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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PRIVATE ODYSSEY

On March 31, 2017 0

래퍼 아리스토파네스는 음반 에서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개인 이야기를 펼친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기이하고 요상한 음악을 통해.

 


아리스토파네스는 자신의 랩 네임을 꿈 속에서 떠올렸다. 그날 밤 전까지만 해도, 판 웨이 주라는 이름으로 타이완에서 태어난 그녀는 고대 그리스 극작가에게 별다른 친밀감을 느끼지 못했다. 사실은 아직도 별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꿈에서 깨자마자 얼굴은 기억에서 지워진 한 남자가 그녀 앞에 나타나 ‘아리스토파네스’의 스펠링을 읊어보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그 후 잠에서 깬 그녀는 역사적인 작가의 이름을 사용해야겠다는 벅찬 느낌에 휩싸였다. “꿈속에서 그 남자가 그 이름을 사용하라고 예언하지는 않았어요”라고 그녀는 타이완에서 에디터와 스카이프를 하며 설명한다. “그냥 제가 그러고 싶었던 거죠.”

그래서 그녀는 아리스토파네스라는 이름으로, 지지직거리는 비트 위에 그녀의 랩을 씌운 음악을 사운드 클라우드에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라임스의 눈에도 띄었다. 그 인연으로 그녀는 그라임스의 2010년 음반 < art >에 수록된 ‘Scream’을 함께 작업했다. 이 곡은 아리스토파네스의 장난스럽기도 하고 어찌 보면 사악한 것도 같은 독특한 스타일의 랩을 전 세계에 알렸다. 그녀는 그로부터 2년이 지나고, 2월 24일 발매 예정인 자신의 데뷔 음반 < humans Become Machines >를 통해 다시 한번 음악계에 등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음반은 곡 제목만 봐도 추측할 수 있듯이, 우주의 기운이 강렬하게 흐른다. ‘Planet of Evolution’은 우주적인 음악 풍경 속에 브라스 사운드를 강렬하게 뿜어내고 있고, ‘SpaceBird’에서는 사이키델릭한 연주 위로 나른하고 몽환적인 랩을 선보인다. 하지만 곡의 가사를 살펴보면, 성별, 자본주의, 그리고 성차별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노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녀는 예술이 아니라 그저 단순히 논쟁을 벌이고 있다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곁눈질하듯 조심스럽게 음악 속에서 사회 문제를 다루고 있다. 또 누군가의 정체성을 어떤 하나의 것으로 고정시키지 않기 위해 조심하고 있다고도 한다.

“우리 모두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복잡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어느 한 부분을 콕 집어 다룰 수 없어요. 그게 그 사람을 정의하는 게 아닐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친구를 떠올리고, 특정 장소나 특정 시간에 넣는 상상을 해요. 제 곡에 초대하는 셈이죠.” 아케이드 파이어의 윌 버틀러와 함께 만든 이번 음반의 마지막 곡 ‘Stop’을 선보이고 싶은 사람들이다. 이 곡은 음반 수록곡 중 음악적으로 가장 불안하게 들리는 곡이다. 곡이 절정에 다다르는 부분에서(이 부분은 음반 속 영어가 나오는 흔치 않은 부분이기도 하다), 버틀러와 그녀는 자신이 음악에 맞춰 숨 쉬는 사이 반쯤 속삭이는 목소리로 ‘Stop’이라는 단어를 계속 반복한다.

그녀는 우선, 이 곡이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속 장면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며 설명을 이어가다 잠시 쉬었다 다시 말을 시작했다. “이 곡은 성폭행에 관한 곡이에요. 저도 이런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 이런 말을 하기가 참 힘들어요. 하지만 제가 이 곡을 쓴 이유는, 제 주변만 해도 너무나 많은 여자가 비슷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제 곡을 통해 무언가 말해야만 할 것 같았어요.”

속 시원하게 밝히고 나자 후련한지 그녀는 말을 계속했다. “이 곡을 녹음할 당시 마치 악마가 옆에서 저를 잡아끄는 듯한 느낌이 들어 감정이 북받쳐 올랐어요. 너무 화가 나고 두려웠어요. 그 후 온몸이 떨렸고요. 하지만 녹음한 곡을 들은 뒤에는 ‘세상에, 이런 곡은 처음이야. 특별한 한 부분을 누군가와 공유한 듯한 느낌이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자신이 자랑스러웠다고 말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죠.”

에디터는 그녀에게 완전히 적절하다고 말해주었고,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멋지네요. 쉽지는 않았지만, 저는 제가 그 곡을 만들었다는 것이 행복해요.” 그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그녀를 힘들게 하는 악령을 쫓아낸다는 측면에서, 아리스토파네스의 음악은 슬쩍 곁눈질로 보고 마는 수준이 아니다. 그와는 반대로, 눈을 마주치고 시선을 떼지 않는 강렬함이 느껴진다.

 

래퍼 아리스토파네스는 음반 에서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개인 이야기를 펼친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기이하고 요상한 음악을 통해.

Credit Info

EDITOR
ALEXANDRA POLLARD
PHOTOGRAPHER
LIN XIU WEI

2017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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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ALEXANDRA POLLARD
PHOTOGRAPHER
LIN XIU W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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