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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계의 대부 <타이거JK>

On September 01, 2009 1

타이거 JK를 ‘한국 힙합계의 대부’라 불렀을 때 고개를 갸우뚱할 사람은 딱 한 명, 바로 JK 본인이다. PHOTOGRAPHED BY SALLY CHOI

빈티지한 레드 가운·블랙 페도라는 모두 제이미앤벨, 니트 소재의 톱은 닐바렛, 블랙 가죽 팬츠는 레주렉션 by 이주영, 지퍼 뱅글은 델리스트 BY 매그앤매그.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왜, 그 멀쩡한 외모로 괴상한 사진을 찍어서 음반 커버에 썼는지 말이다. 1980년대 에로 영화에나 나올 법한 굵은 파마머리 가발에 헤드폰을 쓰고 있는데, 답답하게 내린 앞머리 사이로 쪽 찢어진 눈과 마주치기라도 하면 흠칫 놀랄 정도다.
“망가지고 싶었어요. 지금까지의 이미지를 깨고 싶었거든요.”(그렇다면 그가 의도한 바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음반 속지의 사진들은 그가 좋아하는 영화 <이유 없는 반항>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히트맨> <택시 드라이버>와 제임스 브라운, 프린스, 릭 제임스, 지미 헨드릭스 같은 흑인 음악 대부들에 대한 오마주다. 섹시 펑크의 대명사인 릭 제임스 덕분에 선정적인 사진도 있는데, 그보다 더 인상적인 사진은 올 더티 바스타드(Ol’ Dirty Bastard)에게 존경을 표하며 음반 커버를 패러디한 것이다. 화이트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예수처럼 넉살 좋게 웃고 있는데, 그는 자신의 음악 인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인물이란다. “이름 자체가 웃겨요. 자칭 ‘늙고 더러운 호래자식’이거든요. 뉴욕의 거친 힙합팀 우탱클랜 안에서도 가장 거칠고 괴짜였어요.” 당연히 상을 받을 거라 생각하며 비싼 양복을 빼입고 간 그래미 시상식에서, 퍼프 대디가 호명되자 무대로 올라가 트로피를 빼앗다가 쫓겨난 인물이라고 한다. 19세 미만이 들을 만한 음악은 절대 하지 않던 그는 음반 쇼케이스를 위해 경찰서에서 탈주하기도 했으니 더 들어볼 것도 없는 괴짜다. “도덕적으로는 본받으면 안 될 일을 많이 했지만, 아티스트로서 예술가적인 면이 정말 놀라워요.”
타이틀곡(‘Monster’)의 에너지를 따라가는 걸까? 이번에 나온 드렁큰 타이거의 8집 는 발매되자마자 5만 장이 넘게 팔렸다.

지난 음반에도 20개 트랙을 꾸역꾸역 집어넣더니, 음반 시장이 불황이거나 말거나 배짱 좋게 2장의 CD에 27곡을 넣었는데 구성이 조금 특별하다. 긍정적이고 대중적인 곡은 ‘Feel Good Side’에, 거칠게 욕도 지껄이고 목소리도 쩍쩍 갈라지는 노래는 ‘Feel Hood Side’에 넣었다. 처음 이걸 구성하고 나서 회사 식구들한테 A4 용지를 반으로 나눠가며 설명을 했는데, 이 둘이 합쳐져 ‘Feel Ghood Muzik’이라는 말을 이해 못하던 사람들은 결국 더블 CD라는 걸 알고 한 차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전화를 해서 어르고 달래도 보고 새 종이를 가져와 ‘밀 곡’과 ‘뺄 곡’을 구분해보자고 여러 번 권했지만, 결국 JK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브라운 컬러 가죽 재킷은 샌프란시스코마켓, 데님 셔츠는 코스믹원더 by 에크루, 팬츠는 제스.

