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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논객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에 대한 두 기자의 상반된 의견.

UpdatedOn March 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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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DAI Palisade Exclusive

전장 4,980mm 전폭 1,975mm 전고 1,750mm 축거 2,900mm 공차중량 1,955kg 엔진 디젤 R2.2 e-VGT 배기량 2,199cc 최고출력 202hp 최대토크 45.0kg·m 변속기 자동 8단 구동방식 전륜구동 복합연비 12.6km/L 가격 3천6백22만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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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택 前 <카미디어> 기자

어렵고 깊은 건 잘 몰라서, 쉽고 단순하게 사는 20년 차 자동차 기자.


인기 폭발, 비결은 ‘가격’
길이 5m, 폭 2m에 육박하는 대형 SUV다. 미국에선 대중적인 크기지만, 대한민국에선 이래저래 어색하다. 폭 2.3m에 불과한 대한민국 주차장에 넣는 건, 동생 옷을 훔쳐 입는 것처럼 불편하다. 도로 및 주차 환경과 여러 관념 때문에 대한민국의 대형 SUV 시장은 그저 그랬다. 기아 모하비나 쌍용 G4 렉스턴 외에 몇몇 수입차가 조촐하게 팔릴 뿐이었다. 시장 규모가 작아서 현대자동차도 노심초사했다. 주목받지 못하고 묻힐 것 같아서, 가격을 공격적으로 매겼다. 들리는 소문엔, 당초 가격보다 2백만원 정도 낮췄다고 하는데, 이게 현대 팰리세이드 인기 폭발의 화약이 됐다. 모하비나 G4 렉스턴보다 조금 비쌀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저렴하다. 더 잘 만들었는데도 가격이 낮으니 할 말이 없다. 수입 대형 SUV와 비교하면 더더욱 주저할 이유가 없다. 가격이 ‘착하니’ 욕도 안 먹는다. 현대자동차를 삐딱하게 꼬았던 댓글들이 일제히 ‘부들부들’해졌다. 팰리세이드는 좋은 분위기 속에서 ‘없어서 못 파는 차’가 됐다. 지금 주문해도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단다. 원하는 옵션을 고집하면 1년 넘게 기다릴 수 있다고 한다. 이게 뭔 일인가? 현대자동차를 몇 개월이나 줄 서서 사야 한다니. 현대자동차에 별 다섯 개 주는 것도 참 어색하다. ★★★★★

현대자동차가 확 바뀌었다.
‘속 썩이는 장남’이랄까. 우리에게 현대자동차는 좀 그랬다. 제대로 자리 좀 잡아줬으면 좋겠는데, 잘 안 됐던 형님이다. 명확하게 찍어 말하긴 힘들지만, 자격지심 때문에 위세를 부리는 느낌 정도로 해두자. 여튼 이건 옛날 이야기다. 현대자동차는 확 바뀌었다. 팰리세이드를 내놓으면서 많은 걸 내려놓고 소통했다. 신차 발표장에 임원들이 직접 나와 낮은 목소리로 대화했다. 미국형 헤드램프와 한국형 헤드램프가 왜 다른지, 줄무늬 나무 장식은 왜 가짜로 했는지, 뒤 유리창을 길게 붙인 이유는? 테일램프 옆에 은색 줄무늬 장식을 넣은 이유도 후련하게 답해줬다. 듣고 보니 명쾌했고, 알고 보니 달라 보였다. 진작 이랬어야 했다. 사실 팰리세이드는 기존 현대자동차에 비해 월등히 잘 만든 차는 아니다. 현대자동차 방식대로 만든 최신작일 뿐이다. 만듦새가 월등히 뛰어난 것도,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가 들어간 것도 없다. 심지어 엔진과 변속기 등은 기존에 쓰던 것과 같다. 예전 분위기였으면 “한 등급 아래 싼타페와 같은 디젤 엔진, 힘 모자르다” 혹은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터보도 없는 가솔린 엔진을 내놓나?”라는 잡음이 먼저 들렸을지 모를 일이다. ★★★★

'가성비, 가심비’ 두루 출중
거대한 대형 SUV지만 아주 크지 않다. 동급보다 약간 작은 사이즈이지만, 실내 공간은 넉넉하게 잘 뽑았다. 2.2L 디젤 엔진과 3.8L 가솔린 엔진 등 동급 수입차 대비 낮은 배기량으로 효율까지 어느 정도 챙겼다. 멋진 디자인에 마무리도 수준 이상이다. 스마트 크루즈-컨트롤, 자동차선유지장치, 자동정지장치 등 첨단 주행-안전장치도 빠짐없이 넣었다. 이렇게 만들고 ‘착한’ 가격표를 붙였으니 잘 팔릴 수밖에 없다. 가격 대비 성능, 가격 대비 만족감 등을 따질수록 명확해지는 차다. 항간에는 ‘경쟁자 모두 죽이는 차’라는 얘기도 들릴 정도다. 왜 ‘터보’는 없나, ‘하이브리드’는 왜 없나? 왜 ‘가짜 나무’를 썼나? ‘전자식’ 계기반은 왜 없나? 엔진룸에 물이 튄다는 등의 지적도 들리긴 하지만, 귀담아듣는 이는 별로 없다. 현재 시판 중인 자동차 중에서 가장 뿌듯하게 탈 수 있는 차이기 때문이다. 다만, 차가 너무 커서 주차가 쉽진 않다. 좁은 골목길 다닐 때도 신경 쓰인다. 생산량이 제한적이어서 주문 후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것도 단점이라면 단점이지만, 팰리세이드는 매우 뜻깊은 차다. 현대자동차가 좋은 쪽으로 바뀌어간다는 걸 보여준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차다. 현대자동차는 이 느낌 그대로 조만간 ‘신형 쏘나타’를 내놓는다고 한다. 이것 역시 기다리는 이들이 참 많다. ★★★★

