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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함께 성장하는 여행, 이을 프로젝트

사람과 지역, 꿈과 일상을 잇는 여행을 그린다. 산업체, 학교, 연구소, 지자체가 서로 뜻을 이어 만든 자생적 여행 프로그램 ‘이을 프로젝트’를 따라 세 가지 겨울 여정을 계획한다.

UpdatedOn November 2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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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성장과 지속 가능성을 꿈꾸는 여행, 이을 프로젝트

살아가듯 여행하고 싶다. 낯선 곳을 탐험하고 싶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맛보고 즐기고 누리는 것을 있는 그대로 경험하고 싶다. 지역의 삶과 생활을 살피고, 지속 가능성을 가치 있게 여기며, 새로운 여행 방식을 모색하는 모험가라면 지금 이을 프로젝트에 주목해야 한다. 이을 프로젝트는 산업체·학교·연구소·지자체가 머리를 맞대어 하나의 사업단을 조성하고, 지역이 상생하기 위한 여행 상품을 개발하도록 독려하는 사업이다. 2023년 이을 프로젝트 사업단 공모는 2022년 12월 중 진행할 예정이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뜨거운 열정을 지닌 지역 기반 관광 주체의 도전을 기다린다.

이을 프로젝트, 여행을 잇다
【 I 】 기업 Industry
여행 상품 기획을 지원하고, 전문 인력을 제공해 사업을 운영한다.
【U】 학교 University
교수와 학생이 아이디어를 제공해 사전 테스트를 진행하고, 인력 양성과 연구 개발을 수행한다.
【L】 연구소 Laboratory
전문가 집단으로서 연구 성과를 사업화하고 지식을 공유하며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다.
【L】 지역 행정 담당 기관 Local Government
유휴 공간 대여 및 예산 지원과 관련한 행정 절차를 원만하게 해결한다.

2022 이을 프로젝트 여행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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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도 원주 숲으로 3 Go - 산촌 Go, 감성 Go, 맛 Go!

    주관 - 한국농산어촌네트워크
    산림 자원을 테마로 트레킹과 캠프닉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운영

  • 울산 태화강 패들보드 레저 생태 문화 관광

    주관 - 월드라온
    태화강 패들보드 체험 및 십리대숲 등 산책 코스 운영

  • 경북 영양 별 볼일 없는 세상, 별 볼일 많은 영양!

    주관 - 별 따는 영양 농업회사법인
    참여 - 영양군
    별빛 샤워 체험 등 체류형 야간 관광 프로그램 운영

  • 부산 휠체어 장애인 부산 만끽 프로젝트

    주관 - 복지플랜
    국내 최초 장애인 수상 휠체어 활용 및 해수욕 체험 프로젝트

  • 강원도 일대 East of the DMZ

    주관 - 협동조합 강원피스투어
    참여 - 강원대학교 통일강원연구원
    DMZ 평화 관광 체험·교육 상품

  • 부산 영도구 영도 마린 어드벤처 파크

    주관 - 한국해양콘텐츠개발
    참여 - 한국해양대학교 평생교육원
    해양 레저 관광 공간 ‘마린 어드벤처 파크’

  • 부산 수영구 야간 레저 문화 관광 융복합 혁신 프로젝트 ‘바다 위 영화 극장’

    주관 - 블루윙
    참여 - 수영구
    영산대학교 국내 최초 야간 해양 레저 체험

  • 경북 영주 줌머 세대에게 놀이 여행을 허하라

    주관 - 문화콘텐츠생산자협동조합
    참여 - 영주시
    영주 근대역사문화거리를 무대로 원도심 탐험, 전통 놀이 체험

  • 강원도 강릉 강릉 바우길 투어와 함께하는 댕댕이 게임 시즌 1

    주관 - 함께온
    참여 - 가톨릭관동대학교, 강릉시
    반려동물 친화 여행 프로그램 운영

  • 경남 남해 남해 어부의 삶

    주관 - 양지
    참여 - 마을호텔 주식회사, 남해군
    문화 관광 거점 공간 ‘스페이스 미조’의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

  • 경북 영덕 메타블루오션 영덕 프로젝트

    주관 - 스마트크리에이터
    참여 - 영덕군, 고래산 권역 영농조합
    지역 특색을 반영한 프로젝트로 메타버스 세계의 영덕을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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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DMZ 평화 관광 프로그램 ‘East of the DMZ’

강원도 DMZ 평화 관광 프로그램 ‘East of the DMZ’

