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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가 필요한 이상이

이상이는 쉬면 좀이 쑤신다. 단 1퍼센트라도 재미가 느껴지는 것이라면 주저 없이 도전한다.

UpdatedOn June 2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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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팬츠·재킷·슈즈 모두 돌체앤가바나 제품.

셔츠·팬츠·재킷·슈즈 모두 돌체앤가바나 제품.

오늘 촬영은 예상보다 2시간 일찍 끝났어요. 상이 씨가 촬영을 즐기는 게 보였어요.
맞아요. 현장 음악이 제 취향이었어요. 화보 촬영은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바로 진행되는 경우가 다반사잖아요. 음악이 현장 분위기를 풀어주는 데 큰 역할을 하더라고요. 레드 핫 칠리 페퍼스, 오아시스, 자미로콰이 곡을 듣고 몸이 금세 풀렸어요. 록 음악을 좋아하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동요보다 하드록을 즐겼어요. 음악에 조예가 깊은 형의 영향이 컸죠. 당시에 엑스 재팬이나 메탈리카, 파파라치 같은 밴드를 좋아했어요. 이제 록페스티벌 열 때도 됐는데 말이죠.

올해 록페스티벌의 시대가 도래했어요.
이번에 <서울 재즈 페스티벌>을 가고 싶었는데 놓쳤어요. MSG워너비 활동 이후로 K-팝도 자주 들어요.

MSG워너비 활동, 뮤지컬, 드라마. 생각해보면 작년을 정말 알차게 보냈네요.
엄청 달렸어요. 그래도 MSG워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제일 크죠. 오디션 제의를 받고 노래 부르러 갔다가 그룹으로 탄생하게 됐죠. 그게 가장 큰 전환점이었어요. 연기로도 인지도를 높이고 배우로서 입지를 다질 기회가 많았죠. <갯마을 차차차>가 대표적이고 뮤지컬 <젠틀맨스가이드: 사랑과 살인편> 공연이 작년부터 올해 2월까지 이어졌어요. 작년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고 터닝 포인트였다고 생각해요.

터닝 포인트가 가치관에 영향을 줬을까요?
아까 이야기한 음악 취향과 맞물리는 것 같은데, 예전에는 배우, 연기만 생각했어요. 배우니까 연기를 잘해야지. 아직도 그 마음은 변함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영역을 넓히는 것도 중요해요. 요즘은 직업이 하나인 세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경계가 흐려졌죠.
네. 본업은 배우이지만, 음악이 취미니까 노래도 선보이고 예능 찍고 춤추는 거죠. 유튜버들이 채널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잖아요. 지금은 모든 게 허용되는 시대예요.

예전에 <라라랜드> 영상도 올리셨잖아요.
작년에 춤이 트렌드이기도 했고, 춤추는 걸 좋아해 찍었어요. 스트리트나 힙합, 탭댄스 등도 배워보고 싶어요. 배워놓으면 다 써먹을 곳이 있더라고요. 우연하게 빵 터지는 시대이기도 하니까. 그래서 요즘 에버랜드 소울리스좌에 꽂혀서 매일 들어요.(웃음) 너무 잘하더라고요. 딕션이랑 라임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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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수트 모두 윌리엄 케이 박, 새끼손가락에 낀 링 프레드,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바닷가재는 껍질이 몸을 조여오면 바위 아래
숨어 탈피하고 새로운 껍질을 형성하잖아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껍질이 몸을 압박하고,
다시 형성하고. 반복이에요. 저도 그랬어요.
오히려 고민과 걱정이 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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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업·퍼플 이너웨어 모두 보테가 베네타, 섬세한 유리공예 화병 빅슬립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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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슈즈 모두 폴로 랄프 로렌, 팬츠 로에베, 브레이슬릿 프레드 제품.

최근에는 목공방도 다녀왔다고요.
아, 맞습니다. 주기적으로 가구 배치 바꾸는 걸 좋아해요. 이번에는 가구를 만들어볼까 해서 배우에서 목수로 직업을 바꿔 공방을 연 형을 찾아갔죠. 내가 만든 의자에서 기타 치고 싶었거든요. 근데 입문자는 도마부터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같이 제육볶음 먹고 헤어졌는데 언젠가는 의자를 꼭 만들 겁니다.

부지런하네요.
배우고 도전하는 걸 멈추지 않습니다.

영화나 드라마가 아니더라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연기를 해오셨죠. 공백기를 찾아보기 힘들어요.
방송을 시작하고 많이 경험했죠. 단역도 많이 했고요. 기획사에 들어갔을 때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걸 아직 잘 모르니 이것저것 많이 시켜달라’고 말했어요. 최대한 많이 경험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가리지 않고 다 했죠. 그런 의지가 큰 깨달음을 얻는 기회로 연결됐어요. 확실히 혼나야 잘해요.

쉬면 몸이 아픈 사람들이 있던데 그런 타입인가요?
저는 일을 멈추면 좀이 쑤셔요. 항상 재미나 일거리를 만들려고 하죠. 공백기에는 공허함과 허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어요. 그럴 때일수록 무언가 더 배우거나 정말 격하게 쉬어야 하죠. 각자만의 방식으로 버티는 거예요.

