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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하는 리쌍이 돌아왔다

On October 21, 2011 0

예능계에서 길과 개리는 밤무대의 차력팀 포스로 충만한 못생긴 남자 둘이지만, 리쌍은 누가 뭐래도 엄연한 대한민국 대표 힙합 뮤지션 아니던가? 오늘, 나일론은 7집 를 가지고 뮤지션 월드로 화려하게 돌아온 리쌍을 만났다.

- 개리의 화이트 셔츠와 커프스 링은 브룩스브라더, 뿔테 안경은 로쏘 by 옵티컬더블유, 체크 팬츠는 지이크파렌하이트, 브라운 로퍼는 타미힐피거, 반지는 H.R, 시계는 페라가모 by 갤러리어클락. 길의 재킷과 반바지는 디그낙, 화이트 셔츠는 지이크파렌하이트, 블랙 로퍼는 슈즈 by 런칭엠 바이스파이시칼라, 원석 반지는 H.R, 페도라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린 컬러 소파는 리모드, 헨드릭스 진은 윌리엄 그랜트 앤 선즈 코리아.


요즘 대세 정형돈의 말을 빌려보면, 예능인 길은 그저 ‘태생이 재미없는 애’고, 예능인 개리는 ‘목요일에만 커플인 평범한 친구’다. 하지만 뮤지션의 영역으로 돌아온다면, 이 두 남자의 수식어는 조금 달라질 거다. 7집로 리쌍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기까지 한 길과 개리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고, 갖고 싶은 남자가 됐기 때문이다. 음악 방송을 따로 하지 않아도, 새 음반 홍보를 굳이 하지 않아도 K-POP 차트 올킬을 기록하며 음원과 음반을 미친 듯이 팔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힙합 듀오 리쌍은 이제 더 이상 인디신에서 어슬렁거리는 우울한 힙합퍼가 아니다. 7집으로 이 둘은 대중적으로도 완벽히 성공한 뮤지션이 됐다.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하기 전에 리쌍이 꼭 전해달라는 말이 있어서 적고 시작해야겠다. 길이 한 말을 그대로 옮기자면 <나일론>을 보는 멋진 분들, 리쌍이 폼 잡고 나왔다고 그냥 페이지를 훅 하고 넘기지 마세요”이고, 개리가 한 말을 그대로 전하자면 “부디 흠잡히지 않는 페이지가 되면 좋겠네요”였다. 그러니까 지금 ‘훅’ 하고 페이지를 넘기려고 마음먹은 사람이 있다면 생각 고쳐먹는 게 낫겠다. 이렇게 멋진 두 남자가 특별히 당부까지 했으니까.

- 슈트는 디그낙, 니트는 아르마니 익스체인지, 목걸이는 트롤비즈.

