 와 닿을 듯 가까운 바다에선 매일 펄떡이는 죽방멸치가 잡히고, 남쪽의 따뜻한 햇살을 듬뿍 받고 자란 향기로운 유자도 흔하다. 부부는 이를 제대로 배워 더 많은 이에게 남해의 먹거리를 알리기로 했다. 그렇게 사는 삶이 마을과 가족 모두의 미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3 / 10
/upload/living/article/202104/thumb/47703-448617-sample.jpg

 

반짝거리는 새것보다 세월의 때가 묻은 오래된 것들의 진정성을 알아보는 밀레니얼들은 독창적인 로컬 브랜드를 응원한다. 트렌드를 이끄는 크리에이터들 역시 이제 도시보다 지역이 지닌 고유한 자원에 주목하는 추세다. 서울과 떨어진 작은 마을들엔 어떤 가치가 빛나고 있을까? 자발적으로 서울을 떠나 전국 각지에서 뿌리내린 로컬 브랜드를 만났다. 익숙해서 잊힌 가치를 끄집어내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더해 지역사회에 훈훈한 새바람을 불어넣은 이들의 동화 같은 이야기. 여느 비즈니스 스토리와는 다른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준다.

3 / 10
/upload/living/article/202104/thumb/47703-448618-sample.jpg

촬영이 진행된 날은 김균환 대표의 녹차밭에 모종 심기 작업이 있는 날이기도 했다. 곧 이곳의 찻상은 앵강마켓이 직접 키운 차로 채워질 것이다. 소반은 브로손 제품.

촬영이 진행된 날은 김균환 대표의 녹차밭에 모종 심기 작업이 있는 날이기도 했다. 곧 이곳의 찻상은 앵강마켓이 직접 키운 차로 채워질 것이다. 소반은 브로손 제품.

3 / 10
/upload/living/article/202104/thumb/47703-448628-sample.jpg

뒤뜰의 조경 디자인은 안뜰에봄 김지혜 대표가 맡았다.

뒤뜰의 조경 디자인은 안뜰에봄 김지혜 대표가 맡았다.

인기 메뉴는 남해에서 자란 유자와 상큼한 페퍼민트 향이 어우러지는 블렌디드 티 ‘달스민’, 성숙한 찻잎과 줄기를 가향 로스팅해 쓴맛을 없앤 ‘호지차’다.

인기 메뉴는 남해에서 자란 유자와 상큼한 페퍼민트 향이 어우러지는 블렌디드 티 ‘달스민’, 성숙한 찻잎과 줄기를 가향 로스팅해 쓴맛을 없앤 ‘호지차’다.

인기 메뉴는 남해에서 자란 유자와 상큼한 페퍼민트 향이 어우러지는 블렌디드 티 ‘달스민’, 성숙한 찻잎과 줄기를 가향 로스팅해 쓴맛을 없앤 ‘호지차’다.

앵강마켓 외관.

앵강마켓 외관.

앵강마켓 외관.

앵강마켓 외관.

앵강마켓 외관.

앵강마켓 외관.

남해군 당항리 찻집의 젊은 부부

남해군의 해안가 절경은 빠뜨릴 곳 없이 다 훌륭하나, 남해 사람들이 제일로 치는 경치는 역시 앵강만이다. ‘꾀꼬리 앵(鶯)’에 ‘큰내 강(江)’ 자를 쓰는 앵강만은 ‘꾀꼬리 울음소리가 들리는 강 같은 바다’라는 뜻. 동쪽으로는 절벽을, 서쪽으로는 갯벌을 두르고 있어 외지인이 볼 땐 커다랗고 고요한 호수처럼 보인다. 실제로 앵강만 주변에는 꾀꼬리가 살지 않지만, 반짝이는 윤슬은 꾀꼬리의 청아한 울음을 연상케 한다. 앵강만을 왼편에 끼고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당항리라는 마을에 도착한다. 동네 점방이며 오래된 식당, 단층 건물을 따라 좁은 도로가 이어지는 풍경이 정겨운 곳. 이 골목의 유명 인사는 밝은 목조 외벽을 지닌 작은 찻집 ‘앵강마켓’이다.

고즈넉한 공간과 정갈한 찻상으로 알려지며 남해를 찾는 이들이 꼭 들러보는 카페 중 하나가 됐다. 사람들이 앵강마켓을 부러 찾는 이유가 꼭 차 한 잔을 위해서만은 아니다. 이곳은 남해의 먹거리를 소개하고, 더 많은 이가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로컬 제품을 판매하는 상점이기도 하다. 요리하기 편하게 소량 포장한 미역과 다시마, 밥을 지을 때 넣어 먹을 수 있는 톳, 유자·마늘·시금치로 만든 버터, 김 본연의 맛을 잘 살린 곱창돌김까지. 단정한 차림으로 손님을 기다리는 앵강마켓의 제품들은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앵강마켓’이라는 공간과 브랜드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이는 이선혜, 김균환 대표다. 이들은 7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맞벌이를 하는 부부였다. 남해를 마음의 고향으로 여기며 꾸준히 여행을 다니던 부부. 어느 날 마음에 들어 했던 건물이 매물로 나온 것을 알게 됐고, ‘그래, 이때다’ 싶어 어린 두 아이와 남해로 왔다. “마치 고향 같아요. 저희가 결혼하고 가장 오래 살았던 곳이 여기거든요.” 김균환 씨가 말했다. “땅이 우리를 품어주는 듯 따뜻한 느낌이 들고, 우리 가족이 누리는 삶의 질도 높아졌어요.”

