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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에게 이런 취미가? 스타들의 작업실

여자에게 ‘공간’은 삶이자 로망이다.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의 시간을 창조하는 일곱 여자를 만났다.

On May 2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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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정의 쇼룸

요즘 이하정 아나운서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친동생 이하청 디자이너의 작업실이다. 곳곳에 그녀의 애정이 묻어있는 이태원 쇼룸에서의 오후.

군더더기 하나 없는 공간이 인상적이에요.
의상 디자인을 전공한 동생이 3년 전에 오픈한 쇼룸이에요. 공간이 참 예뻐서 ‘애정하는’ 곳이죠. 가족들, 친구들과 종종 찾는데 올 때마다 기분 좋아져요.

여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곳 같아요. 그쵸?
흰색 벽에 걸려 있는 옷들을 보면 참 가지런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 감성과도 잘 맞는 디자인이라서 자주 입게 되고요. 친구들도 이곳에 오면 심리적으로 안정된다고 해요.

남편 정준호씨에게서 잠시나마 탈출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고요?
(웃음) 남편도 이곳을 좋아해요! 무엇보다 남편과 동생의 사이가 좋아요. 동생과 수다 삼매경에 빠지는 남편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다고요.

이하정 아나운서의 힐링법은 무엇일까요?
아들이 26개월이에요. 요즘 부쩍 말이 늘었죠. 육아가 힘들지만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가장 힐링되는 시간이에요. 최근엔 남편, 아이와 함께 일본 오사카에 다녀왔어요.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느낀 소중한 시간이었죠.
 

일과 육아, 살림을 동시에 하는 워킹맘의 삶이 힘들지는 않나요?
물론 힘들어요. 남편은 너무 힘들면 일을 잠시 쉬는 게 어떻겠느냐고 조언하는데 사실 일을 그만두고 싶지는 않아요. 아나운서로서 방송을 할 때 살아 있음을 느끼고 가장 행복하거든요.

TV조선 프로그램 <광화문의 아침>을 진행하고 있죠?
아침 방송이라서 더 힘들 것 같아요. 오전 7시에 시작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체력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씩씩하게, 건강하게, 밝은 모습으로 임하고 있어요. 1년 정도 진행하다 보니 많이 적응되기도 했고요.

아나운서로서, 여자로서 궁극적인 삶의 목표는 뭔가요?
고민해보지는 않았지만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예요. 현명하고 지혜로운 엄마, 사랑스러운 아내가 되고 싶어요.

그럼 당장 내년의 계획은요?
둘째를 계획 중이에요.(웃음) 남편은 쌍둥이를 낳자고 하는데… 그건 자신 없고요. 예쁜 둘째를 낳아 더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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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규리

가수이자 배우 남규리는 요즘 꽃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일주일에 하루는 꼭 꽃집을 찾아 힐링 중이다. 이런 여자가 꽃집에 있다면 매일 출근 도장을 찍을 것 같다.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는데 꽃에 빠져 있었군요. 꽃꽂이를 배우게 된 계기가 있나요?
원래도 꽃을 좋아했어요. 그런데 꽃꽂이는 어려울 것 같아 배워볼 생각은 하지 못했죠. 최근 꽃을 좋아하는 친구의 권유로 한번 도전해봤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더라고요. 배우면 배울수록 행복한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본격적으로 꽃집을 드나들게 됐죠.

스케줄이 바쁠 텐데… 꽃집에 갈 시간도 없을 것 같아요.
꽃을 만나기 위해서라면 다른 일도 제쳐놓게 되더라고요. 일주일에 하루는 꼭 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꽃꽂이 배우는 것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아요.
어렵지 않아요. 이미 피어 있는 꽃을 이렇게 저렇게 만지기만 하면 되니까요. 그 안에 내 감성을 담아내기만 하면 돼요. 틀에 박힌 디자인보다 자신의 개성을 살린다고 할까요. 여백이 좋으면 간결하게, 풍성한 게 좋으면 한껏 화려하게 해보는거예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하나만 소개해주세요.
최근에 직접 화관을 만들었어요. 만드는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서 공개하기도 했죠. 꽃과 함께 있을 때 제 표정이 그렇게 환한지 저도 처음 알았어요. 완성된 화관을 쓰고 화보 촬영도 했는데 감회가 남다르더라고요.