왜 이렇게 벗고 돌아다녀요? 스튜디오에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요.
개리 어제 중국에서 왔는데 중국에 가니까 남자들이 막 벗고 있더라고요. 그사이에 그게 익숙해졌나 봐요.
몸매에 자신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에요?
개리 아니요. 그럴 리가요. 허허허.
길 뭘 그렇게 놀라세요? 저희 녹음할 때는 속옷만 입고 있는데요. 이런 모습에 너무 놀라지 마세요.
그런데 왜 굳이 벗고서 녹음을 하는 거예요?
길 징크스 같은 거죠. 1집부터 그랬으니까 그냥 자연스럽게 벗고 녹음을 하게 되더라고요.
개리 거추장스러운 게 싫으니까요. 예전에 허니패밀리 할 때는 남자 예닐곱 명이 다 벗고 녹음을 했어요. 그때 저희가 사용하던 녹음실의 에어컨이 고장 나서 다들 녹음실 안에서는 벗고 있는 게 습관이 됐거든요.
길 그나마 리쌍 1, 2집은 외부 녹음실이라 완전히 다 벗지는 않았는데, 2003년 3집부터 저희 스튜디오가 생겨서 그때부터는 스튜디오에 안에서 다들 그냥 속옷만 입고 있어요. 거의 집처럼 편안하게 녹음실을 사용하니까요.
하하하. 자연스럽게 상상이 되긴 하네요. 참, 개리 씨는 다이어트 중인가요? 촬영 전에 저지방 우유랑 닭 가슴살 샌드위치를 먹던데요?
개리 아니에요. 있던 우유가 마침 저지방인 거였죠. 특별히 다이어트를 하지는 않아요. 그냥 운동은 워낙 좋아하니까 계속하고 있지만요.
그렇군요. 오늘 촬영은 어땠어요? 섹시한 게 콘셉트였는데, 두 분이 쑥스러워하니까 보는 저희도 난감했어요. 불행히 결과물도 섹시하게 나온 것 같지는 않고요!
길 허허허. 저희가 워낙 이렇게 생겨서 섹시한 게 영 어울리질 않아요. 저희 음반 재킷 보셨죠? 뒷모습만 찍었어요. 멋진 거, 섹시한 거 찍으려고 하면 저흰 너무 어렵습니다!
개리 맞아요. 저희가 섹시한 게 맞질 않죠. 저희 두 사람에게 섹시라니요! ‘가당키나’ 한가요? ‘오마이곳’입니다.
말 그대로 7집 음반이 대박이 났어요. 이 정도의 반응을 예상했나요?
길 저희가 어떻게 예상을 해요?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죠. 그런데 앞으로가 더 문제인 것 같아요. 또 음반을 내야 하는데, 정말 부담이 돼요. 이렇게 사랑해주셨으니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겠죠?
이번 음반이 이렇게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요?
개리 기존에 리쌍을 알고 있는 분들이랑 예능을 통해 길과 개리를 알게 된 분들이 합쳐지면서 리쌍을 찾아주는 분이 더 많아진 것 같아요. 사실 음반이 나오고 저희도 이런 반응에 깜짝 놀랐어요.
길 어디서 봤는데 저희 이번 음반의 10대 구매율이 3점 몇 프로고, 30~40대 구매율이 엄청 높더라고요. 그건 리쌍과 함께 나이 먹는 분이 많다는 얘기인 거죠. 길인지 개리인지는 몰라도 리쌍은 누구인 줄 알고 있던 분들이 저희 음반이 나오면 무조건 사주시는 것 아닐까요? 이전에 리쌍 노래에서 좋은 점을 발견한 분들이니까요.
대중적으로 좀 더 알려지고 난 후에 낸 음반이라 작업하는 데 부담이 됐을 것 같아요. 아닌가요?
개리 예능을 하면서 음악이 후졌다거나, 예능을 하면서 대중과 너무 가까워져서 대중의 입맛에만 맞춘다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아서 완성도에 더 신경을 쓰긴 했어요.
길 이번 음반을 한 번, 아예 다 엎은 건 아시죠? 성에 안 차서 그랬어요. 정말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거 나올 때까지는 안 하려고 했죠. 예능을 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저희는 음악할 때는 항상 똑같이 힘들어요.
개리 저희 둘이 리쌍을 하면서 약속한 게 있어요. 좋은 곡이 나오기 전에는 음반을 절대로 내지 말자고요. 10명에게 들려주고, 10명의 표정을 보면 곡이 잘 나왔는지 아닌지 알 수 있죠. 듣고 나서 “괜찮네” 이렇게 하면 별로인 거고, “다시 한 번만 들려줘봐!”이런 거면 괜찮은 거죠. 백 명이 듣고, 백 명 모두의 반응이 좋은 걸 음반에 넣자는 생각으로 만들고 준비한 거예요. 이번 음반도 다르지는 않아요.
음반명이 예요. 전체 음반을 들었을 때, 저는 이 단어로 트랙 모두가 묶이는 느낌을 못 받았어요. 왜 이름을 이렇게 붙였죠?
길 ‘아수라발발타’는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주문 같은 거잖아요. 저희 노래가 다 희망을 주는 거거든요. 가사 자체가 절망적이라고 해도 결국 절망을 지나 희망으로 가자는 얘기고요. 그런 의미에서 모두 다 잘될 거라는 주문을 음반 타이틀로 한 거죠. 음…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그냥 재밌으니까 한 거예요. 뭔 의미가 있겠어요. 저흰 재미있으면 해요. 하하하.

