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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철과 김재원, 김재원과 장우철 입니다

On May 14, 2018 0

매우 설렜다. 이 둘을 만날 생각을 하니, 첫 만남 후 두 번째 데이트를 하게 된 연인을 보러 가는 듯 긴장되며 상기됐다. 한두 줄로는 단정 지을 수 없는 이 둘을 만나 따로 또 같이 나눈 대화를 덤덤하게 풀어본다. 꾸미고 싶지 않고 가감하고 싶지 않다. 실속과 효용이 아닌 그 자체의 식물, 물건, 풍광을 사랑하는 남자 장우철과 여자 김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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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어느 날. 성수동에 있는 ‘오르에르 아카이브’를 찾았다. 오르에르 아카이브는 1층과 2층의 카페 ‘오르에르’ 위, 3층에 위치한다. 1978년에 지어진 상가와 주택이 결합된 건물. 건물 입구의 전면은 적색 벽돌벽으로 마감된 전형적인 성수동의 표정이라 할 수 있고, 건물 뒤로 식물이 가득한 정원이 있다. “2016년 5월 오르에르를 열었어요. 그리고 올해 초, 사무실로 사용하던 3층에 오르에르 아카이브라는 공간도 열었죠. 그간 모은 앤티크와 빈티지, 공예가들의 작품, 현대에 생산되었지만 주목해야 할 제품들을 모아서 취향을 나누는 공간으로 기획했습니다.” 이곳의 주인이자 인근의 카페 ‘자그마치’와 리빙 편집숍 ‘더블유디에이치(WxDxH)’의 대표이기도 한 김재원의 말이다. 아카이브(Archive)란 개인 또는 여러 사람이 만들어놓은 기록을 의미한다. 물건이 가진 고유한 가치뿐 아니라 그것을 모으는 과정을 기록하고 새로운 가치를 부가하고 있는 김재원. “단순히 물건을 파는 상업적 행위보다 아키비스트(Archevist)의 기록과 사물의 기억을 공유하는 가치를 우선으로 해요.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시대에서, 기록을 통해 아날로그적인 가치를 높이는 것이 오르에르 아카이브의 바탕 생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이 담긴 아카이브를 함께 나누며 소통하고자 아키비스트를 초대하는 전시를 열게 됐어요.” 그 첫 게스트는 바로 글을 쓰고, 사진도 찍는 장우철이다. “아티스트라면 차별화된 자신만의 예술적 관점과 취향이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장우철 작가는 그런 면에서 오르에르 아카이브가 섭외하고 싶은 1순위였어요. 요즘 취향이라는 단어가 많이 회자되고 있지만, 확실한 취향을 드러내는 경우는 찾기가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거든요. 오르에르 아카이브가 취향의 가게인데, 취향을 공유하는 이번 전시에 딱 어울리는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진이나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너무 확고한 분이라고 봐요.” 이미 4월 8일자로 종료된 전시 ‘<The Piano : flowers> by Jang woochul’. 왜 지난 전시를 소개하느냐면 이렇게 사진으로, 글로나마 접해도 좋을 충분한 가치가 있기 때문. 그리고 맑은 날 잠깐 내리는 여우비에 젖듯 당신의 가슴에 촉촉한 기운을 주리라는 바람 때문이다.

본인의 사진 작품 ‘Flowers-Sicilia’(2015) 앞에 선 장우철 작가.

본인의 사진 작품 ‘Flowers-Sicilia’(2015) 앞에 선 장우철 작가.

본인의 사진 작품 ‘Flowers-Sicilia’(2015) 앞에 선 장우철 작가.

어렴풋하게 아름다운 장우철
남성 잡지 <GQ>에서 피처 에디터로 15년간 일했으며 2권의 책을 낸 장우철. 그중 2012년에 낸 첫 책 《여기와 거기》 (난다)에 스스로 적은 프롤로그는 이렇다. “글을 쓰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글을 다듬고 사진을 가렸습니다. 딱히 여행이라 생각하지 않고도 여기저기 쏘다녔습니다. 그러다 마주친 풍경과 사람과 노래와 나무와 종이와 돌과 자동차와… 세상의 모든 것들은 따로따로 있지 않음을 알았습니다. 거기에 있는 것과 여기서 생각나는 것이 어떻게든 이어져 있습니다. (중략) 가령, 15세기 독일 작가가 쓴 책을 19세기 조선 도공이 빚은 그릇 곁에 두고 1970년대에 녹음한 노래를 들으며 오늘 아침 꽃을 피운 자귀나무를 보는 지금을 말입니다. 모두 여기 있으므로, 추억이 아니라 바로 지금이기에 아름답다 생각했습니다.”

