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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G THE DOGS'

2018 트렌드 미리보기 1

On December 18, 2017 0

지난 11월, 국내 최대 소비자 트렌드 분석 기관인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대표교수 김난도)는 2018년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트렌드 코리아 2018》를 출간했다. 이들이 선정한 2018년 키워드 조합은 ‘꼬리가 머리를 흔든다’는 영어 숙어 ‘Wag the dogs’. 이들이 제시한 10가지 세부 키워드는 어떤 의미이며, 우리는 어떤 것에 주목해 한 해의 삶을 준비해야 할까?

2018 TREND #1
What’s Your ‘Small but Certain Happiness’?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
일본의 대문호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수필집에서 일상의 작은 행복에 대한 정의로 ‘소확행’이란 단어를 처음 사용했다. 그의 경우 “예쁜 꽃을 사서 집 안을 꾸미는 것, 좋아하는 안락의자에 앉아 잠들기 전 잠시 조는 순간, 욕조에 몸을 담그고 하루의 피로를 풀 때” 소소한 행복을 느꼈단다. 토머스 모어는 “삶이란 야심 찬 목표를 갖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목표에 반대하는 것이며, 평범함을 추구하고 별스럽지 않은 것을 양성하는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에디터에게 별스럽지 않은 작고 평범한 일들이란 아주 추운 겨울 날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온기, 하얀 수건을 깨끗하게 빨고 팡팡! 소리 내며 털 때 느껴지는 청결한 냄새, 설거지를 깨끗하게 마친 후 그릇에서 나는 ‘뽀드득’ 소리 같은 것들이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조금 나아지는 이것들을 가장 자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은 집이다. 28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던 2017 서울디자인리빙페어의 메인 테마는 ‘우리 집에 놀러와’였다. 지난 2개월 사이 글로벌 홈 퍼니싱 브랜드 이케아는 고양시에 2호점을 오픈했고, 포터리반과 웨스트엘름 등 해외 홈 퍼니싱 브랜드들이 논현동 가구거리에 거대한 규모의 숍을 오픈했다. 집에서 다양한 행복감을 찾아가는 것이 익숙한 사람들은 새로운 취미 거리를 찾아냈다. 집에서 작은 식물 키우기, 영화 보면서 맥주 마시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슬라임’과 놀기 혹은 ‘ASMR(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으로 바람이 부는 소리, 연필로 글씨를 쓰는 소리, 바스락거리는 소리 등을 제공한다)’ 듣기…. 사회를 지배하는 큰 가치가 굳건할 때는 특별한 고민 없이 그 가치를 따르기만 하면 됐다. 하지만 이때 내가 가진 개성과 다양성은 무너지기 십상이다. 작지만 확실한 일상의 행복은 행복을 재단하지 않는다. ‘당신만의 방식으로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은 개인에 대한 인정이며 나아가 한 사람의 개인이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휴식에 대한 인정이다. 개인의 소확행에 대한 인정이라는 화두가 떠오를 2018년, 우리는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전적으로 개인에게 달린 일이라는 점에서 조금은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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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TREND #2
Added Satisfaction to Value for Money :
‘Placebo Consumption’
마음을 위로하는 플라시보 소비
