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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TOP10 - 4 시사프로그램 전성시대

썰전 VS 그것이 알고 싶다

On March 09, 2017 0

웬만한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다. 시사 프로그램 전성시대라 불리는 지금, 전통의 강자 <그것이 알고 싶다>와 신흥 대세 <썰전>의 매력을 비교, 분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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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와 전통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는 올해 방송 26년째다. 1992년 3월 31일 영화 <그놈 목소리>의 실화로 잘 알려진 이형호 유괴 사건을 다룬 것이 역사적인 첫 방송. 초기 모습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살인, 유괴, 강간 등 강력 범죄 사건이 주 소재였고 여기에 초자연적 현상, 미스터리한 사건도 즐겨 다뤘다. UFO의 실체나 심령술사, 사이비 교주, 초능력자를 자처하는 이들의 정체를 파헤치는 등 B급 시사 추리물 같은 느낌이 방송 초기의 모습. 1993년 이후 점차 정치, 사회문제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그 중심이 옮겨가며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됐다.

# 중년 탐정 김상중
<그알>은 26년 역사를 지닌 만큼 거쳐간 MC도 많다. 1대 문성근을 시작으로 박원홍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배우 정진영, 박상원을 거쳐 현 진행자 김상중까지 하나같이 쟁쟁한 인물이다. 이 중 역대 투톱을 꼽으라면 문성근과 김상중이라는 데 이견을 제기할 이는 없을 것이다. 딱딱한 시사에 디테일한 연기 설정을 가미해 <그알> 특유의 진행 스타일을 확립한 문성근의 굳건한 아성과 최장 진행 기록을 깬 이가 바로 김상중. 2008년부터 <그알>의 전성기를 함께해온 김상중은 날카로운 분석으로 ‘중년 탐정’이라는 별명을 얻고 “그런데 말입니다”라는 최고의 유행어를 탄생시켰다.

# 흑역사
<그알>의 흑역사는 미스터리 극장을 방불케 했던 초기 방송에서 주로 발견된다. 대표적인 것이 1994년 8월 13일에 방영된 ‘피의 전설 드라큘라’ 편. 드라큘라의 기원을 추적한 이 방송에서는 백인 재연 배우들이 어색한 분장을 하고 흡사 MBC <서프라이즈>를 연상케 하는 어색한 흡혈귀 연기를 펼쳤다. 당시 진행자이던 박원홍 전 의원이 드라큘라처럼 관 속으로 들어가면서 마무리하는 장면이 화룡점정. 비록 납량특집이었다고는 하나 당시의 <그알>이 지금과 얼마나 성격이 달랐는지를 잘 보여준 사례로 기록된다.

# 신의 한 수
<그알>이 전성기를 맞은 시기는 2008년 이명박 정권 이후다. 당시 전국을 뒤흔든 광우병 쇠고기 개방 저지 촛불시위에
쓴 맛을 본 정부는 정권 비판적 방송에 압박을 가한다. 시사 프로그램에 대한 대대적 검열이 이루어졌고, 그 결과 양대 시사 프로그램으로 명성이 높았던 MBC 과 KBS <추적 60분>이 힘을 잃으면서 <그알>이 급부상했다. 대중적 관심도가 높은 중차대한 사회문제를 성역 없이 다룬 것도 성공 비결이다. 결과적으로 이명박 정부가 ‘국민신문고’의 위상을 높여준 신의 한 수였던 셈.