꽃이 남규리에게 주는 행복은 뭔가요?
힐링 그 이상이에요. 처음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고, 예민했다가도 차분해지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어요. 왠지 저도 꽃처럼 아름다운 사람이 될 것만 같은 기분에 마냥 좋아했는데 꽃이 피었다가 지는 걸 보면서 삶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내려놓음’에 대한 이야기랄까요. 자연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있죠. 꽃과 함께 어우러져 있는 것 자체가 행복인 것 같아요.

외모도, 마음도 아름다운 여자라는 생각이 들어요. 남규리의 꿈이 궁금해지는데요? 

꿈이라… 사실 거창한 꿈은 꾸지 않아요. 하루를 알차게 잘 사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게 궁극적인 삶의 목표죠. 일이든 사람이든 상관없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진심을 담아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충실한 하루하루가 모이면 꽉 찬 인생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주어진 것에 충실하게, 그리고 지혜롭게 살고 싶어요. 많이 웃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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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의 낭만 스튜디오

요리연구가 배성은에게 주방은 와인 바이며, 쿠킹 스튜디오이자 쉼터다.

이 공간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나요?
보통 주방과 거실이 분리되어 있는데 이곳은 통으로 되어 있어요. 그러면서도 주방은 일부 가려져 있는 데다 동선이 효율적이죠.

주방은 당신에게 어떤 공간인가요?
일하는 공간이면서 노는 공간이자 쉬는 공간이죠. 지인들이 자주 놀러 와요. 남편도 친구들이 오는 것을 꺼리지 않고요. 최근 <태양의 후예>가 방송될 때는 우리 집에 모여서 봤는데, 와인이 그렇게 맛있을 수 없더라고요.(웃음)

이 공간을 찾은 손님 중 인상적인 사람을 꼽아주세요.
아빠요. 아빠는 내가 요리하면 힘들다고 싫어하세요. 그래서 집들이도 못 하게 하셨죠. 어느 날 햄버그스테이크를 만들었을 때 아빠에게 전화해서 “하나만 더 구우면 되니 드시러 오시라”고 했는데, 다 드시고 나서 “이건 팔아도 되겠다”고 하셨어요. 기분이 얼마나 좋던지요.

쿠킹 클래스 공간으로도 인기가 많은데, 주로 어떤 분들이 찾아오나요?
아이 키우는 엄마들이 많이 오세요. 레스토랑에서 굉장히 자주 접하지만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음식들을 주로 가르쳐요. 다섯 가지 정도 코스를 마련하는데 샐러드, 수프, 파스타, 스테이크, 피자가 대부분이에요. 조리법부터 플레이팅까지 가르치죠. 그중 봉골레스파게티, 버섯크림수프, 피자가 인기 메뉴예요.

이 공간이 주는 의미가 남다를 것 같아요.
해외에 있는 그림 같은 호텔에 가도 일주일만 지내고 나면 집이 그리워지잖아요. 내 집은 언제든 돌아와 쉬고 싶은 공간이죠. 집에 있을 때 가장 편해요. 커피 머신, 홀빈, 내 그릇이 있는 이곳, 그 어떤 멋진 호텔에도 비할 수 없어요.

이 공간을 완성하는 특별한 무엇이 있다면요?
디퓨저요. 아무래도 집에 음식 냄새가 밸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항상 초나 디퓨저를 준비해둬요. 향은 그 집의 인상을 좌우하죠. 그래서 욕실에도 향이 좋은 비누나 디퓨저를 놓아둬요. 봄에는 가벼운 향을, 겨울이 되면 바닐라 향이 나는 다소 묵직한 향을 사용하죠. 다만, 너무 강한 향은 피해요.

