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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를 그리는 작가 박규리

On November 15, 2017 0

가방을 캔버스 삼아 드로잉 작업을 하는 작가 박규리. 그녀의 세계에서 텍스트는 공감각적 경험이다.

가방 작업 뿐 아니라 파인아트 작업도 진행하고 있는 켈리박의 생활공간. ‘몽상가’를 주제로 한 드로잉 작업과 디자인 가구들 그리고 향을 좋아하는 그녀의 작은 물건들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다.

 

켈리박이 아끼는 물건들로 가득한 곳. 평소 그녀가 즐겨 쓰는 브랜드 조 말론 런던의 이번 시즌 홀리데이 리미티드에디션 패키지가 눈에 띈다.

켈리박이 아끼는 물건들로 가득한 곳. 평소 그녀가 즐겨 쓰는 브랜드 조 말론 런던의 이번 시즌 홀리데이 리미티드에디션 패키지가 눈에 띈다.

켈리박이 아끼는 물건들로 가득한 곳. 평소 그녀가 즐겨 쓰는 브랜드 조 말론 런던의 이번 시즌 홀리데이 리미티드에디션 패키지가 눈에 띈다.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문자와 언어를 텍스트로 보여주기보다 미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The bag project’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가방을 만들기도 하고, 드로잉과 페인팅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중이다.

작가로 데뷔한 지 1년여밖에 되지 않았지만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아마도 ‘The bag project’가 많이 알려졌기 때문 아닐까.

‘The bag project’는 어떤 작업인가. 작은 캔버스 사이즈의 흰 백에 드로잉을 하는 작업이다. 의뢰자가 자신에게 중요한 단어나 문장을 알려주면, 그것에서 받은 영감을 가방 위에 그림으로 표현한다.

가방에 드로잉을 하는 이유는? 가방은 단순한 사물이기도 하지만 사적인 공간이기도 하지 않나. 똑같은 모양의 가방도 누가 소유하느냐에 따라 내부 사정이 달라진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디자인과 예술의 경계선에 있는 작업인가. 경계선에 있지만, 어포더블 아트에 가까운 작업이다. 백그라운드만 다를 뿐 캔버스 위에 하는 작업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작업을 의뢰하는 이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가방을 원하는 이들을 ‘컬렉터’라고 부른다. 문제는 수량이다(웃음). 공장에서 찍어내는 것이 아니다 보니, 나는 종일 작업을 해도 컬렉터들은 수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다면? 직접 쓴 일기를 보내주신 분이 있었다. 그 일기 내용을 바탕으로 상징을 만들고 컬러를 골라 작업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단순한 아이콘 혹은 텍스트였겠지만, 그와 나는 그 상징과 컬러가 뜻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는 거다.

‘The bag project’로 켈리박(예명)을 알게 됐다가 다른 드로잉 작업에 반한다는 이가 많다. 다른 작업에 대한 소개도 부탁한다. 나는 텍스트를 소재로 작업을 하면서 꿈에 대한 이야기를 쓴다. 꿈을 꾸는 사람, 그러니까 나 자신 또는 몽상가를 주제로 드로잉과 페인팅 작업을 하고 있다.

모든 작업의 기저에 텍스트가 있다. 주로 어떤 문장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주로 꿈에 대한 것들이다. 작업을 해온 1년여간 가장 많이 쓴 글은 ‘Make your dream yourself’다. 사람들 사는 모양이 비슷비슷하니까 많이 분이 공감해주시더라. 작업이 진행될수록 나 혼자 꾸는 꿈이 아니라 같이 꾸는 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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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터뷰 전날 완성했다는 ‘The bag project’ 최신작. 2 켈리박은 작업 초기 먹을 이용해 페인팅과 드로잉 작업을 했었다. 초기작이 가졌던 먹의 느낌을 현재 쓰고 있는 물감으로 리크리에이팅한 작업 ‘LOVE’. 3 다양한 드로잉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작업실 전경. 마커, 가죽용 오일 물감 등이 오브제 같다.

1 인터뷰 전날 완성했다는 ‘The bag project’ 최신작. 2 켈리박은 작업 초기 먹을 이용해 페인팅과 드로잉 작업을 했었다. 초기작이 가졌던 먹의 느낌을 현재 쓰고 있는 물감으로 리크리에이팅한 작업 ‘LOVE’. 3 다양한 드로잉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작업실 전경. 마커, 가죽용 오일 물감 등이 오브제 같다.

최근 영등포 롯데갤러리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켈리박이 아니라 박규리의 개인전이었던 이유가 궁금하다. ‘켈리박 스튜디오’가 다양한 아트워크와 디자인, 파인아트 등의 작업을 하는 ‘스튜디오’ 개념이라면 이번 개인전에서는 1년여간 쏟아냈던 것들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이자 작가 박규리의 데뷔를 알리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작가 박규리로서 활동하는 건가. 박규리로서 가방 작업을 계속할지도 궁금하다. 가방 작업은 매해 변주를 주며 계속 해나갈 계획이다. 작가 박규리로 불리게 될까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 몇 년간의 내공이 쌓인 이야기가 아닌 변화무쌍한 현재만을 말하는 대답이 될까 봐.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정말 고민이 많다.

규정하는 것은 그만두고, 요즘 가장 좋았던 일을 얘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해보자. 얼마 전 떠난 짧은 제주도 여행. 그곳에서 별일 없이 일상을 보내고 작업을 하면서, 꿈을 이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꿈은 언제 어디에 있어도 일을, 작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으니까. 시골에 가도 와이파이가 터지고, 내 손엔 붓도 들려 있고. 더 이상의 행복이 없었다.

가방을 캔버스 삼아 드로잉 작업을 하는 작가 박규리. 그녀의 세계에서 텍스트는 공감각적 경험이다.

Credit Info

기획
박민정 기자
사진
박형인
취재협조
kellyparkstudio.com

2017년 11월

이달의 목차
기획
박민정 기자
사진
박형인
취재협조
kellyparkstudi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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