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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테토가 만난 가구 디자이너 하지훈

On April 10, 2017 0

매달 미국인 마크 테토가 도예, 공예, 회화, 가구 등 한국 작가의 공방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지난달 소반 작가 양병용에 이어 이번 달에는 가구 디자이너이자 아트 디렉터 하지훈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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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우리의 것을 알고 지켜 나가기 위한 길라잡이 ‘마크 테토’. 한옥에 살며, 한국의 고가구를 모으고 우리의 전통 악기인 거문고를 배우는 등 한국의 문화에 푹 빠져 있다. 이런 마크 테토가 가장 만나고 싶어 했던 가구 디자이너가 있다. 개인 사진첩에 이 작가의 작품 사진만을 따로 모아 보관할 정도로 좋아하고 존경하는 작가다. 바로 한국 특유의 미학을 가구에 담아내는 디자이너 하지훈. 가슴 벅찬 설렘으로 만난 가구 디자이너 하지훈과 나눈 이야기를 소개한다. 

계원예술대학교 내 한옥 ‘우경산방’에서 만난 하지훈 작가와 마크 테토.

계원예술대학교 내 한옥 ‘우경산방’에서 만난 하지훈 작가와 마크 테토.

계원예술대학교 내 한옥 ‘우경산방’에서 만난 하지훈 작가와 마크 테토.

나주소반에서 모티프를 따서 만든 의자.

나주소반에서 모티프를 따서 만든 의자.

나주소반에서 모티프를 따서 만든 의자.

공예가 김영진과 함께 만든 자개 벤치.

공예가 김영진과 함께 만든 자개 벤치.

공예가 김영진과 함께 만든 자개 벤치.

 나무 상판에 색색의 알루미늄으로 만든 스툴과 테이블.

나무 상판에 색색의 알루미늄으로 만든 스툴과 테이블.

나무 상판에 색색의 알루미늄으로 만든 스툴과 테이블.

M 안녕하세요. 너무 뵙고 싶었어요. 마크 테토입니다.
국말을 잘하시네요! 가구 디자이너 하지훈입니다. 여기는 제가 리빙디자인학과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계원예술대학교예요.

M 초대해주셔서 감사해요. 작가님을 꼭 만나고 싶었어요! 제가 한옥에 사는데 작가님의 의자에 반해서 아름지기에서 구매했어요.
감사합니다. 영광인데요! 외국인 마크 테토 씨가 아름지기를 아는 데다 한옥에 살고 있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M 한옥에 산 지 2년째가 되는데 처음 이사 올 때 어떤 가구를 들일까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서 여기저기 찾아보다 작가님의 가구를 봤고요. 모던하면서 한국적인 아름다움에 한 눈에 반했어요.
저는 현대를 사는 한국 사람으로서 우리나라의 오랜 전통과 정체성, 가치관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그나저나 마크 테토 씨는 디자인 관련 일을 하는 건 아니죠?(웃음)

M 아니요(웃음). 저는 투자 자문회사에 다녀요. 대학에서는 화학, 대학원에서는 MBA 금융을 공부했고요. 그 이후 쭉 금융 일을 하고 있어요. 작가님은 어떤 공부를 하셨어요?
홍익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목조형가구학과를 마치고 덴마크로 갔어요. 230년 된 디자인 스쿨의 가구 디자인학과에 들어갔죠. 당시만 해도 덴마크에 디자인 공부하러 가는 사람이 없었어요. 지금에야 북유럽 디자인이 많이 알려졌지만요. 저를 가르치던 교수님도 덴마크 말고 이탈리아나 미국으로 가라고 하셨어요.

M 교수님의 반대가 있었는데도 덴마크로 간 이유가 있나요?
덴마크의 디자인 철학은 ‘덜어내고 정제하자’예요. 우리는 디자인이라고 하면 뭔가를 계속 덧붙여야 완성된다고 생각하지만, 덴마크의 덜어내고 덜어내다 더 이상 뺄 수 없어 핵심적인 본질만 남았을 때 디자인이 완성된다는 철학이 저와 맞았어요.  

아모레퍼시픽의 설화 문화전을 위해 디자인한 의자. 전통 활의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가늘면서 탄성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 문화전을 위해 디자인한 의자. 전통 활의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가늘면서 탄성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 문화전을 위해 디자인한 의자. 전통 활의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가늘면서 탄성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전통 목가구의 장식으로 쓰였던 감잡이를 3D 프린터로 구현한 모습.

