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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쿠킹톡 셰프의 식탁 9탄

김은희의 생일상

일 년에 한 번, 누구에게나 특별한 하루가 선물로 주어진다. 생일이 되면 어릴 때는 온 동네 친구들을 불러 생일 파티를 열고 선물도 기대했지만, 점점 나이가 들면서 생일 챙겨 뭐하느냐며 그냥 넘어갈 때도 많다. 지난달 윤화영 셰프는 ‘나를 위한 날에 인색하지 말라’고 1월 23일, 마흔 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김은희 셰프에게 ‘셀프 생일상’을 주문했다. 셰프가 차린 생일상은?

On January 1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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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윤화영 셰프가 <우먼센스> 신년호인 만큼 특별한 셰프와 주제를 제시했다. 새해에 마흔 번째 생일을 맞이한다는데, 셀프 생일상을 차리라는 미션을 받은 소감은 어떤가?
‘더 그린테이블’ 오픈을 앞두고 여기저기 자문하고 요리 정보를 검색하다가 윤화영 셰프를 알게 되었다. 당시 윤 셰프는 파리에서 일하는 요리사로 인기를 얻고 있었다. 그렇게 사이버 관계를 유지하다가(웃음) 레스토랑 오픈 때 직접 인사한 뒤 여러 차례 행사나 모임에서 돈독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둘 다 프렌치 요리를 하는 요리사로 서로 응원하는 관계다. 나 말고도 함께 친하게 지내는 임정식 셰프와 임기학 셰프도 1월에 생일인데 나에게 기회를 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환경공학 전공, 웹디자이너 등 과거 경력이 요리와는 무관해 보이는데, 어떻게 요리계에 입문했는지?
어려서부터 유난히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쯤 집에 손님들이 오면 스스로 다과상을 차려보겠다고 엄마에게 간곡하게 청하기도 했을 정도다. 네모난 다과상에 쌍화차와 토끼 모양으로 사과를 깎아 올리고…. 아! 그때 율란을 처음 만들어보기도 했다. 요리를 좋아했지만 집에서 반대도 있었고 여자로서 체력적인 한계가 있을 거라 생각되어 업으로 삼을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대학 때 환경공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웹디자이너로 활동했다. 대학원에서는 건축을 전공하고 싶어 사진과 그림을 혼자 배우면서 공학도의 꿈을 키워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금도 생각하면 아찔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친구들과 한강에 놀러 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거다. 다행히 대형 사고는 아니었지만 치료 기간 동안 나 자신에 대해 진정한 마음으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 사고로 혹여 죽기라도 했다면 내가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요리를 해보지도 못하고 일생을 마감하는 거라 생각하니 너무 슬펐다.

그래서 스물여섯 살에 미국의 요리 명문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로 과감히 유학을 떠났다. 인턴십 기간에 맨해튼 최고의 레스토랑 중 하나인 ‘파크 애비뉴 카페’를 비롯해 ‘블레어’와 ‘크루’에서 요리 경험을 쌓았다. 2006년 귀국 후 첫째 언니(김수정 푸드 컨설턴트), 둘째 언니(김윤정 푸드 스타일리스트)와 손잡고 파티 케이터링과 스타일링 촬영, 요리 교육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2009년 11월에 내 이름을 걸고 친환경과 유기농 식자재를 추구하는 프렌치 퀴진 ‘더 그린테이블’을 오픈했다.
 

그녀의 레서피에는 정성이 필요한 ‘퓌레(천연 재료를 은근히 장시간 졸여 만드는 농축 베이스)’ 종류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그녀의 레서피에는 정성이 필요한 ‘퓌레(천연 재료를 은근히 장시간 졸여 만드는 농축 베이스)’ 종류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그녀의 레서피에는 정성이 필요한 ‘퓌레(천연 재료를 은근히 장시간 졸여 만드는 농축 베이스)’ 종류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 외식업계의 여성 셰프 비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힘든 점은 없나?
그래서 더 희소가치가 있으니 특별하지 않을까?(웃음) 여자라서 힘든 건 체력뿐이다. 워낙 허약한 체질이라 미국 유학을 갔을 때도 일이 끝나면 시체처럼 누워 쉬기 바빴다. 하지만 여자라서 더 섬세하고 부드러울 수 있다고 해야 하나?

주방 식구들을 잘 이끄는 것도 셰프의 의무다. 어떤 셰프는 칼을 던져가며 소리도 지른다고 하는데 나는 그럴 때일수록 더 차근차근 말해주려고 한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이 잘되는 것 같기도 하다. 섬세하다 보니 디시가 완성되어 나갈 때도 작은 것 하나 흐트러진 걸 못 본다.

흔히 ‘나무 말고 숲을 보라’고 하는데 숲에 심겨 있는 나무를 하나하나 잘 가꾸는 것도 큰 그림을 완성하는 데 중요한 디테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미션은 ‘나를 위한 생일상’이다. 어떤 요리를 준비했는지?
때마침 생일이 1월이라 프랑스의 신년 상차림을 상상했다. 1월에 프랑스 사람들은 레드 와인 식초와 샬롯을 버무려 굴에 얹어 즐겨 먹는다. 우리나라 통영굴은 1월이 제철이라 건강에 좋기도 하고 작년에 많이 아팠는데 새해에는 더 힘내서 일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미뇨네트 소스 석화 요리를 준비했다.

