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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여행가

공원과 호수를 넘어 저 멀리, 반려동물과 함께 어디든 떠나는 여행가들.

UpdatedOn June 1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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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지와 썰매 끄는 맬러뮤트 나누크

@ejlish

나누크(Nanuk)
‘나누크’. 이뉴피아트 원주민 언어로 북극곰을 뜻한다. 다섯 살의 맬러뮤트인 나누크는 푹푹 꺼지는 눈밭을 무거운 썰매를 끌며 달리는 걸 좋아한다. 주인 ‘실지’도 도전과 탐험을 멈추지 않는 사람이다. 나누크를 만나기 전, 그녀는 혼자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몇 날 며칠을 걸으며 여행했다. “나누크는 최고의 여행 메이트입니다. 15kg의 가방을 대신 들고 말동무가 되어주기도 하죠. 텐트에서 함께 붙어 자며 안전하고 따뜻하게 서로를 지켜주기도 합니다.”

방심은 금물
썰매는 나누크의 넘치는 에너지를 분출하는 수단이다. 썰매는 빠르고 쉬운 이동이 가능하지만 위험이 크다. “며칠 전 썰매로 가파른 빙하를 내려왔습니다. 썰매가 뒤집혔지만 시베리안 허스키 아홉 마리가 달리고 있어 몇 분간 끌려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큰 바위나 나무가 없었기에 부상은 모면했죠.” 이런 상황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썰매를 놓치지 않는 것이라고 실지는 조언했다.

깊은 유대감
2019년, 나누크와 실지는 노르드리겐산맥을 따라 400km를 이동하며 노르웨이 남부 전 지역을 걸었다. “몇 주간에 걸친 개와의 하이킹은 아주 강한 유대감을 생성합니다. 서로 배려하며 짐의 무게와 식량을 적절히 나눠야 하죠. 아주 특별한 경험입니다.” 이 모험 이후 나누크와 실지는 서로를 의지하는 방법을 배웠다.

필수 체크리스트
가장 큰 고난은 더위다. 나누크는 더위에 매우 약하다. “겨울에도 열사병에 걸릴 수 있으므로 여름에 무거운 짐을 들고 하이킹하는 일은 매우 넘기 힘든 허들과 같아요.” 지역 공부부터 경로, 날씨 확인까지. 충분하고 철저한 계획이 필요하다.

다가오는 여름에
실지는 노르웨이 섬 스피츠베르겐의 작은 마을인 롱위에아르뷔엔에서 취업할 계획이다. 나누크에게 새로운 환경을 제공해주기 위함이다. 스피츠베르겐은 북쪽에 가까운 섬으로 나누크와 새로운 여행을 떠나기에 안성맞춤이다.


사반나와 백사장의 펌프킨

@fluffymuffinpumpkin

펌프킨(Pumpkin)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다. 자신의 공간에서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에 산책이 필요 없다. 이 영역이 집에 그치지 않고 현관문 너머로 확장된 고양이가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사반나의 고양이 펌프킨이다. 미국 중부 보스턴에서 태어난 펌프킨은 캘리포니아에 사는 사반나를 만나기 위해 장거리 비행을 해야 했다. 어린 나이였지만 펌프킨은 의젓하게 해냈다. “서로 만나기 위한 노력. 그게 우리의 첫 여행이었습니다.” 펌프킨은 가까운 공원에서 하니스 연습을 시작했고 동네 산책이 익숙해지자 장거리 여행에 도전했다.

빅서
펌프킨의 ‘최애’ 장소는 미국 본토에서 가장 길고 멋진 경치를 보여주는 미개발 해안선 ‘빅서’다. 사반나는 캘리포니아 해안가에 살기에 빅서를 자주 찾았다. “거대한 바위를 탐험하고 절벽을 오를 수 있는 이곳은 펌프킨이 가장 사랑하는 놀이터입니다.” 사반나와 펌프킨은 해변에서 자주 캠핑을 즐기며 긴 시간 해안가를 산책한다. 귀여운 사실이 하나 있다. 펌프킨은 모래사장을 자신의 거대한 화장실로 생각한다는 것.

사반나가 꿈꾸는 미래 집사
사반나는 고양이에 대한 편견이 깨지길 바란다. “고양이가 외출할 수 있다는 인식이 부족해요. 반려묘 입실이 가능한 호텔도 찾아보기 힘들었어요. 인식이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좋은 여행 메이트란 무엇일까? 음식 취향, 대화 코드보다 중요한 건 안정감이다. 깊은 유대감을 나누며 의지할 수 있는 존재. 사반나는 여행 메이트 펌프킨과 함께 유럽으로 향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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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린 겔더만스&댄 슈렉과 고글 쓴 고양이 리브헨

@liebchen.travels

리브헨(Liebchen)
독일어로 ‘가장 가까운’을 의미하는 ‘리브헨’. 생후 9주 때 집 근처에서 구조한 에멘탈 치즈색의 고양이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나 리브헨은 주인과 첫 등산에 도전했다. 그 후 고양이는 주인과 모든 활동을 함께했다. “리브헨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우리와 함께하는 스포츠를 즐깁니다. 이제는 리브헨 홀로 집에 있는 건 상상할 수 없습니다.” 리브헨은 하이킹, 캠핑, 수영, 보트, 스키, 스노보드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며 사는 활기찬 고양이다.