앞으로 이 공간을 어떤 것으로 채워가고 싶나요?
타이에서 본토 요리를 배워 올 생각이에요. 얌운센, 타이 커리, 양꿍 등 흔하지 않은 요리를 원데이 클래스에서 두 가지씩 선보이고 싶어요. 솔직히 한식은 아무리 잘해도 “잘했다”는 말을 듣기 힘들잖아요. 누군가를 집에 초대했을 때, 타이 음식을 차려 낸다면 좀 더 특별할 거예요. 또 클래스에 오지 못하는 주부들을 위해 <낭만식탁>이라는 책을 냈어요. ‘요리 빼고 다 잘하는 주부를 위한 요리책’이 콘셉트인데, 그동안 내가 쉽게 잘 써먹은 레서피를 담았어요. 주부들에게 음식은 권력이나 마찬가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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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정의 작업실

JTBC <헌집줄게 새집다오>의 패널로 활약하고 있는 옥수정 대표는 이곳에서 꿈을 잉태했다. 요즘 핫하다는 우사단길에 자리한 ‘루머스’다.

우사단길에 터를 잡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곳이 유명해지기 전, 작업실과 공방이 대여섯 개 자리 잡고 있던 2014년에 들어왔어요. 그 당시 이곳은 집값이 저렴했죠. 어디로든 접근하기 편리하면서, 가격 대비 좋은 동네였어요. 이태원이라는 점도 좋았고요.

이곳은 어떤 콘셉트로 꾸몄나요?
하나는 사무실이고 나머지 두 개는 쇼룸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집처럼 꾸미려고 했죠. 페인트칠도 직접 하고, 테이블도 만들었어요. 거실은 카페 같은 느낌으로 꾸미고 싶었어요. 당시 인더스트리얼이 유행이라서 노출 콘크리트를 적용했죠. 거실 겸 주방은 어둡게 했고, 나머지 세 방은 화이트로 콘셉트를 잡았어요. 지금 개인 사무실로 쓰는 작은방은 벽지를 뜯었더니 저런 재미있는 벽이 나타났어요. 가장 좋아하는 공간인데 채광도 잘되고 혼자 쓰기 좋아요.

이 공간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 있다면요?
이곳을 처음 발견했을 때요. 계약하고 들어올 준비를 하던 때가 가장 행복했어요. 어떤 공간으로 꾸미고 앞으로 어떤 사업을 하고… 그런 꿈에 부풀어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이 공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나요?
요즘에는 방송이나 컨설팅 일 등으로 바빠서 자주 오지 못해요. 주로 미팅이나 모임을 할 때 이용해요. 한창 트렌디한 우사단길의 분위기를 보여주려고 이곳에서 만나자고 할 때도 있어요. 사실 요즘에는 공간을 사용하지 않아서 셰어 사무실로 꾸미고 싶긴 한데, 너무 바빠서 여력이 없어요.
 

이곳이 주는 의미가 특별할 것 같아요.
사실 요즘 ‘사무실을 빼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런데 그러지는 못할 것 같아요. 이곳에 오면 처음 시작했을 때의 기분이 생각나요. 설레고 꿈에 부풀었던 마음요. 일을 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고 힘도 드는데, 이 공간에 오면 설레는 감정이 다시 차오르죠.

우사단길이 주는 동네의 분위기도 있을 것 같아요.
요즘은 계단장(한 달에 한 번 계단에서 열었던 장터)이 사라지면서 예전 같지 않지만 여전히 이 동네만의 분위기가 있어요. 도시에서 시골의 정을 느낄 수 있는 동네죠.

‘집방’이 뜨면서 요즘 인기 스타가 됐어요.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나요?
저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에요. 앞으로는 영상 일을 해볼 생각이에요.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일들은 유튜브나 온라인을 활용해 해나갈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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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이은의 시간

슬럼프에 빠졌을 때 그녀를 일으킨 것은 가죽 공예였다. 이은에게 가죽 공방은 시간이고 열정이며 자유다.

이곳의 냄새가 좋아요.
코끝을 찌르는 가죽 향이랄까. 가끔 와서 이것저것 만들죠. 가죽 공예에 열중하는 시간만큼은 다른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어서 좋아요. 머릿속을 정리하고 싶을 때 오면 좋은 곳이에요.

가죽 공예는 어려울 것 같아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가죽과 몇 가지 도구만 있으면 누구든지 할 수 있어요. 상주하는 선생님이 옆에서 친절하게 가르쳐주기도 하고요. 남자들만 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걱정 말고 도전해보세요!