그리고 다른 요리 하나는 평소에 랍스터를 즐기는 편이라 생일인 만큼 내가 좋아하는 재료를 선택했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엄마 생각이 나는 거다. 그래서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의미로 엄마에게 선물하고 싶었다. 생일 하면 떠오르는 미역 대신 몸에 좋은 해초를 샐러드처럼 곁들여 랍스터 요리를 완성했다.

프랑스 요리의 매력으로 ‘정성’을 꼽는 김은희 셰프는 그 진심을 그대로 식탁으로 옮겨놓고 싶다고 말한다.

프랑스 요리의 매력으로 ‘정성’을 꼽는 김은희 셰프는 그 진심을 그대로 식탁으로 옮겨놓고 싶다고 말한다.

프랑스 요리의 매력으로 ‘정성’을 꼽는 김은희 셰프는 그 진심을 그대로 식탁으로 옮겨놓고 싶다고 말한다.

주방이라는 곳이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부분도 있지만 여자 셰프라서 좀 더 섬세하고 부드러운 요리를 선보일 수 있다고 자부한다.

주방이라는 곳이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부분도 있지만 여자 셰프라서 좀 더 섬세하고 부드러운 요리를 선보일 수 있다고 자부한다.

주방이라는 곳이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부분도 있지만 여자 셰프라서 좀 더 섬세하고 부드러운 요리를 선보일 수 있다고 자부한다.

 

Mission! 마흔 번째 ‘해피 버스데이’ 셀프 생일상을 차려라

2016년 새해에 마흔 번째 생일을 맞이한 김은희 셰프에게 스스로 생일상을 차려보라는 미션이 주어졌다. 미역국과 잡채라는 뻔한 생일상 매뉴얼이 식상하다면 그녀의 취향과 아이디어가 담긴 셀프 생일상은 참신한 레서피가 될 듯. 특별한 내 하루를 위한 프랑스식 생일상!
 

미뇨네트 소스 뿌린 석화 요리

통영 굴로 건강하게

재료 석화 5개, 레몬 1/4개, 각얼음 적당량, 미뇨네트 소스(방울토마토 2개, 샬롯 1/2개, 케이퍼베리 50~60g, 레드 와인 식초·올리브 오일 1큰술씩,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손질한 석화를 흐르는 찬물에 헹궈 물기를 턴다.
2. 샬롯은 얇게 저민 뒤 얼음물에 담갔다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방울토마토는 끓는 물에 넣어 10초간 데친 뒤 찬물에 헹구고 껍질을 벗겨 8등분한다.
3. 볼에 ②와 케이퍼베리를 넣고 버무린 뒤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리고 올리브 오일을 넣어 고루 섞는다.
4. 얼음을 채운 그릇에 ①의 석화를 보기 좋게 담고 ③의 미뇨네트 소스를 올린 뒤 레몬즙을 고루 뿌린다.

 

랍스터해초샐러드

미역국 대신

재료 랍스터 1마리, 양파 1/4개, 적근대 2장, 월계수 잎 1장, 올리브 오일 적당량,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사과퓌레(화이트 와인 1컵, 사과·정향 1개씩) 2큰술, 레드 와인 드레싱(레드 와인 식초·올리브 오일·카놀라 오일 2큰술씩, 다진 샬롯·디종 머스터드 1/2작은술씩,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1~2큰술, 초석잠·해초류(고장초, 세모가사리 등) 약간씩

만들기
1. 냄비에 양파와 월계수 잎을 넣고 끓인 물에 랍스터를 8분간 삶은 뒤 살만 발라낸다.
2. 사과는 껍질을 벗기고 씨를 제거해 나박나박 썬 다음 작은 냄비에 담아 화이트 와인과 정향을 넣고 끓인다. 사과가 익으면 정향을 건져 버리고 핸드블렌더로 곱게 갈아 퓌레를 만든다.
3. 염장한 해초류는 물에 헹궈 소금을 제거한 뒤 30~40분간 물에 담가 염분을 제거한다.
4. 볼에 분량의 레드 와인 드레싱 재료를 넣어 고루 섞는다. 취향에 따라 설탕이나 꿀을 더해도 좋다.
5. 달군 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초석잠을 볶은 뒤 적근대를 넣어 살짝 볶다가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6. 접시에 ②의 사과퓌레를 예쁘게 담고 초석잠과 적근대, 랍스터, 해초류 순으로 올린 뒤 ④의 드레싱을 뿌린다.

  • 2월의 셰프
  • 김은희 셰프가 추천한 ‘릴레이 쿠킹톡, 셰프의 식탁’ 10탄의 주인공은 제로컴플렉스의 이충후 셰프입니다. ‘네오비스트로’라는 장르를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한 이충후 셰프의 식탁은 <우먼센스> 2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CREDIT INFO

기획
김은혜 기자
사진
김연지
푸드스타일링
우현주
장소협조
더 그린테이블(02-591-2672)
2016년 01월

2016년 01월

기획
김은혜 기자
사진
김연지
푸드스타일링
우현주
장소협조
더 그린테이블(02-591-26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