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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첫 주택 도전

저 푸른 초원 위 설원재

On January 17, 2018 0

인테리어 디자인 업체 코나디자인의 백예진 대표. 그간 거주형 실내 공간과 상업 공간의 인테리어 작업을 주로 하던 베테랑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인생 첫 도전을 했다. 남편과 아이 둘까지 네 식구가 살 집을 직접 짓기로 한 것. 그리고 맨땅에 헤딩하듯 반 년 동안 치열하게 부딪혔고 2층 규모의 하얀 주택이 완성됐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관상동에 위치한 ‘설원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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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원재의 거실 전경. 창호는 바이덴, 전동 블라인드는 솜피.

설원재의 거실 전경. 창호는 바이덴, 전동 블라인드는 솜피.

현관 입구에 마련된 미니 세면대. 마당에서 놀고 들어온 아이들이 손을 씻을 수 있도록 고안한 공간이다. 아래쪽엔 수납장을 둬 각종 운동용품과 가드닝용품을 보관할 수 있다.

현관 입구에 마련된 미니 세면대. 마당에서 놀고 들어온 아이들이 손을 씻을 수 있도록 고안한 공간이다. 아래쪽엔 수납장을 둬 각종 운동용품과 가드닝용품을 보관할 수 있다.

현관 입구에 마련된 미니 세면대. 마당에서 놀고 들어온 아이들이 손을 씻을 수 있도록 고안한 공간이다. 아래쪽엔 수납장을 둬 각종 운동용품과 가드닝용품을 보관할 수 있다.

코나디자인 백예진 대표의 네 식구가 살았던 곳은 삼송 신도시의 아파트. 큰 불편함은 없었던 아파트살이였지만 늘 10분 거리에 있는 전원 마을이 눈에 들어왔다. 활동량이 많은 다섯 살 견우와 세 살 연우가 층간 소음 걱정 없이 맘껏 뛰놀게 하고 싶었다. 이왕이면 아이들이 어릴 때 자연과 가까이 지내며 남다른 추억과 감성을 쌓길 바랐다. 무엇보다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과 시공 일을 하면서 건축 설계에도 관심이 많았던 백예진 대표. “제가 설계, 디자인, 시공까지 모두 맡아 우리 가족이 살 집을 직접 짓고 싶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몰랐기에 할 수 있었던 무모한 도전이었죠(웃음).” 이렇게 장장 6개월에 걸쳐 2층 단독 주택을 짓는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생애 첫 주택의 이름은 ‘설원재(䨮原在)’. “눈같이 희고 깨끗한 언덕 위의 집이란 뜻이에요. 가족의 근원과 추억이 하얗고 고결하게 담길 집이라는 의미도 들어 있죠. 실제로 이곳은 산으로 둘러싸인 곳이라 눈이 오는 겨울이면 주변이 온통 하얗게 변해요.” 경험이 없으니 이미지 공유 및 검색 사이트인 핀터레스트(www.pinterest.co.kr)를 비롯해 일본 방송 프로그램인 <와타나베의 건축 탐방>과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작업을 소개하는 해외 서적 《Architecture Now! HOUSES》(TASCHEN)’을 보며 닥치는 대로 공부했다. 하지만 ‘자연을 함께할 수 있는 집’ 그리고 ‘비움이 있는 집’이란 콘셉트가 워낙 확고해 처음부터 끝까지 큰 흔들림 없이 일이 진척됐다. 총 2층 규모로 1층은 거실, 주방, 마당이 있어 가족이 함께 모이는 소통의 공간이다. 2층은 부부 방, 욕실, 서재, 아이 방이 있어 각자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다. 공용 공간이 아래에, 개인 공간이 위층에 놓인 ‘설원재’를 소개한다.