  • 강원도 DMZ 평화 관광 프로그램 ‘East of the DMZ’강원도 DMZ 평화 관광 프로그램 ‘East of the DMZ’
  • 부산 수영구 야간 레저 & 문화 관광 프로젝트 ‘바다 위 영화 극장’부산 수영구 야간 레저 & 문화 관광 프로젝트 ‘바다 위 영화 극장’
  • 강원도 강릉 ‘강릉 바우길 투어와 함께하는 댕댕이 게임 시즌 1’강원도 강릉 ‘강릉 바우길 투어와 함께하는 댕댕이 게임 시즌 1’
  • 경남 남해 문화 관광 거점 공간 ‘스페이스 미조’경남 남해 문화 관광 거점 공간 ‘스페이스 미조’
  • 부산 영도구 해양 레저 관광 공간 ‘마린 어드벤처 파크’부산 영도구 해양 레저 관광 공간 ‘마린 어드벤처 파크’
  • 부산 ‘휠체어 장애인 부산 만끽 프로젝트’부산 ‘휠체어 장애인 부산 만끽 프로젝트’
  • 경북 영주 ‘줌머 세대에게 놀이 여행을 허하라’경북 영주 ‘줌머 세대에게 놀이 여행을 허하라’
  • 경북 영덕 ‘메타블루오션 영덕 프로젝트’경북 영덕 ‘메타블루오션 영덕 프로젝트’
  • 경남 남해 스페이스 미조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 ‘남해 어부의 삶’경남 남해 스페이스 미조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 ‘남해 어부의 삶’

이을 프로젝트, 색다른 경험, 남다른 콘텐츠를 발굴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19년부터 이을 프로젝트 공모전을 통해 관광자원이 상대적으로 덜 발굴된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단을 선정, 지원 사업을 전개했다. 잠재된 여행 콘텐츠를 발굴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가 나아가려는 바다. 이 과정에서 여행자는 다채롭고 색다른 경험을, 지역민은 전에 없던 양질의 일자리를 기대할 수 있으니 거대한 선순환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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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 ‘숲으로 3 Go - 산촌 Go, 감성 Go, 맛 Go!’

강원도 원주 ‘숲으로 3 Go - 산촌 Go, 감성 Go, 맛 Go!’

  • 강원도 원주 ‘숲으로 3 Go - 산촌 Go, 감성 Go, 맛 Go!’강원도 원주 ‘숲으로 3 Go - 산촌 Go, 감성 Go, 맛 Go!’
  • 울산 ‘태화강 패들보드 레저 생태 문화 관광’울산 ‘태화강 패들보드 레저 생태 문화 관광’
  • 경북 영양 ‘별 볼일 없는 세상, 별 볼일 많은 영양!’경북 영양 ‘별 볼일 없는 세상, 별 볼일 많은 영양!’

이을 프로젝트 따라 알차게 여행하는 법

올해로 4년 차에 접어든 이을 프로젝트는 한층 알찬 기획으로 여행자를 불러 모으는 중이다. 하루가 다르게 깊어 가는 겨울, 이을 프로젝트 사업 진행지 중 계절의 정취를 만끽하기 좋은 세 곳으로 짧은 여행을 떠났다. 경북 영양 국제밤하늘보호공원 캠핑장에서 쏟아지는 별을 보고, 울산 태화강에서 패들보드를 타다가, 강원도 원주의 휴양림에서 ‘불멍’을 하며 치유의 시간을 보냈다. 세 곳 모두 지역민의 참여와 기획으로 이루어진 참신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이 지닌 고유의 매력을 흠뻑 느끼게 했다. 사람을 잇고 새 길을 잇는 것. 이을 프로젝트의 모토를 되새기는 여정이었다.

#1 별빛 영양

지금 이 순간, 모든 별이 나를 향해 빛을 발하고 있다. 경북 영양에서 생애 가장 황홀한 밤하늘을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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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양

