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인스타그램 카카오 스토리 네이버포스트 블로그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ISSUE

아이야 놀자!

On May 25, 2017 0

“사랑하는 세아! 이 작은 존재로 내 삶에 감사할 일들이 자꾸만 늘어간다.” 오늘도 세 살 세아를 위해 엄마 차정주는 미술 놀이를 준비한다. 들녘의 꽃과 풀, 빈 박스와 휴지까지 주위에 있는 모든 게 세아의 장난감이 된다. 어느 따스한 봄날, 엄마 차정주와 딸 세아의 즐거운 놀이 시간을 찾아갔다.

 


바닥과 옷에 물감이 묻어 엉망진창이 되어도 개의치 않고 즐거운 놀이에 한창인 엄마 차정주와 딸 세아. 
팔레트를 사용하면 색이 몽땅 섞이므로 필요한 물감만 덜어 쓴다. 페트병 뚜껑을 활용하면 좋다. 롤 도화지와 고정대는 이케아.

 

 

결혼 3년 차의 차정주 씨.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18개월의 딸 세아를 키우는 엄마다. 요즘 차정주 씨의 인스타그램(@joungju)이 뜨겁다. 어린 딸과 하는 미술 놀이 때문인데,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창의적인 놀이가 가득하다. 아동 미술교육 전문가가 아닐까 하는 추측이 들 정도다.

아빠의 면도 크림을 둥둥 띄운 물에 일회용 스포이트로 식용색소를 떨어뜨리는 놀이를 하고 있는 세아.

아빠의 면도 크림을 둥둥 띄운 물에 일회용 스포이트로 식용색소를 떨어뜨리는 놀이를 하고 있는 세아.

아빠의 면도 크림을 둥둥 띄운 물에 일회용 스포이트로 식용색소를 떨어뜨리는 놀이를 하고 있는 세아.

엄마 차정주가 직접 꾸민 세아 방. 펠트로 만든 백조 모양 오브제는 스칸디시크. 일러스트는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제로퍼제로의 ‘아빠와 딸’.

엄마 차정주가 직접 꾸민 세아 방. 펠트로 만든 백조 모양 오브제는 스칸디시크. 일러스트는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제로퍼제로의 ‘아빠와 딸’.

엄마 차정주가 직접 꾸민 세아 방. 펠트로 만든 백조 모양 오브제는 스칸디시크. 일러스트는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제로퍼제로의 ‘아빠와 딸’.

색색의 물에 발포성 비타민을 넣으면 보글보글 올라오는 기포를 관찰하는 놀이.

색색의 물에 발포성 비타민을 넣으면 보글보글 올라오는 기포를 관찰하는 놀이.

색색의 물에 발포성 비타민을 넣으면 보글보글 올라오는 기포를 관찰하는 놀이.

아이를 위해 잠시 일을 내려놓다

실내 디자인을 전공하고 대안 공간을 시작으로 미술관에 근무하며 전시 기획 일을 했던 차정주 씨.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아트 상품을 제작했고 유명 가구 편집숍에서도 일했다. 지금은 남편의 직장 발령을 따라 광주에서 살고 있다. 엄마 차정주가 세아를 위해 미술 놀이를 시작한 계기가 있다. “전 일을 좋아해요. 세아가 돌이 지나면 바로 일을 시작하고 싶다고 남편에게 말했어요. 그런데 남편은 아이가 커서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 엄마 품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남편을 설득하려다 제가 설득을 당했죠(웃음).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그동안 해온 미술로 세아와 놀아주면 좋겠다 싶었어요.”

감자와 고구마에 요리용 꼬치를 꽂고 비즈, 잘게 자른 빨대 등을 꽂는 놀이.

감자와 고구마에 요리용 꼬치를 꽂고 비즈, 잘게 자른 빨대 등을 꽂는 놀이.

감자와 고구마에 요리용 꼬치를 꽂고 비즈, 잘게 자른 빨대 등을 꽂는 놀이.

