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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그란 건 말야

래퍼들의 전쟁터, <쇼미더머니>가 시즌 5를 선보인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스웨그 넘치는 뮤지션 쿠시와 자이언티, 도끼와 더 콰이엇이 기꺼이 이 즐거운 전쟁에 참여했다.

UpdatedOn May 1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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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시가 입은 바지는 아크네 by 10 꼬르소 꼬모, 분홍색 재킷과 티셔츠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자이언티가 입은 화려한 패턴의 하트 니트 톱은 포트 by 무이, 버건디 컬러의 와이드 팬츠는 김서룡 옴므, 파란색 하이톱 스니커즈는 반스, 안경은 베리스 바이 옵티컬 더블유 제품.

쿠시가 입은 바지는 아크네 by 10 꼬르소 꼬모, 분홍색 재킷과 티셔츠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자이언티가 입은 화려한 패턴의 하트 니트 톱은 포트 by 무이, 버건디 컬러의 와이드 팬츠는 김서룡 옴므, 파란색 하이톱 스니커즈는 반스, 안경은 베리스 바이 옵티컬 더블유 제품.

쿠시 + 자이언티

척하면 척

래퍼들을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쿠시와 자이언티의 조합은 의외라서 더욱 신선하다. 쿠시는 ‘투애니원’ ‘이하이’ 등의 앨범 프로듀서로 이름을 알렸고, 자이언티는 모두가 인정하는 감각적인 보컬리스트다. 두 사람은 최근 YG 산하 테디 레이블에서 ‘새로운 작당’을 모의 중이다. 지칠 줄 모르고 돌진하는 쿠시와 흩뿌려놓은 아이디어를 섬세하게 엮을 줄 아는 자이언티는 제법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이들의 첫 번째 놀이터이자 음악 실험실이 바로 <쇼미더머니 5>다.

지난 시즌 <쇼미더머니>도 재미있게 봤나?
자이언티
아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니까 재미있게 봤다. 웃기는 사람들도 많고.
쿠시 자극적인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결론적으로 이 프로그램이 힙합 문화 발전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그 방향이 옳건 그르건 흐름을 바꿔놓은 건 확실하다. 우리가 참여하는 시즌 5에서는 힙합 음악의 진정성을 좀 더 파고들지 않을까 예상한다.

지난 시즌에서는 우승자가 누구인가보다, 그 외의 이슈가 더 화제였다. 프로그램의 취지와 조금 다른 상황이 벌어진 거 아닌가?
자이언티
이번 시즌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쇼미더머니>는 누가 우승할지가 중요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방송이 끝나고 어떤 음악적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지, 그 기반을 다지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우리와 함께하는 참가자가 높은 성적을 거둔다면 물론 좋겠지만, 방송 이후 행보에 더 초점을 맞추고 싶다.
쿠시 사람들이 원하는 건 결국 ‘쇼’다. 이번 시즌에도 이미 재미 요소는 충분히 갖췄다. 나 역시 자이언티와 마찬가지로 방송이 끝난 다음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재미로만 참여하기에는 노력도 많이 해야 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 프로그램이다. 왜 참여하게 됐나?
쿠시
테디 형과 새로운 레이블을 만들면서 가장 먼저 고민한 건 ‘뭐 재밌는 거 없을까?’였다. 그 고민을 거듭하던 차에 <쇼미더머니> 측에서 제의가 들어왔다. 제안을 받자마자 든 생각은 ‘재밌겠다!’였다. 2012년 시즌 1을 시작했을 때 초등학생이었던 친구들이 이제 고등학생이 됐다. 그만큼 참가자의 귀도 많이 열린 상태다. 그래서 기존 것을 답습하기보다 새로운 것을 제시하고 싶었다.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출연을 결정했다.
자이언티 우리가 제시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우리의 음악을 이해하고 흡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강구 중이다.
 