# 레전드 방송
긴 역사만큼이나 레전드 회차도 많다. 그중 지난해 10월 22일 방영된 ‘살수차 9호의 미스터리-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의 진실’ 편을 꼽을 수 있다. 정부의 과잉 진압 논란으로 결방 압력까지 받았던 이 편은 방영되자마자 화제성 지수 1위를 차지했으며 한국기독언론대상, 푸른미디어상, 민주언론상 등 많은 미디어상을 휩쓸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박진홍 CP

제작진 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PD 한 사람이 6주에 한 편, 작가는 5주에 한 편씩 제작하고 있어요. PD와 작가의 제작 기간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PD가 먼저 현장답사나 자료조사를 1주 정도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연출자·작가들 뒤에서 젊음을 바쳐 고되게 일하는 AD, FD, 촬영·조명·미술·기술·세트 팀 등 스태프들에게도 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제작 과정에서 가장 노동 강도가 높은 건 무엇인가요?
후반 작업 시기입니다. 작가는 2~3일간 편집 구성안을 작성해서 보내고 그 시기에 PD는 재연 촬영과 가편집을 조연출과 함께 진행합니다. 그리고 다시 하룻밤 꼬박 새워가며 PD와 작가가 함께 완편집 작업을 하고 다음 날 녹화와 더빙을, 그리고 방송 당일 CM과 믹싱 작업, CG 작업을 포함한 최종 후반 작업을 진행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방송은 무엇인가요?
작년 10월 22일 방송한 <살수차 9호의 미스터리-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의 진실> 편입니다. 경찰의 무리한 진압에 의해 시민이 사망한 사건으로 수집 가능한 정보를 근거로 객관적으로 따져봤고, 결과적으로 사건의 본질을 확인했습니다. 방송 다음 날 아침에 경찰이 서울대병원 영안실에 재진입 시도를 하려다 포기하는 것을 보면서 적어도 불필요한 논란을 정리한 성과는 있었다는 판단입니다.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 있다면요?
이태원 살인사건, 나주 여고생 성폭행 살해 사건 등 피해자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어루만져줄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 보람찹니다. 물론 그들의 아픔이 모두 전달되기는 힘들겠지만요.

프로그램이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진실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압축적이고 강도 높은 취재를 하는 모든 제작진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죠.

MC 김상중을 평가해본다면 어떤 사람인가요?

<그알>을 위해 태어난 사람입니다. 작가의 원고에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힘 있게 생명력을 불어넣는 탁월한 감각을 갖고 있지요. 제작진이 때로 놓치고 있는 행간의 빈 곳들을 예리하게 짚어낼 만큼 프로그램과 거의 동화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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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흥 강자의 패기
2013년 2월 첫 방송을 시작했다. 역사는 짧지만 <그알>과 마찬가지로 형식의 변화를 겪었다. 방송 초기에는 지금처럼 김구라가 홀로 진행하는 시사 토크 ‘하드코어 뉴스 깨기’와 김구라, 박지윤, 강용석, 김희철, 이윤석, 허지웅이 공동 진행하는 미디어 비평 ‘예능 심판자‘로 구성돼 있었다. 2015년 폐지된 ‘예능 심판자’ 자리를 경제 뉴스 ‘썰전’이 대체했다. 그러나 ‘썰전’ 코너도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지난해 다시 한 번 개편이 단행되며 ‘하드코어 뉴스 깨기’가 단독 코너로 확대됐다.

# 흑역사
방송 초반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 풍자 개그맨 고소 협박 등 구설 단골 정치인이었던 강용석을 기용한 것부터가 흑역사의 시작이었다. 물론 예능감과 정치 경력이 프로그램의 초반 인지도 상승에 기여한 부분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논란이 한참 진행될 때까지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비난받은 <썰전>에게도 씻을 수 없는 흑역사가 되고 말았다.

# 유작가 유시민
초대 패널 강용석 전 의원이 2015년 6월, 불륜 논란을 비롯해 각종 소송 건으로 하차했고, 2015년 9월에는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합류해 당시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과 새로운 토론 체제를 구축했다. 차기 패널을 고민하던 <썰전>은 지난해 1월 유시민 작가, 전원책 변호사라는 빅 카드를 꺼내든다. 특히 유시민의 합류는 거의 신의 한 수급. 과거의 날카로운 이미지 대신 유연함을 보완한 유시민은 차분한 분석력으로 젊은 층까지 사로잡으며 ‘유 작가’ 캐릭터를 공고히 해 재평가받고 있다.

