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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예능 그 작가

On July 17, 2017 0

작가가 하는 일은 엄청나다. 기획부터 섭외, 취재, 대본, 간혹은 출연자의 매니저 역할까지. 지금 가장 핫한 예능 프로그램의 작가를 만났다.

tvN <섬총사> 이유진 작가

취향 저격 섬마을 탐구 프로그램 작가답게 순박한 매력이 인상적인 이유진 작가(12년 차). <섬총사>는 섬에 머물며 취향대로 살아가는 이들을 통해 욜로 라이프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시청률이 꾸준히 오르고 있어요. 잘될 거라고 예상했나요?

촬영 현장 분위기가 좋아 ‘되겠구나’ 생각했어요. 스태프와 출연자 모두가 가족 같은 분위기거든요. 뭐 하나라도 서로 먹이려 하고, 먼저 자라며 등을 떠미는 분위기죠. 이렇게 사이가 좋으면 프로그램이 잘될 수밖에 없어요.

강호동·김희선·정용화의 조합이 신선해요.
작가들끼리 하는 말이 있어요. “하늘 아래 새로운 프로그램은 없다.” 그러면 인물이 새로워야 한다고 생각해 MC의 조합을 고민했죠. 틀에 박힌 조합은 싫었고, 강호동 씨의 새로운 모습을 이끌어줄 수 있는 기막힌 한 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던 와중에 순간적인 센스가 좋고 털털한 김희선 씨가 섭외됐고, 형님과 누님을 모실 수 있는 아우를 고민하다가 정용화 씨가 합류했어요.

김희선 씨는 미워할 수 없는 엉뚱함이 있어요.
첫 촬영 당시 트렁크를 두 개나 가져왔어요. 잠옷과 일상복을 여러 벌 챙기고, 신발도 여러 켤레 가져온 거죠. 근데 두 번째 촬영에서는 짐이 반으로 줄었어요. “이제 뭘 좀 알겠다”라고 하더라고요. 여배우를 내려놓고 예능인이 되기로 한 거죠. 엉뚱한 모습이 너무 귀엽지 않나요? 강호동 씨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사람은 김희선 씨뿐이에요. 천하의 어떤 예능인도 강호동 씨를 구박하다가 토닥거릴 수는 없을 거예요.

깨알 같은 매력을 발산하는 상남자 스타일의 배우 태항호 씨를 섭외한 것 역시 신의 한 수였죠.
<삼총사>의 달타냥 같은 역할이 필요했어요. 주인공은 아니지만 사건을 해결하는 키를 쥔 인물을 섭회하게 위해 정말 많은 분을 만났어요. <라디오스타>를 보면서 재치 넘치는 조연 배우를 물색했죠. 외모는 마초인데 알고 보면 귀여운 남자 배우를 찾다가 태항호 씨를 만났는데 ‘딱이다’ 싶었어요. 외모만 보면 되게 웃긴데, 실제로는 엄청 진지해요. 겉모습은 상남자인데 세안 후 5단계 피부 관리를 할 정도로 섬세한 사람이죠. 강호동 씨가 태항호 씨를 처음 보고 “누구세요?”라고 묻는 장면이 역대급이었죠. 그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니까요. 방송 후 기자들한테 연락을 엄청 받았다면서 아기처럼 자랑하는데, 그 모습도 어찌나 귀엽던지요.

출연자 섭외 당시 모두 흔쾌히 수락하던가요?
‛절대’ 흔쾌하지 않았죠. 자주 만나서 계속 설득했어요. 강호동 씨가 먼저 섭외된 상황이었고, 김희선 씨 그리고 정용화 씨 순으로 ‘하겠다’는 답변을 들었죠. 김희선 씨는 ‘섬총사’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었대요. 제안받은 다른 프로그램은 감흥이 없었는데 <섬총사>는 고민할 만하다 싶었다더라고요.