가죽 공예의 매력은 뭔가요?
온전히 나한테 집중할 수 있다는 거요. 본인에게 주는 선물이죠. 시간을 투자하고, 시도해보고, 노력하면 결국 결실을 맺는 인생과 같아요. 힘들어도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요.

오랜만의 복귀예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연예계 활동을 오래 하다 보니 어느 순간 회의감이 몰려오더라고요. 한순간에 이 ‘바닥’을 뜨게 됐죠. 그동안 아르바이트도 하고, 공부도 하고, 남동생 장가도 보내면서 지냈어요.

다시 컴백하기로 한 계기가 있을 것 같아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지금 소속사 이사님이 종종 찾아오셨어요. 그러다 이사님의 열정과 근성에 반했어요. 평소에 어떻게 일하시는지를 아니까 믿음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용기를 냈죠. 다시 한 번 해보자!
 

돌아오니까 어때요?
최근에 온스타일 프로그램 <매력티비>에 출연 중인데 저의 모든 것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어서 좋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면 되니까 기분 좋아요.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제 열정을 연기로 표출하고 싶어요. 아! 최근에 SIA(Style Icon Asia) MC를 맡으면서 진행에도 욕심이 생겼어요.

단기적인 목표는 뭐예요?
이경규 선배님 만나는 거요! 돌아가신 저희 아빠랑 닮으셨어요. 일을 정말 즐기고 있다는 것도 느껴지고요. 가식 없고 솔직한 모습도 정말 좋고요. 딸에게 하는 모습도 존경스럽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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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현주의 소통하는 공간

패션 디자이너 곽현주. 시간을 초 단위로 쪼개 쓰는 그녀에게 이곳은 만남의 장소이며 아이디어의 원천이다. 멋있는 디자인이 탄생하는 공간, 패션이 시작되는 곳이다.

쇼룸과 레스토랑이 함께 있는 콘셉트가 특이해요. 이런 공간을 만든 이유가 뭔가요?
여행을 많이 다니다 보니 먹고 자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더라고요. 또 미팅이 잦은 직업이라 하루에 다섯 번이나 장소를 옮겨 다닐 때도 있었는데, 그러면서 외식업에 관심을 갖게 됐죠. 4년 전 이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옷과 어울릴 만한 숍을 생각했어요. 지인에게 남성렬 셰프를 소개받으면서 이탤리언 레스토랑을 열게 됐죠.

쇼룸과 레스토랑이 이어져 있는 것이 특이해요.
빌라를 개조해 구석구석 숨은 공간이 많아요. 또 처음 오픈했을 때보다 레스토랑이 잘돼서 쇼룸 일부를 레스토랑 공간으로 사용하게 됐죠. 기본적으로 편안한 느낌을 원했고 원래는 오픈 키친으로 하려고 했으나 한계가 있더라고요. 오른쪽 공간이 레스토랑의 메인이고, (쇼룸의 일부였던) 왼쪽 공간은 가볍게 차나 디저트를 즐길 수 있게 꾸몄어요.
 

이 공간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사람들과 소통하는 공간이죠. 사업상 미팅이나 지인과의 만남을 여기에서 해요. ‘현주가 한다니 팔아줘야지’ 하는 마음으로 많은 분이 찾아주셨어요. 덕분에 뵙기 어려운 선생님들이나 바빠서 만나지 못하던 지인들도 만나고 있어요.

이 공간에 얽힌 행복한 기억을 들려준다면요?
브레이크 타임에 혼자 앉아 있는 걸 좋아해요. 작업을 하다가 일이 잘 안 풀릴 때면 레스토랑 구석구석 내가 원하는 공간을 찾아 앉죠. 언젠가 레스토랑의 수도꼭지 장식을 보고 컬렉션 주제인 ‘눈물’을 떠올렸어요. 마침 그날 비가 왔는데, ‘비가 내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물은 얼마나 중요할까? 등을 생각하다가 주제를 생각해냈죠. 레스토랑을 막 오픈했을 때 컬렉션 주제를 ‘테이블 스타’로 잡아 의상에 접시와 포크를 그려 넣기도 했어요. 그 의상이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기도 했고요. 또 이곳에 오는 손님들에게서 영감을 얻기도 해요. 가로수길의 특성상 패션 피플이 많이 오는데, 그들이 입은 옷을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많이 돼요.