#신의 한 수
촛불집회를 말할 수 있다. 지난해 겨울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최순실 게이트가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는 동안 최다 참가 기록을 경신한 촛불시위처럼, 이 시국을 지속적으로 분석한 <썰전>의 시청률도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역대 최고 시청률 기록은 지난해 12월 1일 195회 방송으로 10.2%에 달한다. 전날 발표한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문을 분석한 방송이었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한 마음”이었다는 변명으로 일관한 담화문을 두고 “지독한 나르시시즘”이라고 쓴소리를 남긴 유시민의 직언직설은 <썰전>이 사람들의 속을 뚫어주는 ‘사이다 방송’으로 거듭난 이유를 확실히 말해준다.

#역대급 방송
지난해 11월 3일 방영된 ‘최순실 국정 개입 파문’ 편. 바로 전 주 자사의 이 최순실 태블릿 PC 입수 특종을 터트려 게이트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오른 시점에서 방영된 회차. 방송 당일 긴급 추가 녹화로 특별 90분 분량을 내보낸 <썰전>은 연일 쏟아져 나오는 정보들을 선별 분석하며 최순실 게이트 가이드를 제공해 혼란스러운 시국에 본인들이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증명했다. 종편 예능 사상 최초로 시청률 10% 돌파라는 진기록도 세웠다.

JTBC <썰전> 김은정 PD

일주일 녹화 스케줄이 어떻게 되나요?
매주 월요일에 녹화를 합니다. 화요일부터 목요일 오후까지 편집 회의를 무한 반복하고, 목요일 오후에 방송을 합니다. 금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아이템 회의, 일요일엔 대본 회의를 합니다. 뉴스가 수시로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사실상 일주일 내내 회의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템 선정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시의성, 뉴스의 중요도, 시청자의 관심 등을 고려해 선정하려고 합니다. 하루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보도되는 뉴스는 거의 다 찾아봅니다.

가장 기억에 남은 방송은 무엇인가요?
작년 최순실 게이트 사건이 터진 후 첫 방송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유시민 작가님이 집필 여행을 떠나 해외에 계신 터라 두 분을 모시고 추가 녹화를 할 수가 없었던 상황이었죠.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국가적 이슈를 어떻게 방송에 담아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긴급하게 방송 당일 오전에 여러 정치권 인사들과 김구라 씨가 전화 연결을 하고 해외에 계신 유시민 작가님께 따로 영상을 받아 방송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시청자분들이 상황적 한계를 이해해주시고 응원해주셨던 방송이라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가장 섭외해보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요?

현재 대선 주자들을 한 분씩 모시고 초대석을 진행 중인데, 어떤 분이 대통령에 당선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선거가 끝나면 대통령 당선자를 모시고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썰전>의 인기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나와는 상관없게 느껴지는, 그래서 평소 무관심하게 지나쳐온 정치·시사 이슈들이 사실 나의 일상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걸 강조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들이란 점을 유쾌한 방식으로 알기 쉽게 전달해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자부합니다.

MC 김구라를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어떤가요?
<썰전>의 핵심이자 대체 불가한 명MC.PD로서 <썰전>에 대한 기대는 어떤가요? 만 4년을 달려온 프로그램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더 오랜 시간 동안 시청자 곁에서 더 많은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이 되길 바랍니다.

웬만한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다. 시사 프로그램 전성시대라 불리는 지금, 전통의 강자 <그것이 알고 싶다>와 신흥 대세 <썰전>의 매력을 비교, 분석해본다.

Credit Info

기획
이예지 기자
취재
김선영(TV 칼럼니스트)
일러스트
이현정

2017년 03월호

이달의 목차
기획
이예지 기자
취재
김선영(TV 칼럼니스트)
일러스트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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