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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어쩌고

1일 1깡, 1일 1밈이 대세다. 과거 유행했던 밈부터 요즘의 밈까지. 지극히 개인적 취향이 담긴 자신만의 인생 밈에 대해 물었다.

UpdatedOn June 30, 2020

  • 관짝밈

    관짝밈을 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재미있다. 단순한데 중독성 있다. 마치 귓가에 맴도는 수능 금지곡처럼. 사실 밈이라는 게 좋은 데 이유가 있나? 근데 관짝밈이 진짜 웃긴 건 지금부터다. 실제 가나의 장례식 영상과 EDM 사운드를 절묘하게 혼합했다. 보드카에 토닉 워터를 섞은 듯한 맛 또한 절묘하다. 누구든 공감하고 함께 따라 할 수 있는 리드미컬한 음악과 춤 솜씨. 아주 이색적인 장례 퍼포먼스다. 귀에 쏙쏙 박히는 ‘귀르가즘’적 요소까지. 짜임새 있는 기승전결은 관짝밈을 다양한 형태로 발전시키고 있다. ‘방탄소년단’에 빗댄 ‘관짝소년단’이라는 신조어도 생겼으니 말이다. ‘1일 1깡’ 후 들으면 딱 좋을 거 같다. 점심 먹은 후면 더더욱 좋을 거 같고. 장례 밈이라고 심각하게만 받아들이지 말자. 그들만의 문화기도 하니까. EDITOR 차종현

  • Crush9244

    ‘Crush9244’는 가수 크러쉬의 틱톡 계정이다. 크러쉬 하면 옥구슬 굴러가듯 맑고 고운 목소리, 감정에 흠뻑 취한 표정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의 틱톡에선 전혀 다른 세상의 크러쉬를 발견할 수 있다. 음악에서 헤엄치던 크러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수많은 쇼트 비디오 속에서 헤엄치는 중이다. 코로 리코더를 불거나 얼굴이 뭉개진 채 노래한다. 특히 반려견과의 환상적인 컬래버레이션은 폭소를 자아낸다. 그의 신곡 ‘자나깨나’로 구성한 ‘자나깨나 챌린지’ 영상들은 마케팅 효과도 톡톡히 했다. 모든 영상의 배경은 대부분 그의 집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시대에 제격이지. 전염병 이슈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에게 크러쉬는 소화제 그 이상의 역할을 했다. 또한 집에서 틱톡으로 노는 크러쉬에게 느끼는 친숙함도 한몫했다고 본다. WORDS 이윤영(회사원)

  • 대홍단 감자

    감자같이 동그란 북한 소녀가 부르는 동요 영상이다. 동요는 감자 풍년을 기념하며 기쁨에 심취한 내용이다. 대홍단 감자에 열광하는 이유는 네 가지다. 첫째로 감자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영상 속 소녀의 단호한 눈빛에서 대홍단 감자에 대한 애정이 흠뻑 느껴져 그런가? 맛있는 감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해야 할 것만 같다. 둘째로 정신이 정화된다. 쓸데없이 너무 해맑아서 스물여섯 나까지 속세를 벗어나 순수해진다. 셋째는 마음속으로 따라 부르면 근거 없는 자신감이 솟구친다는 것. 회식 자리에서 부르기 딱 좋다. 마지막은 중독성 있는 리듬과 입에 착 달라붙는 감각적인 가사다. 설거지하다, 샤워하다 무의식적으로 흥얼거리는 나를 발견한다. 과도한 업무에 지쳤다면 괜히 행복해지는 1일 1대홍단 감자 하자. WORDS 박세정(자동차 설계연구원)

  • 펀쿨섹

    펀쿨섹이라고 아나? ‘펀하고 쿨하고 섹시하게’의 줄임말이다. 일본 정치인 고이즈미 신지로는 ‘기후변화 문제는 펀하고 쿨하고 섹시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발언과 함께 최근 전 세계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수만 가지 명언 제조기인 그는 당연한 소리를 아주 그럴 듯하게 한다. 전염병에 대해서는 ‘감염만 되지 않으면 옮지 않는다’고 하지를 않나. 지구 온난화 대처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처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은 지금처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요상한 대답을 늘어놓는다. 사뭇 진지한 표정은 덤이다. 믿기 힘들겠지만 모두 그가 실제 한 말들이다. 왜 엉뚱한 그에게 매료될까. 매력이 뭐길래? 고이즈미 신지로는 모순과 궤변으로 똘똘 뭉쳤지만 너무 뻔뻔해서일까? 나름 위트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공약에 대한 근거도, 비전도 없는 정치인들을 풍자하기 좋은 밈이 돼주었다. WORDS 양보현(유학생) 

  • 기분이 조크든요

    1990년대 거리 풍경을 담은 뉴스 자료 화면 속, 파격적인 옷차림의 젊은이들이 활보한다. 그중 소위 ‘크롭트 티셔츠’를 입은 한 여성에게 스타일링의 이유에 대해 묻자 아주 직관적이고 단순하게 답한다. “이렇게 입으면 기분이 조크든요~.” 포인트는 ‘크’ 발음에 악센트를 주는 것. 옛 서울 사투리가 묻어난 이 한마디가 왜 밈이 되었나? 사회 초년생으로서 동료들과 대화할 때 개인적인 생각이나 취향을 자연스레 담아내는 건 익숙하지 않다. 어떤 대화를 이어가든 ‘왜?’라는 질문은 필연적으로 돌아온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이유를 밝히기 쉽지만 사람이란 가끔은 이유 없이 좋거나 싫은 게 있지 않나. ‘그냥’이라고 답하면 대화에 김이 빠지고 어색함을 조장한 기분이다. 이런 대화 흐름에 피로를 느낄 때쯤 이 밈을 발견했다. 그녀의 대답, 얼마나 간단명료한가? 이 밈이 화두가 된 걸 보면 사족을 붙여야 하는 소통 방식에 피로를 느낀 건 나 혼자만은 아닌가 보다. WORDS 허지민(그래픽 디자이너)

  • 존 트래볼타

    한창 성장기 때 식사만 하면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갔다. 이 때문에 잠깐 ‘장 트라볼타’라고 불렸다. 존 트래볼타라는 이름을 가진 배우가 있다는 건 알았지만 외모나 그가 나온 영화는 몰랐다. 집콕하는 요즘 넷플릭스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 <펄프 픽션>을 틀었다. 칸이라는 단어와 새뮤얼 L. 잭슨의 얼굴이 시선을 끌어 재생 버튼을 눌러버렸다. 그제야 존 트래볼타를 제대로 봤다. 존 트래볼타가 두리번거리는 이 밈은 우마 서먼을 만나는 장면에서 나왔다. 부재 중인 보스의 집에서 보스 부인인 우마 서먼은 그를 CCTV로 관찰한다. 이윽고 그녀는 마이크로 그에게 말을 걸고 존은 그녀를 찾아 두리번거린다. 이 밈은 독자적으로도 많이 사용되지만, 범용성이 좋아 다양한 영상에 붙여 사용되면서 인기가 폭발했다. 뭐가 어디 있는지 못 찾을 때, 상황 파악이 안 될 때, 대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을 때 사용하기 딱 좋다. WORDS 김창훈(크리에이티브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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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EDITOR 정소진

2020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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