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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라&장승조, 소리치고 원망하고 후회해도

함께한 기억은 변하지 않는다. ‘이혼 판타지’ 드라마 <남이 될 수 있을까>에서 이혼한 변호사 부부로 분한 강소라와 장승조를 만났다.

UpdatedOn January 3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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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은 에곤랩 by 10CC, 슬리브리스 톱과 팬츠는 모두 아미, 슈즈는 쏘유레슈어, 네크리스는 센티멍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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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는 미스지 컬렉션, 이어링은 로저 비비에 제품.

서로의 첫인상이 기억나요?
승조(이하 장) 영화 <해치지않아> 촬영장이었어요. 소라 씨가 당시 제 얼굴에 반창고를 붙여주고, 잘 챙겨줬어요. 세련되고 도회적인 이미지에 친절함까지 갖춘 배우구나 생각했어요.
소라(이하 강) 저는 이번에 함께한 드라마 <남이 될 수 있을까> 촬영 전, 처음으로 모든 스태프, 배우가 식사하는 자리에서 승조 오빠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분위기를 편하게 해주려 노력하는데, 좋은 사람 같았어요.

겪어보니 첫인상과 비슷한 사람이던가요?
비슷한 것 같아요. 촬영장의 분위기 메이커이기도 하고요. 오빠는 얼굴선도 진하고 강렬한 인상인데, 차분한 성격이구나 했죠.
예상보다 수더분한 사람이라는 게 다른 점이에요. 일상적인 얘기를 주고받으며 친해졌죠.

로맨스 드라마 상대역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은 어땠나요?
친구를 사귀는 것과 비슷했어요. 가까워질수록 친구의 입맛도 알게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배려하거나 맞춰가는 과정.
드라마의 흐름과 비슷하게 가까워지는 것 같아요. 초반에는 부쩍 조심스럽다가, 극에서 점점 캐릭터의 전사 과정이 펼쳐지며 알아가는 것처럼 더 편한 사이가 돼가요.

드라마에서 강소라 씨는 오하라 역을, 장승조 씨는 구은범 역을 맡았어요. 상대역을 소개해줄래요?
은범은 하라의 전남편이에요. 뻔뻔한데 귀여운 남자랄까. 스마트폰에 ‘망할 놈’으로 저장해둔 사람이고요.(웃음) 하라는 스타 변호사인데, 그가 열심히 사는 원동력은 은범보다 멋지게 살겠다는 마음이에요. 은범을 만난 세월을 삶에서 유일한 흑역사이자 트라우마로 꼽아요.
은범은 하라를 ‘온실 속 화초’라고 생각해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좋은 부모 만나 탄탄대로를 걸어온 인물이거든요. 은범에게는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존재고요. 드라마는 두 사람이 이혼 후 서로 잘 살다, 다시 마주하고 묻어둔 마음이 꿈틀하며 벌어지는 일을 다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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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트 재킷과 베스트는 모두 GB그레이트 브라운, 네크리스는 센티멍, 브레이슬릿은 페르테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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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톱 원피스는 필립 플레인, 골드 레이어드 네크리스는 일레란느, 실버 네크리스는 조이 그라이슨, 링은 골든듀 제품.

그래서 하라와 은범은 남이 될 수 있나요?
하하하. 남이 되어도 남이 아닌 것 같고, 헤어졌어도 서로의 소식에 완전히 쿨하진 못할 것 같네요.
연애하다 헤어진 게 아니라, 12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한 사람과 이혼했으니까. 그래서 저는 이 드라마의 제목이 아주 적절한 것 같아요.

대본을 받고, 각자 맡은 캐릭터를 어떤 인물이라 이해하고 연기했나요?
은범에게 이해할 수 없는 지점이 있어요. 예를 들어 전부인과 자기 후배의 소개팅을 주선하고, 전부인의 직장에 입사도 해요. 이혼 후 위자료만 보낸 후 연락도 안 하고 지내던 사이거든요. 일단 대본이 재밌고, 캐릭터가 흥미로우니,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배우로서 그의 입장이 되어 세상을 보자고 생각했죠. 그랬더니 12년간 함께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하라는 감정을 그대로 쏟아내는 용기가 있는 사람이에요. 반면에 프로답고 강해 보이지만 툭 치면 눈물이 흐를 것처럼 위태로운 사람이기도 하고요. 한편으로 그래서 은범에게 의지했을 것 같아요.

