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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라의 엄마가 심리학에게 묻다

폭발하듯 화가 날 때는 자신을 먼저 위로해주세요


Q 우리 애는 엄마와 아빠를 반반 닮아 더없이 예쁘고 사랑스러운 딸이에요. 그런데 잠투정이 너무 심해 재우기가 힘들어요. 평소에는 같이 잘 웃고 놀아주다가도 재울 때 투정을 심하게 부리면 결국 아기에게 버럭 신경질을 내게 돼요. 6개월 된 아이에게 화풀이하듯 소리를 지르기도 합니다. 
혼자 고민도 많이 하고 울기도 하며 고치려고 노력하는데도 막상 그 상황에 부닥치면 또 못 참고 화를 내게 됩니다. 아니면 제가 다중인격인 걸까요? 생각해보면 화를 잘 내던 아버지의 성격을 제가 닮아버린 것 같아요. 화가 나려고 할 때 아이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이대로는 정말 안 될 것 같습니다. ID 제이디

제이디 님, 많이 괴로우시죠? 그렇지만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그런 자신의 행동을 인식하고 타인에게 솔직하게 털어놓는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제이디 님은 성숙한 엄마가 되기 위한 길목에 들어서신 거예요. 
우는 아이 앞에서 시쳇말로 뚜껑이 확 열리는 경험, 대부분의 엄마들이 경험하지요. 상담 일을 하는 저 역시 초보 엄마 시절에 그랬다면 믿으시겠어요? 그때 제가 아이 앞에서 폭발하기를 멈춘 것은 나 자신의 행동을 정신 똑바로 차리고 지켜보면서부터였어요. 
속에서 뭔가가 차올라와 가슴이 터질 듯 분노가 치밀어 오르면서 온몸에 힘이 들어가고 무력한 아이 앞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는 나를, 괴로웠지만 한 편의 공연이나 마임에 주목하듯 내 행동을 마음으로 지켜보는 거예요. 
다만 비난이나 억압 없이 이루어져야 해요. ‘이러지 말아야지, 당장 고쳐야지’ 하며 자책할수록 자신의 행동을 제대로 지켜볼 수 없고 분노가 더 커지거든요. 그렇게 주시하기를 몇 차례 반복하니 제가 하는 행동이 조금씩 싱겁게 느껴지기 시작했고 폭발하는 행동이 서서히 잦아들었어요. 

그리고 나중에 알았죠. 제가 아이가 우는 행동을 견딜 수 없어 한다는 사실을요. 아이가 우는 것이 어린 시절 내 앞에서 울던 내 어머니를 연상시켰던 거예요. 내게 매달려 울던 어머니가 어린 나에게 얼마나 큰 공포였는지 그때야 알았어요.
아이에게 짜증이 나는 자신, 화내는 자신을 그대로 지켜보세요. 그 행동을 멈추고 난 뒤에도 자신의 감정에 더 머물러 그 감정을 충분히 느껴보세요. 몸과 마음이 얼마나 화나 있는지, 어떻게 힘들어하고 있는지 경험하세요. 
그리고 분노로 출렁이느라 힘들었던 자신을 토닥여주세요. 내 안에 나도 어쩔 수 없는 미숙한 내가 존재하고 있음을 그냥 인정해주세요.

아이 앞에서 분노는 보통 두 가지 이유로 일어나요. 첫 번째는 내 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 당황하고 두려워서 폭발하는 경우예요. 두 번째 이유는 제 경우처럼 어린 시절의 불편했던 기억이 떠올라 정서적으로 폭발하기 때문이에요. 
가족 중에서 투정하거나 칭얼거리는 말투로 제이디 님을 힘들게 한 사람은 없었는지 되돌아보세요. 아니면 투정부리는 말투를 절대 용서하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제이디 님 이 성장하셨을 수도 있어요. 
그 어떤 원인이든 제이디 님이 찾으셔야 해요. 마음속에서 ‘그래, 맞아!’ 하는 느낌이 느껴진다면 원인을 제대로 찾으신 거예요. 그렇다면 그런 환경에서 힘들어했을 나 자신을 많이 위로하고 이렇게 반복해서 되뇌어보세요. 
“아이는 어른에게 충분히 그럴 수 있어. 아이 잘못이 아니야”라고요. 물론 아이의 잠투정을 그냥 받아주라는 말은 아니에요. 다만 제이디 님이 이성적인 상태라야 아이의 잠투정을 객관적으로 인정하고 참을 수 있어요. 아이가 크면 결국 고쳐질 버릇이니까요. 
또는 잠들 때마다 심리적으로 또는 신체적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아이도 있어요. 만약 그런 것이라면 불편함을 해결해줘야 할 거예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육아는 내 아이뿐 아니라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 기회라는 걸 잊지 마세요.

BB COUNSELLING
‘사랑스러 운 아이를 낳았는데, 왜 우울한 걸까?’, ‘혹시 나도 슈퍼우먼 콤플렉스는 아닐까?’ 아이의 엄마이자 여자로서 마음이 고단하다면 <베스트베이비> 편집부로 메일(bestbaby11@naver.com)을 보내주세요. 박미라 작가가 선배 엄마의 입장에서 어드바이스를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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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미라씨는요…  
  • 가족학과 여성학을 공부했다 . 현재는 심신통합치유학을 공부하며 한겨레문화센터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 ‘치유하는 글쓰 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육아수필집 <엄마 없어서 슬펐니?>, 감정 치유 에세이 <천만 번 괜찮아> 등을 집필했다. 

Credit Info

기획
이명희 기자
박미라
일러스트
경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