화려한 프린트 톱은 아스트리드 안데르센 by 톰그레이하운드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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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청바지는 리바이스, 목걸이와 키홀더는 모두 H.R, 신발은 반스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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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레이블을 만든 건, 기존과 다른 변화된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서인가?
쿠시
‘변화’보다는 ‘계기’라는 표현이 더 맞다.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는 건 창작자로서 당연한 일이니까. 레이블은 우리가 같이 즐겁게 작업할 수 있는 계기를 던져주는 것뿐, 자이언티의 음악 행보는 지금과 비슷할 거다.
자이언티 나는 소속 가수지만, 우리 레이블이 다른 곳과 다른 점은 확실히 있다. 아티스트가 먼저고 그다음이 비즈니스라는 점이다. 그래서 모든 일이 스튜디오에서 시작된다.
쿠시 그게 가장 좋은 점이다.

작업실에선 어떤 모습일지 모르겠지만, 지금 보면 둘 다 ‘힘을 주는 사람’이라기보다 ‘힘을 빼는 사람’인 것 같다. 심사위원 입장에서 ‘플로’에 몸을 맡기는 사람과 절박하게 우승을 좇는 사람. 누구와 함께하고 싶나?
쿠시
우리 둘 다 래퍼 이미지보다 프로듀서 이미지가 강하다. 나는 이미 프로듀서로 전향한 지 오래 됐고, 자이언티도 보컬로 알려져 있다. 어떤 성향이 중요하다기보다는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은 면을 갖춘 친구를 데려올 것 같다.
자이언티 주연 배우를 찾는 영화감독의 마음으로 참가자를 살펴볼 거다.

자이언티의 경우, 개코가 극찬했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로 랩을 잘한다고 들었다. 방송에서 직접 랩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나?
자이언티
우리가 만든 트랙에 랩을 조금 할 수는 있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랩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없다.

좋아하는 앨범을 하나씩 들고 촬영했다. 그 앨범을 꼽은 이유는?
쿠시
나는 퀸시 존스의 〈You’ve Got It Bad Girl〉을 가지고 왔다. 퀸시 존스는 살아 있는 재즈의 전설이자 마이클 잭슨 앨범 프로듀서로 유명하다. 그와 실제로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이 앨범에 직접 사인을 해줬다. 음악적으로도 교과서적인 앨범이라 많이 언급하지만, 퀸시 존스가 한글로 내 이름 쿠시를 또박또박 적어줘서 더 특별하다.
자이언티 나는 톰톰 클럽의 〈Wordy Rappinghood〉 앨범을 가져왔다. 딱히 되게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아닌데 일단 톰톰 클럽이란 이름이 귀엽고 커버도 귀여워서 맘에 든다. ‘Wordy Rappinghood’란 노래를 처음 듣고 너무 귀여워서 반했다. ‘오늘 좀 귀엽고 싶다’ ‘귀여운 기분이 든다’ 싶을 때 듣는 앨범이다.

오늘도 거의 아침까지 함께 곡을 만들다 왔다고 들었다. 음악 만드는 게 그렇게 재미있나?
쿠시
진짜 재미있다. 본격적으로 작업 시작한 지 며칠 안 됐다. 서원진이란 친구랑 셋이 스튜디오에 모여서 새벽 5시까지 곡을 만들었다. 재미없으면 못하는 일이다.
자이언티 뭔가를 창작한다는 건 시간이 필요한 문제 같다. 경험과 감정이 바탕이 되어야 새로운 것이 탄생하니까. 그래서 재미도 중요하지만 내 삶에 집중하려는 노력, 경험을 축적하려는 에너지도 매우 중요하다. 계좌를 2개 가지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쉽다. 음악과 삶의 에너지를 양 방향으로 쌓아둘 필요가 있다.