이을 프로젝트 체험기 ①
체류형 밤하늘 감상 프로그램
어두워져야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는 것들이 있다. 묻어 둔 진심, 고결한 영감, 별빛과 달빛 같은…. 문득 어둠을 찾아 떠나겠다고 결심한 이유다. 내비게이션에 입력한 목적지는 ‘영양수비별빛캠핑장’. 여기서 별빛이란 공허한 수식어가 아니다. 영양군 수비면은 국제밤하늘보호공원을 품은 고장이고, 캠핑장은 바로 이 공원 안에 자리한다. 1000미터가 넘는 통고산·백암산·검마산에 둘러싸인 청정 구역이 국제밤하늘협회의 보존 조치를 따르는 국제밤하늘보호공원으로 지정됐다. 2015년의 일이다.
“영양을 두고 내륙의 섬이니, 한반도 남녘에서 가장 어두운 곳이니 우스개로 부르곤 하죠. 이 오지까지 오느라 고생 많았어요.” 별 따는 영양 농업회사법인(이하 ‘별 따는 영양’) 성숙현 이사가 친근하게 말을 붙인다. 이을 프로젝트의 지원 아래 별 따는 영양을 운영 중인 그는 국제밤하늘공원 지정 이래 영양수비별빛캠핑장을 베이스캠프 삼아 밤하늘 투어를 비롯한 체류형 체험 활동을 기획해 왔다. “영양의 근사한 밤하늘을 더 널리 알리고 싶어 영양군과 협력해 지역 자체 일자리 브랜드 ‘밤하늘해설사’도 양성했어요. 별 해설과 망원경 작동법 등 실용적인 교육을 진행해요. 이를 자양분 삼아 한국 최초 밤하늘 전문 여행사를 설립할 계획이랍니다.”

해가 떨어졌어도 별빛은 금세 찾아오지 않는다. 그러니 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별 따는 영양이 기획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차근차근 도전해 본다. 우선 목공예부터. 튼튼한 나무 트레이, 사물함, 접이식 테이블, 박스 덮개에 이르는 여러 가지 캠핑용품을 만든다. 준비한 나무판자엔 오목하고 볼록한 홈이 있어 조립만 잘하면 절반은 따라간다. 고운 나무 색을 더하고 윤을 내기 위해 도료를 칠하면 어엿한 나만의 캠핑용품이 뚝딱 탄생한다.

이제 일용할 양식을 마련할 차례. 영양의 관광자원 중 별빛이 으뜸이라면, 버금은 고추다. 맛 좋기로 유명한 영양 고추를 빻아 만든 고춧가루 100그램에 메주 가루 80그램, 소금 40그램, 물 150밀리리터 정도를 넣고 섞으면 천하의 ‘요알못’이라도 누구나 손쉽게 고추장을 완성한다.

그리고 하나 더. 탄생 별자리 액자 만들기다. “그거 아세요? 탄생 별자리는 생일로부터 반년이 흘러야 밤하늘에 떠올라요. 쌍둥이자리는 5월 21일부터 6월 21일까지 태양 궤도(황도)와 겹치는 별자리라, 태양이 정반대에 놓이는 지금이 관측 적기예요. 제우스의 두 아들, 폴룩스와 카스토르의 이름을 딴 두 별이 꼭짓점에 놓이니 잘 관찰해 보세요.” 쌍둥이자리 밑그림 위에 반짝이는 비즈를 하나하나 붙여 나가는 동안 사위가 어두워진다. 밖으로 나갈 시간이다.

목성과 토성이 검푸른 밤하늘을 은은하게 밝힐 때, 성 이사는 레이저 포인터를 들어 먼 곳을 가리킨다. “견우성과 직녀성 사이에 흐르는 구름 같은 것, 저게 바로 은하수예요.” 은하수를 맨눈으로 보는 이 밤, 이 눈부신 순간.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일등성이 열다섯 개인데, 그중 일곱 개가 겨울철 밤하늘에 떠올라요. 이 계절만큼 별을 관찰하기 좋은 때도 없죠.”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별빛 하나가 사선을 그리며 미끄러진다. 별똥별이다.

저 모든 별이 나를 향해 빛나고 있다. 경북 영양의 영양수비별빛캠핑장에서 생애 가장 황홀한 밤하늘을 마주했다.

별 따는 영양 농업회사법인×영양군
별 따는 영양은 밤하늘 여행을 이끄는 친절하고 사려 깊은 안내자다. ‘별빛 샤워 체험’ ‘오지 은하수 투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야간 여행 프로그램을 기획해 선보인다. 2023년 여름에는 별빛 샤워 체험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는 별 전망대를 캠핑장 뒷산에 조성할 예정이다. 영양군에서는 이를 위해 행정 및 생태 공원 내 시설물을 지원하고, 별 따는 영양과 공동으로 밤하늘해설사를 양성해 야간 관광 상품 운영에 투입하는 선순환을 구축한다.
주소 경북 영양군 수비면 본신로 213
문의 010-4517-2046

#2 물빛 울산

하나, 둘, 셋. 숨을 참고 일어선다. 울산 태화강 패들보드 위에서 더없는 평화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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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산

이을 프로젝트 체험기 ②
태화강 패들보드 레저 생태 문화 관광
태화강 수면에 패들보드가 미끄러져 나아간다. 강 옆으로는 빌딩이 빼곡한 도심과 2014년에 복원한 누각 태화루가 울산만의 고유한 경관을 완성한다. 잔물결이 강줄기에 늘어지고, 십리대숲에서 불어온 싱그러운 바람이 몸을 스친다. 속을 내보이는 투명한 강물과 신선한 공기가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패들보드가 여전히 물살을 가르고 있다. 이 또한 울산만의 풍광일 것이다. 상상이나 했을까. 태화강에 패들보드를 띄우고 노니는 지금 이 순간이, 수십 년 전엔 미처 꿈도 꾸지 못한 광경임을 말이다.