3 / 10
/upload/living/article/202104/thumb/47703-448622-sample.jpg

탁 트인 창가 곁에 마루를 두었더니 계절을 더욱 잘 즐길 수 있게 됐다.

탁 트인 창가 곁에 마루를 두었더니 계절을 더욱 잘 즐길 수 있게 됐다.

앵강마켓에서는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도예가 김인호, 신동범 작가의 다구 작업도 소개한다

앵강마켓에서는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도예가 김인호, 신동범 작가의 다구 작업도 소개한다

앵강마켓에서는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도예가 김인호, 신동범 작가의 다구 작업도 소개한다

자연이 키운 먹거리, 사람이 만든 브랜드

부부는 오랫동안 ‘남해를 찾는 젊은 사람들의 맘에 꼭 들 만한 먹거리는 과연 뭘까?를 고민했다. “남해에는 좋은 먹거리가 많아요. 앵강만에서 잡히는 죽방멸치가 대표적이죠. 남해에선 고정식 그물을 설치하고, 물때에 맞춰 들어오는 멸치를 어획하는 정치망어업을 해요. 우리나라에서 어획량 1, 2위를 다투는 어장이 모두 여기에 있어요.” 그뿐이랴, 온화한 해양성기후 덕에 이모작을 할 수 있어 1년 내내 맛 좋은 식재료가 끊이지 않으며 남해의 해풍을 먹고 자라 칼슘과 칼륨 함량이 높은 마늘, 바다가 내어준 미역과 다시마, 온갖 해초류가 모두 진미다.

“저와 남편이 40대로 접어들 즈음부터 이런 고민을 했어요. 우리가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까? 앞으로 남해를 근거지로 살아가게 될 우리 아이들에겐 어떤 것을 가르쳐야 할까?” 부부의 결론은 남해의 로컬 식재료를 대중에게 소개하는 부부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이를 탄탄하게 쌓아 100년은 가는 브랜드로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부부는 자신들이 만들고자 하는 브랜드의 철학을 정리해나갔고, 그들과 함께 일해줄 브랜드 마케터와 디자이너를 찾았다. 

 

이원 스튜디오의 정계원 디자이너가 BI과 패키지 디자인을, 모루 테이블 장은혜 대표가 공간 컨설팅을 맡았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오픈 이후 1년이 채 되지 않아 대기업과 백화점 등에서 팝업 의뢰가 쏟아졌다. 앵강마켓은 오픈 후 3년이 된 지금까지 세 명의 조력자와 함께 브랜드를 일궈나가는 중이다. “이제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확고히 해나가는 한편, 제품을 다양화하는 단계죠. 요즘은 직접 세작한 잎차, 남해의 유자가 들어간 소금, 이곳에서만 나는 농산물인 땅콩호박으로 만든 파우더를 준비 중이에요.”

브랜드가 성장할수록, 앵강마켓의 카피 제품이 양산되거나 유통 관리가 버겁게 느껴지는 등 새로운 스트레스 요인도 생긴다. “앵강마켓이 더욱 공고해지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생각해요. 우선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난 삶에 감사하며 지내고 있기도 하고요.” 부부는 바다에서 철마다 다른 고기가 잡힌다는 것을 알고, 바다에 나가 아빠와 낚시를 하기 위해 밀물 시간을 헤아리는 아이들을 보며 행복을 생각한다. “꾸준히 오래 가고 싶어요. 로컬과 브랜드 그리고 가족의 삶이 모두 남해에서 나고 자란 건강한 재료들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먹기 편하게 잘라 패키징한 다시마와 미역.

먹기 편하게 잘라 패키징한 다시마와 미역.

먹기 편하게 잘라 패키징한 다시마와 미역.

앵강마켓 외관.

앵강마켓 외관.

앵강마켓 외관.

진열대 한쪽에 죽방멸치의 크기와 용도를 설명해두었다.

진열대 한쪽에 죽방멸치의 크기와 용도를 설명해두었다.

진열대 한쪽에 죽방멸치의 크기와 용도를 설명해두었다.

선물하기 좋게 보자기로 포장한 죽방멸치와 김.

선물하기 좋게 보자기로 포장한 죽방멸치와 김.

선물하기 좋게 보자기로 포장한 죽방멸치와 김.

이선혜, 김균환 씨 부부는 7년 전 서울을 떠나 경남 남해에 터전을 잡았다. 남해는 도시에서는 만난 적 없는 양질의 먹거리가 자생하는 고을. 뺨에 와 닿을 듯 가까운 바다에선 매일 펄떡이는 죽방멸치가 잡히고, 남쪽의 따뜻한 햇살을 듬뿍 받고 자란 향기로운 유자도 흔하다. 부부는 이를 제대로 배워 더 많은 이에게 남해의 먹거리를 알리기로 했다. 그렇게 사는 삶이 마을과 가족 모두의 미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CREDIT INFO

기획
김의미, 박민정 기자
사진
이지아, 정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