재미를 느끼고 싶어도 마음처럼 쉽지 않은 때도 있죠.
그렇죠. 작년에 활발한 활동으로 주목과 사랑을 받았잖아요. 사람들이 ‘너 연예인 다 됐다, 성공했다’라고 해요. 솔직히 말하면, 저도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많이 알아봐주니까 예전보다 고민이 줄어들 거라고. 근데 아니더라고요. 바닷가재는 껍질이 몸을 조여오면 바위 아래 숨어 탈피하고 새로운 껍질을 형성하잖아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껍질이 몸을 압박하고, 다시 형성하고. 반복이에요. 저도 그랬어요. 오히려 고민과 걱정이 늘더라고요.

삶을 살아가는 방식은 동물이나 사람이나 똑같아요.
맞아요. 껍질 속살은 정말 연하거든요. 그걸 보호하는 피부가 단단해질 때까지 회복 기간을 힘겹게 버티죠. 삶은 고생의 반복인 것 같네요.

지금까지 어떤 역할이 상이 씨와 가장 달랐어요?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의 ‘양태수’ 역할. 대기업 회장 아들로서 하고 싶은 걸 다 하며 자란 악역인데, 촬영 첫날부터 술 마시고 난동 피우는 연기를 했거든요.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오병장’도 저와 아주 달라요. 악역만 뽑았네요.

반면 비슷했던 역할은요?
<한 번 다녀왔습니다>의 ‘윤재석’이요. 형제 중 막내라는 점과 엄마를 대하는 모습이 저와 비슷했어요. 능글맞지만 진지할 땐 진지하고, 일에 열중하지만 한 번 놀면 제대로 노는 단순함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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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브·팬츠 모두 김서룡, 스퀘어 펜던트 네크리스·체인 네크리스 모두 로아주, 슬리브리스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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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팬츠·레드 후디 모두 아디다스×구찌, 슈즈 구찌, 삭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자신과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더 쉬울까요?
반대 성향의 캐릭터가 1퍼센트라도 더 쉽게 연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역할과 비슷하면 평소대로 하면 된다는 생각에 덜 준비하게 되더라고요. 자연스럽고 편한 연기를 보일 수 있다는 건 장점이지만, 소리 지르는 악역 같은 반대 성향이 연기하기 편하죠.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 있어요?
매번 바뀌는데, 가장 최근에 재미있게 본 작품이 질문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범죄도시2>의 손석구 형님에게 반했어요. 악역을 섹시하다고 느낀 적은 처음이에요. 액션도 멋졌고요. 백 마디 말보다 표정과 제스처 하나하나에 섹시함과 무서움이 공존하더라고요. 형님의 연기를 본 후로 액션 장르 속 악역에 도전하고 싶어졌어요.

상이 씨를 계속 움직이게 만드는 원동력은 뭘까요?
단순해요. 재미죠. 구미가 당기는 포인트가 있다면 무조건 도전하고 실행해요. 그래서 이것저것 배우는 걸 멈추지 않는 것 같네요. 두려움보다 모험 정신이 더 강하기도 하고요.

가장 힘들었던 챌린지를 떠올리면요?
아직은 없어요! 다 버티고 견딜 만한 수준이었어요. 무엇보다 좋은 선배님과 선생님들이 도와주시니까 어렵지 않았죠. 그리고 힘들고 고민스러워도 머리를 대면 바로 잠들 정도로 단순해서 금방 이겨내요.

고생한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이 있어요?
물고기예요. 어항 보면 마음이 편해져요. 그리고 작년에 깨달은 게 있어요. 하루 이틀 생각한 뒤 행동해야 한다는 거죠. 덜 고생하려면 고민은 필요해요.

휴식이 필요한 순간은 어떻게 보내요?
부모님이 충청도 시골에서 전원생활 하시거든요. 그곳이 제 유일한 쉼터예요. 강아지 밥 주고, 뱀도 구경하며 놀아요. 산이라 뱀이 진짜 많이 나오거든요. 예전에는 곤충에 푹 빠지기도 했어요. 그 추억을 되살려 사슴벌레나 장수풍뎅이 채집도 해요. 온전히 혼자 쉴 때는 음악 디깅하고 어항 보면서 심신을 달래거나 그러죠.(웃음) 생각해보니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편은 아니네요.

다시 해외여행이 가능한 시기가 돌아왔잖아요. 훌쩍 떠나고픈 곳 있어요?
살면서 미국을 한 번도 못 가봤어요.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꼭 보고 싶어요. 햇볕 뜨거운 서부도 좋고요. 팬데믹 이전에 수영을 1년간 배웠어요. 물속에서 느끼는 고요함이 좋더라고요. 세상에 혼자 있다는 느낌이 드니까. 바다 수영도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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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Editor 정소진
Photography 정철환
Stylist 김선미, 서혜린
Hair 세희(조이187)
Make-up 민지(조이187)
Assistant 김나현

2022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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