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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 않으면 제대로 즐길 수 없는 법

아이와 첫 도서관 나들이

On November 11, 2019

도서관은 수많은 책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으면 제대로 즐길 수 없는 법.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돌쟁이 아이도 도서관을 편하고 자유롭게 드나들며 이용할 방법은 없을까? 도서관과 친해지는 비법, 그리고 아기와 함께 도서관 갈 때 지켜야 할 에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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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는 세상만사 궁금한 것 천지다. 이제 막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유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손을 꼭 잡고 있는 엄마 손이 성가셔 뿌리치고, 내가 원하는 곳 어디든 마음껏 돌아다니고 싶다. 이런 천방지축 돌쟁이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이라니! 엄두가 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생각을 달리하면 된다. 욕심을 버리자. 그저 도서관으로 ‘가기만’ 하면 된다.도서관엔 수많은 책이 있다. 어디로 눈을 돌려도 온통 책뿐이다. 도서관에 가는 아이는 가르쳐주지 않아도 자연스레 책을 보기 시작한다. 시키지 않아도 한 손에 책을 꺼내 들게 된다. 무엇보다 도서관의 공기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아이들은 놀랍게도 그 공기를 알아차린다. 도서관에서 책에 얼굴을 파묻은 채 행복한 몰입 중인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아이의 독서는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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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서관에서 ‘책 읽지 않을 권리’를 아이에게 주자.
도서관이라 하면 다소 딱딱한 분위기가 먼저 떠오른다. 정숙해야 할 것 같고, 아무리 아이라지만 의젓한 모습으로 책을 정독해야 할 것 같다. 이런 경직된 생각이야말로 어린아이의 부모라면 경계해야 할 점이다. 독서교육 지침 에세이라 불리는 다니엘 페다크의 저서 <소설처럼>에 재미난 문구가 나온다. 이른바 ‘책읽기에 대한 열 가지 권리’인데, 만약 내 아이가 도서관을 사랑하게 만들고 싶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조항이기에 옮겨본다.

책을 읽지 않을 권리 건너뛰며 읽을 권리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책을 다시 읽을 권리 아무 책이나 읽을 권리 마음대로 상상하며 빠져들 권리 아무 데서나 읽을 권리 군데군데 골라 읽을 권리 소리 내서 읽을 권리 읽고 나서 아무 말도 안 할 권리

위 10가지 조항을 정리해보건대 책읽기의 당위성만 강요할 경우 독서가 오히려 싫어지게 되니 그 점을 경계하라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2. 아이와 도서관에 갔다면 ‘○○을 해야만 한다’라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무엇보다 오픈 마인드가 중요하다. ‘이걸 읽어야만 해’, ‘처음부터 끝까지 봐야 해’, ‘이렇게 도서관까지 왔으니 최소 몇 권은 읽어야지’라는 생각은 잊자. 또 책을 똑바로 들고 봐야 한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돌쟁이 아이들은 당연히 형태를 이해하지 못한다. 설령 그림책을 거꾸로 들고 있다 한들 아이는 그 사실조차 모를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돌쟁이 아이의 ‘책 보는 방식’으로 인정해야 한다. 엄마 눈엔 ‘거꾸로’지만 아이 눈에는 신선한 자극을 주는 이미지일 수 있다. 모든 고정관념과 마음의 부담감은 버리고 나들이 가듯 도서관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3. 도서관을 ‘잘’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똑같은 ‘어린이도서관’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하더라도 시설은 천지 차다. 신발을 신고 들어가는 미취학 유아들에게 맞춰진 곳이 있는가 하면, 마음껏 기어 다닐 수 있는 ‘아기 중심’ 도서관도 있다. 푹신한 매트가 깔려 있거나 마룻바닥 또는 온돌을 갖춘 곳이라면 금상첨화. 보다 편한 마음으로 도서관을 이용하고 싶다면 아기에게 친숙한 공간을 제공하는 곳 위주로 선택해보자. 공간이 편안해야 마음도 정을 붙일 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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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쟁이 아이 도서관과 친해지려면?
•​책은 직접 고르게 한다
책을 찾아내는 것, 내 마음에 꼭 드는 책을 발견하는 것은 아이가 ‘새 친구를 사귀는 것’과 마찬가지다. 도서관에서는 아이가 마음껏 책을 고를 기회를 주자. 도서관은 아이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장이 돼주기도 한다. 만약 아이가 책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면 그때 엄마가 적극적으로 도와줘도 좋다. 가령 인형이 달린 책이나 팝업북처럼 아이의 관심을 끌만한 것을 골라 책과 친해질 기회를 주는 것. 단, 사운드북은 아무래도 시끄러울 수 있으니 대출해서 밖에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리 선택에 주의한다
햇빛이 들어오는 창가에 앉아서는 안 된다. 아직 제대로 의사 표현을 하지 못하는 아이는 “엄마, 햇빛이 책에 반사되어 눈이 부셔요”라는 말을 하지도 못한 채 얼굴을 찡그릴 것이다.

