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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의 '아빠 맘 모르겠니'

밥 먹는 게 제일 어려웠어요

On November 24, 2017 0

6살 주안이는 식탁 앞에 바르게 앉아 밥을 먹을 줄 알게 됐다. 하지만 올바른 식사 예절을 익힐 때까지 고난의 시간을 함께했다.

 

UCLA에서 우동 맛집을 방문했다. 

 

육아를 하는 부모들은 아이에게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이고 올바른 식사 예절을 가르치기 위해 고민한다. 우리 부부 역시 많이 고민했고 여러 방면으로 애쓰고 노력했다. 주안이는 엄마의 대단한 노력으로 분유를 거의 먹지 않았다. 아내는 출산 후 아프고 힘든 상황에서도 2~3시간마다 주안이를 안고 모유를 수유했다. 출산 후 4일째부터 산후조리원 대신 집에서 몸조리를 하기로 하고 아내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우리 부부는 집에 오자마자 주안이에게 먹일 모유에 영양이 부족하지 않도록 식단과 조리법을 공부하고 연구했다. 아내는 몸조리를 해야 했으니 자연스레 내가 요리를 맡게 됐다. 일단 머리에 떠오른 것은 미역국. 매일 같은 메뉴를 먹으면 물릴 것 같아 미역국에 쇠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 홍합, 참치, 멸치, 골뱅이, 소시지까지 넣을 수 있는 재료는 다 넣어서 변화를 줬다. ​


 

 

1 밥을 많이 먹어야 수영을 잘한다는 말에 밥이 나오기도 전에 포크를 들고 있는 주안이. 2 주안이의 6번째 생일상.
3 바른 자세로 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 4 한 그릇을 다 비우고 뿌듯해하는 주안이.

 

그렇게 한 해가 지나니 이제 주안이가 이유식을 시작할 때가 왔다. 양가 어머니의 조언을 듣고, 인터넷을 뒤져 이유식을 준비했는데, 그때는 아내와 함께 준비할 수 있어서 훨씬 수월했다. 주안이가 건강하길 바라며 아내와 함께 많은 노력을 했다. 처음엔 거의 간을 하지 않은 저염식을 만들었다. 매일 모유만 먹던 주안이는 신기해하며 이유식을 먹는가 싶더니, 시간이  흐르자 이유식 한 그릇을 먹이는 게 아주 어려워졌다. 맛이 없어서 안 먹는 것일까? 모유가 익숙해져 이유식을 거부하는 것일까? 원래 소식을 하는 아이일까? 주안이가 이유식을 잘 먹지 않는 이유를 찾기 위해 수많은 생각을 했다. 어디선가 이유식에 참기름을 한두 방울 넣으면 아주 잘 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실천해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이유식을 시작하고 많이 먹지 않는 아들을 보며 걱정하고 애태우며 일 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다.
 

긴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주안이가 어린이집에 가서 친구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게 됐다. 집에서 주는 맛있는 음식도 잘 안 먹는 아들이 생소한 장소에서 밥을 잘 먹을까 하고 걱정이 앞섰다. 한편으론 집에서는 잘 먹지 않아도 친구들과 함께 먹으면 잘 먹을 것이라는 원장 선생님의 말씀에 기대를 했다. 며칠 후 어린이집 알림장을 통해 주안이가 밥을 너무 잘 먹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동안 했던 걱정이 한순간에 날아가면서 이제 집에서도 잘 먹겠구나 하는 희망이 생겼다. 하지만 집에서 먹을 때는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혼도 내보고, 스마트폰 동영상도 틀어보고, 주안이가 좋아하는 초콜릿을 옆에 두는 식으로 유인도 해봤지만 모두 흡족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주안이가 6살이 된 지금, 이제 주안이가 밥을 먹지 않겠다고 하면 억지로 먹이지 않는다. ‘배고픔이 최고의 반찬’이라더니, 힘차게 뛰어논 후에 스스로 “배고파요. 밥 주세요”라고 의사를 밝히고 맛있게 밥을 먹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채소와 고기, 해산물까지 가리는 음식이 거의 없는 주안이가 식탁에서 올바른 자세로 밥을 먹는 모습을 보면 그동안 괜한 걱정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훈육이고 스마트폰이고, 초콜릿이고 다 부모의 조바심 때문에 비롯된 부질없는 행동이었다. 주안이가 앞으로도 지금처럼 맛있게 밥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길 바란다.​

글쓴이 손준호
1983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뮤지컬 배우다. <팬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오페라의 유령> 등 다수의 뮤지컬에 출연했다. 지난 2011년 8살 연상의 뮤지컬 배우 김소현과 결혼해 1년 뒤 2012년 아들 손주안 군을 얻었다. 뭘 해도 귀여운 6살 주안이의 행복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빠다.

6살 주안이는 식탁 앞에 바르게 앉아 밥을 먹을 줄 알게 됐다. 하지만 올바른 식사 예절을 익힐 때까지 고난의 시간을 함께했다.

Credit Info

객원 에디터
김지은
손준호
사진
손준호 인스타그램(@baritong), 김소현 인스타그램(@sofiakim1112)

2017년 11월호

이달의 목차
객원 에디터
김지은
손준호
사진
손준호 인스타그램(@baritong), 김소현 인스타그램(@sofiakim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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