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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이 머무는 곳

On November 29, 2016 0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내 공간에서 진하거나 옅게 스며드는 빛을 바라봤다. 같은 하늘 아래서 바라본 빛을 7명이 전혀 다른 눈길과 생각으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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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 옥가일

이곳에서는 매일 해가 있는 동안 다른 모양의 발자국과 그림자가 밟힌다. 우리는 툇마루에 제각기 앉거나 누운 모양으로 수건이 바삭하게 마르는 소리, 노을이 붉게 우는 소리를 듣는다. 그것도 지칠 참이면 쏟아지는 별을 배로 받아내며 물에 떠 있기도 하고, 막걸리 한잔에 인생 예찬을 띄우기도 한다. 이곳에서 우리는 광장의 비둘기처럼 떼로 앉아 구르륵거리면서 비로소 위대한 혼자가 된다. 술과 노래로 잊히기 전에 이 농도 짙은 날을 기억해두려 글을 쓴다.

  • 에디터 강예솔

    빛은 내 공간이 만들어준 모양대로, 허락한 크기만큼 들어온다. 더 들어오거나 덜 들어오겠다고 고집을 부리지도 않는다. 더 좋은 빛도, 더 나쁜 빛도 없다. 한결같음에 감사하며 매일 바라보는 정성은 없지만, 그래도 바닥에 드리운 빛을 밟고 일어나는 순간 덕분에 좋은 하루가 시작되곤 한다.

  • 패션 컨설턴트 오선희

    세검정 언덕에 자리한 이 집에서 나는 매일 산과 마주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작은 발코니에는 나만의 작은 가든도 만들어 식물을 보살핀다. 아침저녁으로 여기에 앉아 산바람을 맞는다. 그리고 태양의 움직임도 보고 머리 위에 별이 있다는 것도 확인한다. 이 전망을 보고 있자면 계절이 오가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게는 가장 사치스럽고 멋진 시간이다.

  • 영상 아티스트 김민주

    우리 집은 빛이 잘 들지 않는 서향이다. 남산이 바라보이는 곳에 있지만, 내 방에서는 작은 부분조차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런 어둑어둑한 느낌과 별다를 게 없는 것이 보이고, 해 질 때 들어오는 주황의 어스름한 빛이 좋다. 무의식중에 어두운 방을 생각하며 밝힌 벽과 가구 틈새로 들어오는 빛이 나를 깨운다.

  • 배우 공예지

    이곳, 부암동에서는 하늘이 가깝게 느껴진다. 화려한 건물이나 플라스틱 같은 것보다는 떨어진 낙엽의 색깔에서, 젖어든 땅에서, 그리고 밝아오고 지는 해를 통해 경이로움을 느낀다. 나 역시 그런 자연스러운 사람이면 좋겠다.

  • 포토그래퍼 김연제

    밤에 뜨는 빛도 있다. 가만히 바라보면 해보다 빛날 때가 있다. 저 빛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더 밝은 빛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언제 뜨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빛은 언제 봐도 눈부시게 아름답다. 매일 보는 창밖을 새롭게 만들어준다. 익숙하다는 것이 하나의 풍경을 지우기 전에 서둘러 빛을 담았다.

  • 포토그래퍼 김건승

    온통 새하얀 벽면으로 이뤄진 스튜디오 작업실 한구석에는 창문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구멍 하나가 있다. 내 작업실 안 유일하게 빛이 들어오는 곳으로, 작업실과 밖의 풍경이 겹치는 곳이다. 벽에 비친 빛의 움직임에 따라 시간을 체크하기도 한다. 그 한 줄기 빛이 이 공간과 나를 지켜주는 것 같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내 공간에서 진하거나 옅게 스며드는 빛을 바라봤다. 같은 하늘 아래서 바라본 빛을 7명이 전혀 다른 눈길과 생각으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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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KANG YE SOL

2016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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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KANG YE 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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