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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열여섯

On January 06, 2012 0

인터뷰하는 30분 내내 얼굴이 빨개져서 우물쭈물한 건 대답을 하는 디어후프가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나였다. 질문에 질문으로 답한다든지, 아예 연관이 없는 엉뚱한 대답을 한다든지…. 이들은 좀처럼 예상할 수 없었다. 물론 그게 이 밴드가 장수하는 비결이기도 하지만.

(왼쪽부터) 그렉 소니어, 사토미 마츠자키, 에드 로드리게즈, 존 디트리치.


한국에서의 공연은 밴드 결성 16년 만에 처음이군요.
그렉
혹은 더 되죠. 백년 만에 처음이랄까? (과자를 집어 들면서) 근데 이건 뭐라고 써 있는 거죠?

‘몽쉘’이오. 사실 지금 거꾸로 들고 있어요
.
그렉 하하. 근데 이거 한국말 아닌 거 같은데. 중국말?

프랑스어일 거예요. 몽쉘.

프랑스어로 ‘몽’은 좋다, ‘쉘’은 풍부하다는 뜻일 거야.

16년이나 밴드를 해오면서 인터뷰를 많이 했을 텐데 인터뷰할 때 늘 물어보는 건 뭔가요? 사토미 ‘영향을 주는 것들이 뭔가요?’
‘무슨 음악 들어요?’ 에드 ‘당신은 누구십니까?’, 또는 ‘당신들의 음악은 어떤가요?’ 사토미 요즘은 연말이라 ‘디어후프가 꼽은 올해 최고의 음반 10개는 무엇인가요?’란 질문을 많이 받지요.

그래서 그 음반들을 꼽았나요?

그렉 하하, 결국 당신도 똑같은 질문을 하는군요! 에드 교묘하네요!(웃음)

새 음반 을 발매했는데 소개해줄 수 있나요?
그렉
이러지 말아요. 당신은 음악 저널리스트잖아! 사토미 당신이 한번 설명해봐요.

난 당신들에게 직접 듣고 싶어요.
그렉
당신이 설명하면 그게 맞는지 틀린지 우리가 얘기해줄게요.

그렇다면 이번 음반의 콘셉트를 ‘스윗 식스틴(Sweet Sixteen)’ 이라고 붙인 게 무슨 뜻인지 설명해줄 순 있죠?

그렉 ‘스윗 식스틴’이 뭔지는 알죠?

아뇨.
그렉
그렇군. 이건 아주 단순해요. 미국에서는 소녀가 16세 생일을 맞이하면 ‘스윗 식스틴’이라고해요. 우리 밴드는 16번째 생일을 맞이했어요. 그래서 그렇게 지은 것뿐이죠. 당신에게도 16세 생일이 있었겠죠. 그때 기억나요?

그다지 기억은 안 나네요. 별로 인상적이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렉
난 기억해요. 그전까지는 늘 부모님이나 어른들이 하는 말을 따랐다면 16세가 되고 난 후에는 스스로 결정하고 독립할 준비를 한 거예요. 16세 전까지는 단지 귀여울 뿐이지만, 그 나이가 지나고 나면 좀 더 기운 차고 적극적인 삶의 태도로 부모님이나 사회, 주권과 맞서게 돼요. 우리는 그런 느낌이 우리 음악에도 반영되길 원했어요. 이번에는 좀 덜 귀엽고 좀 더 성장한 느낌으로 만들어지길 바랐거든요. 다음 해에는 17세….
사토미 충격적인 열일곱, 아니면 시큼한 열일곱….
그렉 그건 그렇고 패션지인데 패션과 관련된 질문은 안 해요?

좋아하는 브랜드는 무엇이며, 본인의 스타일을 정의한다면? 이런 거요?

그렉 푸하하. 모르겠어요. 당신은 패션 기자잖아요. 좀 더 새로운 거 없어요?

하하, 난 피처 기자예요.

그렉 그렇군. (자신이 입고 있는 밴드 티셔츠를 가리키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이 디어후프 티셔츠입니다. 하하.
사토미 이건 도쿄에 있는 내 친구 켄 가가미가 만들었어요. 도쿄에 있는 그의 빈티지 숍에서도 팔아요. 가게 이름이 ‘이상한 가게(strange store)’예요.

디어후프의 음악은 굉장히 신나고 역동적이에요.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즉흥적인 연주라는 느낌도 들어요. 심지어 정해진 악보에 맞춰 반복되는 연주들인데도 말이죠. 어떻게 이런 멜로디를 만들어낸 거죠?

그렉 이 질문을 해줘서 기뻐요. 왜냐하면 이제야 당신이 진짜로 우리 음악을 들어봤다는 걸 알게 됐으니까요. 아주 기분이 좋군요. 당신은 우리 음악에서 어떤 걸 들은 것 같아요. 음, 그러니까… 어떨 때 음악, 특히 록이나 팝을 듣다 보면 4초 정도 되는 한 파트만 듣고도 다음에 어떤 멜로디가 나올지 쉽게 예상할 수 있죠. 그래서 백화점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고 바로 다음엔 어떤 코드를 연주할지 정확하게 알 수 있어요.
사토미 맞아. 나도 음악을 들으면 다음 멜로디를 예측할 수 있어요. 그렉 그런 곡들은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것에 관한 게 아니라, 뭐랄까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가진 음악들이죠. 단 하나의 분위기로 일관하고 있는 이런 성향은 귀여운 걸 그룹의 음악이나 헤비메탈이나 비슷해요. 평면적인 느낌이 돼요. 우리의 음악이 즉흥적인 잼처럼 느껴지는 건 하나의 노래를 완성하는 각각의 파트를 모두 다른 느낌으로 연주하기 때문일지도 몰라요. 어떤 때는 좀 더 빨리, 어떤 때는 좀 더 느리게, 혹은 어떤 악기를 빼본다든지. 그래서 다음 순간 어떤 소리가 날지 모르는 거죠. 존 그 음악들은 감정을 가사로 구구절절 풀어내지만 음악 자체는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죠.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감정이든 뭐든 연주를 할 때마다 느끼는 기분을 음악을 통해 표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해요. 우리가 연주하는 음악 자체가 우리 음악을 정의하는 것 같아요.

디어후프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을 당신들의 공연장 앞에서 만났다고 쳐요. 그 사람이 디어후프에 대해 물어본다면 뭐라고 답할 건가요? 그렉 공연 전이오? 아님 후요?그것에 따라 달라지나요? 그렇다면 공연 전이오.

그렉 우리 공연을 보라고 할 거예요.

그럼 후라면요?

사토미 ‘몽쉘’이오.

editor LEE SANG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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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SANG HEE

2012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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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SANG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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