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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주의 엄마의 일기]레고천재 입시기

대학 입시에 성공하려면 실력도 있어야 하지만 운도 중요합니다. 미국에는 ‘하버드대학교의 문은 하늘이 열어줘야 한다’는 말이 있지요.

On March 24, 2015


대학 입시에 성공하려면 실력도 있어야 하지만 운도 중요합니다. 미국에는 ‘하버드대학교의 문은 하늘이 열어줘야 한다’는 말이 있지요. 실제로 2014년 대학 입시에서 한 학생은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았음에도 서울대 의대에 불합격했습니다. 자율형 사립고와 과학고, 특목고 출신 학생들이 이번 입시에서 명문대 수시 전형 합격자 중 큰 비율을 차지했고 수시 전형은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대학별로 ‘교과’와 ‘비교과’ 반영 비율이 다른 복잡한 전형까지 선보이면서 대학 입시는 갈수록 넘기 어려운 문턱으로 느껴집니다.

이 때문에 대학 입시를 바라보는 학부모의 마음도 조급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교육 트렌드를 빠짐없이 체크한다는 강남 엄마들도 하루 종일 아이들을 진두지휘하고 뒷바라지하다가 지쳐버리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획일화된 시험 점수에 우리 아이를 맞추지 않아도 아이들 각자의 장점과 특기를 최대한 살리고 연구한다면 살길이 열리기도 합니다.

몇 년 전, 어릴 때부터 레고에 흥미와 소질을 지닌 한 학생이 국내 레고 대회를 거쳐 세계 대회에서도 수상하면서 성균관대학교에 수시 특별전형으로 합격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성적은 상위권이 아니었지만 그 아이만의 특기가 인정돼 입학이 허가된 것이지요. 그 학생의 소식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한동안 화제가 됐습니다. 학생의 아버지는 명문대 출신의 엘리트였습니다. 그 역시 성적이 뛰어나지 않았던 아들이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을 것이라곤 상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그 학생의 경우는 이례적이었습니다. 남과 다른 장기가 그 아이의 입시 전략이 된 것입니다. 실제로 교육의 메카라고 불리는 강남 8학군에서도 아이들에게 공부만 시키는 것이 아니라 특기를 살려 자동차 부품이나 생물학, 음악, 기계, 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력을 쌓도록 지원해주기도 합니다. 이젠 ‘무엇이든 잘하는 우리 아이’가 아니라 ‘이것 하나만큼은 특출하게 잘하는 우리 아이’로 키워야 할 때입니다.

이처럼 우리 아이가 잘하는 건 무엇인지, 또 약점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험 점수로만 대학을 가던 시기엔 좋은 학원과 족집게 선생님의 능력이 중요했지만 요즘같이 개성에 따라 입시의 관문이 다양한 시기에는 아이의 소질과 특기를 알아보는 엄마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도 요즘은 아이들에게 공부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 시켜보고 있습니다.

한데 문제가 또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에겐 하고 싶은 게 없는 것이 문제더군요. 며칠 전, 제 아들과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학교에서 아이가 바라는 장래 희망과 부모님이 바라는 장래 희망을 적어 오라는 숙제를 내주어 함께 이야기하게 되었죠. 저는 아이가 되고 싶어 하는 것이 있다면 지지해주고 싶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고 물었습니다. 아이는 대뜸 “어떤 직업이 돈을 제일 많이 벌어?” 하고 묻더군요. 어안이 벙벙해진 저는 다음 날 다른 학부모들에게 그 이야기를 했는데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그렇게 묻는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들이 자신이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잘 모르기 때문에 돈을 잘 버는 직업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결국 아이를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서는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찾아주는 것이 먼저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즐거운 일을 할 때 비로소 잘하게 되고, 그것이 곧 특기가 되어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지름길이 되기 때문입니다. 엄마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이제는 아이가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거운 표정을 짓는지 유심히 들여다보세요.

 


글쓴이 한희주씨는…
2014 제3회 <우먼센스> K-QUEEN 콘테스트의 대상 수상자로 신라호텔에서 EFL(Executive Floor) 매니저로 근무했다. 결혼 후 직장을 그만두고 남편과 아이를 위해 열혈 주부로 노선을 바꿨다. 현재는 결혼 15년 차 주부로서 다양한 경험과 정보력을 기반으로 대한민국 교육 1번지인 서울 강남에서 초등학생 두 자녀를 키우고 있다.
MBN <언니들의 선택> 패널로 출연중!

CREDIT INFO

기획
전유리
2015년 03월호

2015년 03월호

기획
전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