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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날

On November 02, 2015 0

호화로운 식당의 셰프는 아니지만 개성 있는 가게의 요리를 책임지는 수셰프, 디제잉과 사진, 영상, 요리를 병행하는 젊은이, 한 식당이 아닌 장소를 옮겨가며 요리를 펼치는 요리가들. 이들이 차린 요리 4가지.

Q.속해 있는 곳과 하고 있는 일

홍대 앞에 있는 뉴 아메리칸 식당에서 일한다. 헤드 셰프와 문 열 때부터 함께했고, 1년 반 동안 일했는데 곧 그만두고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좋은 음식을 먹고 영감을 얻으며 어떤 요리를 할지 방향성을 찾으려는 중이다.
일하는 동안 한국의 음식 산업을 겪으면서 재료라는 관점에서 농업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한국의 많은 음식 문화와 농업을 해쳤다고 생각한다. 농촌이 무너졌고, 나 또한 전주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되었다. 사람들을 요리로 그 지역의 재료와 전통에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Q.처음 만들었거나 기억에 남는 요리

추수감사절에 할아버지를 위해 그레이비소스를 만들었다. 중학생 때였는데, 아버지가 “이제 그레이비를 만드는 걸 배울 때가 됐다!”라고 하셨다. 우리 가족에게 요리는 정말 중요했다. 만약 요리가 없었다면 가족은 매일 죽일 듯이 싸웠을 거다. 하하. 버터나 밀가루를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얼마나 끓여야 하는지 자세하게 적힌 레시피가 아직도 기억난다.

Q.오늘의 요리

벽돌치킨(Chicken Under a Brick). 어머니의 레시피에 기초한 요리다. 이탈리아 투스카니와 미국 캘리포니아풍을 섞어 나름대로 발전시켰다. 뼈를 발라낸 닭고기를 벽돌로 평평하게 만든 다음 올리브 오일과 후추, 허브로 재워 굽는다.
가장 중요한 점은 살의 두께를 고르게 하는 것이다. 그래야 겉면도 바삭하고 안쪽도 일정하게 잘 익는다.

매트 브레시의 벽돌치킨

매트 브레시의 벽돌치킨

매트 브레시의 벽돌치킨

Q.매트 브레시의 요리

백인에게 배운 요리를 서울에서 하고 있다. 너무 많은 재료를 쓰지 않아 간단하지만 강한 맛이 나는 음식을 만든다.

Q.배고플 때 가장 간단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

달걀을 이용한 요리는 엄청 다양하고 간단하다. 가장 좋아하는 방법은 프렌치 스크램블드에그. 달걀을 깨 약간의 물과 소금, 버터를 넣고 잘 푼 후에 약한 불로 팬을 예열한다. 버터를 과하다 싶을 정도로 팬에 두른다. 풀어둔 달걀을 부드러운 덩어리가 생기도록 바로 휘젓는다. 완전히 익기 전에 생크림이나 우유를 넣고 후추를 뿌리면 완성이다. 토스트와 함께 먹는다.

Q.가장 좋아하는 식당의 요리

튀김 전문 일식당 ‘우마’를 좋아한다. 작지만 기술적인 요리를 만든다. 자그맣고 기름진 빙어튀김, 페이스트리 안에 스크램블드에그와 시소를 넣고 튀긴 요리도 맛있다.

Q.대접하고 싶은 사람, 대접하고 싶은 요리

이번 여행의 목적지인 피렌체에 아버지가 살고 있다. 아버지는 이탈리아 요리가 좋아 아예 이민을 가셨다. 나보다 훌륭한 요리사다. 마지막으로 뵌 지 2년 정도 되었는데, 이번에 가면 핸드메이드 파스타를 만들어 요리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보여드리고 싶다.​

Q.속해 있는 곳과 하고 있는 일

올해 초까지 장진우 식당에 소속된 요리사였다. 일을 그만두고 내 식당을 바로 열까 했지만 상황이 안 됐다. 내 주방이 없는 건 정말 불안한 일이라 집 주방을 고쳐 쓰기 시작했다. 그 장면을 기록해서 인스타그램과 SNS에 올렸더니 도와준 사람이 많았다. 그들을 불러 밥을 차리고 먹고 마시다 출장 요리를 하거나 워크숍, 팝업 식당을 열기도 했다. 10월부터는 TWL에서 페스토나 병조림, 간단한 반찬거리를 팔고 재미있는 일을 벌일 참이다. 자유롭게 활동하는 요리사다.​

Q.처음 만들었거나 기억에 남는 요리

식당에 소속되어 있을 때 직원끼리 창작 파스타 대회를 연 적이 있다. 뭘 만들까 고민할 때 경상도 출신 친구가 알려준 방아잎이 떠올랐다. 집 주변에 수두룩하게 핀 예쁜 꽃이 알고 보니 방아였는데, 경상도에서는 해산물 요리에 많이 쓴다고 했다. 뚝뚝 뜯어다 조갯살과 버터, 와인을 넣고 링귀네 파스타를 만들었는데 만족스러웠다. 무뚝뚝한 미식가인 은사 최성민 디자이너(슬기와 민)에게 칭찬을 들었다. 비록 파스타 대회에서는 4명 중 2등을 했더라도. 하하.