자연과 거실, 거실과 자연
디자인을 간소화하고 마감재 컬러를 통일해 여백의 미를 강조한 ‘설원재’. 그리고 하루 24시간은 물론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 자연의 변화를 지켜볼 수 있도록 곳곳에 크고 작은 창을 냈다. “덕분에 해 질 녘 노랗게 물든 하늘, 서리가 앉은 나무, 소복이 쌓이는 마당을 고스란히 볼 수 있게 되었어요. 그간 바쁘게 살아서 시간이 빨리 가는 줄 알았는데요. 하지만 이 집에서 살면서부터는 그간 계절의 변화를 눈에 담지 못했기 때문에 세월이 그리도 빨리 지나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로소 마음에 여유가 생겨요.” 집 안의 모든 공간에는 벤자민무어 페인트의 친환경 페인트로 마감했다. 무광과 유광 사이의 로우씬(저광) 페인트를 선택해 고급스러운 도장을 꾀했다. 그리고 1층에는 아이보리 색상의 포세린 타일을 깔았다. 하이라이트는 얼핏 봐서는 모를, 하지만 가장 공을 많이 들인 천장 조명이다. “거실 천장 중앙에 큰 조명 하나로 불을 밝히는 획일화된 디자인을 탈피하고 싶었어요. 거실에서는 책을 읽을 수도 있고, 놀이를 할 수도 있고요. 소파에 누워 영화를 볼 수도 있어요. 시간대와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다양한 조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거실 끄트머리 마이너스 몰딩 안에 노란색 무드등을 설치했다. 마치 활주로처럼 천장을 가로지르는 2개의 직선에는 하얀색, 즉 주광색 조명을 설치해 아이들이 공부할 때 불편하지 않도록 했다. 조명은 모두 각각의 스위치로 연결돼 하나하나 혹은 따로 켤 수 있도록 했다.

하늘 아래 아이 책방
“천창을 통해 하늘, 별, 달을 볼 수 있는 책방이에요.” 소파와 TV가 있는 거실 공간과 분리될 수 있도록 바닥의 높이로 차이를 준 ‘스킵 플로어’를 적용했다. 이곳에서 올려다보면 아이들 방이 보이도록 길게 창도 냈다. “아이들이 잘 놀고 있는지 혹은 싸우지 않는지 볼 수 있고요. 1층과 2층에 떨어져 있어도 창을 통해 인사하며 일상을 나누고 싶었어요. 나중에 아이들이 청소년이 되었을 때, 지금과 달리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 할 것 같아서요. 부모와 아이 사이가 단절되지 않고, 잠은 잘 자는지, 공부를 하는지 등 가족끼리 최소한의 소통을 위해 만든 창입니다.”

큰 창으로 마당이 내다보이고 2층의 아이 방을 올려다볼 수 있는 긴 창을 낸 거실. 벽에 걸린 그림은 작가 브라이언 레이턴(Brian Leighton)의 작품으로 abc갤러리에서 구매, 소파는 코나디자인에서 제작.

큰 창으로 마당이 내다보이고 2층의 아이 방을 올려다볼 수 있는 긴 창을 낸 거실. 벽에 걸린 그림은 작가 브라이언 레이턴(Brian Leighton)의 작품으로 abc갤러리에서 구매, 소파는 코나디자인에서 제작.

큰 창으로 마당이 내다보이고 2층의 아이 방을 올려다볼 수 있는 긴 창을 낸 거실. 벽에 걸린 그림은 작가 브라이언 레이턴(Brian Leighton)의 작품으로 abc갤러리에서 구매, 소파는 코나디자인에서 제작.

거실과 이어지는 하늘 아래 책방. 책장은 코나디자인에서 제작.

거실과 이어지는 하늘 아래 책방. 책장은 코나디자인에서 제작.

거실과 이어지는 하늘 아래 책방. 책장은 코나디자인에서 제작.