잠시 아득한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본다. 한국 최대 공업 도시 울산은 경제 성장의 부산물을 태화강에 쏟았고, 폐수를 받아 낸 강은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어 방치됐다. 1990년대까지 그렇게 악화되기만 한 상황은 2000년대에야 비로소 개선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다. 울산시와 시민이 강을 정화하기로 결정했고, 오염된 구석구석은 이내 경이로운 변화를 일궜다. 물고기와 새가 돌아와 대를 이어 생을 꾸렸으며, 십리대숲 일원은 국가정원으로 지정됐다.

1급수 태화강은 이제 뭇 생명을 보듬는 터전이자 도심 복판의 휴식 공간으로 널리 사랑받는다. 기적보다 놀라운 변화다. 2019년, 태화강은 또 한 번 전환점을 맞는다. 월드라온 김정기 대표가 태화강에 최초로 레저 스포츠를 들여왔는데, 그게 바로 패들보드였다.

울산에서 태어나 해양 레저 활동과 사업에 전념하던 김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이을 프로젝트 공모 포스터를 발견했다. “그간 재미있게 즐기던 패들보드를 모두가 즐기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들었죠. 노를 저어 나아가기도 하고, 마음 내키는 대로 쉬면서 경치를 감상하기도 하는 패들보드는 태화강에 여유와 낭만을 더하기에 손색없는 액티비티니까요.”

울산대학교 산학협력단, 울산시와 함께 컨소시엄을 꾸린 김정기 대표의 월드라온은 2019년 이을 프로젝트 사업단으로 선정되어 올해로 운영 4년 차를 맞는다. 패들보드에 올라 태화강을 누빈 뒤에 십리대숲, 동굴피아, 태화강 전망대를 여행하는 동선이 세 주체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현실화되었다. 울산대학교는 레저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패들보드 지도자 자격증 과정을 창설했으며, 울산시와 울산시 남구는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여행을 움츠러들게 했지만 태화강 패들보드는 누적 수만 명이 만끽한 울산 대표 레저 스포츠로 발돋움했다. 태화강의 다음 단계를 레저 스포츠에서 찾고자 한 여러 시도와 맞아떨어지는 기획으로 이을 프로젝트 우수 사업단에 꼽히기도 했다.

단 한 명이 탑승한다 해도 패들보드는 성실하게 출발한다. 많이 얻기보다 많이 누리길 바라는 김 대표의 마음은 태화강에 첫 번째 패들보드를 띄웠을 때부터 지금껏 변하지 않았다. 노를 저어 미끄러지니, 맑은 물살이 태화루와 울산 도심을 그대로 투영한다. 십리대숲에 내려 대나무 우거진 길을 산책한다. 동굴피아와 태화강 전망대에도 선착장이 있으니, 패들보드에서 내리는 그곳이 곧 여행지다. 돌아온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고 기억에 새기는 동안 태화강 패들보드 위에는 오늘도 고요한 치유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고 기억에 새기는 동안 태화강 패들보드 위에는 오늘도 고요한 치유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월드라온
태화강 생태 환경을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패들보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태화강 패들보드는 울산대학교, 울산시, 울산시 남구와 협력해 이곳에서 처음 운영한 레저 스포츠 프로그램이다. 태화교와 십리대숲교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자유 코스와 십리대숲·동굴피아·태화강 전망대 선착장까지 가서 여행하고 돌아오는 코스, 노을을 감상하는 코스 등 총 다섯 가지 코스를 마련한다.
주소 울산시 남구 신정동 1513 태화강둔치 공영주차장
문의 052-977-7805

#3 풀빛 원주

가을이 남기고 간 마지막 낙엽이 함박눈처럼 포슬포슬 떨어진다. 나무 그늘 아래,
장작을 때고 불멍을 한다. 강원도 원주 피노키오 자연휴양림에서 보낸 하루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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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주