풍선과 종이컵, 빨대로 만든 열기구, 빈 박스에 쿠킹포일을 붙여 만든 로봇 등 그간 세아가 미술 놀이 시간에 만든 장난감. 침대 헤드에 놓인 남자, 여자 오브제는 갑빠오 작가의 작품, 의자는 양승진 작가의 블로잉 시리즈.

풍선과 종이컵, 빨대로 만든 열기구, 빈 박스에 쿠킹포일을 붙여 만든 로봇 등 그간 세아가 미술 놀이 시간에 만든 장난감. 침대 헤드에 놓인 남자, 여자 오브제는 갑빠오 작가의 작품, 의자는 양승진 작가의 블로잉 시리즈.

풍선과 종이컵, 빨대로 만든 열기구, 빈 박스에 쿠킹포일을 붙여 만든 로봇 등 그간 세아가 미술 놀이 시간에 만든 장난감. 침대 헤드에 놓인 남자, 여자 오브제는 갑빠오 작가의 작품, 의자는 양승진 작가의 블로잉 시리즈.

아이와 잘 놀기 위해 공부를 하다

엄마 차정주의 미술 놀이는 전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어떤 비싼 교구보다 참신하고 어른이 봐도 금세 빠져들 정도로 재미있다. 그리고 신이 난다. 빈 페트병에 초록색 물을 채우고, 못 쓰는 고무장갑으로 만든 오징어를 집어넣어 움직이는 놀이도 하고, 우유에 색소를 풀고 세제를 묻힌 면봉을 갖다 대면 물결이 일듯 마블링이 생기는 놀이도 한다. 어떻게 이런 기발한 놀이를 구상했는지 궁금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핀터레스트(Pinterest)에서 어떤 놀이들이 있는지 찾아봐요. 일러스트와 동화책을 보면서 아이디어도 떠올리죠. 아이를 재우다가도 내일은 어떤 놀이를 할까 고민해요(웃음). 생각이 나면 자려다가도 벌떡 일어나 메모를 해요. 미리 한 번 만들어도 보고요.” 육아를 하면서 틈틈이 재택근무를 할 정도로 부지런하고 열성파인 차정주 씨는 늘 아이와의 놀이를 고민한다. 육아 정보가 많은 킨더아트(www.kinderart.com)와 더크래프티 크로(www.thecraftycrow.net)에도 자주 들어간다.

엄마가 붙여준 세모 종이 위에 면도크림을 푹 짜고 구술, 종이 가루 등의 갖은 토핑을 올리는 아이스크림 놀이.

엄마가 붙여준 세모 종이 위에 면도크림을 푹 짜고 구술, 종이 가루 등의 갖은 토핑을 올리는 아이스크림 놀이.

엄마가 붙여준 세모 종이 위에 면도크림을 푹 짜고 구술, 종이 가루 등의 갖은 토핑을 올리는 아이스크림 놀이.

산책하면서 주워온 꽃을 붙이고 스포이트로 물감을 떨어뜨려 휴지로 만든 나비 날개에 색을 입히는 놀이.

산책하면서 주워온 꽃을 붙이고 스포이트로 물감을 떨어뜨려 휴지로 만든 나비 날개에 색을 입히는 놀이.

산책하면서 주워온 꽃을 붙이고 스포이트로 물감을 떨어뜨려 휴지로 만든 나비 날개에 색을 입히는 놀이.

세아의 방에 늘 있는 종이와 물감.

세아의 방에 늘 있는 종이와 물감.

