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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 人 三 色

삼인삼색

서로 취향이 다른 세 남자가 이달 가장 주목해야 할 차를 시승했다. 의견이 분분하다.

UpdatedOn October 12, 2016

3 / 10

 

 

시트로엥 C4 칵투스

3 / 10

 

  • 속도와 연료 게이지가 표시되는 직사각형의 계기반, 변속기는 버튼으로 송풍구 아래 자리했고, 차량 정보는 7인치 터치 스크린으로 확인한다.속도와 연료 게이지가 표시되는 직사각형의 계기반, 변속기는 버튼으로 송풍구 아래 자리했고, 차량 정보는 7인치 터치 스크린으로 확인한다.
  • 차체만큼 귀여운 알로이휠.차체만큼 귀여운 알로이휠.
  • UX는 깔끔하지만 조작하기 번거롭다. UX는 깔끔하지만 조작하기 번거롭다.
  • 소파처럼 안락한 패브릭 시트다.소파처럼 안락한 패브릭 시트다.
  • 8.7L의 글러브박스.8.7L의 글러브박스.
  • 지붕 전체가 유리다. 뒤에 앉아도 답답하지 않다.지붕 전체가 유리다. 뒤에 앉아도 답답하지 않다.
  • 시트로엥 C4 칵투스
    엔진 BlueHDi 디젤 / 구동방식 전륜구동 / 배기량 1,560cc / 최고출력 99hp / 최대토크 25.9kg·m / 변속기 ETG 6단 / 복합연비 17.5km/L / 가격 2천4백90만원


이진우 <모터트렌드> 수석 에디터
보편타당한 것은 재미없다고 여기는 못된 생각을 가진 자동차 저널리스트.


+ Look ‘에어범프’라는 신선한 아이템을 부착했다. 생각해보면 도어 사이드 몰딩을 넓게 펼치고 그 속을 비워둔, 별것 아닌 아이디어임에도 획기적으로 보인다. 그래서 독특하다. 전체적인 실루엣도 참신하고 곳곳의 디테일도 보편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독특하고 창의적인 외관이 확실하다. 하지만 그뿐. 이 차를 아름답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합성수지 패널을 덕지덕지 붙인 차는 전혀 아름답지 않다.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훌륭할지 몰라도 미학적인 시각으로 보면 부정적이다. ★★

+ INSIDE 실내는 ‘빈자의 허영’이다. 싸구려 플라스틱을 더덕더덕 붙이고는 조수석 글러브박스는 루이 비통 여행 가방 비슷하게 외관을 꾸몄다. 글러브박스 때문에 조수석 오른쪽에 에어컨 송풍구가 없다. 외관은 실용성을 위해 합성수지 패널을 붙이는 과감한 결단을 하고서는 실내는 멋을 위해 실용성과 편의성을 포기하다니. 어찌 이리도 디자인에 일관성이 없을 수 있단 말인가. 뒷자리 창문은 열리지도 않는다. 더불어 에어컨 송풍구도 없다. 허영은 최소한의 기능과 효율 그리고 배려를 갖췄을 때 하는 거다. ★☆

+ Performance MCP 변속기는 PSA(Peugeot Societe Anonyme)가 꿈꾸는 달달한 미래였다. 변속기로 연비를 획기적으로 높여 차세대 에너지(전기)로 향하는 시간을 벌려고 했다. 연비는 아주 높아졌다. 당연하다. 엔진의 출력을 봉인하며 슬금슬금 뽑아냈으니까. 하지만 변속 과정에서 울컥거림이 너무 심했다. 그걸 개선한 ETG 변속기를 장착했다. 하지만 울컥거리는 주행감은 없애지 못했다. PSA는 이를 알고 6단 자동변속기로 바꿔가는 추세. 즉 사장되는 과정에 있는 변속기다. 좋을 리 없다. 변속 과정마다 노즈가 주억거리면서 뇌수가 앞으로 쏠린다. 빨리 가속하려 하면 울렁거림은 더욱 심해진다. 누군가 “수동으로 조작하면 한결 나아진다”고 한다. 우매한 조언이다. 편하고자 자동변속기를 샀는데 수동을 강요하는 거 아닌가. 빨리 달리기라도 하면 마음이 조금은 풀릴 만도 한데, 느리고 울렁거리기까지 하니 답답하다. 핸들링은 한 박자 늦다. 서스펜션이 차체를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뒤가 너무 가볍고 앞 서스펜션이 말랑거려 급브레이크에서는 뒤를 양옆으로 흔든다. ★★

