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최근 검색어 모두 지우기
네이버포스트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통합 검색

마인드
더 보기+

박미라의 엄마가 심리학에게 묻다

고부간 소통, 일정한 거리감이 필요합니다

박미라
정리
양한나
사진
게티이미지뱅크코리아
2021.09.27

Q 저는 시어머니와 함께 살아요. 맞벌이를 하다 보니 식사도 모두 어머니가 챙겨주시고, 아이도 직접 돌봐주세요. 이렇게 저를 도와주시는데도, 요즘 아이에게 농담으로나마 제 흉을 보시는 시어머니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여요.

지각할까 봐 아침에 뛰쳐나가는 저를 보고 “네 엄마는 일찍 일찍 준비하지, 왜 아침마다 저렇게 전쟁이라니?”라고 말씀하세요. 차라리 저한테 직접 말씀하시면 좋겠어요. 시어머니에게 불만이 있을 때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까요? 시어머니가 저 때문에 상처받는 것도 원치 않는데 말이죠.
진우(10개월) 엄마


진우맘님은 남들이 모두 부러워할 만한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군요. 이런 시어머니라면 친구들에게 불만을 토로할 수도 없을 겁니다. 복에 겨웠다고 한 마디씩 할 테니까요. 그렇게 좋은 시어머니를 미워하다니 ‘나는 참 나쁜 사람인가 보다’ 하는 자책과 자기 비난도 강해질 거구요.

그러나 저는 이해합니다. 착하고 헌신적인 부모가 만드는 덫이 의외로 단단하거든요. 무엇보다 시어머니와 적당하게 거리 두기를 하셔야 합니다. 보통 첫아이를 낳은 초보맘들은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 때문에 육아를 부모님에게 맡기고 싶어합니다. 혈육이니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또 무보수로 아이를 돌봐주실 거라는 낙천적인 생각도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신세를 질수록 대신 치러야 하는 대가가 있습니다. 

3 / 10
/upload/best/article/202109/thumb/49144-466990-sample.jpg

 

손자들에 대한 부모님의 교육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진우맘님처럼 시어머니의 잔소리에 적절한 대처조차 할 수 없게 됩니다. 나에게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아이를 맡기는 대신 그만큼 부모님에게 심정적으로 약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면 젊은 부모는 아이를 키우면서 성장하고 성숙하기보다는 친정 부모나 시부모와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온힘을 쏟게 됩니다. 아이를 가운데 두고 조부모와 부모가 힘겨루기를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육아에 관한 한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말라고 주장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만약 여의치 않다면 적절한 보수를 드리든지, 오전이나 오후 반나절만이라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겨서 부모님의 노고를 덜어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으로 부모님의 노고에 대한 보답이 다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확한 ‘거래’가 서로를 존중하게 만들고, 고부 관계에서 유지해야 하는 거리감을 만들어줍니다.

3 / 10
/upload/best/article/202109/thumb/49144-466991-sample.jpg

 

또한 저는 진우맘님이 어른과 대화하는 방법에 대해 아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의 ‘선한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는 겁니다.
시어머니가 아이 앞에서 늑장부리는 진우맘님의 흉을 보신다면 이렇게 얘기해보세요. “어머니, 제가 부지런하지 못해서 걱정되시죠? 어머니 마음 알겠어요. 근데 저는 진우 앞에서만큼은 멋진 엄마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어머니가 진우한테 그렇게 말씀하시면 농담인 줄 알면서도 마음이 아프네요.” 이런 식으로 진우맘님이 아이에게 멋진 엄마이고 싶다는 의도를 정확하게 밝히시는 거예요.

시어머니를 공격하거나 비난하지 않으면서 말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비폭력 대화법’을 공부하거나 워크숍에 참가해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부모님과 적절한 거리감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의사를 부드럽지만 정확하게 표현하게 된다면 진우맘님은 누구보다 훌륭한 고부 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겁니다.
 

박미라
가족학과 여성학을 공부했다. 현재는 심신통합치유학을 공부하며 한겨레문화센터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 ‘치유하는 글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육아수필집 <엄마 없어서 슬펐니?>, 감정 치유 에세이 <천만 번 괜찮아> 등을 집필했다. 

 

함께 볼만한 추천 기사
  • 마인드
  • Q&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