벽에 걸린 사진 작품은 ‘Untitled-Roses #02’(2016).

벽에 걸린 사진 작품은 ‘Untitled-Roses #02’(2016).

벽에 걸린 사진 작품은 ‘Untitled-Roses #02’(2016).

‘꽃’을 모티프로 한 다양한 사물과 함께 사진 작품을 실은 엽서 또한 구매할 수 있었다.

‘꽃’을 모티프로 한 다양한 사물과 함께 사진 작품을 실은 엽서 또한 구매할 수 있었다.

‘꽃’을 모티프로 한 다양한 사물과 함께 사진 작품을 실은 엽서 또한 구매할 수 있었다.

오르에르 아카이브의 첫 전시를 함께하게 됐다. 2016년에는 자그마치에서도 전시를 했다. 김재원 대표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2016년 1월이었나 2015년 12월이었나, 얼핏 추운 날로 기억하는데 처음 만났을 때 자그마치에서 전시를 하자고 제안했고 그게 인연이 됐다.

전시명 <The Piano : flowers>에 ‘피아노’와 ‘꽃’이 들어 있다. 꽃 사진, 꽃병과 꽃병이 아닌 것들 등 그간 내가 모은 꽃에 관한 모티프를 선보이는 전시다. 꽃을 테마로 두고 생각을 더하다가, 쇼팽의 발라드 1번과 골드문트(Goldmund)의 새 앨범 소식이 겹치면서 피아노를 떠올렸다. 그렇게 지은 제목이다.

‘꽃’을 주제로 한 전시에 ‘생화’가 가득하지 않다. 꽃을 생각하려는 마음에 ‘살아 있는 꽃’이라는 게 힌트나 키워드가 된 적은 없다. 생각하거나 필요로 하거나 예뻐라 쳐다보거나 하는 많은 것을 ‘꽃’이라는 테마로 이어보았다.

당신에게 꽃은 어떤 피사체인가? 어떤 극단, 끝, 절정과 피날레, 아름다움과 추악함. 꽃과 싸우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먼저 시비를 걸기도 한다. 이기려고 하는데 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싸움이다.

꽃 사진도 찍고 풍경 사진도 찍고 사물 사진도 찍고 있다. 이 모든 시작이 어쩌다 하루, 방 안에서 포착한 일상이 예뻐 사진으로 담기 시작된 것이라고? 창이 서쪽으로 나 있는데, 제법 큰 창이다. 빛이 푸짐하게 들어온다. 10년을 살면서도 그걸 사진으로 다루려는 생각은 못 했는데, 어느 날엔가 시작해서는 내내 생각하고 있다. 빛을 다룰 수 있을까, 내 방으로 들어온 빛을 내 방으로 들어온 사과나 돌멩이나 쇼핑백처럼 마음껏 다룰 수 있을까 생각한다. 오브제든 인물이든 ‘정물’이라는 파장 안에 두고 작업한다.

당신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빛이 가장 예쁘고, 바람이 가장 잘 드나드는 찰나의 순간을 촬영한다는 느낌이 든다. 어떤 상황이 당신을 움직이게 하는지. 계절과 시간마다 달라지는 게 빛이다. 제철 과일이 있듯. 상황에 닥쳐 카메라를 들기보다는 그 빛이 올 때를 기다린다. 기다리는 동안 ‘꿈을 꾼다’고 표현해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이미지를 그려보곤 한다. 사진으로 전달하고 싶은 이미지를. 

그냥 보아도 예쁘고 작업을 하다 문득 손에 쥐었을 때의 촉감마저 좋은 돌.

그냥 보아도 예쁘고 작업을 하다 문득 손에 쥐었을 때의 촉감마저 좋은 돌.

그냥 보아도 예쁘고 작업을 하다 문득 손에 쥐었을 때의 촉감마저 좋은 돌.

장우철 작가가 생각하고 탐구하는 이미지 중 하나로 둥글게 말아놓은 양말이 놓여 있는 유리장.

장우철 작가가 생각하고 탐구하는 이미지 중 하나로 둥글게 말아놓은 양말이 놓여 있는 유리장.

장우철 작가가 생각하고 탐구하는 이미지 중 하나로 둥글게 말아놓은 양말이 놓여 있는 유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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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뮌헨의 벼룩시장과 이베이에서 구매한 새 조각상.