+ Attraction 자동차 디자인은 아주 중요하다. 어쩌면 기술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우선은 소비자의 눈을 희롱해야 하니까.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칵투스는 시선을 잡아끌기는 한다. 독특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실제 디자인으로 만들어낸 PSA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난 이 차를 타고 싶지는 않다. ‘문콕’이 무서워 넓은 패널을 차체 옆에 붙이고 다니는 옹색한 남자로 보일 게 분명하다. 소비자의 시선을 잡아끌어 운전석에 앉혔다고 해서 다 끝난 건 아니다. 변속기가 그 소비자의 마음에 묵직한 돌덩이를 얹을 것이 분명하다. ‘선인장’이란 뜻의 칵투스는 정말이지 선인장처럼 다가가기 힘들다. ★★

+ UP 시선을 끈다. 아이디어도 참신하고 실용적이다.
+ DOWN 하지만 안 살 것이다.

 


조진혁
<아레나> 피처 에디터
작지만 빨라야 하고, 연비는 출중해야 하며, 실내 공간은 넉넉한 차를 선호하는 실용주의자.


+ Look 풍만한 볼륨감에 원색을 칠하고, 검은색 플라스틱을 덧대니 이보다 경쾌할 수가 없다. 눈매가 너무 날카로워 정면에서 보면 답답한 느낌도 있다. 살짝 뚱해 보인다고나 할까? 어쨌든 보편적으로 잘생긴 미남이 아니라 개성 강한 미남이다. 이 미남은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데, 측면의 ‘문콕’ 방지 아이템인 에어범프가 큰 몫을 해냈다. 누르면 푹신푹신 폴리우레탄 소재가 충격으로부터 보호해준다. 기능적인 측면과는 별개로 에어범프가 없었다면 꽤나 심심했을 듯하다. 총 10종에 이르는 다양한 보디 컬러 옵션을 제공한다. 개성 강한 색들이다. ★★★☆

+ INSIDE 따뜻한 분위기의 카페 소파에 앉은 기분이다. 패브릭을 덧댄 시트는 운전석보다는 카우치 같고, 조수석 사이의 높은 거치대와 운전석의 팔 거치대에 양팔을 올려두면 금세 잠이 쏟아질 것같이 편안하다. 조수석과 일체형인 시트는 옆에 앉은 여자와 더 친해질 듯한 몹쓸 기대도 하게 만든다. 실내는 웰빙과 안락함을 주제로 디자인했다. 그래서 거실과 같은 편안한 공간으로 설계했고, 최대한 많은 수납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뚜렷하게 엿보인다. 루프 에어백을 탑재해 8.5리터라는 넓은 글러브박스를 확보했고, 뒷좌석에는 파워윈도를 제거하고 대신 수납공간으로 구성했다. 하지만 통풍을 포기할 정도로 수납에 집착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

+ Performance ETG 변속기의 울컥거림만큼이나 답답한 것은 계기반이다. 직사각형 디지털 계기반에는 숫자로 속도만 표시된다. 엔진 회전이나 기타 다른 정보를 볼 수 없다. 대시보드의 7인치 터치스크린을 통해 봐야 한다. 차량 정보와 미디어 정보, 에어컨 정보 등을 한 번에 볼 수는 없다. 터치해서 각 카테고리를 열어봐야만 알 수 있다. 주행 중에 에어컨 온도를 낮추는 것도 번거롭다. 안락함에 대한 집착은 주행 감각으로 이어졌다. 높은 차체를 안락하게 세팅하다 보니 요철도 부드럽게 넘어갈 정도로 푹신한 서스펜션을 얻었지만 속도를 높이면 차량 뒤쪽이 흔들리며 버거워하는 게 느껴진다. 장점도 있다. 스톱 앤 스타트 시스템은 어느 차량보다 민첩하고 정확하다. ★★☆

+ Attraction 비싼 차 말고, 저렴하고 예쁜 차도 선택의 폭이 넓어지길 바란다. 칵투스는 단점과 장점이 확실한 차다. 운전의 즐거움을 좇는다면 쳐다보지 않을 차이고, 예쁘고 효율적인 차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자기 전에 생각날 차다. 칵투스에는 시트로엥이 추구하는 가치인 사람, 낙천주의, 영리함이 타협 없이 들어 있다. 그래서 답답한 자동변속기, 변속 시 롤링 피치, 디젤 엔진의 소음, 컵홀더가 하나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대신 푹신한 소파가 있고, 예쁜 디자인을 입었으며, 연비 효율도 높고, 가격도 저렴하다. 칵투스의 경쟁 차량들 중에 이보다 예쁜 차가 또 있을까? ★★★

+ UP 귀여운 차를 선호하는 자질구레한 짐이 많은 사람.
+ DOWN 운전의 즐거움을 포기하기 싫다.

