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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의 진짜 이야기

On April 02, 2018 0

따뜻한 햇살에 봄이 성큼 다가왔음이 느껴졌던 3월의 어느 날, 4번째 올림픽 출전을 막 마친 이상화와 만남을 약속했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스태프 사이로 그녀가 조용히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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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누리아, 스윔웨어 앤아더스토리즈, 슈즈 나무하나.

코트 누리아, 스윔웨어 앤아더스토리즈, 슈즈 나무하나.



16살에 태극 마크를 단 이상화는 2006년 토리노 동계 올림픽에 첫 출전해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4년 뒤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선 은메달을 획득했다. 세계를 제패한 챔피언이었지만 일상복을 입은 이상화는 평범한 30살이었다.


화보 촬영 어땠어요?
그동안 운동을 하느라고 중단발만 했었는데 오랜만에 길렀어요. 제 헤어스타일 어때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화보 촬영을 했는데 낯을 가리는 편이라 경직돼 있었어요.


실제로 이상화는 낯을 가렸다. 간결하게 질문했고 대답했다. 그러나 자신의 오래된 스태프에겐 살가웠다. 재잘재잘 떠들었고 예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헤어 아티스트와 친해 보여요.
5년 전쯤 친구가 "머리를 잘 만지는 언니가 있다"며 소개해줘서 인연이 됐어요. 마음이 맞는 사람하고는 평생 가는 스타일이라 그때부터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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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츠 아메리칸 어패럴, 니트 크롭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녀와 '절친'이라고 알려진 인물이 또 있다. 바로 쇼트트랙 선수 곽윤기다. 남녀가 자주 보면 없던 정도 생긴다는데 두 사람 사이에 핑크빛 기류가 흐르는 것은 아닐까?


곽윤기 선수와 강릉에 있는 모습이 <다큐멘터리 3일>에 포착됐어요.
운동하는 친구들이랑 우르르 쉬러 갔는데 다른 친구들은 해변을 구경하고 저와 윤기는 커피를 사러 갔어요. 갑자기 촬영팀이 오더니 "이상화, 곽윤기 선수 아니세요?"라고 해서 놀라서 도망갔어요.(웃음) 올림픽 시즌이잖아요. 다른 선수들은 경기 중인데 저희가 개인적인 일로 혹여라도 언론에 오르내리면 그것 또한 민폐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심스러웠거든요. 많은 분들이 무슨 사이인지 궁금해하시는데 윤기는 어렸을 때부터 봐서 친동생 같은 존재예요.


모태범 선수와도 친하죠?
운동을 오래 해서 남자 친구들과 대화하는 게 스스럼없어요. 그래서 MBC <라디오스타>에 윤기, 승훈, 효준이와 함께 나갔을 때도 편했죠. 함께 생활했지만 알지 못했던 에피소드를 들어서 즐거웠어요.


활동적인 성격인 것 같아요.
알고 보면 '집순이'예요. 막상 밖에 나가면 즐거운데 외출 자체가 귀찮아요. 친구들이 전화해서 "상화야, 너희 집 앞인데 나와"라고 하면 "나 아파서 자야 돼" 하고 나가지 않은 적도 있어요. 집에서요? 레고를 조립하면서 놀아요. 블록을 끼울 때의 소리가 좋고 레고가 완성되면 희열을 느껴요.


'집순이'들은 대부분 '귀차니즘'이 있어 혼자 있는 걸 좋아하더라고요.
저는 혼자 있는 걸 싫어해요. 소치 동계 올림픽이 끝나고 캐나다에서 3년을 지냈는데, 너무 외로웠거든요. 적막한 게 싫어서 매일 TV를 켜고 잤어요. 집이 고요하면 공포심이 들기도 해요. 아직 어린가 봐요.


외로움을 많이 타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했고, 늘 경쟁을 하며 지내야 했어요. 시기와 질투를 받는 경우가 많았고, 그래서 혼자가 편했어요. 그 당시엔 언니들한테 예쁨받는 친구들이 부러웠어요.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버거운 시간이었겠네요.
친구들이 모여 있는 곳에 다가가면 갑자기 조용해지는 그 상황, 아세요? 아마 제 이야기를 하고 있었겠죠. 다른 사람 입에 오르내리기 싫어 항상 말조심을 했고, 결국 말수가 줄었어요. 그런 일을 겪으며 외로움이 커졌던 것 같아요.


