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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가 간다

On February 21, 2017 0

<나일론>의 막내 에디터들이 겨울 여행지로 일본을 택했다. 사가와 나고야, 오사카에서 일본의 매력을 포착했고, 각각 3가지 해시태그를 달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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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 (SAGA)

사가에 간다고 했을 때 돌아온 반응은 ‘그게 어디야?’와 ‘왜?’였다. 대답할 수 없었다. 나조차 몰랐기 때문이다. 그저 조용한 시골 마을에 가고 싶었다. 별다른 기대도 예상도 하지 않았지만 사가는 그보다 더 놀라울 정도로 평온하고, 조용하고, 아무 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은 곳이었다. ‘그저 책이나 읽고, 술이나 마셔야지’라면서도 늘 뭐라도 보고 즐기려고 했던 얄궂은 마음조차 내려놓게 되는 그런 곳이 사가였다. 누구에게나 좋다고 추천할 수는 없지만, 혹시 누구에게는 좋을지도 모르는 사가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 마치 얄개들의 1집처럼, ‘그래, 아무것도 하지 말자’였다.

#사가역
사가 최대의 번화가는 아무래도 사가 역이다. 그렇다고 해도 몇 개의 호텔과 카페, 작은 몰과 역 근처에 즐비한 이자카야가 전부다. 관광을 즐기려는 여행자에게는 실망일 테지만, 사가 역에 가면 화려한 볼거리 대신 사가 사람들의 평범한 삶을 엿볼 수 있다. 출퇴근하는 회사원, 장을 보는 주부, 몰려다니며 장난치는 아이들, 데이트하는 커플 같은 보통의 사람들은 사가라는 도시에 더 깊이 빠지게끔 만든다. 그저 오래된 카페나 이자카야에서 창을 통해 마냥 바라보는 것도 이곳을 흥미롭게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드라이브
사가에 갈 때는 옷과 세면도구보다 국제면허증을 가장 먼저 챙겨야 한다. 지역의 규모가 작아서인지 버스나 지하철, 심지어 택시도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가에서 차를 렌탈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래도 후회할 일은 없을 거다. 웬만해서는 경적을 울리지 않고 양보해주는 일본의 드라이버 덕분에 긴장하지 않고 운전을 즐길 수 있는 데다, 광활하고 고요한 사가의 풍경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을 테니. 여기에 한두 시간만 달리면 나가사키나 후쿠오카에 당도해 여행 속 여행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창을 열고 바람을 맞으면서 달리다 보면 머릿속 복잡한 생각은 사라지고, 아름다운 사가의 계절만 남아 행복해진다.

#힐링
모든 여행에는 어느 시점이든 힐링하는 순간이 있다. 그럼에도 이번 사가 여행은 ‘힐링’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싶을 만큼 모든 순간이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그건 사가라는 지역이 가진 매력 중 하나였다. 아무도 없는 벌판에서 쓸데없이 뛰어놀기도 하고, 동네 마트에서 귀여운 그림이 그려진 과자를 사 먹기도 하고, 허름한 이자카야에서 사가라고 적힌 잔에 술도 마셨다. 많은 생각을 해도 되고, 아무 생각이 없어도 괜찮은 사가는 ‘힐링’ 그 자체다.

BY KANG YE SOL

BY KANG YE SOL

feature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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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NAGOYA)

나고야를 여행지로 고른 건 친근하지만 낯선 곳에서 한해를 정리하고 싶어서였다. 소란스럽지 않은 곳에서 수더분하게 한 해를 마무리하려고 선택한 도시였는데, 내 바람과 정확히 들어맞았다. 물욕 없이 한적한 도시를 즐기는 것이 목표였으나 잘 꾸려진 빈티지 숍 덕분에 캐리어를 한가득 채웠고, 책은 한 장도 펴지 못했다. 그렇다고 쇼핑만 하다 돌아온 건 아니다. 버스를 타고 시라카와고에 갔고,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찍은 필름이 5롤이나 됐다. 돌아와서 보니 언젠가의 연말에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골목
나고야 역에서 도보로 10분 남짓한 곳에 묵었다. 가장 번화한 곳이었지만 역 주변을 제외하면 고요한 시골 동네였다. 집에서 나오고 들어갈 때 본 깨끗하고 새하얀 유니폼을 입고 디저트 가게 문을 여는 노부부, 3평 남짓한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는 아주머니와 허리를 반듯하게 편 채 거울을 응시하는 손님, 골목 한쪽에 놓인 작은 꽃밭, 이불을 널어놓은 아파트 복도 등. 하릴없이 골목을 걷다 마주하는 장면에서 위안을 받았다. ‘한국도 그렇지 뭐’ 하다가도 한국에서는 왜 느끼지 못할까 푸념했다. 그 평범함을 예뻐하는 순간이 좋았다.

