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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진잼 vs 와비사비

On January 04, 2018 0

10년간 유령처럼 대한민국을 배회한 경제 폭망설과 경기 회복 지표가 충돌하는 혼란스러운 국가 경제 상황만큼이나 극과 극의 소비 트렌드가 대치하고 있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않고 지금의 욕망에 충실하겠다는 욜로의 라이프스타일이 ‘탕진잼’으로, 삶을 재정비해 단순하게 사는 북유럽 휘게와 라곰이 ‘와비사비’로 확장되었다. 각각을 대표하는 두 사람의 소비 행태를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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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있는 자취 인생은 살 것도 많다
휴학생(아르바이트 중)

10:00 기상 후 아침 식사, 고양이 밥을 챙겨 주고 간단하게 아보카도와 토스트, 시리얼로 아침을 먹는다. 인스타그램에 태그도 잊지 않는다. 예쁜 음식 사진으로 하트를 많이 받으면 기분이 좋거든요. #오늘의아침#아보카도는사랑#다이어트시리얼
11:30 아르바이트 가기 전 올리브영 방문, 립밤을 사러 갔지만 오늘 특별 할인 중인 헤어트리트먼트와 가루 단백질도 구매한다. 40% 할인가로 구매했으니 득득템! 다운받은 행사 쿠폰은 행사 제외 상품이라 사용 못함. 적립은 잊지 않기.
12:00 과외 학생이 조금 늦는다고 해서 남는 시간에 스타벅스를 간다. 샐러드만 먹으려 했는데 왠지 허전해 요거트도 사고 커피까지 먹다 보니 1만1천5백원. 헉. 이 돈이면 그냥 점심을 사 먹겠네. 하지만 수업 준비도 해야 하니 식당보다는 카페가 편하다.
12:40~14:00 아르바이트(과외). 고1 영어 과외를 시작한 지 2개월째. 1시간 정도는 수업에 집중하지만 여고생의 집중력은 거기까지다. 이후에는 수다 겸 수업 겸 진로 상담까지 하다 보니 2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사실 내 진로도 잘 모르겠어.
15:00~18:00 도서관 근로. 할 일도 별로 없고 책도 읽을 수 있는 꿀알바. 남는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SNS 구경. 돌아다니다 보니 제일 좋아하는 인스타의 블로그 마켓이 오늘 열림. 살까 말까.
18:30~19:30 옷걸이와 정리 박스를 사러 갔다가 다이소에서 생필품 구매. 모던하우스에서는 러그, 무인양품에서는 규조토 칫솔꽂이 득템. 5만원 이상이면 배달 가능이라 귀여운 실내화도 구매. 처음 자취를 시작하고는 다이소를 매일 갔다. 하지만 차츰 자라홈이나 자주, H&M 홈에도 가게 되었다. 공간이 훨씬 보기 좋아지고 생활의 피로도가 줄어드는 느낌이 든다.
24:00~01:00 유튜브로 요가 영상 보며 따라 하다 힘들어서 눕는다. 자기 전까지 영상 파도타기. 영어 공부용 미드 대사에서 ‘방탄’ 미국 활동 영상까지. 눈을 감으니 가사가 머릿속에 맴돈다. 내 미래는 이미 저당잡혔어, 내 통장은 밑 빠진 독, 탕진잼 탕진잼(feat. 방탄소년단).

 

탕진재머들의 항변

“저축을 아예 안 하는 건 아니에요. 아주 적은 금액을 해서 문제죠. 욕망의 문제 같아요. 내가 사고 싶은 것을 샀을 때 더 기분이 좋은지, 통장을 봤을 때 더 행복한지에 따라서 선택하면 되는 거죠. 저는 갖고 싶은 거 샀을 때 더 행복해요.” 김은지(웹디자이너)
“돈을 많이 쓰는 건 아니에요. 자잘한 걸 많이 살 뿐인데 거의 생활용품인 걸요. 특히 다이소는 한번 들어가면 지뢰밭이에요. 1천원, 2천원짜리 사다 보면 계산할 때 2만~3만원은 금방 넘어요. 독립해서 살면 어쩔 수 없어요.” 김가희(보컬 트레이너)
“저야말로 엄청 계산적으로 소비하는데요? 탕진잼이라니 억울합니다.(웃음) 여행비를 모으려고 몇 달 동안 점심값을 5천원 이하로만 썼어요. 계획을 하고 돈을 모아서 정말 원하는 데 한 번에 쓸 뿐입니다. 여행비는 1백20만원 들었어요.” 정규한(대학생)


왜 쓰는가?

탕진잼은 곧 플라시보 소비와도 연결된다. ‘시발비용’이라고 들어봤는가. 스트레스 때문에 충동구매를 하거나 택시를 타는 등 평소 같으면 쓰지 않을 돈을 추가로 지출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플라시보(위약) 소비라고도 한다. 소비를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심리적 안정을 얻는다는 것. 또 가성비를 따지며 ‘일점호화’ 소비로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는 소비가 20대 사이에서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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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정말 필요해? 본질만 남기는 라이프스타일
직장인(3년 차)