각각 뮌헨의 벼룩시장과 이베이에서 구매한 새 조각상.

장우철 작가의 마음을 사로잡은 빙&그론달(Bing&Grondahl)’의 소년상.

장우철 작가의 마음을 사로잡은 빙&그론달(Bing&Grondahl)’의 소년상.

장우철 작가의 마음을 사로잡은 빙&그론달(Bing&Grondahl)’의 소년상.

꽃 사진, 꽃병과 꽃병이 아닌 것들 중 돌도 있다. 돌은 사과나 실크나 카메라나 꽃병이 그렇듯 내게 필요하거나 필요하지 않더라도 너무 예뻐서 어쩔 수가 없거나 해서 갖게 된 것이다. 경기도 이천에 있는 한 수석 가게에 갔을 때다. 수석을 전문으로 다루는 분들에게는 별로 가치가 큰 돌이 아닌데, 나는 보자마자 좋아서 쳐다보고 있었다. 마침 주인아저씨가 “잘 보면 돌 속에 꽃이 있다”고 해서 그런가? 웃기도 하면서 그 꽃이 9월 봉숭아라면 어떨까 여기며 구매한 돌이다. 볼리비아인지 이집트인지 아무튼 내가 가보지 못한 나라에서 온 것이라 들으며, 경기도 광주에서 산 돌도 있다. 작업을 할 때 마우스 옆에 질감이 유난한 돌을 두고 그 위에 손을 얹곤 한다. 매번 놀랄 만큼 차갑고, 어떤 만큼 가지런하다.

조각상과 컵도 있다. 무릎에 상처라도 났는지 바지를 걷어보는 소년상, 아주 깊은 바다에 들어가보지 않았지만 아귀가 사는 곳쯤에는 저런 색이 날까 그런 생각이 드는 컵이다.

일상 중 내가 사랑하는 사물이 주는 힘이 있는지. 아이고. 나는 사물을 사랑하지는 않는다. 가까이 두고 보면서 좋아라 웃을 때가 있다. 그때그때 대상은 다르다. 휙 돌아서서 버리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얼른 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무슨 힘인가를 얻는다면 얻기도 할 텐데 그걸 사물에서 이런 에너지를 얻는다라고 말하는 건 민망하고 웃기다. 그렇다. 그냥 나와 저것, 그 사이면 족하다. 또 나는 사물에 어떤 이야기를 두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빈티지 물건에는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는 식으로 뭔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을 사양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일부러 이야기를 지우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혹시 중고나라에서 당신의 사진이 담긴 포스터를 구하고 싶다는 글을 보았는가? 도대체 어디서 살 수 있나? 홈페이지 제작을 미루고, 미루고, 미루고 있다. 한동안은 개인적인 연락으로만 가능할 듯하다. 이번 오르에르 아카이브에서의 이벤트 같은 경우가 종종 있을 텐데, 그런 정보는 인스타그램(@jangwoochul)에 올리게 될 테다.

당신이 좋아하는 작가 3명은? 사진 작가는 권부문, 글 작가는 윤택수와 황인찬.

올봄, 직접 기획하고 편집한 책이 나온다고 들었다. 그리고 예정 중인 가장 가까운 전시도 궁금하다. 올가을 전시와 함께 나올 책 ‘하우스 비전-서울(HOUSE VISION-SEOUL)’을 편집하고 있다. ‘하우스 비전’은 무인양품의 창립자인 하라 켄야가 일본에서 시작한 일인데 지금은 서울에서 진행 중이다. 그리고 나의 세 번째 책도 올해 내려고 한다. 정성을 다해 쓰고 있다. 전시는 <A Wall with a Good View>로 4월 27일부터 5월 27일까지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비아인키노’에서 열릴 예정이다.

전시와 함께 판매되기도 한 장우철 작가의 사물들.

전시와 함께 판매되기도 한 장우철 작가의 사물들.

전시와 함께 판매되기도 한 장우철 작가의 사물들.

그의 글도 궁금하다면. 매달 2~3회에 걸쳐 장우철 작가의 사진과 글이 실리는 ‘장우철의 스틸라이프’를 <조선일보> 디지털판에서 볼 수 있다.

그의 글도 궁금하다면. 매달 2~3회에 걸쳐 장우철 작가의 사진과 글이 실리는 ‘장우철의 스틸라이프’를 <조선일보> 디지털판에서 볼 수 있다.