•​얇은 무릎담요를 챙기자
유아용 열람실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간혹 바닥이 차갑기도 하다. 이럴 때 얇은 무릎담요를 깔아주면 좋다. 또 엄마도 아이와 함께 다리를 쭉 뻗고 편한 자세로 책을 읽고 싶을 때 무릎 덮개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처음엔 10~20분이면 충분하다
어린아이들은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한다. 엄마는 ‘이왕 왔으니 적어도 30분, 1시간은 있어야 본전을 뽑는다’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아이는 조금만 갑갑해도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한다. 그러니 일단 욕심을 버려라. 아이가 나가자고 손을 잡아끈다면 도서관 바깥 공간이나 휴게실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 날이 좋을 때에는 도서관 주변을 산책해도 좋다.

 

아이와 함께 지켜야 할 도서관 에티켓
•​​손은 깨끗이!
손에 끈적끈적한 것을 묻힌 채 책을 넘겨서는 안 된다. 기본적인 위생 관리는 필수. 깨끗한 손으로 책장을 넘기게 돌보고, 도서관에 먹을 것을 가져가지 않는 기본 에티켓을 지키자. 아이가 간식을 먹고 싶어 할 때에는 반드시 밖에 나가 먹도록 한다.

•​​실수로 책을 찢었을 때는?
아직 어린아이인 터라 책을 물어뜯거나 찢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기도 하다. 아이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었는데도 책장을 넘기는 손길이 미숙해 의도치 않게 책장을 쫙 찢어버리기도 한다. 이럴 때에는 당황하지 말고 사서에게 상황을 설명하면 된다. 책을 손상시켰을 때 나름의 규정이 있으니 그대로 따르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아이에게는 ‘책은 소중히 여겨야 된다’고 차근차근 설명해주자. 말귀를 못 알아듣더라도 엄마의 눈빛과 말투가 아이 몸에 배어들 것이다. 아이가 책을 망가뜨릴까 봐 걱정된다면 처음에는 찢어지지 않는 두꺼운 보드북 위주로 보자.

•​​안전사고에 유의한다
어린이도서관이라 하더라도 어린아이에게는 위험한 요소가 있을 수 있다. 책상이나 의자에 올라갈 수도 있고, 어설픈 손짓으로 책을 꺼내다 떨어트릴 수도 있다. 아직은 어린아이니 안전사고에 신경을 쓰도록 하자.