출연 제의를 받으면 도전 정신과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 중 어느 편에 속하나요?
두 가지 중에서는 도전 정신. 쉽게 잘할 것 같다는 판단이 서면 안 해요. 흥미가 떨어지더라고요. 은범은 잘 모르겠지만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만의 독특한 출연 결정 방법이 있어요. 대본을 보고, 이 대본을 받은 배우가 1백 명이라면, 그중 이 역할을 잘 표현할 사람이 과반수가 되겠다 싶으면 안 하는 편이에요. 하라 역에 끌린 건 그와 주변 관계가 흥미로웠기 때문이에요. 이혼이라는 배드 엔딩에서 출발하는 드라마니까.

연기해보니, 두 사람은 맡은 캐릭터와 닮았나요? 다른가요?
아주 달라요. 저는 상처를 받으면 칼같이 잘라내는 편이에요. 그런데 하라는 부딪치고 미련이 남지 않을 때까지 돌진해서 끝장을 보는 성격이에요. 용감한 건지, 단순한 건지.(웃음)
점점 닮아가는 것 같아요. 은범에게 제 경험을 투영하다 보니 저와 은범의 경계가 사라지는 것 같달까? 은범은 거절당하는 게 싫어서 도망치는 편인데, 저는 거절에 대비한 준비를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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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은 니치투나잇, 톱은 라프 시몬스 by 지스트리트 494 옴므, 팬츠는 에곤랩 by 10CC, 슈즈는 아미, 네크리스는 일레란느, 브레이슬릿은 인 골드 위 트러스트 파리 by 10CC, 링은 센티멍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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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은 레하, 베스트와 팬츠는 모두 아보아보, 슈즈는 지안비토 로시, 이어링은 돌체앤가바나, 링은 일리앤 제품.

구은범, 오하라를 대표하는 장면을 꼽는다면요?
아무래도 1화 첫 장면이 아닐까 해요. 절벽에 매달려 있는 은범이 하라에게 구해달라고 하거든요. 판타지적인 장면인데, <남이 될 수 있을까>의 개성과 방향을 잘 보여준 것 같아요.
저희는 이 드라마의 장르를 농담 반, 진담 반 ‘이혼 판타지’라고 부르는데, 4회의 법정 공방 장면이 좋은 예시예요. 은범이 자신의 ‘썸녀’를 변호하고, 하라는 그 썸녀의 남편을 변호하거든요.(웃음) 그 장면에서 은범과 썸녀가 연인 사이가 아님을 알게 돼요. 그리고 하라는 머리가 산발이 되도록 달려가서 은범에게 어떻게 나를 속일 수 있느냐고 묻는데, 프로답고 딱딱하던 사람이 달라 보이는 순간이죠.

김양희 감독과 드라마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요?
<남이 될 수 있을까>는 줄거리만 들으면 심각해 보이잖아요. 이혼, 소송 등등. 그런데 삶이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처럼, 감독님은 비극 같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너무 진지해 보이지 않기를 원하셨어요.
적당히 가볍지만, 진정성 있는 연기를 찾고자 했죠.

<남이 될 수 있을까>만의 특별함은 뭘까요?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 로코물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고, 이혼한 커플이 다시 만나 사랑을 시작하는 이야기니까요. 몇몇 판타지적인 장면도 있고요.
이 드라마는 동화책의 마지막 장에서 시작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고 마무리 지었는데, 그 장면을 와장창 부수고 “과연? 결혼이 그렇게 쉬운 게 아니란다 얘들아~”라며.(웃음)

촬영을 마친 작품의 캐릭터에서 잘 헤어 나오는 편인가요?
<남이 될 수 있을까>는 유독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이에요. 전남편과 12년간의 이야기를 다뤄서 그런지, 마지막 촬영날 저희 둘 다 그랬어요. “기분이 참 싱숭생숭하다.” 정말 사귀었던 사람과 헤어지는 것 같고, 유난하게.
오늘 화보를 찍으며 우리 정말 촬영을 마쳤구나 실감했어요. 드라마 촬영장에서는 볼 수 없는 스타일링이라 그런지 더 그랬네요.

 

“이 드라마는 동화책의 마지막 장에서 시작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고 마무리 지었는데,
그 장면을 와장창 부수고
“과연? 결혼이 그렇게 쉬운 게 아니란다 얘들아~”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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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라가 입은 튜브톱 원피스는 필립 플레인, 이어링은 윙블링 제품. 장승조가 입은 수트는 GB그레이트 브라운, 네크리스는 센티멍, 브레이슬릿은 페르테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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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Contributing Editor 양보연
Photography 김참
Stylist 정수연(강소라), 김송화(장승조)
Hair 이재선(포레, 강소라), 김세욱(에이바이봄, 장승조)
Make-up 안미나(포레, 강소라), 유정(에이바이봄, 장승조)

2023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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