사방에 창을 낸 주방
주방은 거실과 분리하기 위해 ‘ㄱ’자 구조로 설계했다. 그리고 주방 역시 자연을 내다볼 수 있는 창을 우선으로 뒀다. 일반적으로 주방 개수대 쪽 벽은 타일로 시공하기 마련. 하지만 코나디자인 백예진 대표는 풍경을 내다볼 수 있도록 유리창을 만들었다. 다이닝 룸도 식탁과 수직이 되도록 창을 냈다. 식탁 옆으로는 특별한 공간이 있는데,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아이들을 위한 드레스 룸이 펼쳐진다. 아이 방이 있는 2층이 아닌, 1층 주방 옆에 이런 공간을 마련한 이유는 이렇다. “아이들이 다섯 살, 세 살로 아직 어려요. 주로 잠을 잘 때 빼고는 거의 1층에서 생활을 하죠. 외출 준비를 할 때 1, 2층을 오르락내리락해야 되는 번거로움을 줄이려고 설계 때부터 미리 염두에 둔 공간이에요.” 현재는 아이들의 드레스 룸으로 사용하지만 추후 아이들이 커서 각자의 방으로 옷들이 올라가면 주방용품과 청소용품 등 자질구레한 짐들을 보관하는 창고로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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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전경. 식탁은 코나디자인에서 제작, 의자는 르위켄에서 구매, 후드와 인덕션은 하츠.

주방 전경. 식탁은 코나디자인에서 제작, 의자는 르위켄에서 구매, 후드와 인덕션은 하츠.

 

수전 하나의 강력한 힘
뒷마당에 서 있는 키 큰 대나무를 감상하기 위해 일부러 길게 창을 낸 1층 화장실. 그리고 세면대 위에는 집을 짓기 전부터 점찍어둔 수전을 설치했다. 바로 이탈리아 수전 브랜드 제시(Gessi)의 고찌아(Goccia) 라인이다. 이탈리아어로 ‘떨어지다’라는 의미의 고찌아는 물방울 모양을 형상화한 수전이다. 제시의 디자이너가 자연을 거닐면서 무심코 떨어지는 물방울을 보고 영감을 얻은 것으로 국내 주거 형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시도가 눈에 띈다.

햇살이 쏟아지는 부부 침실
온전하게 침실로만 기능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의 변화가 느껴지도록 정면에 창을 내고 방보다 더 넓은 테라스를 마련했다. 시간의 변화를 그대로 보기 위해 암막 커튼 대신 리넨 커튼을 달았다. 여기에 침대와 협탁만을 두어 수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 또 리조트같이 아늑한 느낌을 연출하기 위해 에어라이톤의 실링 팬을 달았다.

우리 가족 실내 노천탕
마치 자연 속에서 목욕을 하는 노천탕을 콘셉트로 꾸며진 2층 욕실. 가족탕의 개념으로 네 식구가 함께할 수 있도록 새턴바스의 넓고 깊은 욕조를 매립했다. 바닥은 원목 마루와 비슷한 컬러의 타일을 써서 최대한 내추럴한 분위기를 냈다. 또 툇마루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욕조 옆으로 널찍한 공간을 마련해 아이들이 씻으면서 놀 수 있도록 했다. 차 한 잔 마시며 사색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목욕 시 따뜻함을 유지하기 위해 벽면에 전기 벽난로를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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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 공간을 적극 활용한 서재
백예진 대표와 남편이 업무를 보거나 자기 개발을 하는 2층 서재. 이곳에는 비밀 공간이 있다. 바로 직접 제작한 붙박이장. 일반적인 디자인을 탈피해 사선으로 절개된 문을 열면 남편을 위한 미니 화장대가 나온다. 또 그 거울을 열면 로션, 면도용품, 향수 등을 수납할 수 있는 선반이 나온다. 바쁜 출근길에 옷을 갈아 입으면서 바로 치장을 할 수 있도록 한 것. 붙박이장에 옷뿐 아니라 화장대까지 들이며 스마트 가구로서의 기능을 한층 높였다.  


디테일의 힘을 보여주는 2층 통로
2층 통로의 벽과 문 사이는 완벽한 일체감이 이뤄지도록 디자인했다. 문틀을 없애고 문과 벽의 마감재를 통일했다. 또 경첩을 반대 반향으로 설치해 벽과 문 사이의 틈을 좁혔다. 이러한 세심한 디자인은 난간에도 적용됐다. 제작 과정에서 규사의 철분을 제거해 녹색이 돌지 않는 백유리를 써는데 이는 일반 유리 대비 더욱 맑고 투명한 색을 내기 때문. 흰 벽과 난간 유리의 세련된 조화를 읽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계단의 난간과 유리는 모두 부창금속에서 제작했다.

