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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지 않는 강지환 미스터리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배우 강지환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On October 0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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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사건의 전말

지난해 7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드라마 <쾌도 홍길동> <돈의 화신> <굳세어라 금순아> <경성스캔들> <90일, 사랑할 시간> 등으로 큰 인기를 얻은 배우 강지환이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던 것. 1년여에 걸친 재판 과정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강지환이 최근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를 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알려진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강지환은 지난해 7월 8일 오전 11시경 충남 당진 세트장에서 드라마 촬영을 마치고 스태프 7명과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에 위치한 자신의 자택으로 이동해 술자리를 가졌다. 이른 시간부터 시작된 술자리에서 강지환과 스태프는 다양한 종류의 술을 나눠 마셨고, 피해자 두 명 중 한 명의 송별회를 겸한 자리여서 분위기는 더욱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술자리 중 스태프 대부분이 자리를 떴지만 피해자 A씨와 B씨가 마지막까지 남아 강지환과 술자리를 이어갔다. 이후 만취한 강지환은 침실이 있는 3층, 피해자들은 2층 방에서 잠이 들었는데 공소사실에 의하면 강지환이 잠든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A씨를 강제추행하고 B씨를 강간했다고 알려졌다.

사건이 보도된 직후 당시 강지환의 소속사였던 화이브라더스코리아는 “배우 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못했던 부분에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피해자 역시 함께 일하던 스태프이자 일원이기 때문에 두 사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도 섣불리 입장을 전하기가 조심스러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강지환은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신 것까진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엔 아무런 기억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피해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한 경찰과 증거인멸을 우려하는 재판부의 결정으로 구속돼 같은 달 25일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강지환이 촬영 중이던 TV조선 <조선생존기>는 잠정 휴방을 결정했다. 방영 한 달 만에 주연 배우가 성범죄 혐의로 구속 기소되면서 타격을 받은 제작진은 ‘남자 주인공 교체 투입’이라는 대대적인 수습에 나서며 배우 서지석을 한정록 역에 대신해 작품을 마무리했다.

사건 발생 일주일 후, 강지환은 자신의 법률대리인을 통해 “모든 혐의를 인정하며 돌이킬 수 없는 잘못으로 크나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많은 분들께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잘못에 대한 죗값은 달게 받고 속죄하며 살도록 하겠다”고 사과문을 공개했다.
 

그가 항소한 이유는?

검찰은 1심에서 징역 3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올해 초 열린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사회봉사 120시간과 성폭력치료감호 40시간, 취업제한 3년을 명령했다.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강지환이 후회와 반성을 하고 있으며 피해자들과 합의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즉각 항소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선고의 형이 파기할 만큼 너무 많거나 적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며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강지환이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강지환 측은 “피해자 한 명에게는 강지환의 정액이나 쿠퍼액이 발견되지 않았다. 나머지 한 명의 경우 속옷 속의 생리대에서 강지환의 DNA가 발견됐는데, 정작 속옷에서는 DNA가 발견되지 않았다. 또 강지환의 손에서는 상대방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다. 우리는 샤워 후 강지환의 의류와 물건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DNA가 옮겨갔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평소 주량이 세지 않은 강지환은 이날 소주 7병에 샴페인까지 마신 상태였다”고 덧붙이며 만취 상태였음을 강조했다.

상고 소식이 전해진 뒤 강지환의 집 내부 CCTV 사진과 피해자들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보도되며 분위기는 급반전을 맞이했다. 자택 내부 CCTV에는 강지환과 피해자 A, B씨가 테이블에 앉아 술자리를 즐기는 모습과 강지환이 정신을 잃자 두 사람이 3층으로 부축하는 모습, 강지환을 방으로 옮긴 뒤 가벼운 차림으로 집을 구경하고 있는 모습 등이 포착됐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중 한 명은 사건 당일 오전부터 지인과 메신저 대화를 통해 “강지환네 집에 왔다” “3층 루프탑 수영장에 온천까지 다 있다” “집이 X쩔어” “낮술 오짐다” 등 비속어를 섞어 편한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공개됐다. 검찰이 특정한 사건 발생 추정 시간인 오후 8시 30분에도 지인과 대화를 주고받았으며 오후 9시 9분에는 지인과 보이스톡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피해자들이 처음 112에 신고한 내용이 성폭행이나 성추행이 아닌, ‘갇혀 있으니 구해달라’는 식의 감금 관련 내용이었다고 밝혀지며 또 하나의 논란이 예고됐다. 성범죄 피해자들이 긴박한 신고 단계에서 범죄 피해 사실은 빼고 구출 요청만 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이유에서다.

