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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논객

폭스바겐 투아렉에 대한 두 기자의 상반된 의견.

UpdatedOn March 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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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KSWAGEN The new Touareg 3.0 TDI Prestige

전장 4,880mm 전폭 1,985mm 전고 1,670mm 축거 2,899mm 공차중량 2,250kg 엔진 3.0L V6 디젤 엔진 배기량 2,967cc 최고출력 286hp 최대토크 61.2kg·m 변속기 8단 자동변속기 구동방식 4륜구동 최고속도 235km/h 0-100km/h 6.1초 복합연비 9.5km/L 가격 9천6백90만원

장진택 <미디어오토> 기자

어렵고 깊은 건 잘 몰라서, 쉽고 단순하게 사는 20년 차 자동차 기자.

오버-엔지니어링의 추억
폭스바겐은 2002년이 돼서야 SUV를 만들었다. 경쟁 회사들이 SUV로 한창 재미를 보던 시기에 SUV 시장에 진입한 것이다. 경쟁사보다 늦게 만드는 대신 잔뜩 긴장한 듯했다. 폭스바겐 최초의 SUV 투아렉 시승 현장에서는 ‘오버-엔지니어링’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도시형 SUV인데, 정통 오프로더 수준의 차체 강성으로 오버해서 만들었다는 얘기다. 지금도 기억난다. 당시 시승 코스가 무서울 정도로 험했다. 도무지 자동차로 갈 수 없는 길을 만들어놓고는 “그냥 가라, 차가 다 알아서 해준다”고 말했었지. 시승 행사에서 다리가 후들거리면서 운전했던 기억, 그런데 정말 차가 다 알아서 해줬고, 자동차가 이렇게 든든할 수도 있구나, 깨달았다. 그렇게 16년이 지나고, 3세대 투아렉이 출시됐다. 시간이 지났지만 투아렉의 ‘오버-엔지니어링’은 여전했다. 이번에도 자동차로 갈 수 없는 험한 길을 만들어놓고는 “그냥 가라, 차가 다 알아서 해준다”고 말했다. 투아렉은 벼랑처럼 깎아지른 내리막길을 ‘우두두두’ 소리를 내면서 천연덕스럽게 내려갔다. 심술궂게 울룩불룩 깎아놓은 험로 역시 뒤뚱뒤뚱 몸을 움직이며 지나쳤다. 차에 탄 사람도 허리가 아플 법한데, 투아렉은 찍 소리 하나 내지 않는다. 역시 오버-엔지니어링이다. ★★★★

형 이기면 안 되는 막내
투아렉은 폭스바겐 그룹의 여러 SUV와 여러 기술을 나눠 쓰고 있다. 아우디 Q7, 포르쉐 카이엔을 비롯해 벤틀리 벤테이가, 람보르기니 우루스 역시 투아렉과 골격, 엔진, 변속기를 비롯해 여러 부품들을 공유한다. 이 차들 중 투아렉의 위치는 가장 낮은 가격이다. 벤틀리 벤테이가는 3억이지만, 투아렉은 1억이 채 되지 않는다. 기본 재료는 꽤 비슷한데 가격은 ‘3배 차이’인 셈이다. 그렇다고 허투루 만든 건 아니다. 바닥을 들춰보며 물고 뜯어도 대충 만든 건 없다. 폭스바겐 그룹이 갖고 있는 여러 기술 중 가성비가 높은 것만 뽑아서 만든 느낌이다. 그렇다고 프리미엄이 없는 것도 아니다. ★★★

제네시스 GV80이 보인다
투아렉은 정말 잘 만든 차다. 아니, 잘 만들 수밖에 없는 차다. 하나를 아주 잘 만들어서 여러 브랜드와 함께 나눠 쓰는 폭스바겐 그룹 전략을 바탕으로 탄생한 ‘괴물’ 같은 차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괴물이 하나 있다. 1월에 출시된 제네시스 GV80이다. 이 차는 국산 차치고는 비싸지만, 만듦새가 유럽 프리미엄 자동차 수준이다. GV80이 없었다면, 폭스바겐 투아렉은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빛나는 SUV가 될 뻔했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들도 GV80이 많이 신경 쓰였나 보다. 3세대 투아렉을 국내 첫 출시하면서 엄청난 할인 프로그램까지 함께 발표한 것이다. 투아렉의 가장 저렴한 모델 가격이 8천8백90만원. 하지만 11% 할인에 몇몇 프로모션을 더하면 7천만원 중반 정도에 살 수 있다. 기본 가격 6천5백80만원인 제네시스 GV80을 사이에 두고 ‘저울질’할 만하다. 투아렉은 GV80에 비해 주행 완성도가 높다. 투아렉은 크기와 가격이 비슷한 여러 차들과 여기저기 겹치긴 하지만, 장점이 꽤 뚜렷하다. 튼튼한 차체, 바위에서 막 굴러도 끄떡없을 것 같은 ‘든든함’이 투아렉의 최대 장점일 듯하다. ★★★

+FOR 듬직하고 단단하다. 생긴 것도 그렇고 달리는 것도 그렇다.
+AGAINST 국내 가격 맞추느라 많은 걸 내려두고 온 느낌. 특히 오디오 음질이 그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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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모터트렌드> 에디터

‘차덕후’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패션 잡지를 보는 자동차 기자.