배경이 되는 섬의 선택 기준이 있을 것 같아요.
주민들의 성향을 가장 먼저 봐요. 멤버끼리의 케미보다 주민들과 어울리면서 나오는 케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첫 섬이었던 우이도는 주민들이 너무 순박하고 착하세요. 김희선 씨와 생활했던 어머니는 촬영이 끝난 후에도 희선 씨가 좋아한 반찬이며 먹을거리를 싸서 보내셨죠. 태항호 씨는 섬을 나오는 배 안에서 한 시간 넘게 통곡하는 바람에 거의 인생극장을 찍었네요.(웃음) 앞으로도 정이 많은 분들을 만나고 싶어 계속 다른 섬을 답사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섬의 분위기가 좋아야해요. 고개만 돌려도 절경이 펼쳐지는 그런 아름다운 곳이요.

프로그램 안에서 작가의 역할은 뭐예요?
“작가는 잡가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 요즘 들어 굉장히 공감하고 있어요. 아이디어도 내고, 글도 쓰고, 섭외와 출연진 뒤치다꺼리도 해야 하죠. 어쩔 땐 매니저 노릇도 해야 하고요. 잡일을 다 한다고 해서 잡가래요. 얼마나 나 자신을 내려놓느냐에 따라 출연자가 빛나고, 그래야 프로그램이 잘되니까 자존심부터 버리고 시작하죠.

힘든 만큼 보람된 순간도 많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촬영을 마친 뒤 수고했다고 박수치며 서로 안아줄 땐 정말 눈물 나요. 내가 낸 아이디어가 출연자들에 의해 콘텐츠로 만들어졌을 땐 감격스럽죠.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잘될 때, 내가 쓴 대본이 인터넷에 ‘짤’로 돌아다닐 땐 ‘작가 하길 참 잘했다’ 싶어요. 방송 마지막에 올라가는 스크롤에 나오는 제 이름을 보고 “재미있게 잘 봤다”라고 연락하시는 부모님을 보면 제 직업이 자랑스럽기도 하고요.

작가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끈기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는 게 가장 중요해요. 아이디어와 섭외력, 성격이 좋아도 중간에 포기하면 결국 끝까지 갈 수 없거든요.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마시면서 우아하게 대본 쓸 거라는 상상은 금물이에요. 작가 세계에 우아함이란 없습니다. 연예인과 친하게 지낼 거라는 환상부터 깨버려야 돼요.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섬총사>가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주는 우리나라 메인 예능 프로그램이 되기를 희망해요. 그리고 많은 걸 가르쳐주시는 박상혁 PD님이랑 김윤영 작가 선배에게 감사드린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어요.

 


KILLING POINT

1 4인4색 취향 엿보기. 강호동은 그토록 배우고 싶었던 기타를 치며 시간을 보내는가 하면, 김희선은 뛰어난 목공예 실력을 보여줬다. 정용화는 자전거로 해변을 산책하는 등 자연을 만끽했다. 2 예능 아닌 다큐멘터리 형식이 눈에 띈다. 제작진은 촬영 일주일 전부터 섬에 들어가서 섬 사람들의 삶을 촬영하고 그들을 인터뷰한다. 연예인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섬사람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도시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섬에서의 4박5일은 시청자에게 간접적 힐링을 선사한다. 눈만 돌렸다 하면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3 강호동·김희선·정용화의 조합이 재미있다. 강호동을 휘어잡는 김희선의 ‘줌마 파워’가 <섬총사>의 베스트 킬링 포인트. 4 태항호의 출연은 신의 한 수다.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섬세한 반전 매력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SBS <판타스틱 듀오> 유현아 작가

가수 만나랴, ‘판듀’ 만나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유현아 작가(14년 차)를 만났다. 인터뷰 직전까지 섭외 중인 가수를 만났다는 그녀는 <판타스틱 듀오>가 주는 감동에 흠뻑 빠져 있었다.
 



음악 프로그램이 포화 상태일 때 <판타스틱 듀오>를 시작했어요.

맞아요. 모두 자기만의 인생 노래인 18번이 있잖아요. 인생 노래를 직접 부른 가수와 함께 부르자는 의도로 시작한 거예요. ‘에브리싱’이란 애플리케이션으로 전 국민이 참여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핵심이에요.

