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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논객

쉐보레 트래버스에 대한 두 기자의 상반된 의견.

UpdatedOn March 1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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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택 <미디어오토> 기자

어렵고 깊은 건 잘 몰라서, 쉽고 단순하게 사는 20년 차 자동차 기자.

+FOR 큼직한 크기, 넉넉한 실내, 편안한 주행감.
+AGAINST 여러 이슈도 인해 어쩔 수 없다지만, ‘가격 인상’은 불편할 수밖에….


1 요즈음 차처럼 보일까?

2017년에 미국에서 처음 나왔고, 우리나라에는 2019년 9월 처음 나왔다가, 최근 앞과 뒤를 바꾸고 ‘컴백’한 미국산 대형 SUV다. 일단 크기가 엄청나다. 길이가 5.23m, 폭이 2m다. 큼직한 기아 카니발보다 8cm 길고, 현대 스타리아보다 그나마 2cm 짧긴 하다. 대한민국 주차장 규격이 ‘5m×2.3m’인데, 이래저래 쉽지 않은 크기다. 램프와 범퍼 위주로 부분 변경해서 ‘최신차’ 느낌을 낸 게 포인트! 슬림한 주간주행등을 위로 붙이고, 헤드램프를 그 밑으로 내린 ‘요즈음 차’ 레이아웃이다. 테일램프도 ‘슬림’하게 멋을 냈는데, 뭐가 바뀌었는지 한눈에 들어오진 않는다. 314마력을 내는 3.6L V6 가솔린엔진에 자동9단 변속기를 붙여 무난하고 편안하며, 서스펜션을 기존보다 약간 팽팽하게 조율해 미국 차 특유의 출렁이는 느낌을 잡았다. 실내는 속도계가 LCD 화면으로 바뀌었다는 것 외에는 딱히 바뀐 게 없다. 길이 5.23m나 되는 대형 SUV답게, 넉넉한 실내 공간이 최대 장점, 룸미러가 카메라 방식이어서 뒤가 시원해 보인다. 부분 변경을 하면서 가격을 꽤 많이 올린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

 

2 ‘가격 인상’이 트렌드?

최근 자동차업계는 쉽지 않다. 코로나19 탓에 공장이 돌연 멈추는 일도 많았고, 마그네슘 등의 필수 원자재 가격이 계속 상승했으며, 반도체 부족 등의 이슈가 덜미를 잡고 있다. 생산은 줄었는데, 차를 사려는 이들은 줄지 않고, 그래서 차를 주문하고 몇 달 기다리는 게 일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동차 가격 인상은 어쩔 수 없다. 미국에서 만들어 한국으로 들여오는 트래버스는 여기에 물류 및 수입통관 비용 인상분까지 반영할 수밖에 없다. 결국 신형 트래버스는 구형에 비해 5백만원가량 가격을 올렸다. 전에 없던 최고급 트림 ‘하이 컨트리’까지 추가하면서 최고가 풀 옵션 모델 가격이 기존 5천6백만원에서 6천5백만원으로 9백만원이나 올랐다. 특이한 것은 반도체 부족으로 ‘6만원’을 깎아준다는 것. 뒷좌석 열선이 깔려 있고 버튼도 다 눌러지지만 실제로 작동은 안 된다.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컨트롤 기판을 넣지 못했기 때문. 쉐보레에선 일단 출고 후 부품이 확보되면 무상수리를 통해 해당 기능을 살려주겠다고 한다. 새로운 풍속도다. ★★

 

3 한국 GM인데, 수입차?

중요한 건 쉐보레 트래버스가 물 건너온 ‘수입차’라는 것이다. 미국에서 만들어져 수입-통관을 통해 들어오는 100% 수입차인데, 가운데 붙은 ‘쉐보레’ 보타이 마크가 ‘한국GM 부평 공장’에서 만든 것 같은 친근함을 준다. 이것 때문에 울산 공장 산 현대 펠리세이드 가격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고, 기존 가격엔 그런 ‘심정’이 적극 반영돼 있었다. 반면 포드 익스플로러는 ‘당연히’ 수입차다. 파란 타원 포드 마크가 붙은 큼직한 SUV로, 누가 봐도 ‘미국산’이고, 그래서 7천만원이 넘는 가격표를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이런 익스플로러와 저런 트래버스는 미국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대형 SUV다. 똑같이 미국에서 만들어져 바다 건너 들어온 ‘수입차’다. 이런 걸 생각하면 쉐보레 트래버스의 ‘가격 인상’이 많이 불편해 보이진 않는다. 오히려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다는 측은함까지 든다. 그래도 그렇지, 앞과 뒤 살짝 바꾸면서 5백만~9백만원이나 가격을 올리는 건 너무했다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전하며, 쉐보레 트래버스의 시승기를 마무리한다. 트래버스는 미국산 수입차다. ★★★

김종훈 자동차 칼럼니스트

악차는 없다는 마음으로 각 자동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려고 하는 자동차 칼럼니스트.

+FOR 극적인 변화는 없지만 내실을 기했다. 변화 방향성은 환영.
+AGAINST 그사이 사람들의 눈높이가 꽤 높아졌다.