이을 프로젝트 체험기 ③
사유림 개발 교육 및 체험형 프로그램
산 너머 산이다. 치악산 자락의 크고 작은 고개를 에둘러 흐르던 도로가 신림터널에 다다른다. 원주의 산천을 여행할 때면 ‘한반도 땅 7할이 산’이란 말이 사실에 가깝다는 걸 몸으로 깨닫는다. “엄밀히는 국토의 64퍼센트를 산지로 봅니다. 그중에서도 60퍼센트가량은 산주가 부재하거나 방치 중인 사유림이죠.” 피노키오 자연휴양림에서 만난 한국농산어촌네트워크 김소민 이사가 운을 뗀다. 그는 사유림이 지닌 잠재적 가치를 발굴해 흥미로운 산림 여행 프로그램을 설계해 온 눈 밝은 청년이다. “2019년 이을 프로젝트를 시행한 첫해, 원주 소재 임업 기업인 농업회사법인일구팔삼과 한라대학교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역 사유림 관광 콘텐츠 개발을 시작했어요. 이듬해 2차 연도 사업단으로 다시 선정되면서 경동대학교 교수진이 참여해 한국농산어촌네트워크를 설립했습니다. 그 뒤 본격적으로 체류형·교육형 산림 관광 비즈니스 모델을 고안해 오늘에 이르렀죠.”

한국농산어촌네트워크는 산야초만 무성하던 89만 2000여 제곱미터(약 27만 평)의 피노키오 자연휴양림에서 이을 프로젝트의 지원을 도움닫기 삼아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숲으로 3 Go’라는 흥미진진한 이름을 내건 기획의 부제는 ‘산촌 Go, 감성 Go, 맛 Go!’다. 오늘 첫 코스는 ‘산촌 Go’로, 숲 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드넓은 숲을 누비는 것이다. 본격적인 산책로에 진입하자 청신한 바람과 함께 짙은 숲 내음이 밀려든다. 하늘에선 황금빛 낙엽이 눈처럼 흩날린다. “낙엽송이에요. 여긴 낙엽송이 유독 많아요. 다른 나무가 잎을 다 떨군 다음에 낙엽송이 지기 시작해서, 가을의 끝과 겨울의 시작을 알린다고들 해요.” 아름다운 낙엽송에서 영감을 얻어 ‘골든 포레스트 페스티벌’도 연단다. 청년과 사유림 산주를 연결하고, 임도를 직접 거닐며 지형을 관찰하는 행사다.

슬슬 ‘감성 Go’로 넘어가 본다. 장작 패기로 일상 속 스트레스를 날리고, 불멍으로 평온한 마음을 되찾는 시간이다. 일단 보호 장구를 착용한 뒤 도끼를 든다. 요령이라곤 없는 책상물림에겐 묵직한 도끼를 놀리는 일부터 쉽지 않다. 스트레스가 풀린다더니,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이는 건 아닐까. 다행히 걱정은 짧고 희열은 크다. 지역민 어르신의 시원스러운 도끼 놀림 끝에 쩍 갈라지는 장작을 보면서 대리 만족을 느낄 수 있으니까. 장작이 다 준비됐다면 화로와 캠핑 의자를 카트에 넣어 ‘캠프닉’을 떠난다. 트레킹을 하면서 지나 온 숲길을 복기하며 마음에 드는 장소를 골라, 그곳에서 자리를 펴고 불멍을 한다. 타닥타닥. 장작 타는 소리가 이렇게나 감미로웠던가. 그 소리가 꼭 음악 같아서 잠시 눈을 감고 귀 기울인다. 시각이 부재하니 청각은 더 예민해진다. 스르르, 스르르. 바람 부는 소리 속에 낙엽이 땅에 내려앉는 소리가 섞인다.

이제 남은 장작을 그러모아 음식을 만들 차례. ‘맛 Go’는 강원도 향토 음식인 메밀전을 부쳐 먹는 코스다. 기름에 달군 솥뚜껑에 배춧잎과 참나물을 척 얹고 메밀 반죽을 두른다. 아, 고소한 향에 눈앞이 아찔하다. 숲에서 보낸 한나절을 갈무리하는, 따뜻하고 포근한 시간이다.

타닥타닥. 장작 타는 소리가 이렇게나 감미로웠던가. 그 소리가 꼭 음악 같아서 잠시 눈을 감고 귀 기울인다.

한국농산어촌네트워크
팬데믹 이후 안전하고 한적한 자연 중심의 관광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산림 관광을 직접 경험하고 콘텐츠 발굴을 장려하는 한국농산어촌네트워크의 존재감은 특별하다. 드넓은 휴양림을 무대로 다양한 숲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해 지역민의 수익 창출에 기여하고, ‘5도 2촌’을 꿈꾸는 중장년 산주에게는 산림 관광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주소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소야1길 72
문의 070-7537-1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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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editor 강은주, 김규보
photographer 신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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