어머니 시청자가 많은 것 같아요.
젊은 시절에 좋아한 가수가 많이 나와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요. 판듀로 참가하시는 어머니도 꽤 있고 방청을 오시는 어머니도 많아요. 어머님들뿐 아니라 세대를 아우르며 가수와 팬을 이어준다고 생각해요.

어떤 점에서요?
일단 가수 분들이 엄청 좋아하세요. 다들 출연을 결정하고 자신이 어떻게 나올까보다는 무슨 노래를 부를지 걱정하시죠. 팬들과 함께 무대를 만든단 사실이 즐거운 거예요. 김건모 씨는 완벽한 노래를 만들고 싶어 편곡을 열심히 하셨어요. 수시로 전화해 어떠냐고 물으셨죠. 또 모든 가수분이 출연자에게 감동을 받으세요. 지원 애플리케이션인 에브리싱 영상을 보고 백이면 백, 눈가가 촉촉해지죠.

제일 감동을 준 가수는 누구예요?
개인적으로 <판타스틱 듀오>에는 세 명의 남자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촉촉한 남자 이문세 선생님과 뜨겁고 섹시한 남자 태양, 부지런하고 염치 있는 싸이예요. 이문세 선생님은 아무것도 안 하고 마이크 테스트만 하셔도 마음이 촉촉해졌어요. 이문세 선생님 편 이후에 입덕(팬이 된다는 의미다)했어요. 태양 씨는 정말 열정이 있어요. 너무 멋있는 무대를 만들어주어서 스태프 모두 “라스베가스에 온 것 같다”고 했어요. 싸이 씨는 제작진을 열심히 일하게 하셨어요. 공연형 가수잖아요. 요구가 많았죠. 그런데 요구가 100이면 보답이 200이에요. 공연을 열심히 해주셔서 저희 모두 감동받았어요.

여자 가수는 없어요?
당연히 있죠. 초반에 나오셨던 이선희 선생님이오. 당시엔 포맷도 안 잡혀서 녹화가 정말 길었어요. 새벽 3시쯤까지 녹화가 이어졌는데, 그때 ‘아름다운 강산’을 부르셨어요. 많이 힘드셨을 텐데 열정적으로 노래를 불러주신 거예요. 녹화가 끝나고 다음 날 청소를 하는데 스태프들이 모두 ‘아름다운 강산’을 흥얼거렸어요. 뇌리에 박힌 거죠. 에일리도 잊을 수 없어요. 방송도 잘하고 노래도 잘해요. 판듀를 놀게 만드는 가수였어요.

출연하길 바라는 가수도 있을 것 같아요.
조용필 선생님하고 심수봉 선생님이오.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어요. 그냥 레전드잖아요. 그 시대 노래는 시예요. 많은 분들이 기다린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일반인 참가자인 ‘판듀’들은 어때요?
아무래도 경연 프로그램이다 보니까 중간에 탈락하는 분들이 생기잖아요. 그런데 아무도 화를 내지 않아요. 좋아하는 가수랑 한 파트라도 호흡을 맞추고 잠깐이라도 눈을 맞춰봤다는 게 좋은 거예요.

판듀 선정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노래를 잘하는 분이 정말 많아요. 반면 노래 실력은 아쉬운데 사연이 감동적인 분들도 있어요. 사연을 이야기하고 노래하면 마음을 울리는 감동이 있거든요. 시즌 2에서 인순이 선생님 편에 출연한 ‘봉천동 갱년기’ 판듀가 특히 그랬어요. 사실 다른 분보다 노래 실력이 뛰어나진 않았죠. 봉천동 갱년기는 40대인데 아이가 없었어요. 그 와중에 갱년기가 우울증하고 동시에 왔대요. 아이가 없으니 시간이 많아 봉사 활동으로 수화를 했고, 인순이 선생님 공연 무대에도 서게 된 거죠. 노래하며 수화를 하는데 작가 모두가 울었어요. 그래도 노래 실력 때문에 고민했는데, 올때마다 느는 거예요. 계속 연습을 하신 거죠. 그 모습을 보고 저희 모두 ‘저 진심이면 그냥 무대에 서도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어요. 그 진심이 인순이 선생님한테도, 시청자한테도 통했고요.

