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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식물 그리고 그림

On March 23, 2016 0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식물과 호흡하며 살아가는 여자들이 바라본 식물의 얼굴들.

식물과 사랑에 빠진 계기
식물은 해를 거듭하면서 소멸과 생성을 반복한다. 나에게 반복은 곧 지속이고, 반복이 지속되는 것이 곧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봄부터 여름까지 반복되어 자라는 풀을 매번 보고 다니면서 허리를 숙여 풀을 수집한다. 적당한 크기의 풀을 찾는 건 실물 크기의 드로잉을 하기 위해서다.

식물 표현 방식
인디언 잉크에 물을 섞어 농담을 만들고, 나무젓가락을 직접 깎아서 만든 펜을 사용한다. 종이 대신 트레팔지를 사용하는 건 잉크를 흡수하지 않아 잉크와 물이 섞인 농도가 그대로 표면에서 자연스럽게 마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마치 석판화를 위해 해먹 드로잉을 한 것처럼.

가장 사랑하는 식물
식물이 제각기 다르고 특이하게 생겼다는 것 자체가 매력적이다. 어떤 것은 먹을 수도 있고, 어떤 것은 사람을 죽이거나 살린다. 모두 신기할 따름이다.

식물이 일상에 주는 영향
개인적으로 감각이 예민해지는 것을 굉장히 즐긴다. 오감을 자극해 나의 예민함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가장 흔한 대상이 식물이다.

식물이 어우러진 멋진 장소
장소보다는 봄이 되면 돋아나는 새싹이 나무나 풀로 나오는 것을 보면서 그 과정이 얼마나 고운지 가만히 지켜보길 권한다. 그리고 작고 연약한 잎이 얼마나 강하고 굳건해지는지 시간을 두고 본다면 사는 맛이 날 거다. 하나 더 추천한다면 봄에 목련이 흐드러질 때 목련나무 아래 서서 바람을 따라 흐르는 목련 향을 맡아보면 좋겠다. 봄이 훨씬 더 아름다워질 테니까.

이현영

이현영

식물만 그리지는 않는다. 세상에 있는 많은 것에 관심을 둔다. 트레팔지에 인디언 잉크를 이용, 드로잉해서 작은 디테일도 놓치지 않는 것을 고수한다.

 

식물 표현 방식
식물종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한다. 그려야 하는 식물종이 정해지면 기존 논문을 보고 형태 조사를 하고 자생지에 찾아간다. 현장에서 채집한 식물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면서 자세히 그린다. 보통은 펜촉에 잉크를 찍어 그리는데 색을 칠해야 할 때는 수채화로 그린다. 이 과정은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식물의 형태가 계속 변하기 때문에 주로 꽃이 피거나 열매가 맺힐 때, 겨울눈이 텄을 때처럼 변화가 있을 때마다 과정을 반복해서 한 장의 그림을 완성한다.

가장 애착 어린 식물
그림 마음에 들었다기보다는 가장 기억에 남는 식물 중 하나가 속단아재비다. 몇 년 전, 내가 그림을 그리면서 한 교수님이 미국학회에 발표한 신종이다. 이름 없던 식물에게 속단아재비라는 이름이 생기고, 사람들에게 내 그림으로 그 식물이 소개된 게 굉장히 뿌듯했다.

가장 사랑하는 식물
인간의 이용 목적 때문에 도시로 오게 돼서 품종 개량된 원예 식물에 관심이 많다. 이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들과 산의 자생 식물뿐 아니라 우리의 욕심으로 탄생해서 언젠가 사라질지도 모르는 이 원예식물을 기록하는 게 내 역할이기도 하다.

전시하고 싶은 공간
최대한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면 실내든 실외든 상관없다. 정원에서 나무와 풀 사이에 작품을 전시해도 좋을 것 같다. 곤충도 날아다니고 파충류도 기어다니는 곳.

식물이 어우러진 멋진 장소
서울 외곽의 경기도 광릉에 있는 국립수목원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서식하는 식물종이 다양하다. 인간이 최소한으로만 개입해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식물원으로는 우리나라에서 독보적이다.  

이소영

이소영

단순히 아름답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식물의 분류를 위해 정확하게 묘사하는 식물 세밀화를 그린다. 논문 자료를 살피고 현장에서 식물을 채집하고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그녀의 작업은 과학 예술에 가깝다.