Q.오늘의 요리

집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털어 만든 요리다. 다품종 소량 생산하는 농장 ‘꽃비원’에서 생산물 꾸러미를 주기적으로 받고 있다. 꽃사과가 많이 왔기에 깨끗한 마을에서 설탕 하나 없이 건조한 공정 무역 체리, 견과류를 넣고 샐러드를 만들었다. 그리고 제주도에 있는 지인이 보내준 청귤로 만든 콜드 파스타. 방아와 푸실리를 버터에 버무리고 라임이나 레몬 대신 청귤을 뿌려 산뜻한 맛을 낸 것이다.

안아라의 방아버터파스타

안아라의 방아버터파스타

안아라의 방아버터파스타

Q.안아라의 요리

재료에 신경을 많이 쓴다. 가급적 무농약, 유기농 재료를 쓰고, 재료에 대해 공부하며 유통 과정에 대해서도 관심이 크다. 그런 재료의 조합을 찾아가는 것이 즐겁다. 물건을 조립하는 기분이다. 그래서 내 요리에는 ‘카르보나라’ 같은 명칭이 없다. 기존 요리에서 재료를 대체하거나 새로운 조합으로 만들어낸다.

Q.배고플 때 가장 간단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

달걀간장밥. 양식을 해서인지 쌀에 대한 애착이 있다. 냉동해둔 잡곡밥에 자연란 2개를 프라이해서 올리고, 제대로 만든 간장과 참기름을 넣어 비벼 먹는다.

Q.가장 좋아하는 식당의 요리

효자동 ‘두오모’의 신선한 파스타. 요리를 하기 때문에 먹으면 어떤 재료를 쓰는지 알 때가 있다. 나쁜 건 아니지만 캔 제품이나 가공식품 등 나라면 쓰지 않을 재료를 쓰는 곳이 있다. 두오모는 그런 재료를 쓰지 않는 믿고 먹을 수 있는 식당이다.

Q.대접하고 싶은 사람, 대접하고 싶은 요리

김소희 셰프를 존경한다. 그 앞에서 요리를 하면 무척 떨리겠지만, 아까 말한 방아조갯살버터파스타를 대접하고 싶다. 어떤지 평가받고, 오스트리아로 끌려가고 싶다. 하하.​

Q.속해 있는 곳과 하고 있는 일

신문사에서 편집 디자인을 할 때부터 요리하는 걸 즐겼다. 친구들과 요리 파티를 하고 팝업 식당을 열다가 단골 가게인 댄디 핑크라는 식당에서 일을 했다.
고기를 손질하고 양념해서 굽고, 훈제 메뉴를 썰어 플레이팅하는 일을 맡고 있다.​

Q.처음 만들었거나 기억에 남는 요리

집이 반찬 가게다. 초등학생 때부터 가게에서 팔 전을 부쳤다. 이모나 숙모보다 더 예쁘게 부칠 줄 알았다. 요리 블로그를 보고 브로콜리와 마늘을 넣은 오레키에테 파스타를 만들었을 때 제대로 요리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으로 밖에서 사 먹는 요리 같은 맛이 났다.

Q.오늘의 요리

돼지고기 목등심, 항정살, 삼겹살 등 여러 부위의 고기를 섞어 다진 뒤 향신료, 생크림, 셰리주를 넣어 소시지를 만든 다음 사과, 시나몬, 와인으로 만든 소스를 곁들였다. 머스터드는 겨자씨를 직접 갈아 만들었다. 남은 소시지 속으로 만든 미트볼을 매콤한 파스타, 초리조 소시지, 시금치와 완두콩을 넣은 프리타타. 너무 많이 만들었나?

김현희의 애플시나몬 캐러멜 소시지

김현희의 애플시나몬 캐러멜 소시지

김현희의 애플시나몬 캐러멜 소시지

Q.김현희의 요리

아직 주특기가 없다. 식당에서 사 먹어도 만족이 안 되거나 먹어보고 싶은데 안 파는 요리를 만든다. 그래서 소시지도 만들어 먹게 되었다. 돼지 창자를 사고 고기 분쇄기까지 구입했다.