전통 목가구의 장식으로 쓰였던 감잡이를 3D 프린터로 구현한 모습.

전통 목가구의 장식으로 쓰였던 감잡이를 3D 프린터로 구현한 모습.

가구 디자이너이자 아트 디렉터로 활동 중인 하지훈.

가구 디자이너이자 아트 디렉터로 활동 중인 하지훈.

가구 디자이너이자 아트 디렉터로 활동 중인 하지훈.

M 그럼 그러한 북유럽의 디자인을 계속 이어갈 수도 있었을 텐데요. 언제 한국의 아름다움을 작품에 담아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나요?
굉장히 예리한 질문이네요. 사실 저는 한국에서 공부했을 때는 우리의 아름다움에 별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덴마크에서 공부를 하면서 궁극적으로 그 사람들이 갖고 있지 않은 나만의 것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바로 한국 특유의 미학이었죠. 혹시 덴마크 디자인이 중국 명나라 시대의 영향을 받았다는 걸 아세요?

M 정말이요? 상상도 못해봤어요.
‘한스 웨그너’라고 전 세계적으로 아주 유명한 덴마크의 산업 디자이너가 있어요. 대표작인 ‘Y 체어’를 비롯해 ‘차이나 체어’ 역시 명나라의 전통 의자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덴마크 자국의 과거와 유물을 지키는 동시에 다른 나라의 문화를 가지고 와 새롭게 디자인한다는 발상이 놀라웠어요. 그때 저는 덴마크 디자이너와 달리 한국 사람이면서도 한국의 전통과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있다는 걸 깨달았죠.

M 외국인의 시각으로는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이 참 멋스러운데요. 한국의 많은 디자이너들은 잘 모르는 거 같아요.
맞아요. 특히 2000년대 이전에는 우리 스스로 우리의 멋을 인정하지 않았어요. 죄다 외국의 디자이너와 디자인피스만을 공부하고 있었죠. 우리 전통의 미학이 ‘우리의 것’이라 오히려 인정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외국에 있었기에 그걸 느낄 수 있었죠. 사실 안에 있으면 잘 모르잖아요.

M 그때 작가님 작품의 아이덴티티가 만들어진 거네요.
과거에서부터 온 반닫이, 사방탁자, 소반 등 우리의 것을 지금 이 시대에도 자연스럽게 잘 어울리도록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현시대를 반영하는 것이 디자이너가 해야 할 일이니까요.

M 단순히 과거와 현대를 섞는 게 아니라 현재 시대에 맞게 진화시킨다는 말씀이시죠?
네. 시대를 반영하며 현대화하는 거예요. 장인은 옛것이 사라지지 않게 하는 분들이고 저 같은 디자이너는 옛것을 새롭게 바꾸는 역할을 하는 거죠. 저는 이 역할에 충실하려고 해요. 그래서 덴마크에서 공부하는 동안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디자인을 가미한 조명과 의자를 만들었고, 덕분에 ‘밀라노 디자인 페어’와 ‘살로네 사텔리테’ 등 세계적인 디자인 페어에 참여할 수 있었어요. 반응이 너무 좋았죠. 그때 학생이었는데도 유럽 유명 가구 회사의 제안으로 함께 제품화시키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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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구상과 생산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작업실. 3D 프린터와 CNC 기계 등의 첨단 장비를 갖춰 디자인의 구현 범주를 넓혔다.

디자인 구상과 생산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작업실. 3D 프린터와 CNC 기계 등의 첨단 장비를 갖춰 디자인의 구현 범주를 넓혔다.

소반의 원형을 존중하면서 전통의 당초 문양으로 레이저 커팅한 알루미늄 상판을 더해 만든 ‘반’시리즈. 전통 소재와 최첨단 기술을 접목했다.

소반의 원형을 존중하면서 전통의 당초 문양으로 레이저 커팅한 알루미늄 상판을 더해 만든 ‘반’시리즈. 전통 소재와 최첨단 기술을 접목했다.

소반의 원형을 존중하면서 전통의 당초 문양으로 레이저 커팅한 알루미늄 상판을 더해 만든 ‘반’시리즈. 전통 소재와 최첨단 기술을 접목했다.

