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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박사’ 돈 되는 이야기 네 번째

자투리 땅의 기적

On January 07, 2015


전문직 남편이 벌어오는 돈으로 알뜰히 살던 50대 주부 A씨. 그녀는 “노후 대비로는 부동산 투자만 한 것이 없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적극적으로 매물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강남 한복판, 일반상업지역 대지에 있는 3층짜리 허름한 건물이었다. 입지 좋은 역삼동 먹자골목에 있는 건물이었지만 이 건물은 부동산 사냥꾼들의 눈길을 그다지 끌지 못했다.

이유는 단 하나. 건물이 들어선 부지 면적이 너무 작았다. 부동산 투자로 수익을 거두려면 낡은 건물을 허물고 새로 건물을 올려야 하는데, 이 건물의 대지 면적은 81.3㎡(약 24.6평)에 불과했다. 통상적으로 대지 면적이 작으면 건물을 높이 올리지 못하도록 건축법으로 제한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얼핏 봐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매물이었다.

A씨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사실 그녀는 부동산에 대한 이렇다 할 지식 없이 무작정 덤벼들었다가 낭패를 본 경험이 있었다. 건물을 높이 올리지 못하는 작은 평수의 자투리땅이라는 게 하나같은 이유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됐다. 15년 전쯤, 부지 면적에 따라 건축을 제한했던 건축법이 개정됐다는 소식이었다. 그동안 수익성을 따져보기도 전에 ‘당연히 안 되는 거겠지’ 하는 생각에 으레 투자를 포기하곤 했었는데, 이 반가운 소식에 A씨는 한달음에 부동산 전문가를 찾아가 해당 부지에 대해 자문했다.

전문가의 답변은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좁기만 하다고 생각한 이 부지에도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다는 얘기였다. 애물단지인 줄만 알았던 이 건물이 사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셈이다.

A씨는 들뜬 마음을 감추고 이 건물을 매입했다. 부지가 작다는 이유로 가격도 시세보다 저렴했다. 자본금 9억에 대출을 10억 가량 받아 건물을 매입했고, 소유권 이전이 완료되자마자 그녀는 부동산 전문가의 추천을 받아 시공사, 설계사를 통해 건물을 신축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9층짜리 번듯한 건물. 완공되기가 무섭게 이 건물은 임대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탁월한 입지 조건과 소형 오피스에 대한 수요가 맞물리면서 A씨는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현재 이 건물의 시세는 38억원이 넘고, 커피숍, 네일아트 숍, 소형 오피스 등이 들어오면서 월 임대료만 1천5백만원이라는 수익까지 올리고 있다. 요즘 1백만원을 예금통장에 1년간 넣어도 1만~2만원 정도의 이자를 얻는 상황을 감안하면, A씨의 선택은 그야말로 ‘특급 재테크’였다.

척 봐도 탐나는 매물은 이미 남들도 다 눈독 들이게 돼 있다. 시장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는 한 기대 수익 역시 남들이 기대하는 딱 그 정도다. 하지만 모두가 안 된다고 하는 부동산 매물도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펴보는 것,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말은 부동산 투자에서도 통하는 진리다.

 

  • ※박 원장의 어드바이스
    사실 15년 전까지만 해도 부지에 따라 건물 높이를 제한하는 법률 때문에 많은 이들이 으레 작은 평수의 부동산 투자를 포기하곤 했다. 그런데 지난 1999년 2월 8일 자로 소규모 대지에도 용적률, 건폐율 등 건축 기준을 고려해 건축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됐다. 자투리 부지들이 개발되지 못하고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문제 때문이었다.
    A씨의 사례를 보면 한 일화가 떠오른다. 가진 것이라곤 밥그릇 하나밖에 없던 거지가 얼어 죽었는데, 알고 보니 그 밥그릇이 가격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한 골동품이었다는 얘기다. 이렇듯 어느 방향,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부동산의 가치가 달라진다. 보잘것없는 밥그릇 같은 부동산인지 아니면 귀한 골동품 같은 부동산인지, 한 번쯤 전문가를 찾아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글쓴이 박종복 원장은…
20년 경력의 미소부동산연구소 원장으로 업계에서 ‘빌딩 박사’로 손꼽힌다. 배우 전지현, 가수 이승철, 농구선수 서장훈을 비롯한 스타들의 빌딩 매매를 담당했으며 현재 MBN 〈황금알〉, TV조선 〈법대법>에 출연하며 상위 1%의 정·재계 인사를 비롯한 연예인의 부동산 투자를 컨설팅하고 있다.

CREDIT INFO

기획
정희순
2015년 01월호

2015년 01월호

기획
정희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