Q.배고플 때 가장 간단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

사실 냉장고 안에 든 재료가 너무 많다. 하하. 보통 오늘처럼 해서 먹는다. 간단히 먹을 때는 달걀프라이, 낫토, 토마토, 아보카도로 샐러드를 만들어 먹는다. 올리브 오일, 소금 후추, 발사믹을 살짝 뿌려서.

Q.가장 좋아하는 식당의 요리

한남동 중국집 ‘마라’. 모든 음식이 맛있고, 1인용 훠궈를 판다. 보통 여럿 아니면 먹을 수 없는 음식인데, 작은 팟에 푸짐하게 나온다.

Q.대접하고 싶은 사람, 대접하고 싶은 요리

엄마에게 양식 요리를 해드리고 싶은데, 느끼하다고 안 드실 것 같다. 탄탄멘이나 쌀국수 같은 국물 있는 음식을 만들어 드리겠다. 육수도 직접 오래 끓여서 제대로 만들겠다.​

Q.속해 있는 곳과 하고 있는 일

사진가이며 프리랜서 요리 방송 프로듀서다. CNN의 <앤서니 부르댕(Anthony Bourdain)>, PBS가 기획한 프렌치 셰프 에릭 리퍼트의 프로그램 등을 찍었다.
배우 백종학이 운영하는 학쌀롱에서 ‘TMI’라는 디제잉 파티를 열기도 한다. 얼마 전까지 비스트로에서 스테이징으로 일했다.​

Q.처음 만들었거나 기억에 남는 요리

할머니가 20년 동안 광장시장에서 식당을 했다. 손님을 불러 요리 대접을 즐기셨다. 늘 북적거리는 와중에 처음으로 달걀프라이를 해봤다. 일곱 살이었고 왠지 모를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느꼈다. 요리에서 달걀프라이는 굉장히 중요하다. 식당에서 달걀 요리로 테스트를 할 정도로 요리의 기본이라는 분위기가 있다.

Q.오늘의 요리

간단하게 만들어 한 그릇에 담아 먹는 원팟 요리를 좋아한다. 연남동에 살아서 중국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다. 고수나 중국 간장, 두반장 등을 자주 이용한다. 오늘은 대만식 돼지고기찜을 만들었다. 캐러멜 소스에 볶은 돼지고기에 간장, 사케 등을 넣고 쓰촨 후추,
팔각 같은 향신료를 넣어 끓이고 마지막에 꽈리고추와 메이플 시럽, 고수를 첨가하면 완성이다.

아론 최의 대만식 돼지고기찜

아론 최의 대만식 돼지고기찜

아론 최의 대만식 돼지고기찜

Q.아론 최의 요리

가족과 친구에게 요리해주는 걸 좋아한다. 그들에게 감정을 어떻게 보여줄지 몰라서 요리로 대신한다. 그래서 누가 무얼 좋아하고, 못 먹는지 세심하게 신경 쓴다. 아시아 요리를 좋아해 이탈리아 요리를 만들어도 아시아 재료를 쓴다. 현지에서 공수한 값비싼 재료로 만들기보다 쉽게 손에 잡히는 재료로 요리하는 걸 좋아한다.

Q.배고플 때 가장 간단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

오야코동. 냉동한 닭을 냄비에 넣고 양파 한 개, 사케, 미림, 간장, 설탕 조금, 혼다시, 물을 넣고 끓이다 마지막에 달걀을 살짝 풀고 밥에 얹으면 완성이다. 15분도 안 걸리고 햄, 베이컨, 돼지고기, 버섯, 가지로도 만들 수 있다.

Q.가장 좋아하는 식당의 요리

상수동 ‘스시 시로’. 가격에 비해 배는 맛있다. 자주 먹을 형편은 아니라 한 달에 한 번 월급 받으면 가는 곳이다. 내가 아직 이곳에서 익숙하게 먹을 만큼 훌륭한 사람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하.

Q.대접하고 싶은 사람, 대접하고 싶은 요리

돌아가신 할머니께 김치찌개를 만들어드리고 싶다. 미국에서 살다 한국에 와서 한식이 맛없다는 걸 알았다. 할머니는 김치부터 식혜까지 제대로 만들어주셨다. 어릴 때 매일 먹던 음식을 할머니에게 해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

호화로운 식당의 셰프는 아니지만 개성 있는 가게의 요리를 책임지는 수셰프, 디제잉과 사진, 영상, 요리를 병행하는 젊은이, 한 식당이 아닌 장소를 옮겨가며 요리를 펼치는 요리가들. 이들이 차린 요리 4가지.

Credit Info

EDITOR
PARK UI RYUNG
PHOTOGRAPHER
KIM YEON JE
DESIGNER
JEONG HYE RIM

2015년 10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PARK UI RYUNG
PHOTOGRAPHER
KIM YEON JE
DESIGNER
JEONG HYE 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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