2017년 우리 국민이 겪었던 불안 중에는 건강에 관련된 것이 유난히 많았다. 코끝이 ‘찡’ 하게 매운 날엔 반드시 황사 알림 문자를 받았다. ‘깨끗함’을 광고하던 여성의 필수품 생리대에선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내진 설계를 무시하고 지어졌던 건물은 크지 않은 충격에도 기본 골조인 옹벽에 금이 갔다. 한 해의 대미를 장식하는 크고 작은 자연 재해와 안전사고 덕분에 우리는 조금 더 돈을 쓰게 됐다. 집에 공기청정기가 있지만 하나 더 구매한다. 가격에 비해 터무니없이 용량이 작지만 미세먼지를 확실히 씻어내는 클렌징 뷰티 아이템, 1+1 행사와는 거리가 먼 유기농 생리대, 부동산 시세와는 맞지 않지만 내진설계가 되어 있어 안전한 집까지. 가격 대비 성능 좋은 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인간은 보다 효용성이 큰 것을 택한다’는 고전경제학의 논리인 소위 ‘가성비’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가성비에 대해 생각할 수 없다. 눈앞의 손해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트렌드 코리아 2018》은 이런 소비 트렌드에 대해 ‘가심비’라고 이름 붙였다. “이 약을 먹으면 낫는다”는 말을 들으면 가짜 약이라도 증상이 호전된다는 ‘플라시보 효과’가 소비 패턴에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 불안한 마음을 위안하기 위한 소비는 2018년 소비 트렌드의 구심점이 될 예정이다. 특정 연예인이나 공연, 영화 등 문화 콘텐츠에서 파생된 상품인 ‘굿즈’ 소비 역시 애정이 구매의 이유라는 점에서 또 하나의 가심비 소비로 읽어낼 수 있다. 가심비를 따지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취향에 그치지 않고 어떤 문화와 논쟁점에 있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데도 사용된다는 점에서 재미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꽃으로 형상화해 그들의 존귀함을 제품 디자인으로 풀어내고 수익금의 50%를 기부하는 브랜드 마리몬드는 브랜드와 컬래버래이션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설연화를 모티프로 한 팔찌와 굿즈를 구매하면 수익금의 80%를 생활고를 겪는 여아, 여중고생에게 기부하는 ‘설연화 팔찌 디자인’ 텀블벅 프로젝트는 한 달 만에 목표액인 150만원의 1743%를 초과 달성했다. 2018년, 내가 생각하는 가치를 의식적으로 표현하는 감성적인 소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소비 형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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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TREND #3
Generation ‘Work-Life-Balance’
빅 인플루언서, ‘워라밸’ 세대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는 1988년부터 1992년에 출생한 사람들을 ‘워라밸’ 세대라고 규정한다. 개인의 원자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타인과의 관계보다 스스로의 삶을 더 소중히 여기는 가치가 중요시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출현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직장인을 일컫는 말이다.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Work-and-life balance)’의 준말이다. 워라밸 세대는 저녁이 있는 삶을 가치 있게 여기며, 자기애는 높이고 스트레스는 낮추기 위한 일관성 있는 선택을 한다. 이들의 출현 배경에는 여러 가지 사회 작용들이 혼재해 있다. 20대 초반에 비교적 풍요로운 문화적 경험을 누렸다. 학연과 지연보다는 개인의 능력과 포트폴리오가 중요해졌다. 기성 세대에 비해 쉬이 직군을 바꾸는 이들을 두고 ‘쉽게 좌절하는 세대’라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이 세대에게는 언 땅을 삽질해서 금을 일구었다는 신화는 허황될 뿐이다. 사회적·경제적 지원이 녹록지 않은 이들에게 여전히 취직은 ‘퇴직 준비’와 동의어이며, 직장 생활은 더 소중한 취미 생활을 이어나가기 위한 방편이다. 2018년,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는 새로운 가치관으로 무장한 이 신세대 직장인, ‘워라밸’ 세대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수다.