+FOR 가족용으로 이만한 차 없다. 몇 개월 기다려도 줄 서는 이유다.
+AGAINST 현대자동차가 많이 바뀌긴 했지만, 완전히 바뀐 건 아니다. 브랜드 이미지나 내구성, 사후 관리 등에선 아직도 마음 놓지 못하겠다.

 

류민 <모터트렌드> 수석 에디터

수동변속기가 최고라면서 자율주행차를 애타게 기다리는 이중인격자.


근사한 외모
사실 7~8인승 대형 SUV는 국내에서 그리 인기가 많은 차종이 아니었다. 도로 넓고 주차 스트레스 적은 미국에서나 사랑받는 차였다. 그래서 북미 시장에서 건너온 모델 몇몇을 제외하고 딱히 살 차도 없었다. 하지만 SUV의 폭발적 증가와 함께 상황이 달라졌다. 커다란 SUV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심리적 부담감이 줄어든 것이다. 팰리세이드는 현대자동차가 이런 변화를 읽고 국내와 북미 시장을 목표로 개발한 차다. 포드 익스플로러, 쉐보레 트래버스, 혼다 파일럿, 마쓰다 CX-9 등과 경쟁한다. 외모는 대형 SUV답게 시원시원하다.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높은 보닛으로 당당한 느낌을 냈다. 전체적인 균형도 뛰어나다. 얇은 LED 주간주행등이나 뚜렷한 캐릭터 라인 덕분에 느슨해 보이질 않는다. 북미 시장용 대형 SUV는 어딘가 엉성해 보여도 그냥 눈 딱 감고 사는 차였다. 반면 팰리세이드에선 그런 구석을 찾을 수 없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현대자동차는 요새 참 차를 사고 싶게 잘 꾸민다. ★★★★

고급스럽고 실용적인 실내
기존 대형 SUV들의 단점을 꼼꼼히 지웠다. 일단 승하차부터 편하다. 바닥을 낮춰 큰 힘 들이지 않고 타거나 내릴 수 있다. 치마 입은 여성도 부담 없을 정도. 대시보드는 간결하고 고급스럽다. 10.25인치 모니터와 전자식 변속 버튼, 나무 질감을 잘 살린 우드 트림으로 꾸몄다. 대형 세단을 탄 느낌이다. 솔직히 그랜저보다 비싸 보인다. 이러다 현대자동차 기함 자리가 팰리세이드로 바뀔지도 모르겠다. 공간은 대형 SUV치고도 넉넉하다. 3열도 여유롭다. 성인 남성에게도 부족함 없다. 트렁크도 웬만한 세단보다 큰 509L다. 3열을 접으면 1,297L, 2열까지 접으면 2,447L까지 늘어난다. 공간 크기보단 짜임새가 더 인상적이다. 각 좌석에 송풍구와 컵홀더, USB 포트 같은 편의 장치들을 꼼꼼하게 챙겼다. 앞좌석 컵홀더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실용성이 뛰어나다. 필요에 따라 한쪽 면을 밀면 수납공간이 늘어난다. 기존의 북미 시장용 대형 SUV에서는 볼 수 없던 세심함이다. 편의·안전 장비도 없는 게 없다. 2열 통풍 시트, 파노라마 선루프, 후석 대화 모드, 스웨이드 내장재, 반자율주행 시스템, 사륜구동 시스템 등 우리가 큰 차에 기대하는 고급 장비 대부분을 선택할 수 있다. ★★★★☆

쉽고 편한 운전
엔진은 두 종류가 준비된다. V6 3.8L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이 기본이고 직렬 4기통 2.2L 디젤 터보 엔진은 1백47만원짜리 옵션이다. 최근 분위기나 추가금을 생각하면 가솔린 모델이 진리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디젤 모델의 완성도도 만만치 않다(시승차는 디젤 모델이었다). 소음, 진동, 회전 질감 등 뭐 하나 흠잡을 곳이 없다. 2톤 내외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힘도 넘친다. 이보다 더 인상적인 건 뛰어난 핸들링이다. 대형 SUV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움직임이 간결하고 차분하다. 비결은 낮은 무게중심이다. 운전이 쉽고 편하다. 팰리세이드는 여러모로 작정하고 만든 차라는 느낌이 강하다. 제대로 만든 첫 대형 SUV니 이를 악물고 만들긴 했을 것이다. SUV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면서 대형 SUV도 몸집이나 공간 크기만으로는 승부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팰리세이드는 이런 시장 상황을 잘 파악하고 내놓은 결과물이다. 팰리세이드가 전 세계 시장에서 얼마나 큰 성공을 거둘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국내에서만큼은 북미에서 건너온 대형 SUV를 살 이유가 없어졌다. ★★★★

+FOR 어디 가서 기죽기 싫은 다자녀 가정의 가장.
+AGAINST 미국식 낭비를 혐오하는 합리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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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조진혁

2019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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