더 강해지는 계기가 됐나요?
얼굴은 독해 보이죠?(웃음) 사실 눈물도 많고 마음이 여려요. 근데 다른 사람한테 약해 보이는 게 싫어 강한 척 지냈죠. 제 얼굴을 보면 '독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해요. 알고 보면 '자기 방어' 같은 것인데 말이죠. 이제는 타인들의 오해도 익숙해졌고, 견딜 만해요. 안 견디면 어떡해요. 제겐 늘 운동이 우선이었으니까요.


혼자라고 느낄 때 무엇을 하나요?
경기를 앞두고 있으면 그냥 참는 거죠. 평상시에는 또래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친구들을 만나고 강아지와 놀아요.


친구를 만나면 외로움이 채워지나요?
저는 만남 자체를 중요하게 여겨서 혼자보다 나은 것 같아요. 그럼에도 홀로 외로움을 이기는 법을 터득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남자친구를 만나 보세요.(웃음) 한창 연애를 할 나이잖아요.
남자친구를 사귈 시간이 없었어요. 캐나다에서 올림픽 준비를 하느라고 정신없었거든요. 이제는 결혼을 꿈꾸는 나이라서 가치관이 맞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제 이상형요? 저를 따뜻하게 품어주는 남자요. 다정하게 챙겨주는 남자가 좋아요. 제가 외로움을 많이 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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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트 폴앤엘리스, 슈즈 나무하나, 브라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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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누리아, 스윔웨어 앤아더스토리즈.



대화는 어느 순간 외모 이야기로 이어졌다. 화보 촬영 내내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 패션 스타일링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다.


네일 컬러가 예뻐요.(웃음)
스피드스케이팅이라는 종목이 힘을 쓰고 빠르게 움직이는 종목이라 강하게만 보시더라고요. 그렇다고 꾸미는 데 관심이 없는 건 아니에요. 평상시엔 여성스러운 선수도 많답니다. 네일요? 전 예쁜 네일 아트를 하면 기분이 좋아져요. 스트레스가 풀리거든요.(손가락을 펼치며 네일아트를 보여줬다) 예쁘지 않나요?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결승전에서 본 빨간색 네일 아트가 떠오르네요.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더라고요.(웃음) 스케이트 끈을 묶다가 네일 아트가 다 뜯어지고 두 개만 남아서 아쉬웠어요. 전 자신을 꾸며야 자신의 가치가 보인다고 생각해서 항상 가꾸는 편이에요. 운동할 땐 어쩔 수 없이 민낯이지만 평상시엔 집 밖에 잠깐 나갈 때도 비비크림을 발라요.


보통 딸들이 어머니를 닮는데 어머니도 그러시나요?
잘 꾸미고 다니시는 스타일이에요. 엄마는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시고 애교도 많죠. 아무래도 제가 엄마를 보고 배웠겠죠. 엄마와 친구처럼 지내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놀러 다녀요. 아빠는 무뚝뚝해서 엄마랑 제 사이에 끼지 못하세요.


여자라면 늘 고민하는 문제예요. 외모 중 어디가 마음에 들지 않아요?
음…. 눈요. 화면에 나오면 눈이 굉장히 작아 보여요. 그래서 아이라인을 그리는 철칙이 있어요. 가늘게 그리되 눈꼬리는 눈매를 따라 길게 빼요.(웃음)


반대로 가장 마음에 드는 부위는요?
엉덩이요. 스피드스케이팅은 단거리 종목이라서 엉덩이 근육이 중요해요. 그래야 스타트가 빠르니까 하체 운동을 많이 했어요. 선천적으로 엉덩이가 발달했는데 운동을 하니 근육이 붙어서 더 발달됐어요.