그의 글도 궁금하다면. 매달 2~3회에 걸쳐 장우철 작가의 사진과 글이 실리는 ‘장우철의 스틸라이프’를 <조선일보> 디지털판에서 볼 수 있다.

자그마치, 더블유디에이치, 오르에르, 오르에르 아카이브를 운영하는 김재원 대표.

자그마치, 더블유디에이치, 오르에르, 오르에르 아카이브를 운영하는 김재원 대표.

자그마치, 더블유디에이치, 오르에르, 오르에르 아카이브를 운영하는 김재원 대표.

찬찬한 템포를 지닌 김재원
김재원 대표는 <리빙센스>가 공식 미디어인 ‘2017 리빙앤라이프스타일展’에서 열린 세미나의 연사였다. 그때 들은 강의 중 잊히지 않는 내용이 있다. 카페에 둘 쓰레기통을, 아니 보다 정확하게는 예쁜 쓰레기통을 찾기 위해 100여 개가 넘는 온라인 사이트를 검색했다는 것과 카페에서 틀 음악의 플레이 리스트를 문을 여는 동시에 닫을 때까지, 시간별 무드에 맞춰 분과 초까지 계산해서 설정했다는 것이다. 이유 있는 집요함과 물건, 음악, 공간을 대하는 심미안이 매우 존경스러웠다. 그리고 오르에르 아카이브라는 공간을 열었다고 했을 때, 역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허투루 하지 않는다. 김재원 대표가 지닌 물건 또한 그렇다.

오르에르 아카이브 매장에서 바라본 장우철 작가의 <The Piano : flowers>展.

오르에르 아카이브 매장에서 바라본 장우철 작가의 <The Piano : flowers>展.

오르에르 아카이브 매장에서 바라본 장우철 작가의 <The Piano : flowers>展.

연한 노란빛이 좋아서 오래전 암스테르담 시장에서 구매한 옐로 크리스털.

연한 노란빛이 좋아서 오래전 암스테르담 시장에서 구매한 옐로 크리스털.

연한 노란빛이 좋아서 오래전 암스테르담 시장에서 구매한 옐로 크리스털.

오르에르 아카이브는 바로 옆에 위치한 더블유디에이치와 다르다. 더블유디에이치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물건과 삶의 스타일을 제안하는 가게라면, 오르에르 아카이브는 좀 더 오브제와 취향의 아카이빙에 초점을 맞춘 가게다. 우리 모두는 아키비스트(Archivist)다라는 전제로 사물을 보는 시선과 취향,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서 만든 상점&갤러리다.

어떤 기준으로 모은 물건들인가? 먼저, 시간이 담긴 물건들을 중시한다. 오랫동안 쓰여지고 사랑을 받아온 물건들, 앞으로 오랫동안 같이해도 될 물건들을 아키이빙한다. 그리고 조형성에 가치를 둔다. 자연물과 인공물의 각기 다른 조형미는 세대를 넘는 가치를 지닌다고 믿는다. 마지막으로 그 오브제가 가진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그룹으로 이야기한다면 첫째는 오랜 시간의 가치가 담긴 앤티크와 빈티지들, 두 번째는 현대 공예가나 제조회사들이 만든 조형성이 뛰어난 제품, 마지막으로 광물이나 나뭇가지, 식물들의 표본 같은 자연물들이다. 


빛바랜 종이도 있다. 빛바랜 듯 보이지만 실은 빛바랜 것이 아니라, 한지에 옻을 입히는 특수한 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 공예품 중에 완성품이기도 하지만 멋진 소재로서 아카이빙한 것이다. 세계적으로 자랑해도 손색이 없는 멋진 일품이라 생각한다.

빨간 화병은 어떤 물건인가? 1910년 설립돼 1990년 문을 닫은 핀란드의 리히마엔라시(RiihimaenLasi)라는 유리공장에서 활약했던 카이 프랑크(Kaj Franck)가 만든 아트 글라스다. 루비와 같은 붉은색 사각병 3개를 한눈에 반해 구매했다. 카이 프랑크의 작품들은 너무나 유명한데, 이 병들은 각기 다른 자유로운 형태를 가진 것으로 그의 대표작들과는 조금 동떨어진, 자유로운 형식이 느껴져서 더욱 애착이 간다. 언제 생각이 바뀔지 모르지만, 아직은 비매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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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에르 아카이브의 매장 전경.

오르에르 아카이브의 매장 전경.

빨간 화병은 카이 프랑크가 만든 아트 글라스.

빨간 화병은 카이 프랑크가 만든 아트 글라스.