강원반 고유의 미감을 나타낸 ‘라운드 반’. 뛰어난 디자인을 인정받아 영국 V&A 뮤지엄에 영구 소장되었다.

강원반 고유의 미감을 나타낸 ‘라운드 반’. 뛰어난 디자인을 인정받아 영국 V&A 뮤지엄에 영구 소장되었다.

강원반 고유의 미감을 나타낸 ‘라운드 반’. 뛰어난 디자인을 인정받아 영국 V&A 뮤지엄에 영구 소장되었다.

나주소반에서 모티프를 딴 의자. 다리는 나무 대신 카본 코팅을 한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했다. 디저트 전문점 백미당의 플래그십 스토어에 들어갈 예정이다.

나주소반에서 모티프를 딴 의자. 다리는 나무 대신 카본 코팅을 한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했다. 디저트 전문점 백미당의 플래그십 스토어에 들어갈 예정이다.

나주소반에서 모티프를 딴 의자. 다리는 나무 대신 카본 코팅을 한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했다. 디저트 전문점 백미당의 플래그십 스토어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교에 들어간 피츠버그 테이블과 체어.

미국 피츠버그 대학교에 들어간 피츠버그 테이블과 체어.

미국 피츠버그 대학교에 들어간 피츠버그 테이블과 체어.

M 그럼 한국에 돌아와서는 어떤 작품을 만들었는지 소개해주세요.
장인과의 협업을 시도했고 첫 시작은 소반이었어요. 우리나라에는 지역마다 소반의 형태가 달라요. 해주에는 해주반이 있고 강원도엔 강원반이 있어요. 제 안목으로는 전남 나주의 나주소반이 정말 아름다워요. 마침 2005 광주비엔날레에서 의뢰를 했고 중요무형문화재 제99호인 ‘소반장(小盤匠)’ 보유자 김춘식 선생님을 만났어요. 보통 장인들은 전통을 현대화하려는 디자이너를 배척하는데 이분은 한국 가구사에는 이런 작업이 필요하다고 흔쾌히 함께 작업해주셨어요. 2009년에도 함께 작업을 해서 소반의 아름다운 골조에 꽃 모양으로 레이저 커팅한 알루미늄 상판을 댔어요.

M 자개가 박힌 길다란 검은색 벤치는 언제 만들었나요?
초기에 디자인한 거예요. 앉는 부분에 모서리가 없고 둥글게 꺾였죠. 여기에 자개로 장식하려 했는데 30년간 평평한 데에만 자개를 붙이셨던 자개 장인에게는 어려운 작업이었어요. 하지만 결국 해냈고 지금은 그분의 주력 노하우가 되었어요(웃음).

M 작가님이 앉은 의자는 어떤 작품이에요?
이건 지금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 대학교에도 있는 책상과 의자예요. 피츠버그 대학교에서 30여 개가 넘는 국가별 홍보관을 꾸렸어요. 그중 아름지기 주최로 꾸민 한국관은 조선시대 성균관의 명륜관을 본떠 만들었는데요. 여기에 서양 사람들이 앉아도 편할 수 있도록 크기와 높이를 맞추고 현대화한 이 책상과 의자를 들여놓았죠.

M 너무 멋져요! 작가님은 제 롤모델이기도 한데요. 부끄럽지만 제가 작가님의 영향을 받아 만든 테이블과 카펫이 있어요. 한 번 보여드리고 싶은데 제가 사는 한옥으로 초대해도 될까요?
정말이요? 전 마크 테토 씨가 방송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오늘 나눈 대화도 그렇고 직접 만든 가구도 있다니! 놀라움의 연속이네요. 네. 놀러 갈게요!  

기와지붕이 가득한 북촌 한옥 마을을 내려다보는 마크 테토와 하지훈 작가.

기와지붕이 가득한 북촌 한옥 마을을 내려다보는 마크 테토와 하지훈 작가.

기와지붕이 가득한 북촌 한옥 마을을 내려다보는 마크 테토와 하지훈 작가.

창살의 팔각 문양을 담아 마크 테토가 직접 디자인한 테이블과 전통 문양의 아름다움에 대해 토론하는 모습.

창살의 팔각 문양을 담아 마크 테토가 직접 디자인한 테이블과 전통 문양의 아름다움에 대해 토론하는 모습.