그런 감동이 인기의 비결 같아요. 최근에 스페인에 포맷을 수출했죠?
네. 시즌 1이 끝나고 쉬는 동안 스페인에 다녀왔는데 저희랑 시스템이 달랐어요. 작가는 정말 대본만 쓰는 스크립터더라고요. 그런데 전 작가로 14년 동안 일하면서 그런 적이 없어요. 작가가 모든 것을 다 하거든요. 처음엔 저희 이야기를 듣고 놀라더니 저희 팀 방식을 따르겠대요. 화끈하더라고요. 프로그램이 잘돼 시즌 2도 계획 중이래요. 뿌듯했어요.

마지막으로 <판타스틱 듀오>가 어떤 프로그램이길 바라요?
트렌디한 전국노래자랑이면 좋겠어요. 일요일 아침에 가족끼리 모여 <전국노래자랑>을 보듯이 저녁에 모여 앉아서 보는 거예요. 전현무 씨는 송해 선생님처럼 되고요. <판타스틱 듀오>도 <전국노래자랑>처럼 연말에 왕중왕전을 준비하고 있어요. 기대해주세요.

 


BEST OF BEST SCENE

1 싸이와 아이유가 한자리에 뭉쳤다. 시상식에서도 볼 수 없을 법한 두 사람의 조합은 역대급 케미를 자랑했고, 덕분에 분당 최고 시청률은 11.2%까지 치솟았다. ‘싸이유’의 ‘어땠을까’ 컬래버레이션 무대 영상은 70만 뷰를 돌파했다고. 2 환상적인 하모니를 보여준 가수 김연우와 이석훈의 무대는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애절한 감정과 슬픔이 담겨 있는 곡 ‘이별택시’를 불렀는데, 김연우와 그의 제자 이석훈이 함께 불렀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3 <판타스틱 듀오> 무대를 ‘흥의 무대’로 만든 빅뱅의 대성. 특유의 맛깔나는 창법으로 방청객은 물론 시청자까지 들었다 놨다 했다. 일본 활동으로 한동안 볼 수 없었던 대성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어서 더욱 즐거웠던 방송. 4 긴장감이 감돌았던 박정현과 김범수의 파이널 무대. 유독 박정현에게만큼은 열세였던 김범수는 ‘생맥주녀’와 ‘하루’를 불렀다. 156 대 145로 아슬아슬하게 우승한 김범수의 노래를 들은 딘딘은 눈물을 흘렸다는 후문. 5 이소라가 이문세의 ‘옛사랑’ 무대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이소라는 “그냥, 이문세 씨 생각을 하면서 들었다. 기대면서 부르더라. 그런 와중에도 둘이 서로…”라며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JTBC <한끼줍쇼> 신여진·권경현·하경화 작가

베테랑 예능 작가 3인이 한자리에 모이니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 불가 리얼 버라이어티 <한끼줍쇼>는 톡톡 튀는 신여진(23년 차) 권경현(15년 차) 하경화(12년 차) 작가를 닮은 게 분명하다.
 



처음엔 남의 집에 무작정 찾아가서 밥을 달라고 하는 콘셉트가 무례하다고 생각했어요.

권경현 저희도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에요. 첫 방송 전날까지 ‘논란이 되면 어쩌지’ ‘반응이 안 좋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많았죠. 그런데 회를 거듭하면서 저희가 추구했던 프로그램의 메시지가 전해지고 있어요. ‘사람 사는 냄새를 보여주자’는 게 저희 기획 의도거든요.
신여진 첫 촬영 날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해요. 밥 좀 달라는 강호동 씨에게 “그런데요?” 하는 반응이었거든요. 벨을 누르는 이경규 씨에게 “뭐 하는 거냐?”라고 따지는 분도 있었어요. 천하의 강호동 씨, 이경규 씨가 문전박대를 당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먹힐 거라고 확신했죠.
하경화 첫 방송 전에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봤어요. “강호동이 갑자기 찾아와서 밥을 달라고 하면 줄 거냐”고요. “절대 안 준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죠. 실제로도 그랬고요. 두 번째 촬영에서 겨우 성공했죠.

