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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의 정서

On August 31, 2015 0

웃음은 기쁨을, 눈물은 슬픔을 말하듯 패션은 감정이 골라내는 또 다른 표정이다. 감정이 골라내는 다양한 표정의 패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이 상영된 후 SNS에는 영화에 나온 감정 캐릭터가 자주 등장했다. 기쁨, 슬픔, 짜증, 분노 등 여러 감정이 뒤섞여 한 사람의 정서적인 기호를 만들어가는 보이지 않는 세상을 그려낸 것. 그곳의 기억이 무너지고 먼지처럼 사라지는 내용으로 어른의 눈물샘을 자극한 내용처럼(빙봉을 안다면 공감할 거다!) 우리가 매일 입고 벗는 옷도 그것과 같은 존재이자 감정의 매개체로서의 정서를 이루는 거 아닐까? 한때 즐겨 입던 옷이 다른 옷에 의해 잊히면 옷장 속 구석으로 밀려나거나 쓰레기통으로 향하기도 하니까.​

행복이라는 정의가 서로 다르지만 자연의 풍경이나 유명한 여배우의 미모를 보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처럼 패션이 주는 정서도 교집합이 존재한다. 신체학적으로 접근하자면 시각은 공통된 인지 능력이 있는데, 심리학자들은 컬러가 감정을 조절하는 기능을 수행하기도 하고, 어릴 적 느낀 촉감에 편안해지기도 한다고 말한다. 물리학적으로 말하면 균형감 있는 형태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하기에 공식적인 자리나 격식을 차려야 하는 사람을 만날 때면 단정한 형태와 최소화한 패턴, 차분한 컬러의 슈트를 고르는 패션 행태를 갖추게 된 거다. 엄마 품처럼 포근한 촉감을 느낄 수 있는 옷을 입으면 긴장감은 덜해지고 일정한 간격의 심장 박동이 느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인 것.

이해하기 어렵다면 회색빛이 도는 베이지 컬러의 보송보송한 니트를 입었다고 상상해보자. 반대로 말로 다 형용 못하는 복잡한 감정은 꼬이고 얽힌 모습이 대신 말해준다. 디스트로이드 진이 보여주는 그 거친 모습처럼! 아담과 이브가 신의 명령을 거역하고 알몸에 창피함을 느낀 순간부터 옷이라는 존재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했으니, 오랜 시간 패션은 우리의 몸과 환경에 반응하는 지배받는 또 다른 피부라 할 수 있겠다.



‘오늘 뭐 먹지’라는 끼니의 고민만큼이나 ‘오늘 뭐 입지’라는 고민이 우리의 아침을 온통 지배하고 있지 않은가! 근래 패션 월드를 찬찬히 살펴보면 큰 흐름으로 묶이는 굵직한 트렌드는 부재하고, 뭔가를 말하려는 듯한 메시지가 메아리치는 것 같다. 일례로 자크뮈스는 자신이 행복을 느끼는 모든 요소를 아카이브로 묶어 쇼피스와 연관 짓고, 이번 시즌 톰 브라운은 실연의 상처로 죽음을 선택한 한 여성을 애도하는 스토리를 전개한 것.
과거를 추억하거나 감정을 풀어놓은 패션 하우스에서 시대를 풍미하는 트렌드보다 공유할 수 있는 정서적인 뉘앙스를 여실하게 선보인 대표 디자이너다. 또 다른 디자이너들은 직관적인 메시지를 던지기도 한다. SNS에 기분을 적어내듯 텍스트로 하고 싶은 말을 직접 전하거나 보기만 해도 고소한 기름 냄새를 풍기는 듯한 프렌치프라이나 달걀프라이를 그려 넣어 식사할 때의 행복감을 은유하기도 한다. 최근 배우 유아인은 디자이너로서 감정의 단계를 0부터 10까지 숫자로 해석한 티셔츠를 선보였다. 근래 가장 많이 사용되는 감정의 메타포는 어린 시절 TV에서 봤을 법한 캐릭터다. 바비 인형, 백설공주, 신데렐라, 곰돌이 푸우 같은 카툰 속 주인공들 말이다.



누구나 순수한 꿈을 꾸고, 나만의 왕자님을 그려내던 그때의 기억과 감정을 기억하고 있을 거다. 유치하다고? 가로수길, 홍대, 명동 거리 등 사람들이 북적이는 거리로 시선을 돌리면 아마 고개를 끄덕일 거다. 키치와 키덜트에 열광하는 대중에게 뷰티와 패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앞다퉈 캐릭터와 손잡고 컬래버레이션한다는 소식을 바쁘게 전한다. 이 소식이 반가우면서도 씁쓸한 기분이 드는 건, 손바닥보다 작은 캐릭터가 행복을 찾는 유일한 출구가 되는 것 같아서다. 자신의 해피니스를 지키고자 고군분투하는 듯한 사람들을 보면 때론 콧잔등이 시큰해지는 애절함이 느껴진달까? 슬픔이 있어야 기쁨도 있고, 분노가 있어야 평안도 있듯, 우리는 다양한 감정을 몸소, 그리고 마음껏 누려야 마땅하다. 그 어떤 순간에도 패션은 우리의 품 속에서 위로를 건넬 테니까.



EDITOR KIM BO RA
ILLUSTRATOR EOM YU JEONG
DESIGNER JEONG HYE RIM

Credit Info

EDITOR
KIM BO RA
ILLUSTRATOR
EOM YU JEONG
DESIGNER
JEONG HYE RIM

2015년 08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KIM BO RA
ILLUSTRATOR
EOM YU JEONG
DESIGNER
JEONG HYE 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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