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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녀

On February 07, 2018 0

작가 롬은 알을 막 깨려는 찰나를 기록한다. 그 순간은 모두가 겪었거나 겪을 과정일 테다.

MARIE ANTOINETTE GLASS by CHAPTER ONE

MARIE ANTOINETTE GLASS by CHAPTER ONE

MARIE ANTOINETTE GLASS by CHAPTER ONE

FLAMINGO POSTER by CHAPTER ONE

FLAMINGO POSTER by CHAPTER ONE

FLAMINGO POSTER by CHAPTER ONE

MARIE ANTOINETTE POSTER, CROSS HAND by CHAPTER ONE

MARIE ANTOINETTE POSTER, CROSS HAND by CHAPTER ONE

MARIE ANTOINETTE POSTER, CROSS HAND by CHAPTER ONE

BLUE SCARF LADY CANVAS POSTER by CHAPTER ONE

BLUE SCARF LADY CANVAS POSTER by CHAPTER ONE

BLUE SCARF LADY CANVAS POSTER by CHAPTER ONE

자신의 소개를 부탁한다. ‘롬’이라는 닉네임은 어디에서 온 건가.
작가 정혜림이다. 엄마가 어릴 때부터 나를 롬이라고 불렀다. 한국에 들어오면서 작가 이름을 짓게 됐을 때 처음에는 ‘림’으로 했다. 그런데 림보다 롬이라는 이름이 내게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익숙한 것도 있고 발음에서 오는 귀여운 면이 좋다.

‘챕터원’에서 롬의 작품을 처음 발견했다. 챕터원과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지인과 함께 플리마켓을 연 적이 있다. 그때 챕터원의 대표를 만나 개인적으로 친해졌다. 소녀 연작만 그리던 시기였는데, “작품을 한정으로 프린트해서 팔면 어떻겠느냐”고 하더라. 여기저기서 제안을 받았지만, 챕터원의 이미지와 내 작품이 가장 어울린다 생각했다. 그래서 내 작품은 챕터원에서만 볼 수 있다.

제품 작업은 챕터원과 협업하면서 처음이라 알고 있다. 우려도 했을 것 같다. ‘작가’라고 하면 상업적인 것과는 거리를 두니까.
제품을 판매하다 보니 작업 활동이 미뤄지는 건 있다. 사람들이 보는 건 한두 제품이지만, 그걸 만들기 위해 수십 개를 그린다. 그래서 큰 작품을 못한다. 그 부분이 아쉽다.

방향성에 대한 고민도 하겠다.
초반에는 어떤 방향으로 갈지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다. 나이는 많은데 작가 생활의 시작은 늦어서 더 그랬다. 지금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요즘에는 파인아트나 일러스트의 구별도 확실하지 않으니까. 지금 하는 것처럼 작품은 작품대로 제작 상품은 상품대로 하고 싶다. 현재 생각은 그렇다.

작가가 된 지 2~3년이 됐다고 했다. ‘작가’가 되는 기준은 무엇인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작가라고 하면 경제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부차적인 일을 하지 않아도 작품으로 경제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 때. 전에는 학생이었고 공부만 했다. 그림은 그렸지만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도 없었다. 나는 내가 아카데미 아니면 디자이너 쪽으로 갈 줄 알았다.

작품 이야기를 하겠다. 소녀 원작이 대표작이다. 여기서 ‘소녀’는 정혜림 본인에 가까운가, 아니면 거리가 어느 정도 있는 하나의 작품인가.
나일 수도 있고, 내가 어릴 때 바라던 이상향일 수도 있고, 어느 소설 속에 등장하는 소녀일 수도 있다. 공통점은 여자가 되어가는 길목에 있는, 어린 티를 갓 벗은 소녀들이라는 거다. 나를 중점적으로 두고 자화상처럼 그리지는 않는다. 내가 겪은 걸 바탕으로 다른 인물에게 투영한다.

작가 롬의 눈을 통해서 본 소녀들의 집합체로 생각하면 되나.
그렇다. 주체를 정해놓지는 않는다. 그래서 모델도 없다.

소녀에서 숙녀로 되어가는 여자를 표현하는 것 같다. 그런데 왜 ‘소녀’ 원작인가. ‘숙녀’ 원작이 될 수도 있고 모든 의미를 내포하는 ‘여자’ 원작이 될 수도 있지 않나. 어쩌면 작가는 혼란스러운 소녀 시절을 영원히 유지하고 싶은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소녀라는 게 내 인생에서 가장 강렬한 시기였나 보다. 사춘기에 부모님과 떨어져 유학 생활을 했다. 게다가 기숙사 학교였다. 재미있었지만 힘들었고, 그래서 소중하다. 소녀라는 시기가 어떻게 보면 유니크하지 않나. 아무것도 모르지만 다 안다고 생각하고 호기심은 많고, 어른이 되고 싶은데 아직은 어린, 아이와 여자의 중간 지점. 그런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순수한 것 같으면서도 요염하고 우울한 것 같으면서도 아닌 것 같은 오묘한 어떤 걸 말이다. 그래서 ‘소녀’인가 보다.

작품 속에 손이 자주 등장한다.
어릴 때부터 손을 좋아했다. 손으로 된 건 다 모은다. 눈이나 손은 감정 표현의 상징적인 요소다. ‘MARIE ANTOINETTE GALSS’도 보면 십자가를 꽉 잡은 손도 있고, 뭔가를 움켜진 손도 있고, 그냥 편 손도 있다. 이런 것을 보면 상징적으로 감정을 읽을 수 있다.

데이비드 호크니를 좋아한다고 했다.
호크니는 좋아하는 작가 중 한명이다. 특히 호크니의 옛날 작품을 좋아한다. 기호적이면서 심플하고 그러면서 컬러는 화려하다. 이것을 구도적으로 잘 사용한다. 근데 그게 나와 달라서 좋다. 르네상스 미술도 좋아한다. 그때는 종교적인 걸 많이 다뤘다. 화려하면서도 매트한 질감으로 표현하는 부분을 좋아한다.

영화나 소설 속 매력적인 캐릭터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했다. 최근 눈에 띄는 캐릭터가 있나.
<데미안>을 다시 읽었다. 싱클레어가 눈에 보이더라. 너무 유약하고 잘 휩쓸리고, 고민은 땅속 깊은 곳까지 내려갈 듯 깊은 그 아이가.

성장 소설이라 작가의 감성과 잘 맞았을 수 있겠다. 그렇다면 데미안보다 싱클레어에게 관심이 더 많은 건가.
처음에는 데미안이 신기했다. 옴므파탈처럼 다 아는 것 같고 어른같이 행동하는 게 말이다. 그런데 읽다 보니 싱클레어가 신경 쓰였다. ‘내가 어릴 때도 이랬나’ 생각하면 나도 그랬던 거 같다. 별것도 아닌 거에 고민하고.

알을 막 깨려는 찰나의 순간이 좋았던 건가.
그렇다.

작가 롬은 알을 막 깨려는 찰나를 기록한다. 그 순간은 모두가 겪었거나 겪을 과정일 테다.

Credit Info

ASSISTANT EDITOR
PAKR JI YOUN
사진
PAKR SO HEE
장소 제공
CHAPTERONE

2018년 02월호

이달의 목차
ASSISTANT EDITOR
PAKR JI YOUN
사진
PAKR SO HEE
장소 제공
CHAPTER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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