강호동, 이경규 씨는 어떤 반응이었나요?
하경화
두 분 모두 ‘이 프로그램이 될까?’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반신반의했던 거죠. 그럼에도 두 사람이 출연을 결심한 건 순전히 강호동·이경규라는 조합 때문이었어요. 강호동 씨는 ‘언젠가 한번은 이경규 선배님이랑 프로그램을 하게 될 것 같다’고 생각했었고, 이경규 씨는 ‘강호동과 한번 해볼까?’ 싶었대요.
신여진 강호동 씨는 기획안을 보고도 도저히 감이 안 와서 한참을 멍하게 있었다고 해요. 근데 ‘도무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프로그램이 잘되는 징크스’를 믿어보기로 했대요. 제작진이 시키는 대로 한번 해보자 하고 ‘무대뽀’ 정신으로 덤빈 거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가장 힘들었을 것 같아요.
권경현
그게 저희 프로그램만의 장점이기도 하죠. 몇 번째 집에서 들어오라고 할지 모르기 때문에 문을 두드릴 때마다 묘한 긴장감이 흘러요.
신여진 결국엔 사람인 것 같아요. 그 안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 어떤 이야기를 듣느냐가 중요하죠. 가족을 미리 섭외할 수 없으니까, 어떤 분들이 출연을 허락해주실지에 대한 걱정이 가장 많아요.

기억에 남는 동네는 어디인가요?
하경화
부암동이오. 집 담벼락에 시를 적어 걸어두신 분도 계셨고, 예술 하는 분도 많았고요. 그날의 분위기를 잊을 수 없어요.
권경현 전 창신동이오. 언덕배기에 있는 동네라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거든요. 땀을 뻘뻘 흘리는 강호동 씨에게도 괜히 미안했고요.
신여진 평창동에서 우연히 조항리 KBS 아나운서 집에 갔던 게 기억에 남아요. 조 아나운서의 누나가 부담스러워해 촬영을 못 했지만 우연히 만난 사람이 방송인이라는 사실이 놀라웠고 재미있었죠. 사람들은 그게 설정인 줄 아는데, 절대 아니에요.

내곡동 편은 사회 분위기에 따른 의도적 설정이었죠?
신여진
뉴스에서 동네 이름이 자꾸 나오니까 단순히 어떤 동네인지 궁금해 가본 것뿐이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집을 찾아가려 했던 건 아니었어요. 동네를 정하는 가장 큰 기준은 ‘궁금한 동네’예요. 문재인 대통령이 사는 동네가 연희동이니까 궁금해서 한번 가봤고, 한창 탄핵 시위가 벌어질 때는 북촌 분위기가 궁금해서 찾아가봤어요.

서울의 동네는 다 가본 것 같아요.
권경현
웬만한 동네는 다 가봤죠. 서울에 이렇게 동네가 많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이제는 지방으로도 발을 넓혀볼 계획이에요. 이경규 씨의 고향인 부산과 최근 궁금한 동네인 세종시에서 한번 촬영했는데 그 지방의 특색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았거든요.
신여진 스타와 관련된 동네를 찾아가보려고 해요. 그런 의미에서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동네가 있어요. 김건모 씨와 인연이 깊은 화곡동이오. 섭외 1순위 연예인이에요.(웃음)

세 분은 <한끼줍쇼>를 통해 만난 건가요?
권경현
작년 여름에 끝난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을 통해 처음 만났어요. 그때부터 팀워크가 좋았죠. <슈가맨>이 끝나고 어떤 프로그램을 할지 고민하던 때 다시 뭉치게 된 거예요.
하경화 우리 모두 각자 원하는 아이템이 있었어요. ‘명사의 집에 가서 밥을 먹으며 인터뷰를 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발상에서 <한끼줍쇼>가 시작됐죠. 다큐멘터리로 만들어볼까, 일반인 집에 가서 밥을 얻어먹어볼까, 이런 식으로 발전하게 된 거예요. 그러다가 메인 MC가 섭외됐고 일사천리로 진행됐죠.