맘껏 뛰고 굴러도 되는 아이 방

견우와 연우를 위해 대형 창을 낸 아이 방. 놀고, 자고, 공부하는 동안에도 자연을 가까이 했으면 하는 엄마의 마음을 가득 담았다. 그리고 2층에 다락 공간을 만들어 아이들만의 아지트도 만들었다. 특별히 아토피나 새집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 에덴바이오 친환경 종이 벽지와 벤자민무어 페인트의 친환경 페인트를 사용했다.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벽장에는 북미산 자작나무를 썼다.

인근 주민의 민원으로 포크레인이 진입조차 못해 공사가 중단된 적도 있다. 소음을 이유로 금전적인 보상을 요구받은 적도 있다. “집을 짓는 동안 가장 힘든 일이 바로 민원이었어요. 정도가 심한 민원에는 화가 나기도 했지만 연신 고개 숙여 사과했어요. 6개월간 나 죽었다 하고 공사를 했고, 저희 가족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그 고통이 싹 가셔요. 처음 지은 집이라 오래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처음 집을 짓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는지 물었다. “토지를 매입할 때부터 전기, 가스, 수도, 오·하수 등의 시설이 집 앞까지 연결되어 있는지, 즉 ‘인입’이 되어 있는지 확인하세요. 이런 시설 공사가 되어 있지 않은 땅이라면 직접 부지를 정리하고 시설 공사를 새로 해야해요. 인입 여부에 따라 토지 매매가가 1억원가량 차이나기도 하는데요. 저는 직접 해볼 요량으로 덤볐다가, 결론적으로 비용과 시간이 더 들어갔어요. 큰 공사이다 보니 민원이 잦아서 괴로웠고요. 이 부분을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INFORMATION
대지면적 452㎡(약 136평)
건축면적 175㎡(약 53평)
연면적 214㎡(약 64평)
건폐율 35%
용적률 38%
건물 규모 지상 2층
주차 대수 2대
구조재 철근콘크리트조
단열재 180t 비드법 2종 1호(스티로폼 단열재 종류)
마감재 지붕_평지붕, 우레탄 방수 위 무근콘크리트
외벽_스타코플렉스
창호재 독일식 pvc 3중유리 바이덴창호
설계•디자인•시공 코나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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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서 바라본 설원재의 외관.

마당에서 바라본 설원재의 외관.  

  • 마당에서 바라본 설원재의 외관. 
마당에서 바라본 설원재의 외관.
  •  마당의 테라스 겸 수영장. 여과 시스템을 적용해 물을 자주 갈지 않아도 된다. 또 흙이나 낙엽 등의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데크에 레일을 달아 사용할 때마다 열고 닫을 수 있다. 데크는 물이 닿아도 썩지 않게 합성 목재를 사용했다. 마당의 테라스 겸 수영장. 여과 시스템을 적용해 물을 자주 갈지 않아도 된다. 또 흙이나 낙엽 등의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데크에 레일을 달아 사용할 때마다 열고 닫을 수 있다. 데크는 물이 닿아도 썩지 않게 합성 목재를 사용했다.

인테리어 디자인 업체 코나디자인의 백예진 대표. 그간 거주형 실내 공간과 상업 공간의 인테리어 작업을 주로 하던 베테랑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인생 첫 도전을 했다. 남편과 아이 둘까지 네 식구가 살 집을 직접 짓기로 한 것. 그리고 맨땅에 헤딩하듯 반 년 동안 치열하게 부딪혔고 2층 규모의 하얀 주택이 완성됐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관상동에 위치한 ‘설원재’다.

Credit Info

기획
이경현 기자
사진
김덕창
건축 설계 및 인테리어
코나디자인(02-388-5754, www.conadesign.com)

2018년 1월

이달의 목차
기획
이경현 기자
사진
김덕창
건축 설계 및 인테리어
코나디자인(02-388-5754, www.conadesi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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