또 애초 피해자들은 강지환의 자택이 외진 곳이라 휴대전화가 전혀 터지지 않는 등 불통이라고 주장해왔으나 지인과 메신저를 주고받으며 원활한 연락을 해온 것으로 드러나 대중의 혼란이 가중됐다.

결국 강지환의 운명은 대법원이 결정권을 쥐게 됐다. 피해자의 주장에 반하는 증거가 속속 발견되는 현 상황에서 그의 운명은 더욱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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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해자 vs 꽃뱀

피해자 측 변호사는 강지환의 상고 결정에 대해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합의를 했음에도 양형 부당의 이유로 항소한 것에 대해 피해자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새롭게 쏟아진 사건의 정황들을 살펴보며 강지환이 가해자가 아니라 꽃뱀에게 당한 억울한 피해자일 수도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속옷에 가까운 가벼운 차림으로 강지환의 집을 활보하고, 사건 추정 시간에도 지인과 메신저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아 항거가 불능했다는 피해자의 주장이 과연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냐는 것이다.

특히 피해자 중 한 명이 당초 수사기관에는 “음부를 만지는 느낌이 들어 아파서 깼다”고 진술한 것과 달리 1심 재판에서 부위를 바꿔 “강지환이 몸 쪽으로 치대는 느낌이 들어 깼다. 몸으로 몸을 미는 느낌이었다”고 진술한 데 대해 피해자 주장의 진실성을 의심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한 상태다.

그렇다면 강지환은 왜 처음부터 순순히 혐의를 인정했을까? 강지환 측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초 체포 과정부터 경찰 조사 내용이 알려지는 과정에서 실제 팩트와 다른 내용도 보도됐으나 구속 상태였다 보니 이를 바로잡을 길이 없었다. 기억에 없는 일이라 긍정도 부정도 하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피해자들이 피해를 주장하고, 비난을 받는 상황이라 ‘오빠로서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 2심 재판부가 현장 증거보다 피해자 진술에 무게를 두고 판결한 측면이 없지 않으나, 진술은 번복돼 신빙성이 떨어지고 증거는 혐의를 입증할 정도로 충분하지 않다. 3심에서 보다 법리적인 판단을 해줄 것을 기대하며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1년 넘게 이어져온 이번 재판이 어떤 결과로 끝을 맺든 만인의 연인이자 호감형 배우로 군림하던 강지환의 영광은 예전만큼 빛나긴 어려워 보인다. 그는 이번 사건을 통해 출연 중이던 드라마에서 하차했고, 소속사에서 계약 해지됐으며, 출연을 확정했던 영화에서 잇따라 퇴출 통보를 받았다.

데뷔 18년 차 농익은 톱배우이자 연륜 있는 40대 중반 한 남성의 삶은 현재 일생일대의 기로에 놓여 있다. 그는 과연 무고하고 억울한 피해자인지, 순간적인 본능조차 참지 못하고 범죄를 저지르는 낯부끄러운 범죄자인지 대법원 재판부의 판결을 좀 더 두고 봐야 알 것 같다.
 


6년 전 필리핀 원정 성매매 의혹… ‘황당한 침대 셀카 논란’

강지환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자 2014년 있었던 황당 해프닝이 다시 재조명됐다. 6년 전, 한 필리핀 여성은 자신의 SNS를 통해 “together sleep with Korean actor mr. ji hwan Kang(한국 배우 강지환과 함께 잤다)”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는 침대에 누워 잠든 강지환의 모습과 얼굴을 맞댄 필리핀 여성의 모습이 찍혀 있어 논란이 불거졌다. 네티즌들은 일제히 강지환의 필리핀 원정 성매매 의혹을 주장하며 해명을 요구했고 강지환 측은 “단순한 해프닝이다. 사진 속 여성은 강지환이 화보 촬영차 찾은 필리핀 현지 가이드의 아내다. 스케줄을 마치고 강지환을 비롯해 스태프가 술을 마시며 함께 어울렸는데 강지환이 잠들자 현지 가이드의 부인이 장난으로 사진을 찍었다”라고 밝히며 수습에 나섰다.

이후 소속사는 “사진 속 여성과 그의 남편인 가이드 부부가 이번 상황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했다. 이번 해프닝이 조용히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덧붙이며 논란을 잠재웠다.

CREDIT INFO

에디터
김두리
사진
<일요신문>제공
2020년 10월호

2020년 10월호

에디터
김두리
사진
<일요신문>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