- 모직 워크 캡은 질 바이 질스튜어트 by 햇츠온, 블랙 선글라스는 빅토리아베컴 by 옵티컬더블유, 레더 재킷과 티셔츠와 데님 팬츠는 디아프바인, 블랙 체인은 H.R, 목걸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샴페인은 뵈브클리코.


가사에서도 리쌍만의 위트가 보여요. ‘회상’ 같은 곡의 백지영 씨의 처음 도입부라든지 ‘Grand Final’ 같은 곡도 말이죠. 리쌍에게 위트는 빠질 수 없는 코드죠?
개리 예능을 하고 나서 일부러 재밌게 쓰려고 노력한다는 말을 하는 분도 있는데, 저희 이전 음반을 들어보면 계속 재밌는 스킷을 넣어왔다는 걸 아실 거예요. 저희가 원래 어디서나 심각하질 않아요. 농담하는 거 좋아하는 애들이니까 작업하면 자연스럽게 재미난 스킷이 작업물에 들어가요. 선글라스를 쓰고, 슈트를 입고, 무거운 보이스로 음악을 한다고 저희 노래 자체가 위트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게 편견인 거죠.
이번 음반의 피처링도 정말 화려하더군요. 정글 엔터테인먼트에 같이 있는 T 윤미래 씨나 정인, Bizzy 등은 차치하고라도 하림, 강산에, 백지영, 10cm의 권정열, 국카스텐 등 다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예요. 피처링을 할 때 보통 곡을 생각하고 피처링 상대를 찾나요? 아니면 피처링 상대를 정해놓고 곡을 그리나요? 리쌍의 음반에선 항상 피처링을 한 가수와 곡이 정말 딱 맞는 슈트를 입은 신사처럼 완벽해서 작업 방식이 늘 궁금했어요.
길 피처링은 정말 고민을 많이 해요. 둘이 곡이랑 가사를 쓰고 밑그림을 그려놓은 다음에 회의를 진짜 많이 하죠. 그러면서 이 곡에는 누가 어울릴지를 생각하는 거죠. 그런 다음 어울리는 뮤지션에게 연락해요. 친하든 아니든 말이죠.
‘TV를 껐네’를 비롯해 ‘나란 놈은 답은 너다’ 등이 KBS 방송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어요. ‘나란 놈은 답은 너다’는 가사가 비관적이란 이유로 걸렸는데, 이 부분을 수긍할 수 있나요?
길 어느 순간에 저희가 심의 이런 부분에서 선봉에 서게 됐더라고요. 저희한테 이런 질문들 진짜 많이 하시거든요. 그런데 저희는 정말 무덤덤해요. 심의하는 분들은 원래 그래 오신 분들이니까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거든요. 그냥 그러리라고 생각하면서 작업했어요. 그래도 이런 상황이 좀 답답하긴 하죠. 저희가 7집 음반을 내고 첫 방송이자 마지막 방송을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했는데, KBS 심의에 걸려서 신곡은 방송에 나가지도 않을 거예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긴 했는데, 또 생각보다 담담하게 이 상황을 받아들이게 되더라고요.
개리 어차피 6집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때도 방송을 3번인가밖에 안 했어요. 저희는 꾸준히 대학가 같은 무대에서 공연하니까 방송에서 못한다고 해도 별로 개의치 않아요.
새 음반을 냈는데, 음악 방송에 나오지 못하는데 개의치 않는다고요?
길 저흰 호흡 자체가 관중이 앞에 있고, 같이 무대에서 호응해줘야 하거든요. 그런데 방송사의 음악 프로그램 대부분이 쇼를 보여주는 걸로 구성되어 있어 그 안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그다지 없어요. 쇼를 보여줘야 하는 음악 방송에서는 멋있는 친구들이 나오는 게 맞죠. 지금 저희 고민은 그런 게 아니에요.
지금 리쌍의 고민은 뭔데요?
길 전국 투어죠. 으으으. 11월 19일부터 대구에서 하게 됐는데, 일이 커져서 서울, 인천, 부산, 대구 등에서 계속하게 될 거예요. 표는 팔리고 매진은 되고, 되게 감사한 상황인데, 시간이 너무 없어요. 소규모 공연으로 리쌍의 단독 콘서트는 있었지만 이렇게 큰 규모로 전국을 다니는 투어는 처음이거든요. 완벽하게 연출하고 싶은데 준비할 기간이 너무 짧고, 모든 게 준비 부족 상태예요. 저희가 원래 하던 대로 하면 서너 시간을 계속 노래할 수 있어요. 지금도 꾸준히 일주일에 두세 번은 대학가나 페스티벌 등에서 공연을 하니까요. 그런데 처음 여는 대형 단독 콘서트인데 그렇게 할 수는 없잖아요. 시간이 너무 부족해요.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데 말이죠.