 PLUS TIP  도서관을 주제로 한 재미난 그림책
1. 도서관 아이 | 도서관 자원봉사자인 엄마를 따라 아기 때부터 날마다 도서관에서 지내게 된 아이 ‘솔이’의 이야기. 도서관에서 책과 함께 자란 아이에게 일어나는 행복한 변화와 잔잔한 감동을 담았다. 순천 기적의도서관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프로 한 작품. 채인선 글, 배현주 그림, 1만2000원, 한울림어린이


2. 도서관 | 책 읽는 걸 너무나 좋아하는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책만 읽는다. 책 때문에 침대가 부서지고 책장이 무너져 내리기도 한다. 더 이상 집에 책을 둘 곳이 없자 엘리자베스는 지금껏 읽은 책으로 시골 마을에 도서관을 세운다. 못말리는 책벌레의 일상을 맑은 수채화로 그렸다. 사라 스튜어트 글, 데이비드 스몰 그림, 8500원, 시공주니어


3. 도서관에 간 박쥐 | 사서 선생님이 깜빡하고 도서관의 창문을 열어놓은 채 퇴근을 했다. 그 덕분에 책 읽기를 좋아하는 박쥐들의 신나는 책 축제가 펼쳐진다. 도서관에 들어온 박쥐들은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서로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벽 앞에서 그림자놀이도 하고, 복사기에 몸을 복사하며 즐거워한다. 서서히 날이 밝는다. 책 축제가 끝나는 게 아쉬운 박쥐들은 언젠가 또 사서 선생님이 자신들을 위해 도서관 창문 하나를 활짝 열어줄 그날을 기약하며 열린 창문을 통해 하늘로 훨훨 날아간다. 브라이언 라이스 글·그림, 1만원, 주니어RHK

북스타트를 아시나요?
북스타트는 ‘책 읽는 사회문화재단(북스타트코리아)’과 지방자치단체가 손잡고 펼치는 사회적 육아 지원 운동으로 아이와 부모가 그림책을 매개로 소통하도록 돕는다. 말 그대로 어릴 때부터 책을 가까이 함으로써 책 읽는 습관의 출발점이 되고자 하는 북스타트(bookstart) 운동은 1992년 영국에서 처음 시작된 뒤 2003년 국내에 도입되었다.

활동 내용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아이의 연령에 따라 ‘북스타트 꾸러미’를 받는다. 그 안에는 도서선정위원회가 선정한 단계별 그림책 2권, 북스타트 가방, 안내 책자, 기념품 등이 들어 있다. 1~18개월, 19~35개월 또는 36개월, 37개월~취학 전으로 분류하여 해당 월령에 1회만 배부하는데 지역마다 꾸러미의 구성이 약간 다르다. 그 다음에는 신청한 영유아들과 보호자가 도서관에 모여 강사와 그림책을 읽고 책 내용과 연계된 율동, 만들기, 그리기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진행한다. 구체적인 체험 프로그램은 지자체 혹은 도서관별로 다르지만 그림책을 읽고 연계된 활동을 진행하는 기본 틀은 동일하다. ‘북스타트 데이’를 지정해 월 2~3회 책읽기 활동을 진행하는 도서관이 있는가 하면, 육아를 위한 특별 강좌나 부모·자녀의 소통을 위한 놀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도 있으니 해당 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자.

신청 방법
먼저 거주 지역의 북스타트 시행 기관을 알아볼 것. 북스타트코리아(www.bookstart.org)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쉽게 검색할 수 있다. 단, 우리 지역에 시행 기관이 있더라도 각 기관에 따라 운영하는 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문의하는 것이 좋다. 북스타트를 신청할 때는 거주지와 아이의 생년월일을 확인할 수 있는 주민등록등본 등 증빙서류가 필요하니 미리 준비할 것. 기관에 따라 온라인으로 접수받는 곳도 있고 회원 가입 시 아이핀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니 이것도 함께 확인하자. 후속 프로그램의 경우 북스타트 꾸러미를 받지 않아도 참여할 수 있으나 선착순으로 진행하므로 참여 가능 인원을 확인한다.

도서관은 수많은 책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으면 제대로 즐길 수 없는 법.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돌쟁이 아이도 도서관을 편하고 자유롭게 드나들며 이용할 방법은 없을까? 도서관과 친해지는 비법, 그리고 아기와 함께 도서관 갈 때 지켜야 할 에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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