<쇼미더머니> 덕분인지 전 연령대가 힙합을 즐기는 추세다. 최근엔 중년 여배우들이 랩을 하는 프로그램도 방송됐다.
자이언티
<힙합의 민족>? 정말 재미있게 본다. 다들 랩을 잘하시더라고. 그만큼 예전에 비해 힙합 음악과 문화에 대한 애정도가 높고, 시선도 훨씬 부드러워졌다는 의미다. 지금 음악 하기 좋은 시절이라는 생각이 드나?
쿠시 내가 올해 서른셋인데, 음악을 처음 시작한 10대 시절에만 해도 부모님은 당연히 반대를 하셨고 편견도 심했다. 좋은 뮤지션이 편견을 깨줬고 지금은 선입견이 많이 없어졌다. 이제는 음악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한 가지만 잘해도 인정받는 시대가 됐다.
자이언티 나도 좋은 시기에 데뷔해 사람들에게 알려졌다고 생각한다. 2016년, 대중음악 시장은 모두에게 기회가 열려 있다. 자기 색깔이 있고 정체성이 뚜렷하면 누구든 당장 음악을 해서 돈 벌 수 있으니까. 앞으로 더욱 그렇게 될 거다.

많은 사람이 두 사람이 만든 음악을 좋아하고, 따라 부른다. 대중음악가로서 이 정도면 성공한 인생인가?
쿠시
내가 생각하는 성공의 의미는 돈과 명예가 아니다. 돈을 많이 벌어 전용기를 타고 다니는 사람보다, 작은 일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제일 부럽다. 고뇌해서 창작한 결과물을 붙들고 나이 들기는 싫다. 하루하루 즐겁게 살 수 있으면, 그게 성공 아닌가?
자이언티 성공을 말하기에 나는 아직 어리고 갈 길이 멀다. 욕심이 많은 편이라 계속 두고 보자는 심정으로 때를 기다리고 있다.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지낸다.

<쇼미더머니 5> 방송을 통해서 쿠시와 자이언티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나?
쿠시
그동안 내가 만든 노래를 알아도 나라는 사람을 알 기회가 많이 없었을 거다. 대중이 나를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든 괜찮기 때문에, 편하고 솔직하게 촬영할 거다.
자이언티 나는 지금 자이언티로 살고 있기 때문에 계속 자이언티처럼 행동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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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와 더 콰이엇이 입은 옷은 모두 본인 소장품.

도끼와 더 콰이엇이 입은 옷은 모두 본인 소장품.

도끼 + 더 콰이엇

왕의 귀환

돌이켜보면 바비가 우승한 <쇼미더머니> 시즌 3는 짜임새 좋은 한 편의 성장 드라마였다. 풋내기 래퍼가 형들의 도움을 받아 일취월장한 끝에 우승 상금을 거머쥐면서 감동까지 선사했으니까. 이 드라마에는 도끼와 더 콰이엇이 있었다. 우승에는 별 관심도 없던 두 사람은 ‘연결고리’라는 메가 히트곡까지 건져 올리며 힙합 꿈나무의 우상이 됐다. 일리네어 레코즈의 수장이자 영향력 있는 래퍼인 두 사람이 시즌 5에 다시 돌아온다.

이미 많은 사람이 물어봤겠지만, 한 번 더 묻지 않을 수 없다. <쇼미더머니> 시즌 3를 잘 끝내놓고, 시즌 5에 또 참여한 이유가 있나?
도끼
얼마 전 라디오에 출연했는데 이 질문에 ‘돈 때문이다’라고 대답했다.
더 콰이엇 섭외 요청이 여러 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차갑게 거절했다.
도끼 정말 차갑게 대했다. 제작진이 우리가 사는 곳으로 미팅하러 왔는데 3분 만에 거절 의사를 밝혔으니까.
더 콰이엇 이전 시즌에 재미있게 잘했지만, 사실은 촬영도 빡빡하게 진행됐고 힘들었다. 이미 우승까지 한 마당에 한 번 더 할 이유가 없지 않나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여러 번 설득하고 계속 조르는 바람에….
도끼 너무 졸라서 더 이상 숨을 쉴 수가 없었다. 하하.
더 콰이엇 그래서 우리가 원하는 대로 맞춰달라고 했더니, 그렇게 해주셨다.
도끼 정확한 액수는 앞으로 나올 노래의 가사에 있을 거다. 하하.