콘서트의 콘셉트가 뭔데요?
길 타이틀이 리쌍 극장이에요. 저희 음악이 그래왔듯 ‘우리의 얘기가 너희의 얘기다’라는 모티브에서 시작해요. 저희 둘의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의 성장 과정 안에 리쌍의 노래를 순차적으로 넣어 스토리를 엮어서 보여주고 싶어요. 뮤지컬이나 연극처럼요.
개리 그런데 그 스토리를 만들고, 곡을 넣는 게 너무 어렵네요. 너무요!
길 장난이 아니에요. 9, 10월은 아마 둘 다 패닉 상태로 생활할 수도 있어요. 정말로요.
그렇군요. 마지막 질문은 이걸로 할게요. 이렇게 욕심 많은 두 사람에게 이번 7집 음반은 얼마나 마음에 들죠?
길 아주 솔직하게 말씀드리면요, 정말 모든 분이 이번 음반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이번 음반에 부족한 게 많다고 생각해요. 열심히는 했는데 후회가 많이 남거든요. 사실 음악 하는 사람들은 음반 내면서 녹음하기 전에, 녹음을 하면서, 후반 작업을 하면서 곡을 진짜 많이 들어요. 그래서 스스로 음반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힘들어요. 나중에 음반이 나오면 정말 못 들어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 정도로요. 특히 타이틀 곡 중 하나인 ‘나란 놈은 답은 너다’는 정말 아쉬워요. 많이 좋아해주셔서 다행이지만, 이 곡은 제가 조금만 더 열심히 했으면 더 멋있어졌을 거예요.
개리 음반을 낼 때마다 완벽히 마음에 들기는 힘들죠. 만약 음반을 냈는데 완벽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다음엔 음반을 낼 이유도 없을 것 같아요. 앞으로 저희가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서 생기는 것 아닐까요? 지금보다 더 좋고, 더 만족스러운 음반을 만들어야 할 테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말하고 보니, 저흰 정말 욕심이 많은 것 같네요.
길 그러게요. 저희가 이 정도로 욕심이 많은 애들은 아닌데 말이죠.


editor CHO YUN MI
photographer moke na jung
stylist oh se hyun
hair & makeup seol eun sun
set stylist LEE SEUNG HEE

Credit 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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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 YUN 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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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ist
oh se hyun
hair & makeup
seol eun sun
set stylist
LEE SEUNG HEE

2011년 10월호

이달의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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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 YUN MI
photographer
moke na jung
stylist
oh se hyun
hair & makeup
seol eun sun
set stylist
LEE SEUNG 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