몸에 군살이 하나도 없어요.
얼마나 다이어트를 열심히 하는데요. 빙판 위에서 하는 운동은 얼음판에 맞는 적정 몸무게가 있어 몸이 무거워지면 바로 느껴지거든요. 어렸을 때는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었는데 사춘기가 지나고 체질이 바뀌었어요. 그때부터 관리하려고 마음먹고 지금도 저녁 7시 이후로 금식하고 있어요. 솔직히 먹고 싶은 게 많죠. 많이 먹은 날엔 움직이지 않는 것보단 낫다는 생각으로 저녁에 유산소 운동을 30분 동안 해요. 비시즌 때도 다이어트는 이어져요. 휴식 기간에 살이 찌면 시즌 때 고생할 게 눈에 훤하니까 참는 거죠.


어떤 걸 가장 먹고 싶어요?
과자! 언젠가 테이블 위에 과자를 가득 펼쳐놓고 과자 파티를 하고 싶어요. 아, 면 요리도 좋아해요.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떡라면을 먹었는데 꿀맛이었어요. 이야기하다 보니 파스타가 먹고 싶네요.


혹시 주량은 얼마나 돼요?
모임이 있을 때만 술을 먹어서 주량을 잘 모르는데, 체력이 좋으니 웬만큼 마시는 것 같아요. 알코올 냄새가 싫어서 소주는 먹지 않고 주로 사케를 마셔요. 안주는 다이어트 때문에 거의 먹지 않고요. 사케를 마시고 물을 마셔요. 이렇게 말하니 애주가 같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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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 원피스 트리폴썸 바이 제임스진스, 이어링 페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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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커트 코스, 네크리스 페르테, 시계 티쏘 슈망데뚜렐, 링 코스·꼬인 무늬 링 토마스 사보, 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상화의 라이프스타일은 운동에 맞춰져 있었다. 빠르게 스타트를 하기 위해 엉덩이 근육을 키웠고 가벼운 몸을 위해 다이어트를 했다. 세계를 제패하는 영광을 누린 후에도 자신을 채찍질하는 삶이 쉬워 보이지 않았다.


운동선수의 삶, 어때요?
중학교 때부터 국가대표가 돼서 올림픽에 나가고, 금메달을 따서 이름을 알리는 게 목표였어요. 꿈을 이루고 금메달이 있는데 힘들게 또 연습할 이유가 있느냐는 생각이 들어 제 자신과 싸웠어요. 자만하고 열심히 하지 않아 기록도 좋지 않았죠. 그런데 이룬 것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평창 동계 올림픽에 나갔어요. 우리나라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관중과 함께 즐기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출전할지는 결정하지 못했어요. 그래도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고 박수 칠 때 떠나고 싶어요.


같은 맥락의 고민이긴 한데, 다음 스텝에 대한 고민은 끝났나요?
금메달을 따고 다음 스텝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현실적으로만 생각했는데 조금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니까 할 수 있는 일이 많더라고요. 선수 활동을 하지 않아도 평생 운동을 해온 저라는 존재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가득해요. IOC 위원도 하고 싶고, 제 이름으로 재단을 만들어 스케이트 꿈나무를 양성하고 싶어요. 코치와는 또다른 포지션으로요. 아, 당분간은 쉬고 싶어요. 올림픽이 끝난 지 한 달밖에 안 됐잖아요.(웃음)


강인하고 차가워 보였던 세계 챔피언은 어느덧 외모에 관심이 많고 미래를 고민하는 서른 살의 청춘이 돼 있었다. 그녀의 서른 번째 챕터엔 어떤 이야기가 기록될까. 이상화의 리얼 스토리가 꿈틀거리고 있다.

따뜻한 햇살에 봄이 성큼 다가왔음이 느껴졌던 3월의 어느 날, 4번째 올림픽 출전을 막 마친 이상화와 만남을 약속했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스태프 사이로 그녀가 조용히 나타났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인터뷰
김지은
사진
김정선
스타일리스트
최영주
헤어
김진선(쌤시크)
메이크업
성정(쌤시크)

2018년 04월호

이달의 목차
에디터
하은정
인터뷰
김지은
사진
김정선
스타일리스트
최영주
헤어
김진선(쌤시크)
메이크업
성정(쌤시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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