시즌 3가 수작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시즌 5도 비슷하게, 어린 래퍼의 성장기로 흘러갈까?
더 콰이엇
우리도 출연자 입장이니까 두고 봐야겠지. 그런데 사실 시즌 4에 대해 ‘노잼’이라고 많이 얘기하지 않았나? 최대한 분위기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나오는데 재미없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는 않다.

시즌 5가 재미있으려면 어떤 요소가 필요할까?
도끼
시즌 3에서는 우리가 인터뷰에서 말하는 장면이나, 차메인이라는 래퍼를 미용실 데려가서 메이크오버해주는 장면 등 잔잔한 재미 요소가 있었다. 이번 시즌은 아직 촬영을 많이 하지 않은 상태라 정확히 모르겠지만, 여러 가지를 하고 있으니까 하나쯤 얻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굳건한 각오가 있었으면 좋겠지만, 사실 그런 거 없다. 하하.

<쇼미더머니> 시즌 5는 1차 예선에 무려 지원자가 9천 명 몰렸다고 들었다. 대한민국에 힙합을 사랑하는 이들이 이렇게 많나?
도끼
그들이 전부 다 랩을 사랑하는 건 아니다. 하하. 엄청 사랑하면 오히려 그렇게 몰릴 수가 없다.
더 콰이엇 하나의 현상 같다. 힙합 음악에 대한 애정보다는 <쇼미더머니> 방송을 보고 랩을 시작한 어린 친구들이 많더라.
 

지금도 여전히 우승에는 관심이 없나?
도끼
목표에 매진하기보다 흐름을 즐기는 게 항상 더 좋은 결과를 낳는다. 지금까지 항상 그래 왔다. 뮤지션에게는 시대마다 목표라는 것이 있지 않나? 옛날에는 방송 3사에서 1위를 석권하는 것이었다면, 요즘은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가 될 수 있겠지. 그런데 우리는 그런 목표랑 상관없이 음악을 해온 사람들이라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울 수 있다.
더 콰이엇 일리네어 레코즈라는 회사도 그렇고, 소속 뮤지션의 방향도 결국 하고 싶은 걸 최대한 즐겁게 하자는 것이다. 남들이 생각하는 목표나 기준에 끼어들고 싶지 않다.

그래도 누군가는 선택받아야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도끼, 더 콰이엇과 한 팀이 되려면 어떤 성향이어야 하나?
도끼
우리는 딱히 기준이 없다. 랩 잘하는 사람을 뽑아도 우리 팀으로 오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잘하는 사람이 우리 편이지 뭐.

힙합이란 음악이 이렇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은 시절이 있었나 싶다. 지금이 힙합 신의 전성기라고 보나?
더 콰이엇
나랑 도끼가 ‘루키’라는 이야기를 듣던 10년 전을 생각해보면 굉장한 시절이다. 판이 많이 커지기도 했고 그만큼 여건도 좋아졌다.
도끼 요즘은 아무나 “저 랩 해서 1억 벌었어요” 하잖아. 불과 7년 전까지만 해도 랩을 해서 1억 번다는 건 꿈같은 일이었다. 래퍼가 ‘연예인’과 벌이가 비슷해진다는 뜻인데, 굉장한 변화다.