 

장진택 <카미디어> 기자
포니부터 테슬라까지 ‘하품하며’ 시승했던 ‘무색무취’의 저널리스트. 


+ Look 매우 상식적으로 만들었는데, 독특하다. 전혀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뭉친 듯하다. 겉을 감싼 모든 철판이 각지지 않고 둥글둥글하다. 헤드램프는 범퍼와 엉켜 있고, 라디에이터 그릴은 번호판이 딱 막고 있다. 옆구리엔 울룩불룩한 고무판을 덧댔다. ‘에어범프’라는 건데, 옆 차의 ‘문콕’이나 ‘쇼핑 카트’ 등의 ‘테러’에 대비한 디자인이다. 시트로엥 C4 칵투스는 이런 식이다. 안팎이 ‘실용, 실용, 실용’을 ‘지독하게’ 외치고 있다. 주변의 시선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편한 대로 살아가는 요즈음 ‘젊은 감성’으로 ‘되바라지게’ 만들었다. 세상에 이런 차는 이 차밖에 없다. 이렇게 만들 회사도 시트로엥밖에 없다. ★★★★

+ INSIDE 호불호가 난무한다. 호주머니에 넣어 훔치고 싶은 것과 거저 줘도 안 먹을 것들이 한자리에 뭉쳐 있다. 벤치형 시트는 무척 좋다. 직물 시트의 느낌도 새삼 포근하다. 그런데 대시보드에 송풍구가 3개밖에 없다. 동반석 구석엔 송풍구가 아예 없다. 지붕 전체를 유리로 덮어 시원해 보이지만, 땡볕 아래 태양을 가릴 ‘가림막’을 모기장처럼 달아야 한다. 뒷좌석 유리창은 아래로 열리지 않는다. 고속버스 유리창처럼 살짝 벌어지는 정도로 열린다. 이런 거 다 용서할 수 있지만, 연료주입구 뚜껑에 매번 열쇠를 꽂아 열어야 한다는 건 심각해 보인다. ★★

+ Performance 99마력을 내는 1.6리터 디젤 엔진은 시종일관 부드럽다. 여기에 푸조-시트로엥만의 수동변속기에 기반한 자동변속기, ETG 변속기가 물려 있다. 수동변속기 기반이라서 변속할 때마다 다소 어색한 ‘머뭇거림’이 있다. 다만 예전 ETG에 비해 ‘머뭇거림’이 많이 줄긴 했지만, 욕심 내서 질주하면 다소 ‘신경질적으로’ 머뭇거린다. 이 차는 느긋하게, 시냇물 흐르듯 ‘졸졸졸’ 모든 게 좋다. 서스펜션은 꽤 말랑말랑하다. 젊은이를 겨냥한 소형 SUV라서 팽팽하고 딱딱할 거라 예상했는데, 칵투스의 서스펜션은 프랑스 샹송처럼 부드럽다. 토션빔 서스펜션으로도 이렇게 부드러우면서 코너링 때 뒷바퀴를 듬직하게 잡는 게 신기할 정도다. 아무튼 승차감은 기대 이상이다. 주행 중 소음 역시 기대 이상이지만, 전반적으로 칭찬할 수준은 아니다. 딱 ‘생각보다 약간 좋은 수준’이다. ★★★

+ Attraction 아주 혼란스럽다. 어떤 건 아주 좋고, 어떤 건 아주 싫다. ‘호불호’가 엇갈리기로 따지면 C4 칵투스가 단연 1등이다. 그러니 생긴 거 예쁘다고, 혹은 화사한 컬러에 취해 계약서에 서명하는 일은 없도록 하자. 이 차는 뒷좌석 유리창이 (아래로) 열리지 않고, 천장에 가림막도 달거나 떼어야 하고, 동반석 구석에 송풍구도 없고, 가죽 시트는 아예 없고, 아직도 누런색 할로겐 헤드램프가 있고, 다이얼로 등받이 각도 조절해야 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불편한 ETG 변속기를 쓰는 시트로엥 C4 칵투스다. 없는 것 많고 아쉬운 점 많지만, 유럽에서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였다고 한다. ★★★☆

+ UP 세상의 모든 차(특히 현대-기아차)가 지루해지기 시작했다면 이 차를 잘 볼 것.
+ DOWN 조금이라도 ‘보수적’인 사람이라면 과감히 포기할 것. 이 차는 ‘급진적인’ 진보 성향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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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조진혁

2016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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