그가 힙합의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힙합의 보급과 후배 양성에 노력해왔다는 건 유명한 사실이다. L.A.에서 폭동이 일어난 92년에 고등학생이던 JK는 한국인에게 적개심을 표출하는 흑인들 앞에서 ‘한국을 우습게 보지 말라’고 즉석 랩을 하면서 주목 받았다. 자신을 ‘타이거’라 부르라며 랩을 하는 그를 무시할 사람은 없어 보였다. 청소년기 이야기 중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할리우드 영화에 대항해 1인 시위를 벌인 것이다. 동양인이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잠깐, 이상한 캐릭터로 나오는 할리우드 영화에 그가 시위하는 방법은 달걀과 방귀탄을 극장 안에 던지는 것이었다. JK는 그렇게, ‘저항심’이 강했다. 새해 전날 KKK한테 얻어맞던 흑인 친구가 도리어 경찰한테 끌려갈 때, 인종차별이라며 거리에서 난동을 부리다가 잡혀갔을 모습이 그리 어렵지 않게 예상됐다.

그가 귀국해서 드렁큰 타이거의 데뷔 음반 를 낸 지 10년. 타이거 JK는 무대 위에서 언제나 카리스마 넘치는 뮤지션이다. 힙합 뮤지션들을 만나면 공식 질문으로 던지는 ‘힙합이란?’ 했더니 괴로워한다. “답할 수 없어요. 이런 질문 정말 많이 받았는데, 힙합은 하나의 문화거든요. 괜히 제가 정의를 하면 혼란이 생겨요.” 하지만 힙합이 멋진 이유는 확실하게 말해주었다. “어떻게 생기든 상관없이 스타가 될 수 있거든요. 엘비스 프레슬리처럼 생긴 사람도 있고, 뉴 키즈 온 더 블록 같은 보이 밴드도 있으니까, 올 더티 바스타드처럼 말도 안 되게 생긴 사람은 이빨이 다 나가 발음이 새는 게 오히려 개성 있거든요. 비기스몰(노토리어스 B.I.G)이라는 거구가 많은 여자의 섹스 심벌이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실력과 자기 단점이 장점이 되는 거죠.” 이번 음반에 수록된 곡 ‘힙합 간지남’이 생각나 힙합 간지남의 조건을 물었다. “자신감이 있어야 해요.” 시작이 누구였는지 모르겠으나 ‘힙합은 자신감이다’라는 문장은 힙합 세계에서 절대 명제와도 같아 보인다.
타이거 JK가 무대에 오르면 사람들은 60년대 우드스톡의 현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흥분하고, 분위기에 취한 그는 ‘공중 부양’한다. 하지만 매니저는 그 광경을 매번 불안한 맘으로 지켜봐야 한다. 오늘은 또 뭘 던지려나, 교수를 욕하려나, 대통령을 욕하려나…. “근데, ‘오늘 무대에 올라가서 오른쪽 스피커를 부수고 마이크를 씹어 먹고 교수들을 욕해야지’라고 계산하는 일은 없어요. 하다 보면 분위기가 그렇게 되는 거죠. 어쨌거나 행사 기획자나 시스템 엔지니어 ‘어르신’들은 저를 아주 불편하게 여겨요.” 그리하여 축제에 가서 실컷 공연하고 나서 도리어 돈을 물어낸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사운드 시스템이 엉망일 때는 마이크를 집어 던지고 종이를 말아 확성기처럼 사용하며 공연하는 통에 ‘만성 후두염’까지 생겼다. “‘Monster’는 후두염 때문에 목소리가 안 나올 때 부른 거라 쇳소리도 많이 나는데, 전 그 목소리가 좋더라고요.” 이미 성대에 굳은살이 박여서 치료를 해야 하지만 일단 즐기고 사는 게 먼저다. 그리고 하루하루 지날수록 밥 말리의 목소리에 가까워지길 기대하면 행복하다.

[* 기사 전문은 <나일론> 9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에디터: 김가혜

- 스타일리스트 : 박세준

- 헤어&메이크업 : 김환

- 어시스턴트 : 임형옥

Credit Info

PHOTOGRAPHED BY
SALLY CHOI
에디터
김가혜
스타일리스트
박세준
헤어 &메이크업
김환
어시스턴트
임형옥

2009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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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ED BY
SALLY CHOI
에디터
김가혜
스타일리스트
박세준
헤어 &메이크업
김환
어시스턴트
임형옥

1 Comment

배종열 2009-09-19

90210 완전 재밋어요 이번 화보때매나일론 가서 질러야겟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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