도끼와 더 콰이엇은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우상과도 같은 존재다. ‘나도 저 형들처럼 멋있게 랩 해서 좋은 것도 많이 사고 그래야지’ 생각한다.
더 콰이엇
스스로 성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나 자신이 느끼기에도 성공한 삶을 살고 있으니까. 아무리 좋은 일이 많아도 무감각할 때도 있고 작은 일 하나에도 기쁠 때가 있다. 그래서 감사하는 마음 잊지 않으려고 애쓰는 편이다. 내가 가진 것에 조금이라도 무뎌진다고 느끼면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벌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자부하는 건가?
더 콰이엇
돈을 비롯한 모든 면에서 많은 걸 이뤄냈기 때문이다. 일단 남들 눈치 보지 않고 우리 원칙대로, 원하는 음악을 한다. 그 어떤 래퍼보다 돈도 많이 벌었다. 사고 싶은 것도 거의 다 샀다. 남자의 로망이라고 하는 많은 것을 이른 나이에 이뤘으니까.
도끼 그리고 성공은 한 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한 번 성공하고 이후로 쭉 실패를 거듭하는 사람도 있지 않나? 우리는 매년 성공적인 해를 보내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그래서인지 도끼와 더 콰이엇의 랩 가사는 ‘우리가 이만큼 이뤘다’는 내용이다. 가사에 변화를 줄 생각은 없나?
더 콰이엇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꿈을 이뤄나가겠다는 삶의 철학은 변하지 않을 거다.

오늘 가장 애착이 가는 앨범으로 자신들의 최근 앨범을 꼽았다. 이유가 있나?
더 콰이엇
〈1 Life To Live〉는 작년 10월 발매한 앨범이다. 최근 앨범이 가장 애착이 많이 간다. 내가 만들고 쓴 곡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랑 더 멀어지는 느낌이다. 스무 살 때 만든 곡을 지금 들어보면 내가 아닌 아예 다른 사람 같다. 이 앨범은 지금의 나와 가장 가까우면서도 여태까지 작업한 것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도끼 나는 워낙 앨범을 자주 내기 때문에 무엇이 최고라고 꼽긴 힘들다. 그런데 작년 여름 발표한 〈Multillionaire〉는 커버부터 좀 특별하다. 나는 2002년에 컨테이너 박스에서 음악을 시작했는데,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 모습을 한 장의 사진으로 표현했다. 어떤 문구도, 설명도 없이 과거와 현재의 나를 담았기에 의미 있다.

래퍼가 쓰는 가사는 때로는 너무 솔직한 일기장 같다. 내 생각을 모든 사람이 읽는다는 게 두렵진 않나?
도끼
아직도 덜 솔직한 것 같다. 이런 내용을 정말 솔직하게 적어야지 하면서도 랩의 형식에 맞추려다 보니 의도한 만큼 솔직해지지 못한다. 라임도 맞춰야 하고, 듣기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도 무시할 수 없으니까. 최대한 솔직하려고 노력하지만, 난 더 솔직해지고 싶다.
더 콰이엇 일기장 같은 면이 확실히 있다. 나중에 들으면 스스로 오그라들기도 한다. 그래도 현재 나의 이야기를 충실하게 들려주고자 음악을 만든다.

그런데 두 사람은 함께 음악도 하고 사업도 한다. 어떻게 이렇게 잘 지낼 수 있나?
더 콰이엇
우리가 성격이 좋다. 하하. 진짜, 다른 힙합 크루들 보면 충돌이 일어나기도 한다. 극단적인 방식, 싸우는 걸로 해결한다든지 하는데 도끼랑 나는 아주 둥글둥글한 성격이다.
도끼 겉으로 보기에는 까칠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는 되게 둥글둥글한 사람이다. <쇼미더머니> 1회에서만 좀 까칠했지 2회부터는 아주 둥글지 않았나. 하하. 나도 12세부터 음악을 하면서 많은 뮤지션을 보고 자라왔는데 다들 까다롭고 욱하는 성격이 있다. 그런데 나랑 더 콰이엇은 욱하는 법이 없다. 최대한 좋게 풀려고 한다. 나는 지금껏 살면서 입장 바꿔서 많이 생각했다. 가끔은 너무 심하게 입장을 바꿔서 화를 내야 하는데 안 낼 때도 있다. 상대방을 너무 이해하기 때문이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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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Editor 서동현
PHOTOGRAPHY 김영훈
ASSISTANT 이명준
STYLIST 한종완(자이언티), GEEEUN(쿠시)
HAIR 수진(미장원 by 태형)
MAKEUP 미애(미장원 by 태형)

2016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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