 

2018 TREND #4
Technology of ‘Untact’
사람이 필요 없는 언택트 기술
영화 <그녀(Her)>를 보며 우리는 ‘OS’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사랑에 빠지는 남자의 이야기를 SF 공상과학이 아닌 ‘사랑 이야기’로 받아들였다. 무인의 기술을 의미하는 언택트(Untact)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주안점이자, 나를 가장 잘 알아주는 누군가는 내 가족이나 친구가 아닌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오래전부터 ‘기술이 사람을 대체할 수 있다’는 생각은 논쟁거리였다. 로봇이 필요한 것은 노동자가 아닌 지배자 계급이며, 그들은 때로 가성비를 위해 인간을 저버릴 수 있는 무정함을 보일 수 있다는 불안에서 온 논쟁이었다. 그러나 2018년의 언택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인공지능 혹은 로봇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단지 편리함과 익명성, 섬세함을 원하는 선량한 시민들이라는 점에서다. 그렇다, 누군가는 점원의 도움 없이 자신의 요구를 해결해주는 서비스를 원한다. 이는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맥도날드는 대면형 서비스를 원하지 않는 이들을 위해 키오스크를 들이고, 매장을 관리하는 직원들을 더 고용했다. 고객들은 매장이 한층 잘 관리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기업은 기존 인력을 이용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공항에서든 패스트푸드점에서든 이제 어디를 가나 우리를 맞이하는 것은 모니터 화면이라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 역시 있으리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사람과의 접촉이 부담스러운 디지털 원주민은 언택트 기술을 반기는 반면, 늘 대면 접촉을 하고 살았던 디지털 이주민은 두려움이 앞선다. 그러나 편하고 저렴하고 빠른 언택트 기술은 이미 시작됐고, 2018년엔 이런 서비스들에 가속도가 붙는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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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TREND #5
Hide Away in Your Querencia
당신에게는 ‘나만의 케렌시아’가 있나요?
2017년을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그리너리’였다. 식물이 상업 공간이나 주거 공간 상관 없이 아늑한 공간을 완성하기 위한 필수품으로 여겨졌다. 아늑한 공간이 필요한 이유는 뭘까. 스페인 투우장의 소는 결전을 앞두고 마지막 숨을 고르며 잠시 쉬는 시간을 갖는다. 이때 소를 쉬게 하는 공간을 케렌시아라고 부른다. 이 공간은 스트레스 상황에 직면하기 직전 최대한의 에너지를 모으는 공간이다. 바쁜 일상에 지쳐가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공간 역시 그런 것이다. 만약 집에서 충분한 휴식을 느낄 수 없다면 범위를 넓히거나 좁히는 것도 가능하다. 방해받지 않고 오롯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카페 혹은 바가 전자, 온전히 홀로 있을 수 있는 공간인 나만의 책상이 후자의 예. 연남동에 위치한 책바(chaegbar)는 칵테일 한 잔 마시며 조용히 책을 읽는 콘셉트로 탄생한 공간이다. 작은 바 내부 곳곳에는 혼자 숨어들 수 있는 공간이 구획되어 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에게 주인장은 부러 말을 걸지 않는다. 이곳이 매일 밤 문전성시를 이루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케렌시아의 범위를 좁힌 책상이라는 포맷도 있다. 책상에 작은 화분을 두고, 아끼는 문구들로 채워 나만의 작은 공간을 만드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나만의 공간’에 대한 인식이 일찍부터 있었던 북유럽의 가구 브랜드 노먼 코펜하겐, 헤이의 경우 이미 스테이셔너리 라인을 내놓으며 문구류를 라이프스타일 디자인의 일부로 편입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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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국내 최대 소비자 트렌드 분석 기관인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대표교수 김난도)는 2018년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트렌드 코리아 2018》를 출간했다. 이들이 선정한 2018년 키워드 조합은 ‘꼬리가 머리를 흔든다’는 영어 숙어 ‘Wag the dogs’. 이들이 제시한 10가지 세부 키워드는 어떤 의미이며, 우리는 어떤 것에 주목해 한 해의 삶을 준비해야 할까?

Credit Info

기획
박민정 기자
사진
서울문화사 자료실
참고도서
《트렌드 코리아 2018》(김난도 외 지음, 미래의창), 《라이프트렌드2018》(김용섭 지음, 부·키)

2017년 12월

이달의 목차
기획
박민정 기자
사진
서울문화사 자료실
참고도서
《트렌드 코리아 2018》(김난도 외 지음, 미래의창), 《라이프트렌드2018》(김용섭 지음,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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