4 코너스
미국은 강이나 지형을 따라 주가 나뉜다. 48개 주가 서로 인접해 있는데 3개 주는 겹친다. 하지만 유일하게 4개의 주가 한 꼭짓점에서 만난다. 콜로라도, 애리조나, 유타, 뉴멕시코. 리브헨과 그의 집사 에린과 댄은 이 ‘4 코너스(Four Corners)’에 산다. 로드 트립과 모험을 즐기기에 최적화된 지역이다. 주로 유타와 뉴멕시코의 사막을 투어하고 로키산맥을 하이킹한다. 리브헨은 호기심이 많다. 여행에서 대부분 흥미로운 식물을 찾아 바위를 탐험하며 보낸다. 숲과 통나무, 바위 더미는 그에게 최고의 캣타워다.

스키 타는 고양이
스키로 유명한 미 중부 고지대 ‘콜로라도 아스펜’에서 처음 스키에 도전했다. 낯선 환경이 불편하지 않을까 조심스러웠지만 리브헨은 금세 적응하고 이내 여유를 부렸다. 특히 그가 가장 만족한 건 고글이다. 눈에 반사되는 강한 햇살을 막아주는 게 썩 마음에 들었나 보다. 그는 집사 댄의 어깨에 앉아 수염을 휘날리며 산에서 내려왔다. “우리는 항상 리브헨이 특별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스키를 탄 이후로 더 강하게 확신했습니다. 이날은 더 먼 곳으로 떠나는 여행과 스포츠에 도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긴장의 순간
야생에서 캠핑할 때는 한순간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자연 깊은 곳에서 캠핑하기 때문에 리브헨은 언제든지 야생동물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야생동물뿐만 아니라 목줄을 하지 않은 강아지들도 조심해야 합니다. 마주치는 강아지들이 고양이에게 친화적인지 알 방법이 없으니까요.” 리브헨은 사람뿐 아니라 강아지도 좋아한다. 상대 강아지가 고양이에게 호의적이라면 둘은 분명 새로운 친구가 될 것이다.

앞으로의 도전
유럽 여행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함께 비행한 경험이 손에 꼽을 정도예요. 장거리 비행도 하고, 유럽의 다양한 산과 숲을 탐험하러 휴가를 떠날 예정입니다.” 주인 에린과 댄은 리브헨과 함께 다채로운 미래를 계획하고 있다.


데이지와 등산하는 개 베이베이

@daisy.wanderlust_

베이베이(Bei Bei)
홍콩에 거주하는 ‘데이지’와 ‘베이베이’는 6년의 세월을 함께했다. 에너지가 넘치는 믹스견 베이베이를 만난 후 데이지의 성격은 활동적으로 바뀌었다. “베이베이가 생후 5개월일 때, 넘치는 에너지를 소모하기 위해서 함께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베이베이와 저는 산에서 활력을 얻었고 등산의 재미를 찾았죠.” 데이지는 베이베이를 만나고 새로운 일정이 생겼다. 일주일에 두 번 산을 찾는 것. 이들이 살고 있는 사이쿵반도는 운치 있는 어촌 마을과 하이킹 코스가 유명하다. 집과 가까운 하이 정크 피크에서 저수지의 탁 트인 전망과 지형 경관을 감상하며 행복을 나눈다.

유의할 점
개와 산책 시에는 날씨를 가장 신경 써야 한다. 개는 사람보다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거친 바람에 대비할 마땅한 장비도 없기 때문이다. 새벽에 낀 안개 때문에 젖은 대지에서 미끄러질 수 있다. 베이베이는 이를 한 번 경험했다. 하이킹을 하다 미끄러져 바위에서 떨어졌고, 그날 이후 데이지는 시간과 날씨를 확인하는 습관을 가졌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려면 시간별로 기상 체크는 필수다.

가치 있는 장면
자연은 경이로운 장면을 선사한다. 베이베이와 공유할 수 있으니 행복은 두 배다. “일출을 보여주기 위해 자주 캠핑을 떠납니다. 더 좋은 경치를 감상하려면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힘든 만큼 보람이 더 큽니다. 베이베이도 그 과정을 알고 있습니다.” 데이지와 베이베이는 서로에게 의지하며 속도를 맞춰 산을 오른다. 정상에 도착하면 가만히 앉아 같은 곳을 바라본다. 대화가 오가지 않아도 깊은 교감을 나누는 순간이다.

로드 트립
데이지와 베이베이의 최종 목적지는 어딜까. “캠핑카를 마련해 세계를 돌며 베이베이와 로드 트립을 하는 겁니다. 정착지는 없습니다. 우리의 발길이 닿는 모든 곳이 집이 될 수 있으니까요.” 야생을 벗어나 사람과 가장 가까운 반려동물이 되기까지. 어쩌면 우리는 집이라는 좁은 공간에 그들을 가둔 건지도 모르겠다. 데이지와 함께하는 베이베이의 세상은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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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Guest Editor 김나현

2022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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