어떤 프로그램이 되기를 바라나요?
신여진
1000호점을 열고 싶어요. 그러면 우리나라 웬만한 동네는 다 가본 느낌일 거예요. 그만큼 우리나라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어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사는지 들여다보며 우리 프로그램을 통해 서민들의 삶이 공유됐으면 합니다.

 


KILLING POINT

1 철두철미하게 지켜지는 ‘그들만의 규칙’이 있다. 첫째,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초인종을 누른다. 둘째, 이미 저녁을 먹은 집은 제외한다. 셋째, 한 번 거절당한 집은 제외한다. 이게 모두 지켜지지 않으면 탈락이다. 2 대부 이경규와 대세 강호동의 만남은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다. 방송 내내 이경규는 강호동의 소통을 차단하거나 면박을 주는가 하면 때론 강호동의 애교를 받아주며 톰과 제리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3,4 이특·수영, 전현무·한석준, 김종민·성소, 송윤아·윤아 등 <한끼줍쇼>를 거쳐간 스타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게스트의 공통점 하나! 천하의 이경규·강호동을 휘어잡는 능력의 소유자라는 것. 게스트의 말 한마디에 ‘깨갱’ 하는 MC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KBS2 <해피투게더> 이민정 작가

이민정 작가(15년 차)는 인터뷰하는 동안 갖가지 표정을 보여줬다. <해피투게더>의 다양한 모습은 순간순간 색다른 표정을 보여주는 그녀를 닮았다.
 



올 초 <해피투게더>에 합류 후 첫 게스트는 누구였나요?

조동아리 멤버 김용만·김수용·지석진·박수홍 씨예요. 그때 녹화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다들 MC인 유재석 씨랑 친하니까 소위 말하는 ‘쿵짝’이 잘 맞았죠.

그래서 그들을 조동아리로 모으자고 생각했나요?
그렇다고 봐야죠. 첫 녹화를 하고 나서 저 멤버들과 같이 해보면 참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뿐만이 아니에요. “이거 어때?”라고 어느 한 명이 제안한 게 아니라 작가와 PD 등 연출팀 모두가 같은 생각을 했죠. 조동아리 멤버들도 마찬가지였어요. 워낙 본인들끼리 서로 좋아하는 형, 동생들이에요. 조금 고민했겠지만 좋은 기회고, 정말 재미있게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어떤 섭외든 시간이 필요한데 생각보다 짧았던 거 같아요. 물론 심사숙고하셨겠지만 죽어도 못 한다는 상황은 아니었어요.

새 코너로 플라잉 체어로 벌칙을 받는 전설의 예능 ‘위험한 초대’를 선택했어요.
여러 후보가 있었는데 사전 조사를 할 때 보니 요즘 친구들이 좋아하더라고요. 그런 예능을 처음 봐서 새로웠던 거예요. 그래서 한번 해보자고 했어요.

<해피투게더>를 말할 때 유재석 씨를 빼놓을 수 없죠.
유재석 씨와는 오랜 시간 알고 지냈어요. 이전에 <무한도전>도 함께 했죠. 방송과 정말 똑같은 사람이에요. 10년 전이랑 변함이 없고요. 일을, 그러니까 ‘예능’을 정말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스트레스를 방송으로 푼다고 할까요? 방송할 때 굉장히 즐거워 보이거든요. 좋아하니까 또 잘하는 거겠죠.
박명수 씨는 옆에서 지켜보면 마음이 따뜻한 사람인 게 느껴져요. 어느 분야든 오랜 시간 자기 자리를 지키려면 무엇보다 사람이 좋아야 해요. 유재석 씨나 박명수 씨도 기본적으로 좋은 사람이니까 잘되는 것 같아요.