빨간 화병은 카이 프랑크가 만든 아트 글라스.

실버 제품도 있다. 1900년대 초기에 만들어진 실버 플레이트로, 런던에서 유학하던 2000년 초 자주 가던 앤티크 숍에서 구매했다. 유리에 비해 실버 제품들은 손이 잘가지 않지만, 영국의 전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디자인에 반해 구매했다. 특히 실버 제품들은 은은한 빛 반사를 주면서 주위의 분위기를 잡아주는데, 그 공간감을 만들어내는 순간이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과도한 장식이 있는 것보다는 소재감에 충실한 컬렉션을 중시하고 있다.

장우철 작가는 돌을 좋아한다. 나는 광물을 좋아한다. 핑크 플루오라이트 쿼츠, 크리스털, 맬러카이트 등이다. 각각 질감과 색상에 이끌려 구매했다. 구매한 곳은 일본, 스페인, 태국, 프랑스 등 다양하다. 광물의 의미나 효과를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조형성에 기반해서 다른 오브제들과의 매칭을 중시한다. 또한 질감과 색상을 바라보며 얻는 심리적 안정감도 그러한 조형미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자연물은 인공물에 비해 사람들의 마음이 이입되는 과정이 남다르고, 나의 돌이 되는 과정이 나름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물건의 가짓수가 어마어마하다. 단번에 모은 물건들이 아니라는 게 읽힌다. 어떻게 관리하나? 아카이브이기 때문에 모든 물건은 사진으로 기록해둔다. 또 손님들이 사가는 물건은 팔았다기보다 새로운 아키비스트에게 이관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더욱 모든 것을 기록해둔다.

일상 중 내가 사랑하는 사물이 주는 힘이 있나? 오브제가 단순히 기능으로 평가되기보다는 소유한 사람의 생각을 나타내는 경우에 주목하고 싶다. 나에게 선택된 오브제와 교감을 나누며 살아가는 것도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또 내가 누군가에게 오브제를 선물했을 때, 그 오브제를 통해 그 사람과 교감을 나누는 경우도 참 멋있지 않을까?

첫 전시를 장우철 작가와 하게 됐다. 그다음 예정된 전시는 누구와, 언제 하게 되나? 그건 비밀로 하겠다. ‘곧’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고, 인스타그램(@orer.archive)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기대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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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큰 것은 무거워서 작은 광물을 위주로 모았다. 다양한 형태와 색채가 가진 조형미를 좋아해 어느 도시에 가거나 광물을 취급하는 상점에 꼭 들른다는 김재원 대표. 나중에는 광물을 비롯해 돌을 모으는 아키비스트를 초대할 예정이다.

너무 큰 것은 무거워서 작은 광물을 위주로 모았다. 다양한 형태와 색채가 가진 조형미를 좋아해 어느 도시에 가거나 광물을 취급하는 상점에 꼭 들른다는 김재원 대표. 나중에는 광물을 비롯해 돌을 모으는 아키비스트를 초대할 예정이다.

  • 너무 큰 것은 무거워서 작은 광물을 위주로 모았다. 다양한 형태와 색채가 가진 조형미를 좋아해 어느 도시에 가거나 광물을 취급하는 상점에 꼭 들른다는 김재원 대표. 나중에는 광물을 비롯해 돌을 모으는 아키비스트를 초대할 예정이다. 너무 큰 것은 무거워서 작은 광물을 위주로 모았다. 다양한 형태와 색채가 가진 조형미를 좋아해 어느 도시에 가거나 광물을 취급하는 상점에 꼭 들른다는 김재원 대표. 나중에는 광물을 비롯해 돌을 모으는 아키비스트를 초대할 예정이다.
  • 은으로 만든 잔과 찻잎 통. 실버 제품은 공간을 아름답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은으로 만든 잔과 찻잎 통. 실버 제품은 공간을 아름답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매우 설렜다. 이 둘을 만날 생각을 하니, 첫 만남 후 두 번째 데이트를 하게 된 연인을 보러 가는 듯 긴장되며 상기됐다. 한두 줄로는 단정 지을 수 없는 이 둘을 만나 따로 또 같이 나눈 대화를 덤덤하게 풀어본다. 꾸미고 싶지 않고 가감하고 싶지 않다. 실속과 효용이 아닌 그 자체의 식물, 물건, 풍광을 사랑하는 남자 장우철과 여자 김재원이다.

Credit Info

기획
이경현 기자
사진
김덕창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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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사진
김덕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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