창살의 팔각 문양을 담아 마크 테토가 직접 디자인한 테이블과 전통 문양의 아름다움에 대해 토론하는 모습.

 창살의 팔각 문양을 담아 마크 테토가 직접 디자인한 전통 문양.

창살의 팔각 문양을 담아 마크 테토가 직접 디자인한 전통 문양.

창살의 팔각 문양을 담아 마크 테토가 직접 디자인한 전통 문양.

마크 테토가 아름지기에 의뢰해서 구매한 하지훈 작가의 의자.

마크 테토가 아름지기에 의뢰해서 구매한 하지훈 작가의 의자.

마크 테토가 아름지기에 의뢰해서 구매한 하지훈 작가의 의자.

 창살의 팔각 문양을 담아 마크 테토가 직접 디자인한 테이블.

창살의 팔각 문양을 담아 마크 테토가 직접 디자인한 테이블.

창살의 팔각 문양을 담아 마크 테토가 직접 디자인한 테이블.

며칠 뒤, 봄의 기운이 듬뿍 드리운 북촌 한옥 마을에서 마크 테토와 하지훈 작가가 다시 만났다.

M 영광이에요. 환영합니다!
한옥이 너무 멋진데요! 마크 테토 씨가 이런 곳에 살고 있었군요. 감탄이 절로 나오네요. 아! 이게 마크 테토 씨가 직접 디자인했다는 테이블인가요?

M 부끄럽습니다. 팔각형 창살 패턴을 그대로 본떠서 만든 테이블이에요. 이게 ‘복’을 의미하는 패턴이래요. 그리고 밑에 있는 하얀 카펫은 안방 방문에서 패턴을 따서 만들었어요.
아이디어가 대단하네요. 마크 테토 씨가 한옥에 살면서 직접 경험한 이야기가 담긴 가구라 더욱 멋져 보여요. 나중에 저와 협업하면 좋겠어요(웃음).

M 제가 아름지기에서 구매한 작가님 작품은 데스크 의자로 쓰고 있어요. 엉덩이 부분이 움푹하게 들어가 있어, 앉았을 때 편안해서 너무 좋아요.
폭이 3mm가 되는 칼날로 입력한 수치와 모양대로 깎아내는 CNC 가공으로 만든 부분이에요. 제가 해야 할 일이 사용자의 사용감과 편의, 요즘 주거공간의 특성 등을 모두 고려한 디자인 작업이죠. 외국인인 마크 테토 씨가 우리나라 사람보다 더 우리 문화를 좋아하고 향유하는 모습이 너무 놀라워요. 한옥에 사는 시간이 참 재미있죠?

M 네. 그 덕분에 작가님도 알게 되었고요. 최근에는 어떤 작업을 하세요?
인천국제공항 바로 옆에 두 번째 공항 청사가 생겨요. 그곳에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한국관을 만드는 아트 디렉팅을 하고 있어요. 많은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를 알리는 공간인데요. 나중에 마크 테토 씨의 자문을 받고 싶어요. 그리고 5월 28일까지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세종탄신 620주년 기념 특별전: 훈민정음과 한글디자인>이라는 전시가 열려요. 제가 한글의 점과 선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장식장을 전시하고 있어요.

M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 바로 옆에 있는 국립한글박물관 말씀이시죠? 꼭 가볼게요!
네! 기분 좋은 만남이었어요. 우리 조만간 또 만나요. 

마크 테토(Mark Tetto)

마크 테토(Mark Tetto)

JTBC <비정상회담>의 훈남 채널로 이름을 알린 마크 테토. 한국에 산 지 7년째로, 예스러운 한옥의 매력에 푹 빠져 북촌 한옥 마을에 살고 있다. 한국 특유의 미학과 기품을 품은 작품을 좋아한다. 그리고 매달 한국 작가의 작업실을 찾아가서 나눈 대화를 <리빙센스> 독자와 공유한다.

매달 미국인 마크 테토가 도예, 공예, 회화, 가구 등 한국 작가의 공방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지난달 소반 작가 양병용에 이어 이번 달에는 가구 디자이너이자 아트 디렉터 하지훈을 만났다.

Credit Info

기획
이경현 기자
사진
김덕창

2017년 4월

이달의 목차
기획
이경현 기자
사진
김덕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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