전현무 씨는 어때요?
프로그램을 같이하면서 더 좋아진 분인데, 보이는 이미지가 밉상이라 아쉬워요. 말을 툭툭 뱉는 것처럼 보여도 속정이 깊은 사람이에요. 아나운서 시절 게스트로 만난 적이 있는데, 뭘 한다고 하면 굉장히 열심히 준비해 왔어요. 춤을 춘다고 하면 사비로 학원에 가서 연습해 올 정도로요. 그 모습을 보고 ‘뭘 해도 잘되겠다.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안 될 수 있을까?’ 생각했죠. 지금 너무 잘돼 좋아요. 아, 또 되게 의리 있는 남자예요. 무안하지 않게 사람들을 챙겨주죠.

인상 깊었던 게스트도 있었을 것 같아요.
유지태 씨요. 유머도 있지만 사람 자체가 너무 좋았어요. 일단 키가 너무 크셔서 놀랐는데 스태프들을 너무 배려해주시고 젠틀하세요. 현장에 그냥 오셔도 되는데 스태프들 간식을 싸오셨더라고요. 쓱 주고 가시는데 감동 그 자체였죠.
얼마 전에 와주셨던 조인성 씨도요. 사실 전화만 받아줘도 정말 감사하겠단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형들이 전화해서 불렀다고 세팅되지 않은 상태에서 직접 오시는 걸 보고 놀랐어요.

<해피투게더>에서 작가는 어떤 역할이에요?
15년 동안 일하면서 작가는 흐름을 만드는 역할이라고 느꼈어요. 출연자들이 재미있는 상황을 만들면 그에 어울리는 멘트를 고민해요. 더 재미를 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하죠. 웃음이든, 감동이든 재미의 결은 다를 수 있지만 어쨌든 저희가 추구하는 것은 재미예요. 저희도 <프로듀스 101>처럼 국민의 ‘1PICK’을 기다리고 있어요.

17년동안 예능계에서 살아남았어요. <해피투게더>가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이되길 바라나요?
목요일 밤이 기다려지는 프로그램이오. 생각할 것도, 고민할 것도 많은 시대에 살다 보면 지치잖아요.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웃으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길 바랍니다. 제가 운전을 못해 지하철을 타고 다녀요. 그런데 지하철 안에서 다들 휴대폰을 보고 있으면 뭘 보나 싶어 슬쩍 들여다보게 되더라고요. 사람들이 지하철에서 <해피투게더>를 봤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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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TOGETHER HISTORY

1 2011년 11월 8일 첫 방송. 유재석, 신동엽, 이효리, 김제동과 게스트가 함께 노래의 빈 구절을 맞추는 ‘쟁반 노래방’ 콘셉트로 시작했다. 틀리면 가차없이 머리를 내려치는 쟁반 소리가 웃음 포인트. 2 ‘당신은 과연 학창 시절 친구를 몇 명이나 알아볼 수 있겠습니까?’라는 감성적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시작된 해피투게더 프렌즈. 졸업 후 연락이 끊겼던 초등학교 친구를 찾아 나서는 스타들의 이야기가 시청자의 향수를 자극했다. 3 실제 동네 사우나에서 진행된 ‘사우나 토크’. 공간이 주는 특유의 ‘격식 없는 편안함’이 게스트들을 무장해제시키며 스타들의 예능감을 제대로 끄집어냈다. 웃기지 않으면 가차없이 쏟아지는 물폭탄은 깨알 재미를 선사했다. 4 먹방의 원조다. 스타들이 소개하는 자신만의 음식 레시피. 방송 직후 레시피가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5 현재 <해피투게더>를 지키고 있는 코너 ‘백문이불여일짤’. 웹툰 작가 기안84가 제시된 단어를 듣고 그림을 그리면 박명수팀 vs 전현무팀으로 나뉘어 문제를 맞추는 식이다. 기안84는 말장난을 활용한 기상천외한 그림들로 매주 새로운 웃음을 선사한다.
 

작가가 하는 일은 엄청나다. 기획부터 섭외, 취재, 대본, 간혹은 출연자의 매니저 역할까지. 지금 가장 핫한 예능 프로그램의 작가를 만났다.

Credit Info

에디터
이예지
객원에디터
김지은
사진
하지영, KBS·SBS·JTBC·tvN 제공

2017년 07월호

이달의 목차
에디터
이예지
객원에디터
김지은
사진
하지영, KBS·SBS·JTBC·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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