진짜 SUV
SUV, 말 그대로 스포츠형 다목적 차다. 험로 주행 능력을 갖춰 각종 스포츠 활동에 능한 차. 하지만 본 목적에 부합하지 못한 변종 SUV가 판을 친다. 네 바퀴도 굴릴 줄 모르면서 SUV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매끈한 겉모습에 치중한 녀석들이 즐비하다. 폭스바겐 투아렉은 나름 SUV로서 본분을 잘 지키고 있다. 개발 목표부터 ‘온로드에서는 가장 안락하면서 오프로드에서는 가장 강력한 SUV’를 표방했다. 그리고 3세대로 진화하면서 기본기는 더욱 탄탄해졌다. 그 변화는 신형 투아렉이 국내에 상륙하기 전, 독일에서 직접 경험했다. 200km/h를 무색하게 하는 아우토반에선 풍족한 힘과 정제된 움직임을 보여줬고, 나무와 바위로 빼곡한 험로에선 탱크처럼 거침없이 달렸다. 운전자가 가고자 하면 투아렉은 그곳이 어디든 믿음직스럽게 달린다. 투아렉처럼 기본을 잘 지킨 모델은 드물다. ★★★★★

명품 골격
혹여 브랜드 위상을 생각해 투아렉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엠블럼으로만 차를 판단하는 이들. 알아둬야 할 건 투아렉은 벤틀리 벤테이가, 람보르기니 우루스, 포르쉐 카이엔 등과 차체 골격(MLB 플랫폼)을 공유한다. 또 그 안에 들어가는 다양한 첨단 기술도 나눠 쓴다. 심지어 3세대 투아렉은 골격이 같은 형제들에 비해 늦게 태어난 만큼 더 농익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다. 경쟁 모델에 비해 프리미엄은 다소 떨어질 수 있어도 사용된 재료는 명품이라는 얘기다. 시대에 뒤처지지 않게 디지털화도 놓치지 않았다. 아날로그 계기반은 12.3인치 디지털 콕핏에 담았고, 여러 기능 조작 버튼은 15인치 터치 디스플레이에 넣었다. 터치 감각도 무디지 않다. 심지어 손이 닿기도 전에 모니터는 기능 작동을 준비한다. 모니터 하단부에 손을 들이대면 미리 인지하고 공조 장치 조작 화면을 띄운다. 손동작을 파악하는 동작 인식 기능이 들어갔기에 가능하다. ★★★★

속 빈 한국형 투아렉?
독일에서 경험한 투아렉은 속이 꽉 차 있었다. 이전에 없던 다양한 첨단 장치로 속을 꼭꼭 눌러 담았다. 특히 벤테이가와 우루스에서 가져온 ‘액티브 롤 스태빌라이제이션 시스템’이 신형 투아렉의 주행 감각을 한층 드높였다. 코너에서 차체가 한쪽으로 기운다 싶으면 전기모터를 이용해 ‘안티롤 바’를 반대 방향으로 비틀어 차체 기울어짐을 억제한다. 헤드램프에는 1백28개의 LED가 촘촘하게 박혀 총명한 눈빛을 발산했다. 낮의 태양처럼 환하게 앞을 비춰 운전자의 시야를 넓힌다. 더욱이 나이트비전 시스템까지 갖춰 밤이 무섭지 않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 출시된 투아렉은 속이 살짝 비었다. 앞서 말한 첨단 사양 등을 팔고 뱃삯을 지불했는지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그 좋은 기능들이 다 빠졌다. 순차적으로 빛을 내던 방향지시등도 평범하게 깜빡일 뿐이고, 유리 두 장을 붙여 만든 옆 창도 한 장으로 줄었다.
올 하반기에 출시될 고성능 모델에는 빠진 사양을 다시 채울 계획이라고 하는데 그러면 그만큼 가격도 오를 게 분명하다. 그나마 에어서스펜션은 그대로 갖추고 있어 다행이다. 이것마저 빠졌다면 풍요로운 승차감과 과감한 험로 주행 실력은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

+FOR 어디든 듬직하게 달려줄 진짜 SUV를 찾는 사람.
+AGAINST 옵션 장난에 치를 떠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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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조진혁

2020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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