 

식물과 사랑에 빠진 계기
키우는 식물에게 물을 줄 때마다 작은 풀잎이 내게 주는 영향을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집에서 키우는 관상용 화초부터 길가에 아무렇게나 핀 잡초까지, 도시에 사는 식물을 보면 자연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목마름이나 무관심, 고마움, 공생 같은 여러 감정을 떠올리게 된다.

식물 표현 방식
처음에는 작업실을 따로 만들었는데 이상하게도 집 식탁에서 하는 게 가장 편하다. 생활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방식이 나와 가장 잘 맞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직접 키우는 식물을 보거나 산책을 하며 집 주변에서 주워온 풀을 보며 작업한다. 소소하고 담백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수채화와 구아슈처럼 물을 베이스로 한 그림을 그린다.

가장 애착 어린 식물 그림
꽃기린이라는 예쁜 이름의 식물. 꽃말은 ‘고난의 깊이를 간직하다’. 건조하게 돋아난 뾰족한 가시 끝에 피는 작은 꽃을 보면 계속 다시 그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

전시하고 싶은 공간
햇빛이 잘 들어오는 갤러리나 모던한 공간의 레스토랑, 차가운 느낌이 감도는 통로에 식물의 따뜻함을 이질적으로 배치하고 싶다.

주목 중인 국내외 아티스트
미국에서 활동하는 작가 조셉 노데르를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자신만의 독특한 색감과 표현 방식이 인상적이다. 평범한 풍경 속에 담긴 다양한 감정과 시선이 느껴진다는 게 놀랍다.

식물이 어우러진 멋진 장소
어떤 장소를 특별하게 찾아가지 않아도 식물은 어디에나 늘 있다. 그래도 많은 식물을 보고 싶다면 가까운 공원이나 수목원을 천천히 걸어보면 어떨까 싶다. 다양한 꽃과 식물이 조성된 아침고요수목원도 추천하고 싶다.  

전소영

전소영

합정동의 카페 사이를 운영하면서 때때로 꽃을 그리는 그림 클래스를 운영한다. 화초와 인간의 조화로운 공생을 고민한다.

 

식물과 사랑에 빠진 계기
우연히 식물의 표면 질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독특한 표면을 표현하기 위해 더 많은 드로잉을 하면서 식물에 집중하는 게 일상이 되었다.

식물 표현 방식
다양한 이미지를 조사하다가 머릿속으로 그 이미지를 조합하면서 펜이나 연필로 가볍게 드로잉한다. 그리고 캔버스를 펴고 4단계에 걸친 유화 작업을 한다. 단계마다 5~7시간이 걸리는데 한 단계를 마치기 전까지는 붓을 1분도 놓지 않고 몇 시간이 걸리든 계속 그린다.

영감의 원천
큰 선인장이 있는 곳에 가면 언제나 사진으로 남겨둔다. 요즘은 어딜 가도 선인장이 많이 보여 쉽게 작업에 도움이 되는 영감을 얻기에 좋다. 직접 보지 못한다 해도 인터넷에도 식물이 가득하니까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영감의 원천은 다양하다.

가장 사랑하는 식물
몬스테라와 거대한 선인장.

식물이 일상에 주는 영향
우선 초록색류를 자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작품에 사용하는 재료가 주로 몸에 좋지 않은 물질이라서 작업실 자체가 좋은 환경은 아니다. 하지만 작업하고 난 뒤 아무 생각 없이 식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볼 때마다 다른 식물의 이미지에 신기함과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한다.

식물이 어우러진 멋진 장소
제주도 여미지식물원, 창경궁 대온실, 통영 외도.

정인혜

정인혜

각자의 규칙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무질서하게 나 있지만 나름 질서를 가진 선인장이 닮았다고 생각하면서 작업을 시작했다. 성수동의 카페 자그마치에서 그녀의 그림을 볼 수 있다.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식물과 호흡하며 살아가는 여자들이 바라본 식물의 얼굴들.

Credit Info

EDITOR
KIM JI YOUNG
DESIGNER
PARK EUN KYUNG

2016년 03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KIM JI YOUNG
DESIGNER
PARK EUN 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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