07:00~08:30 기상 후 출근, 어젯밤 끓인 국에 미리 타이머를 맞춰놓은 밥을 먹고 텀블러에 따뜻한 차를 채워 출발한다.
09:00~12:00 오전 업무. 요즘 새 프로젝트 자료 조사 때문에 인터넷 서핑할 일이 많은데 자꾸 엉뚱한 데로 빠져서 곤란하다. 일에 집중이 안 되니 야근은 덤이다. 인터넷 뉴스나 SNS, 개인 메일 확인 등을 되도록 하지 않는 간이 ‘디지털 다이어트’를 시도 중이다.
15:00~16:00 외부 미팅 후 들어오는 길에 잠깐 은행을 들렀다. 시간이 나면 새로운 금융 상품을 알아보고 상담을 받는다. 취업 준비를 오래하다가 입사 후 1년 동안 돈을 펑펑 썼다. 한푼도 모으지 않고 소비했다. 회사를 다니니 당연히 옷도 필요했고 인맥이 생기면서 식비도 늘었다. 3년 차에 뒤돌아보니 남은 돈은 없고 카드빚만 남았다. 정신이 번쩍 들어 요즘은 억지로라도 조금씩 돈을 모으는 편.
16:30 미니멀라이프를 구현하고 싶어도 남는 공간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요즘은 주말마다 옷이나 책, 잡동사니를 정리하느라 시간을 보내고 택배로 물품을 기부한다. 어제 예약한 택배가 오늘 물품을 받으러 왔다. 인터넷 중고 서점에 판매 신청하고 택배로 보냈다.
19:30~20:30 퇴근. 회사에서 집은 지하철로 1시간 10분 거리. 집에 와서 청소를 하고 저녁 식사를 준비한다. 장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보고 주말에 재료를 손질해둔다. 혼자 살다 보니 남기지 않고 다 먹는 게 어렵지만 최대한 음식물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게 이번 달의 미션!
21:00~22:00 전자레인지가 필요 없어졌는데, 대신 전기포트가 있으면 좋겠다. 전자레인지는 팔고 전기포트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없을까. 중고 사이트나 물품 직거래 사이트를 찾아본다. 디지털 다이어트 중이라 아이패드도 중고 사이트에 내놨다.
23:00 유튜브로 홈트레이닝을 한다. 요가 매트를 통 쓰지 못했다. 처분하려다가 혹시 몰라 한 달 동안 몇 번이나 쓰는지 세는 중이다. 내 물건 삭제 기준. 한 달에 두 번도 안 쓰는 물건은 과감히 처분한다. 사는 데 ‘꼭’ 필요한 물건은 생각보다 적다. 옷 행어가 무너져 깜짝 놀란 이후 ‘와비사비’라이프를 추구한다. 나만의 ‘삶의 방식’을 만들 것. 빔스의 대표가 한 말이다. 좋아하는 브랜드라서가 아니라 새겨들을 만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미니멀리스트를 선언한 사람들

“분명히 내 책장 어딘가에 있는 책인데 도저히 찾을 수가 없더라고요. 할 수 없이 또 구매했는데, 인터넷 서점에서 알려주더라고요. ‘이미 구매하신 책’이라고. 알아요. 안다고요! 있는 책을 3번 정도 또 사고 나서야 정신 차렸어요. 무조건 일주일에 한 권 이상 중고 서점에 팔고 있어요.” 김미화(편집자)
“서울에 살면서 2년에 한 번씩 이사를 하는 게 당연해졌어요. 이사할 때마다 짐이 늘어나더라고요. 내 평수에 맞게 짐을 적정 무게 이상 늘리지 않기로 다짐했어요. 그 이후로는 무언가 새로 사면 그만큼 하나씩 버려요.” 심상희(서점 직원)
“아이폰, 아이패드, 노트북, 보조 배터리 등 한번 외출할 때마다 챙겨야 하는 디지털 기기가 자꾸 늘어나더군요. 안 되겠다 싶어 전부 처분하고 크기가 좀 큰 휴대전화와 블루투스 키보드 하나로 정리했어요. 습관을 들이면 이 작은 휴대전화를 보면서 원고 쓰는 것도 어렵지 않아요.” Destiny(작가)


TIP. 어디까지 빌려봤니?

일 년에 한두 번 쓰는 물건이라면 사지 말고 빌리자. 이게 미니멀리즘의 기본이고 대세다. 집을 빌리는 에어비앤비, 차를 빌리는 쏘카, 택시를 대신하는 우버(물론 국내에서는 만날 수 없지만) 외에도 별 걸 다 빌리는 세상이 도래했다.

매장과 공간을 빌려줍니다-스토어셰어 임대료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뉴욕에서는 매장을 공유하는 시스템이 유행이다. 이름하여 불레틴. 온라인으로 예약하고 공간을 셰어한다. 일본에서는 남는 공간에서 짐을 맡아주는 에코클록이 생겼으며,국내에도 비슷한 스토어셰어, 마이샵온샵이 있다.
옷장을 빌려드립니다-프로젝트 앤 패션 스트리밍 서비스 프로젝트 앤(ANNE)은 10일간 옷을 빌려준다. 디자이너 브랜드와 명품까지 브랜드도 다양한다. 반납할 때 세탁할 필요도 없다.
가구를 빌려드립니다-페더 가구를 빌려주는 서비스다. 3~12개월까지 임대가 가능하다. 품질 관리를 위해 한 가구는 3번만 임대한다. 단품뿐 아니라 침실, 거실, 부엌 등 패키지로 빌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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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CONTRIBUTE EDITOR
LEE SUK MYONG, KIM SONG HEE
ILLUST
JO SUNG HEUM

2018년 01월호

이달의 목차
CONTRIBUTE EDITOR
LEE SUK MYONG, KIM SONG HEE
ILLUST
JO SUNG H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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