세아의 방에 늘 있는 종이와 물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하다

“쉽게 구할 수 있고 만들고 나서도 쉽게 버릴 수 있는 재활용품을 주로 사용해요.” 차정주 씨의 집에는 세아 또래의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전혀 없다. 일회용 접시, 비닐봉지, 투명 지퍼백, 휴지심, 색종이, 빈 종이상자가 가득하다. 오이, 당근, 감자, 고구마와 같은 채소도 놀이 도구가 된다. 매일 아이와 산책을 할 때마다 주워오는 솔방울, 꽃, 나뭇가지, 열매, 나뭇잎도 좋은 재료다. 아무리 비싼 돈을 주고 구매한 장난감이라도 아이들은 쉽게 싫증을 느낀다는 걸 아는 엄마 차정주의 지혜이다. “일회용 스포이트, 실린더, 샬레 등의 도구를 과학용품 전문 사이트인 사이언스몰(www.sciencemall.biz)과 랩서포트(www.labsup.kr)에서 구매하기도 해요. 일회용 스포이트로는 휴지로 만든 흰색 나비의 날개에 물감을 떨어뜨려 알록달록 색을 입히는 놀이를 하고요. 특히 투명한 실린더에는 색색의 물을 채우고 발포 비타민을 떨어뜨려요. 그럼 아이가 보글보글 기포가 생기는 걸 관찰할 수 있죠.” 물감은 베이비 페어에서 발견한 미술 놀이 전문 브랜드인 ‘스노우맘(www.snowmom.com)’의 제품을 애용한다. “색이 예쁘고 다채로운데다 무엇보다 정직한 재료로 만드는 제품이라 믿음직해요. 미술이 아닌 화학을 전공한 전문가들이 모여 아이들에게 해롭지 않은 미술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예요.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죠.”

 

 

 

엄마와 세아의 산책 시간. “똑똑똑. 거기 누가 있나요. 개미 친구들인가요. 똑똑똑.”, “짹짹이 친구들은 다 어디 갔을까요.”라며 엄마 차정주는 세아에게 쉼 없이 말을 건다.

산책을 하면서 주운 모든 게 놀이의 도구가 된다.

산책을 하면서 주운 모든 게 놀이의 도구가 된다.

산책을 하면서 주운 모든 게 놀이의 도구가 된다.

놀이는 놀이일 뿐, 가르침이 아니다

차정주 씨와 세아의 놀이 시간은 의외로 조용했다. 아이가 어지르면 놀라거나 다그칠 법도 한데 하나하나 반응해주며 즐거워하고 격려한다. “놀이를 하는 동안엔 아이를 가르치려 하지 않아요. 그 대신 처음 하는 놀이는 어떻게 도구를 사용하는지 먼저 한 번 보여줘요. 그다음에는 아이가 스스로 하려고 하고, 며칠 지나 같은 놀이를 다시 하면 익숙한 모습으로 놀고 즐기는 게 보여요.” 부모가 생각하는 대로 놀이를 이끌려고 하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마다 아이에게 화를 내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 “아이가 정서적으로 편안한 상태에서 놀 수 있도록 해요. 엄마 몸이 편한 놀이는 없어요. 아이와의 행복한 시간을 위해 불편한 건 감수해야 되더라고요. 아이와 다섯 번 놀이를 하려면 엄마는 다섯 번씩 마음을 내려놓아야 해요(웃음).” 놀이를 하는 시간만큼은 엄마도 아이도 그저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 차정주 씨의 철학이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해요. 또 아이가 행복해야 엄마도 행복하죠. 말 그대로 ‘놀이’에요. 엄마도 아이도 모두 행복하고 즐거운 놀이를 하려 해요.” ‘놀이를 하면 아이의 집중력이 커지겠지’, ‘창의력이 샘솟을 거야’라는 기대 역시 하지 않는다. 일상이 놀이인 엄마 차정주와 딸 세아의 시간은 오늘도 내일도 늘 즐겁다.

“사랑하는 세아! 이 작은 존재로 내 삶에 감사할 일들이 자꾸만 늘어간다.” 오늘도 세 살 세아를 위해 엄마 차정주는 미술 놀이를 준비한다. 들녘의 꽃과 풀, 빈 박스와 휴지까지 주위에 있는 모든 게 세아의 장난감이 된다. 어느 따스한 봄날, 엄마 차정주와 딸 세아의 즐거운 놀이 시간을 찾아갔다.

Credit Info

기획
이경현 기자
사진
김덕창

2017년 5월

이달의 목차
기획
이경현 기자
사진
김덕창

0 Comment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