#밤

익살맞은 가면을 쓰고 맥주와 과자를 잔뜩 샀던 돈키호테, 반짝이는 트리는 있었지만 캐럴은 듣지 못했던 번화가, 루돌프와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취한 사람들, 차 없는 컴컴한 도로, 고소한 기름 냄새에 이끌려 들어간 작은 술집, 한 그릇 뚝딱 비워낸 라멘집, 깜찍한 일본 가요가 흘러나온 야간 관람차. 온 하루를 시내에서 보내고 매일 40분씩 걸어 돌아간 밤의 기록이다.

#시라카와고

나고야에 간다면 하루는 외딴 시골을 찾는 걸 추천한다. 눈 덮인 다카야마와 시라카와고를 3시간 이내면 갈 수 있으니까. 일본의 북알프스라는 말에 혹해 시라카와고를 선택했다. 따뜻한 날씨 덕에 눈덮인 초가지붕은 보지 못했지만, 맑은 하늘 뒤로 보이는 설산과 겨울나무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초가집 굴뚝마다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고, 왠지 쌀밥 냄새가 나는 기분이 들었다. 공기마저 예뻤던 걸까? 자연스럽게 찍은 사진 빛깔이 맘에 들었다. 눈이 내렸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BY KIM BO RA

BY KIM BO RA

fashion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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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OSAKA)

1시간 30분이라는 짧은 비행시간이면 도착하는 이곳은 일본의 부엌이라고 할 만큼 먹거리가 가득한 오사카. 도쿄에 가면 쇼핑하다 망하고, 오사카에 가면 먹다 망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먹방을 위한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먹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기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최적의 여행 장소. 반짝이는 네온사인과 화려한 간판이 가득한 거리와 먹음직한 향이 가득한 오사카의 음식은 투박하지만 5성급 호텔 부럽지 않다.

#맛집
사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단연 먹방. 길거리에 즐비한 다코야키부터 갓 잡은 싱싱한 해산물과 입에서 살살 녹는 고베규까지. 삼시 세 끼로는 이 맛을 모두 즐길 수 없어 하루 다섯 끼는 기본, 달콤한 디저트와 시원한 맥주까지 마셔야 하니 다이어트에게 잠시 이별을 고했다. 맛집을 다닐 때는 포털 사이트나 블로그에 의존하기보다는 발길 닿는 대로 무작정 들어가는 것이 나만의 원칙이다. 번역기 애플리케이션만 있으면 의사소통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한국어 메뉴판이 없어도 문제없다. 또 관광객으로 가득 찬 식당보다 어설프지만 동네 주민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먹는 음식이 더 맛있고, 정감 간다.

#단골가게
두 번째 방문하는 오사카에 단골가게라 당당히 부를 수 있을 만큼 친해진 가게 ‘야키토리 이치방 다이코쿠초점’이 있다. 이곳은 오사카 맛집으로 알려진 곳도, 몇 시간 동안 줄을 서서 가는 곳도 아니다. 하지만 친절한 사장님과 맛있는 야키토리가 있고, 꽁꽁 얼린 맥주잔에 살얼음이 떠다니는 생맥주 한 잔을 즐길 수 있다. 1년 만에 다시 방문한 이곳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사장님은 “오랜만이야. 김상!”이라며 호탕한 웃음으로 나를 맞이해줬다. 4박 5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들러 그날의 여행담을 이야기하며, 시원한 맥주 한잔을 들이켜면 고단한 여행길 스트레스를 풀기에 충분했다.

#화려한밤
해가 지면 오사카의 밤은 더 화려해진다. 고층 빌딩, 쇼핑 숍과 수많은 사람이 가득한 도시의 불빛이 하나둘 켜지면 들뜬 여행자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한다. 눈부신 오사카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은 바로 우메다의 대표 관광 명소 헵파이브. 일본 젊은이뿐 아니라 여행자의 필수 관광 코스로 손꼽히는 이곳에서는 단돈 5백 엔이면 오사카 전경을 한눈에 구경할 수 있는 관람차를 탈 수 있다. 하늘과 가까운 곳에서 내려다보는 오사카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여기서 더욱 무드를 더한 것은 관람차 내부에 있는 스피커. 휴대전화를 연결해 원하는 음악을 선곡할 수 있는데, 이날 관람차 안에는 아샨티의 ‘Christmas Time Again’가 흘렀다.  

BY KIM MIN JI

BY KIM MIN JI

beauty editor

<나일론>의 막내 에디터들이 겨울 여행지로 일본을 택했다. 사가와 나고야, 오사카에서 일본의 매력을 포착했고, 각각 3가지 해시태그를 달아봤다.

Credit Info

EDITOR
KANG YE SOL, KIM BO RA, KIM MIN JI

2017년 02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KANG YE SOL, KIM BO RA, KIM MIN 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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