1 바뀐 듯 안 바뀐 듯 바뀐

쉐보레 트래버스는 2019년 국내에 등장했다. 대형 SUV에 관심이 높아진 시기였다. 트래버스는 전량 수입 모델로, 독특한 영역에서 활동했다. 수입차인데 국산차처럼 심리적 거리감이 가까웠달까. 가격도 그에 맞춰 적절하게 조율했다. 쉐보레의 전략이었다. 시대 흐름과 전략이 맞아떨어져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그 트래버스가 3년 만에 부분 변경 모델로 돌아왔다. 전형적인 부분 변경 모델다운 변화를 꾀했다. 일단 얼굴이 바뀌었다. 각을 살려 전보다 한층 다부져 보인다. 주간주행등을 얇게 다듬고, 전면 이곳저곳 직선을 강조했다. 얼굴이 바뀌니 전체 인상이 달라졌다. 구름처럼 둥글둥글해 보이던 차체가 거대한 상자처럼 각이 도드라졌다. 대형 SUV의 위압감을 강조한 변화다. 반면 실내는 눈에 띄는 변화가 적다. 계기반에 작은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넣은 정도다. 게다가 여전히 아날로그 회전계와 혼용하는 형태다. 센터페시아 모니터도 덩치에 비해 심히 조촐하다. 완전히 새로운 실내는 다음 세대를 기약해야 한다. 대신 편의 장치는 추가했다.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이나 무선 스마트폰 연결 기능을 더했다. 360도로 차량 주변을 볼 수 있는 기능도 유용하다. 하지만 눈높이가 비약적으로 높아진 시대이기에 풍부하다고 할 순 없다. ACC는 있어도 차선 중앙을 유지하며 달리진 못한다. 헤드업디스플레이도 없다. 분명 좋아졌는데 극적이진 않다. ★★☆

 

2 물렁함은 과거의 추억으로

반가운 변화는 하체다. 예전에는 거대한 덩치를 넘실거리며 달릴 정도로 하체가 부드러웠다. 미국 자동차는 느긋한 맛에 타야지, 하는 과거 통용하던 특성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해서 일견 편안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과했다. 긴 휠베이스 때문에 앞과 뒤가 시간차로 움직이는 승차감이 마냥 안락하진 않았다. 알고 보니 오프로드를 염두에 둔 설정이었다고 한다. 이젠 낭창한 서스펜션을 사뭇 조였다. 여전히 대형 SUV의 느긋함이 남아 있지만 과한 헐렁함은 자취를 감췄다. 덕분에 쓸데없는 움직임이 많이 사라졌다. 노면을 적당히 걸러내며 자세를 잡아낸다. 3.6L V6 엔진은 큰 차체를 제법 민첩하게 움직인다. 대배기량 6기통 엔진의 부드럽고 풍성한 느낌도 여전하다. 하체를 단련하자 도로에서 한결 믿음직스러워졌다. 그렇다고 거칠게 몰아붙이는 건 금물. 변속기를 연비 위주로 설정해 쉽게 단수를 내려주지 않는다. 소리만 요란하고 속도는 더딘 괴리감에 당황할 수도 있다. 대신 점층적으로 가속페달을 밟으면 꾸준하게 덩치를 밀어붙인다. 그럴 때 쾌감이 또 은근히 크다. 짜릿한 맛은 덜하지만 대형 패밀리 SUV로서 더 알맞은 성격이다. ★★★

 

3 승부수는 하이컨트리

신형 트래버스의 변화는 극적이진 않다. 기존 구성을 한층 개선하는 데 집중한다. 아무래도 부분 변경이니까. 전면 디자인을 바꿔 분위기를 쇄신하고 편의 장치를 추가했다. 새로운 최상위 트림을 추가한 점도 특징이다. 과거 최상위 트림인 레드라인 위로 하이컨트리가 합류했다. 해외에서 판매하는 최상위 트림이 국내에도 들어온 셈이다. 하이컨트리는 성능보다는 감성 품질을 높인 트림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새롭게 하고, 하이컨트리 전용 레터링을 측면에 붙였다. 실내에는 듀얼 선루프와 천공 가죽 시트를 적용했다. 헤드레스트에도 하이컨트리 레터링을 자수로 새기고, 대시보드 일부분은 스웨이드로 장식했다. 보고 만지는 부분을 고급스럽게 매만진 셈이다. 내실을 기하고, 거동을 다잡으며, 트림을 확장한 점은 반가운 변화다. 반면 그만큼 높아진 가격대는 반갑지 않은 변화다. 물론 개선한 만큼 가격 상승은 어쩔 수 없는 결과다. 하지만 국산과 수입 사이에서 빈틈을 노린 트래버스의 위치는 다소 모호해졌다. 경쟁 수입 모델보다 몇 백만원 차이로 가격이 근접했으니까. 역시 공짜는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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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VROLET Traverse
전장 5,230mm 엔진 6기통 직분사 가솔린 구동 방식 AWD
전폭 2,000mm 배기량 3,564cc 복합연비 8.3km/L
전고 1,780mm 최고출력 314ps 가격 5천4백70만원
축거 3,073mm 최대토크 36.8k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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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조진혁

2022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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