처음 가로수길에서 시작해 벌써 15년이 지났어요. 그간 이 거리는 정말 많이 변했는데, 여전히 이곳을 지키고 있는 이유가 궁금해요.
가로수길 안에서 이사만 네 번 했어요. 오랫동안 지낸 곳이라 정이 많이 들었고, 무엇보다 이곳이 편해요. 과거에는 신인 디자이너 숍, 화랑 등이 많아서 참 낭만적이었죠. 요즘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됐지만요. 하지만 여전히 젊은 사람들의 트렌드와 핫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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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요의 달콤한 아지트

중국에서 언론학을 전공한 유학파 최재요는 한국에서 방송작가로 일하다가 제빵사로 진로를 바꿨다. 서촌 작업실은 그녀의 세 번째 삶이다.

이 공간을 만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처음엔 이곳이 아니었어요. 홍대 근처로 터를 알아보다가 터무니없이 비싼 월세 때문에 연희동으로 발길을 옮겼어요. 오각형 구조의 공간이었어요. 독특해서 마음에 들었고 삼면이 유리창이라 채광도 좋았어요. 예쁜 카페 느낌이었죠. 3천만원이 있었는데 보증금 2천만원에 월세 77만원이라 여기다 싶었죠. 그런데 오픈하고 한 달 만에 알았어요. 자리를 잘못 잡았다는 걸.

왜죠?
잼은 설령 밀봉된 상태라 해도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서 보관해야 하거든요. 직사광선이 아닌 형광등 빛만으로도 얼굴이 타듯 잼도 온도가 높은 곳에선 갈변 현상을 일으켜요.

그래서 어떻게 했나요?
별거 다 해봤죠. 잼 위에 천을 덮어 놓기도 하고 암막 커튼을 달까 생각도 해봤어요. 그러다가 2014년 5월 누상동으로 이사 오면서 ‘제나나’의 시즌2가 시작됐어요.

가게 이름이 독특하면서 예뻐요.
‘제나나’는 프랑스어로 ‘여자의 방’이라는 뜻이에요. 우아한 여자의 방에서 잼, 스콘, 홍차를 두고 티타임을 갖는 이미지를 생각하며 이름을 지었죠. 가게 이름과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에 인테리어 콘셉트까지 앤티크 스타일로 잡았어요.
 

고민 끝에 탄생한 개성적인 공간이군요.
모던하게 꾸미지만 구태여 유행을 따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제게 맞는 스타일을 택하니 인테리어 하기가 훨씬 편해졌죠. 제 취향이 고스란히 담겼기에 더 매력적인 공간이 아닐까요?

이곳에 자리를 잡기까지 시행착오도 있었을 것 같아요.
어떤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실패를 거치면서 좀 더 나은 방법을 찾아가는 거죠. 누구나 위기와 실패 없이 성공적으로 창업하고 유지하고 싶지만 오랜 시간 치밀하게 준비했거나 사업가 기질을 타고난 사람에게도 창업은 결코 녹록지 않아요. 그래도 시행착오를 경험할수록 더욱 단단해지고 유연해지며 튼튼히 기반을 다질 수 있었으니 다행스러운 일이죠.

앞으로 더욱 맛있는 잼과 빵을 기대할게요.
매일 두 차례, 두 종류의 잼을 만들어요. 잠깐만 한눈을 팔아도 눌어붙거나 타버리니까 만드는 동안 꼼짝없이 붙어 있어야 해요. 내내 서서 일하니까 다리가 퉁퉁 붓고 어깨가 아프지만 그래도 매일 거르지 않고 소량씩 만드니 늘 최고 품질의 신선한 잼을 판매할 수 있어서 좋아요.
 

CREDIT INFO

취재
이예지 기자, 두경아(프리랜서)
사진
최항석,조혜정 ,신빛
2016년 05월호

2016년 05월호

취재
이예지 기자, 두경아(프리랜서)
사진
최항석,조혜정 ,신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